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 장. 第六代萬愚門主.
그때, 주위의 군웅들 가운데 누군가가 소리쳤다.
"앗, 그녀는 만화성모이다!"
그렇다.
방금 나타난 사람은 바로 만화성모와 그녀의 열두제자라는 십이향신녀들이었다.
그녀들이 장내에 나타나자 위지룡화는 다소 안색이 가볍게 변했다.
동시에, 그는 말했다.
"그대는 나의 비급을 무단히 가져가고서 아직 돌려주지도 않고 있으면서 무슨 면목으로 다시 이 자리에 나타났다는 말인가?"
아마 이 두 사람의 고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말에, 만화성모 음령사는 싸늘하게 대꾸했다.
"흥! 그 비급은 원래 당신의 것도 아닌데 내가 그것을 가져갔기로서니 당신이 내게 그런 말을 할 명분이 있나요?"
이에, 위지룡화는 일순 안색이 붉게 변하여 소리쳤다.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것인가? 그 비급은 무황성의 것이고 당연히 나의 관할 하에 있는데 내 것이 아니란 말이냐!”
음령사는 지지 않고 여유 있는 음성으로 대꾸했다.
"그 비급은 물론 무황성의 것이지만 당신은 본래 무림황제가 아니었는데 어지 당신의 관할이라고 말을 하는 거죠?"
그 말에, 위지룡화는 일순 안색이 크게 돌변하여 안면을 일그러뜨렸다.
동시에 그의 전신에는 일시 수백 개의 태양이 일시에 작열하는 듯한 강렬한 광채가 눈부시게 피어나는 것이 아닌가?
아마 그는 일순 살기를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허나, 음령사도 이에 지지 않았다.
그녀의 일신에서는 일순 무거운 먹물 같은 어둠의 기운이 거대하게 일어나서 장내를 뒤덮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고 장내의 사람들은 내심 크게 경악하여 분분히 신형을 날려 피했다.
이것은 결코 인간의 무공이 아닌 신기였다.
소문에 만화성모의 무공은 가히 불가사의한 경지라고들 했다.
그리고 현재 무림황제인 위지룡화의 무공 또한 상상을 불허하는 경지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대결에서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헌데, 이 두 사람이 마악 신형을 공중으로 떠올리려는 찰나의 일이었다.
갑자기 허공에서 일진의 거대한 음성이 들려와 장내에 메아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당금의 무림황제는 명분이 없고 흉폭하기만 하다! 그런데 그는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살인멸구를 하려고 하는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를 전부다 죽일 수가 있을까?"
그 말에, 비단 군웅들 뿐만 아니라 위지룡화도 크게 놀라서 전신의 기운을 거두고 고개를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에 하나같이 경악의 빛이 물결치듯 일어났다.
까마득한 허공 -,
거기에는 지금 다섯 명의 노인을 중심으로 무수한 인물들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일산처럼 넓게 펼쳐진 채 둥둥 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은 새가 아니므로 허공을 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허공에 떠 있을 수가 있다니 이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때,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앗, 오패의 주인들이다!"
그렇다.
당금에 무황성을 빼고 이러한 능력을 발휘할 사람들은 오패의 인물들과 그 주인밖에는 없었다.
이 오패의 주인들은 근래에 들어서 그 이름이 다소 알려졌다.
성수방의 방주는 성수신의 심지황이고, 소방주는 약왕성수 심원학이며, 천기보주는 천기신뇌 모용해이고 소보주는 그의 아들 귀기자 모용심계였다.
그리고 신검문의 문주는 신검자 좌우령이며, 도회의 회주는 신도자 곽철산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곡의 곡주는 신화자 도홍광이었는데, 이들은 모든 사람들을 거느리고 마치 오행의 방향을 이루듯이 하면서 서서히 지면으로 내려섰다.
그러한 광경은 그야말로 무림사에 다시 찾아보기 어려운 일대장관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헌데 그때였다.
그 거대한 무리들이 마악 장내에 내려서자마자 그 속에서 돌연 두 명의 아릿따운 인영이 번쩍 신형을 날리면서 한쪽으로 쏘아져 가는 것이 아닌가?
헌데 그들은 둘 다 여자들이었는데 바로 아향과 상관낭랑이 아닌가?
이때의 아향의 무예는 이미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서 과거의 그녀의 솜씨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들은 일시 신형을 날리더니 느닷없이 모용호와 함께 이곳에 왔던 염소천의 옆으로 다가들어 그의 몸을 좌우로 에워싸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뒤늦게 다시 세 명의 장한들이 신법을 날려서 다시 염소천의 앞뒤의 퇴로를 봉쇄했으니, 그들은 바로 하철수 등의 삼살이었다.
