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도 끊임없이 생로병사의 라이프사이클을 가지면서 발전해갑니다. 연합회도 크게 보면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아픔도 있었지만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연합체로서의 근본적인 위상과 역할은 오히려 단단해졌습니다."
지난 22일 마침 2005년 회원연수회준비를 위해 연합회사무실에 모인 우리茶문화연합회장단은 비교적 밝은 얼굴로 지난 몇 년간을 반추했다. 기록물과 활동사진정리가 안 돼 있는 등 다소 어수선한 흔적도 남았지만 그동안의 상처는 어느 정도 치유된 느낌이 확연했다.
서울중심으로 이뤄지는 차문화의 물꼬를 지방으로 터, 차인지망생들이 양질의 전문교육을 지역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내부 불화와 주체세력이탈, 일부 임원진의 프라이버시 문제까지 겹쳐 일시 빈사상태에 빠졌던 것은 사실. 연합회 설립에는 당초 종정다례원(원장 이정애), 청백다례원(원장 배근희), 영남차회(당시 회장 이홍욱) 등 세 조직이 주축이 됐으나 이내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려, 한 때 33개에 이르던 지회가 지금은 18개로 축소됐다.
하지만 한쪽 문이 닫히면 한쪽 문이 열리는 법.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조직재건과 위상정립에 헌신하는 그룹도 생겨났다. 초창기 지방차문화부흥의 시대적 소명을 다했으면서도 폐쇄적이고 고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원로들과 조직을 사단화(私團化)하려는 사람들이 정리되면서 연합회 활동도 편견없는 무채색으로 다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차인은 초기 세 축이 이탈하는 과정에서 소속차회와 선배의 그늘에서 벗어나 연합회행을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 연합회 위상정립과 지역차문화계 질서재편에 한 몫 했다.
발기인 대표를 맡았던 이홍욱씨(대구가톨릭대 교수)를 비롯해 하오명(본초제약대표), 김태경(태경차문화연구원 원장), 심재완(영남대 명예교수), 정금선(다정다례원 원장), 김순동씨(대구가톨릭대 교수) 등 개인적 명성과 인연으로 처음부터 참여했던 인사들은 지금까지 남아 제2도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초대 심재완 이사장-이홍욱 회장체제는 2대 이정애 이사장-하오명 회장 체제를 거쳐 3대 최열곤 이사장-김순동 회장 체제로 바통을 넘긴 상태. 초창기부터 활동해오던 윤춘정씨가 부회장을 맡고 있고, 장원열(기획위원장), 김진귀(재정위원장), 이태희(연구위원장), 이순도(윤리위원장), 정영희(행사위원장), 최금자(연수위원장), 이홍욱(발전위원장), 정수자(국제위원장), 신옥선씨(사무국장) 등이 제2도약의 총대를 멨다.
사람사이에 일어났던 그동안의 혼란을 제외하면 '지방화시대에 차인들의 이상과 의지를 담아 차문화의 부흥을 위한 희망찬 첫걸음을 시작하자'는 1998년 12월 발기인창립총회 취지대로 연합회는 굵직한 행사들을 치러내면서 비교적 빠른 기간에 지역차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연합회 소속회원은 500여명. 지역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연합회는 단위차회모임인 만큼 우선 이들의 단합과 결집이 첫째 목적이고, 차인지도자 양성을 그 다음 중요 목적으로 삼고 있다.
연합회는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99년 법인설립 첫해부터 '우리茶문화대학원'(초대원장 하오명)을 부설기관으로 설립했다. 그동안 전문과정(1년)과 심화과정(6개월)을 통해 배출한 인력은 줄잡아 200여명. 이들은 일선으로 돌아가 차회를 설립하는 등 일선 차문화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서울까지 가서 차교육 심화과정과 전문과정을 밟아온 관례에 비추면 우리茶문화대학원의 의미는 크다.
