제목: 아버지와 딸
그림, 글: 미카엘 듀독 드 빗
번역: 노경실
발행일: 2004
출판사: 새터
서평: 서정숙 (한국독서치료학회 홈페이지 게재, 2006년 6월)
아버지와 딸은 각각 자전거를 타고 나란히 길을 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제방 위에서 헤어진다. “잘있어라. 아가야.” “잘가요, 아빠.” 아버지는 작은 배에 몸을 싣고 노를 저으며 천천히 딸의 시선 멀리 사라진다. 딸은 해질녘까지 아버지와 헤어진 그 자리에서 기다려보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는다. 할 수 없이 타고 갔던 자전거 방향을 돌려 딸은 되돌아간다. 그 후, 딸은 때때로 아버지와 헤어졌던 곳으로 가서 아버지가 배를 타고 떠난 방향을 바라보며 아버지를 기다리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 사이, 계절은 바뀌고, 해가 몇 번 바뀜에 따라 딸은 남자 친구가 생기고 결혼을 하여 어머니가 된다. 또 세월이 흘러 자식들이 장성하여 이제 딸은 더 이상 젊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딸은 자전거를 끌고 아버지와 헤어진 제방을 오간다. 어느 날, 딸은 노인의 모습으로 제방 아래를 걷는다. 아버지가 배를 타고 떠난 그 물 자리를. 물이었던 그 자리는 갈대밭이 되어 있었고, 거기에는 배 한 척이 흙에 반쯤 묻혀 있다. 딸은 그 배에 웅크리고 모로 눕는다. 뭔가 변한 것 같다는 것을 느낀 딸이 배에서 일어났을 때, 딸은 아가씨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달린다. 저만치 긴 그림자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어릴 때 헤어진 아버지였다.
원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것을 감독 자신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서인지, 이 그림책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영화 속의 장면들을 보듯, 영상미가 느껴진다. 특히, 피사체를 멀리 두어 여백미를 살린 그림들은 갈색 톤의 색과 조화를 이루어 고요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독서 치료 참여자의 마음에 그리움으로 새겨진 인물이 있다면, 그리고 그와 미처 정리하지 못한 어떤 것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참여자들에게 이 그림책 속의 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해줌으로써, 참여자들은 가슴 속 깊은 곳의 그 인물이나 그 인물과의 추억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
첫댓글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