자연, 이것을 보고 염소천은 일시 어찌된 영문인지를 몰라 놀라며 소리쳤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오? 대체 왜 그러시오?"
그러자, 아향이 그에게 싸늘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너의 부친인 염천일은 이미 역모를 꾀하고 곡주를 살해하려다가 적발되어 죽음을 당했다! 너는 더 이상 무슨 변명을 하겠느냐?"
그 말에, 염소천은 일순 안색이 크게 변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그 말에, 일순 좌측에서 한줄기 맑고 창노한 음성이 들려왔다.
"그렇다. 상관낭랑은 본래 나의 처이고 아향은 나의 유일한 자식이었다!"
이에 염소천은 즉시 놀라며 시선을 그에게 돌리다가 일순 안색이 잿빛으로 물들었다.
방금 나타난 이 노인은 바로 안색이 시뻘건 형상으로, 다름 아닌 장곡의 곡주인 신화자 도홍광이었던 것이다.
염소천은 일순 심한 불신과 경악속에서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그렇다.
사실, 아향의 어머니는 상관낭랑이었고 그녀는 원래 도홍광이 늦게 얻은 애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먼저 도홍광의 제자가 되어 있었던 화령귀수 염천일은 이에 자신이 곡주가 되려던 꿈이 무산될 위기에 몰리자, 어느 날 음모로써 상관낭랑과 아향을 해치고 도홍광을 향해 거짓으로 보고했던 것이다.
당시 염천일의 세력은 곳곳에 뻗어 있었기 때문에 상관낭랑은 겨우 구사일생으로 자신과 딸의 목숨을 구하기는 했으나 그 마수를 두려워하여 아향과도 헤어지게 되고 그녀도 이름을 상관낭랑이라고 고쳐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뒤, 상관낭랑은 자신의 딸인 아향을 다시 만나게 되자 전에 두려움에 의해 주저했던 염천일을 제거하고자 하는 결심을 굳혔고, 마침 염천일이 곡주인 도홍광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알아차리고 아향을 동반하여 장곡으로 돌아가서 이를 도홍광에게 알리고 염천일을 제거하는데 성공을 했다.
도홍광은 원래 이미 죽었다던 아내가 살아 돌아오고 또한 그녀의 얼굴이 십여 년전에 비해 많이 변모했는지라 잘 알아보지를 못했었으나, 그가 직접 아향에게 새겨준 그 화엽문신은 누구도 흉내 낼 수가 없는 것이어서 모든 것이 분명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격적으로 소곡주인 화령귀수 염천일 일당을 제거하는 한편 원래의 세력을 되찾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사실 도홍광의 무예는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서서 염천일이 기습을 하지 않는 한은 그를 상대한다는 것은 전혀 무리였다.
얼마 전에 염소천이 모용호 등과 어울리며 다닌 것도 알고 보면 영웅대회의 일보다는 장곡주를 해치려는 음모를 꾸미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파악하자, 염소천은 즉시 안색이 썩은 돼지 간처럼 변하더니 흉악하게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하지만 나도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을 것이오!"
소리침과 동시에, 그의 신형은 즉시 곧바로 허공으로 무려 사오장이나 떠올랐다.
헌데 그때였다.
아향의 신형이 갑자기 번쩍 움직이더니 그와 거의 같은 높이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가?
동시에 그녀의 쌍장이 비쾌하게 움직이며 부챗살 같은 무수한 장영이 가득 일어났다.
그것은 놀랍게도 거의 완성단계에 도달한 대자대비천엽수의 신위였다.
허나, 마악 달아나려던 염소천은 이것을 보자 일순 생각했다.
'곡주나 그 부인이라면 또 몰라도 내가 네까짓 것에게 당할 것 같으냐?'
동시에, 그는 오히려 아향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자신의 쌍장을 펼치며 맞부딪쳤다.
순간 그의 쌍장에서는 가히 밀물 같은 장력이 거세게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아까 그가 주루를 향해 펼치던 것보다도 무려 배에 가까운 위력이었다.
이 무적장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게다가 지금 그는 빨리 아향을 죽이고 달아나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염소천의 얼굴에 일순 가벼운 득의의 광망이 떠올랐다.