커리큘럼도 단순한 차지식 전수에 그치지 않고 차가 실생활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보다 솔직하게 접근해 일반문화에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과목들을 커리큘럼에 일부 삽입해 차인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스스로의 위상과 좌표를 객관화하도록 유도한 것. 99년 1기 전문과정과 심화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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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시 동구 방촌동 GS프라자호텔에서 개최된 우리茶문화연합회 회원 연수회에 참가한 회원들. 이들에게 거는 지역 차인들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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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이었던 '주역의 현대적 해설' '한·중·일 예술의 이해' '한국의 문화유산' '중국의 이해' '인간학' 등이 대표적인 과목들이다. 지난해에는 '감동받는 리더십' '유아교육방법론' 등이 호응을 얻었다.
그동안 졸업생들이 내놓은 졸업논문은 지역차인들의 연구실적으로 고스란히 정리되고 있다. '녹차의 성분과 효능'(구영희) '차와 풍류'(박영자)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의 다시(茶詩)소고'(서정임) '녹차와 커피'(도순복) '명상과 차'(김보희) '한국 중국 일본의 차문화 비교고찰'(이영주) 등이 그것.
올해 7기 전문과정과 5기 심화과정은 3월15일 입학접수(053-745-6645)를 마감하며 수료뒤에는 차문화지도사와 최고지도사 자격증을 각각 수여해 연합회 지회설립과 교수자격 등을 준다.
우리茶문화연합회는 2001년부터는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교사연수기관으로 지정받아 보수교육을 원하는 교사들을 상대로 여름과 겨울 방학 동안 각 60시간의 집중적인 차문화교육을 실시해 교사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다. 이들이 교육현장에서 가진 문화전파력을 노린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2001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청소년차우리기 대회'는 유치원생에서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다도기량을 겨루는 계속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대구·경북지역 40여개의 중·고교 차 동아리가 참여하고 있다.
연합회는 오는 28일로 신천동시대를 마감하고 대구시 중구 삼덕2가로 연합회사무실을 이전한다. 한국차인연합회사무실이 서울 인사동문화거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듯이 우리茶문화연합회도 대구문화의 산실인 봉산문화거리를 가까이 두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 차문화발전을 염원하는 사람들은 "단위 차회들이 연합회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말고, 연합회가 개인이나 단위조직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고, 차회간 갈등이나 병폐를 거중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연합회가 삼덕2가시대에 말끔한 얼굴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은 그동안 내홍을 겪었던 사람들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2005년 활동계획
△2월28일-연합회사무실 이전 △3월23일- 우리茶문화대학원개학 △5월-차인의 날 행사, 청소년 차우리기 대회 △여름-하계교사연수회 △10월-대구 음식박람회 참가 △11월경-차문화유적지 답사 △겨울-동계교사연수회 △하반기중-중국차문화연수
◇김순동 회장 '茶人과 건강' 특강
김순동 우리차문화연합회 회장(대구가톨릭대교수·식품공학)은 25일 대구시 동구 신천3동 황실호텔에서 치러진 2005년 회원연수회에서 다인(茶人)과 건강(健康)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다인의 건강관리는 마치 환자를 돌보는 의사가 자신의 건강을 추스려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은 특강요지.
다인은 일상생활에서 다도를 통하여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갖게 된 사람이다. 다인은 매일의 식생활에서도 균형있는 섭취로 영양적 균형을 이루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정신 건강이 육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아름다운 생각, 웃음, 깊은 명상 등도 체내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인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름다움을 가지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차를 우려 마시는 동안 명상을 통하여 맑고 깨끗한 정신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차에 함유된 테아닌은 뇌신경기능을 조절하며, 카페인은 자율신경과 신경전달 물질대사를 활성화함으로써 정신적 건강을 도모한다. 뿐만 아니라 차는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 등의 질병을 예방한다. 다인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당연한 이치이다. 만약 다인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누리지 못한다면 스스로의 몸가짐과 노력에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