그는 이제 곧 아향의 가냘픈 몸이 해일에 휘말린 것처럼 날아가는 광경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 하여 입이 찢어질 듯 벌어졌다.
허나 그때였다.
문득 무섭게 밀려가던 염소천의 장력이 마치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사라지고 그 대신 아향의 대자대비천엽수가 조수처럼 그의 가슴을 그대로 강타하는 것이 아닌가?
펑!
"으악!"
염소천은 일순 눈알이 튀어나올 듯 부릅떠지며 신형이 뒤로 벌렁 넘어갔다.
그리고 그는 이어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육신은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이런 말을 하려고 했을 것이다.
- 나와 아향이 단둘이 겨루는데 어찌 곡주인 당신이 옆에서 손을 써서 그녀를 도울 수가 있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오직 그의 오산일 뿐이었다.
곡주인 도홍광은 비단 손을 써서 아향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그를 제거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문파의 배신자를 제거하는데 강호의 도의가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인가?
이때, 염소천이 시체가 되어 나뒹굴자 상관낭랑, 아니 도부인은 은근한 시선을 보내며 도홍광에게 기뻐하며 몸을 기댔다.
"당신........ 고마워요!"
그것은 염소천이 아향에 의해 죽도록 안배한 도홍광의 손속에 감사하는 것이었다.
그 말에, 도홍광은 다소 쓰게 웃었다.
"내 딸을 위하는 것인데 무슨 감사할 필요가 있겠소? 내 앞으로는 전에 하지 못했던 것까지 다해서 당신들 두 사람을 위해주리라."
그 말에, 도부인과 아향은 함께 손을 잡으며 감격의 표정을 했다.
바로 이때, 위지룡화의 싸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여러분이 본좌의 앞에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나셨는데, 무슨 달리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단 말이오?"
그 말에, 탈속한 의원의 복장을 하고 있는 성수방주 성수신의 심지황이 대꾸하며 소리쳤다.
"우리는 사실 당신을 경멸하고 있지만 당신 때문에 온 것은 아니오."
위지룡화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나타났단 말인가?"
심지황은 손짓으로 장내의 중앙에 아직도 꽂혀있는 신검을 가리켰다.
"우리는 바로 현재의 만우문의 문주를 만나러 온 것이오."
그 말에, 일순 위지룡화는 안색이 크게 변하여 입을 다물었을 뿐만 아니라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놀라 크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우문의 얘기는 단순히 소문인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정말로 사실이었단 말인가?
........
일순, 극도의 긴장된 장내의 분위기를 깨고 심지황이 주루를 향해 다시 소리쳤다.
"만우문주! 우리는 이렇게 모였으니 당신은 이제 그만 나오는 것이 어떻겠소?"
그것은 마치 이미 만우문주의 속셈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 한 말투였다.
그러자, 주위의 군웅들은 일시 숨 쉬는 것도 잊을 만큼 크게 긴장하여 주루의 입구를 주시했다.
과연 만우문의 문주는 나타날 것인가?
그리고 그는 대체 어떠한 존재일까?
헌데 바로 그때, 누군가가 흡사 억눌린 듯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앗! 나, 나타났다!"
그 말에 모든 군웅들의 두 눈은 일시 튀어나올 듯이 부릅떠졌다.
허나 동시에 그들의 얼굴에는 일순 어이없다는 표정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만우문의 문주라면 전설처럼 신선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꽤나 그럴싸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주루 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는 사람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만박서생 백검운이 아닌가?
"아!......."
어디선가는 긴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그들은 이미 백검운이 만우문주라는 것을 간파하기라도 한 듯한 태도였다.
이때, 백검운은 안색이 전날과 거의 변함이 없고 무척 담담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장내의 중앙에 이르렀다.
그리고, 신검의 앞에 이르러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지존검을 뽑아들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만우문의 문주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이었다.
이에, 사방에 몰려든 군웅들은 일시에 경악하여 입을 벌리다가 일시에 놀란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우와와!......"
백검운은 그들을 향해 한차례 가볍게 손을 들어보였을 뿐이었다.
이에, 오패의 주인들과 위지룡화, 그리고 음령사의 안색은 시시각각으로 크게 변모하는가 싶더니 일순 심지황이 그래도 확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듯 물었다.
"그대가 바로 만우문의 문주요?"
백검운의 나이는 비록 그의 손자뻘 밖에는 안 되지만 일단 그가 만우문의 문주라면 그 배분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인지라 그는 자연 높임말을 쓴 것이다.
이에 대해 백검운은 그저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렇소, 나는 선사의 유명을 받들어 제육대 만우문의 문주가 된 백검운이오."
그의 이 말은 너무도 명백하여 더 이상의 헷갈릴 여지가 없었다.
심지황은 안색이 크게 돌변하며 다시 물었다.
"당신의 선사는 바로 그 동방노인이오?"
백검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소. 그분은 바로 얼마 전에 돌아가시었소."
동방노인 -,
사실 오패나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그런데 그가 이미 죽었다고 말하자 그들의 표정에는 일순 어느 정도의 안도의 기색이 어리는 것이었다.
기실 그들은 신검을 보고 모두들 나타난 것이지만 신검에는 별로 관심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들이 알고 싶은 것은 오직 동방노인의 생사문제인 것이다.
이때, 천기보주인 천기신뇌 모용해가 다소 음산한 음성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럼 그대는 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를 부른 것인가?"
동방노인이 죽었다고 말하자 그의 어조에는 다소 상대를 경시하는 어조가 깃들어 있었다.
즉, 백검운이 비록 그들을 직접 부른 것은 아니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무슨 용건이 있느냐는 말이었다.
백검운은 허나 전혀 표정이 달라지지 않고 대답했다.
"원래 나는 무림에 나타나고 싶지가 않았으나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은 바로 팔대령기를 받고 태어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소."
- 팔대령기,
그것은 바로 전날 좌자묵이 그에게 말하던 바로 그 내용과 같은 것이었다.
모용해는 일시 안색이 가볍게 변하더니 물었다.
"그래서 어쨌다는 말인가?"
백검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세상의 사람들은 그들의 능력을 잘 모르지만 이 팔대령기를 타고난 사람들의 능력은 가히 초인지경이며 일반의 사람들로서는 그들을 당할 수가 없소. 때문에 그들에 의해 무림은 자칫 멸망의 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나는 그들을 잘 조정하려는 것이오."
그 말에, 모용해는 일시 안면에 조소의 빛을 흘렸다.
감히 네까짓 것이 어떻게 조정을 할 수가 있느냐는 식의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물었다.
"너는 그 팔대령기를 가진 사람들이 누군지를 아느냐?"
백검운은 담담히 대답했다.
"무림오패의 주인은 각각 오행의 령기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이오. 그리고 당금의 무림황제와 만화성모는 각각 양과 음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들이오........."
여기에서 백검운은 잠시 말끝을 흐렸다.
그것을 보고 모용해가 다시 물었다.
"너는 칠대령기의 주인을 말했을 뿐인데 나머지 하나인 무극의 기운을 받은 사람은 누구이냐?"
그의 말은 이제 본격적인 반말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어조로 보아 그 역시 나머지 하나인 무극의 주인을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사패의 주인과 위지룡화, 그리고 음령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시선은 갑자기 심각하게 굳어져서 백검운에게 집중되었다.
왜냐하면, 이 무극의 주인이야말로 다른 칠대령기의 주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해서 가히 그들을 누를 수가 있다고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대체 이 무극의 주인은 누구일까?
헌데, 백검운은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은 나중에 말하기로 합시다. 그보다 먼저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소."
이어, 그는 시선을 문득 위지룡화를 향해 돌렸다.
위지룡화 역시 백검운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는데 그가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자 일순 낯빛이 가볍게 변하며 물었다.
"너는 나에게 무슨 용무라도 있단 말인가?"
역시 그는 무림황제라도 만우문의 문주인 백검운에게 어느 정도 거북해 하는 마음이 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칠대령기를 받은 사람들이 무림에 본격적으로 출도하지 않은 것은 비단 동방노인 뿐만 아니라 무극령기를 받은 사람을 알지 못해서였기도 했는데, 그것을 마악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백검운이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다소 의아해한 것이다.
위지룡화의 질문에 백검운은 문득 되물었다.
"만우문의 문주는 무림황제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소?"
그 말에, 위지룡화는 일순 안색이 가볍게 변했다.
확실히 과거에는 그러한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만우문은 그동안 무림에 거의 나타나지를 않아서 그런 규정은 유명무실하게 되었는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말인가 싶었다.
그리하여 그는 눈빛을 음침하게 빛내며 물었다.
"너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느냐?"
그 말에, 백검운은 문득 자신이 들고 있던 지존검을 하늘높이 세우더니 엄숙한 어조로 말하는 것이었다.
"만우문의 문주의 말은 신성하며 거짓말이 아니다! 만우문주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오늘부로 무황성은 무림에서 사라지게 할지어다!"
그 음성은 다소 담담한 듯 보였으나 실상 그 내용은 엄청난 것이었다.
백검운의 무공이 비록 낫다고 해도 일단 그가 만우문의 문주인 이상은 그의 말에 따라서 무황성은 이제 무림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 말에, 위지룡화는 안색이 크게 변해서 소리쳐 물었다.
"우리 무황성이 그대에게 무슨 잘못을 범했길래 그대는 그러한 말을 하는가?"
백검운은 그 말에 엄숙한 어조로 대답했다.
"무황성은 이미 천년의 영화를 누렸으니 이제 사라질 때가 되었소. 게다가, 그대는 무림황제로서의 인정을 받을 수가 없는 사람이오."
위지룡화는 싸늘하게 물었다.
"그건 어째서냐?"
백검운은 대답했다.
"당신은 벌써 십오 년 전의 일을 잊었단 말이오? 당신은 내가 과연 누구라고 생각하시오?"
- 십오 년 전의 일,
그것은 바로 위지룡화가 황제위를 찬탈한 사건을 말하는 것이었다.
헌데 그 말을 들은 위지룡화가 잠시 눈을 크게 뜨고 백검운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놀라며 되묻는 것이 아닌가?
"그럼 너는 바로 위지....... 검운이란 말이냐?"
그렇다.
사실 백검운은 위지검운이었다.
그는 당시 겨우 다섯 살의 꼬마였는데 역모당시 죽음 직전에 사부인 동방노인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었고 그의 절기를 물려받았던 것이다.
허나, 백검운은 그 이후로 자신의 성을 백, 즉 아무 것도 없다는 식의 상징적인 것으로 바꾸어 버렸던 것이다.
백검운은 그의 말에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허나 그것은 시인의 뜻인 것이다.
위지룡화는 놀란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그럼 너는 내게 복수를 하려고 하느냐?"
백검운은 고개를 내저었다.
"만우문의 문주는 사사로운 일을 하지 않소. 나는 단지 당신이 무황성을 해체하기만을 바랄 뿐이오. 무황성은 본래 훌륭한 목적에 의해 세워졌으며, 이렇게 결과를 내도록 되어져 있었소."
그 말에, 위지룡화는 안색이 다소 창백하게 변했다.
"무황성은 우리 위지가문에서 그간 피땀을 흘려 이루어온 것인데 어떻게 갑자기 해체할 수가 있겠느냐? 너는 혹시...... 성검을 이루었느냐?"
그의 태도는 다소 간악스러웠다.
그는 백검운이 성검을 터득했는지의 여부에 의해 그가 만우문의 문주로서의 자격여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다.
본래 만우문의 문주는 반드시 성검을 터득한 자라야만 가능했다.
벡검운은 담담히 웃으며 대꾸하려고 했다.
헌데 그때,
"우리는 네가 설령 성검을 터득했다고 하더라도 너를 제거하고 천하를 제패해야만 하겠다!"
오패의 주인들은 하나같이 소리치며 돌연 백검운의 주위를 포위하는 것이 아닌가?
그 기세는 그야말로 끔찍스럽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위지룡화와 음령사까지 이에 가세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설상가상의 일이었다.
그들은 일단 만우문주가 제거되고 나면 무림은 자신들의 뜻대로 해결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허나, 백검운은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당신들의 생각을 틀렸소! 당신들은 바로 무극의 주인이 누구인줄 아시오?"
그 말에, 일곱 사람은 마악 공격을 하려다가 안색이 대변하여 신형을 멈칫했다.
그리고 모용해사 다시 물었다.
"그는 누구냐?"
이에, 백검운은 장내의 인물들 중 하나를 골라 지적했다.
"바로 그요!"
그 말에, 비단 일곱 사람도 놀랐을 뿐만 아니라 그 당사자도 일시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백검운이 지적한 사람은 어이없게도 남궁가주의 뒤에 서 있던 남궁세가의 무학사부 신기수사 금학이었던 것이다.
금학은 일시 안면을 크게 일그리며 소리쳐 물었다.
"내가 무극의 주인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백검운은 이에 웃으며 대꾸했다.
"신기수사 금학이라는 사람은 원래 없소. 원래 당신은 현 가주의 조부인 남궁상이기 때문이오."
- 남궁상,
그는 이미 죽었다고 소문나 있었고 그의 나이는 대략 백살에 가까울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바로 금학이라니 어찌 믿을 수가 있겠는가?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