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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 17 스텝들에게 감사를 (자갓- 나디)
꽃들이 피어있는 정원에서 여유있는 아침을 먹습니다. 후식으로 과일을 먹게 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원의 바나나 나무를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일도 좋았습니다.
이제 다시 스틱을 들고 신선한 아침 공기가 가득찬 골목길로 나왔습니다. 롯지들이 늘어선 길들을 다 지나고 아름답게 무르익은 곡식밭들도 지났습니다.
어디가 어딘지는 어리둥절하여 알 수 없지만, 야크존 사이트에서 자주 보았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와 겹쳐지는 그 길들에는 계단식으로 가꾼 부드러운 평야도 있고, 깊은 계곡도 있으며, 폭포도 있고, 그 앞에는 고풍스러운 롯지들도 중간중간 있어서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조금쯤 심심한 맛도 납니다. 그것은 아마도 저의 마음속에 높은 설산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과일을 먹으며 즐거워하자 타시는 자주자주 과일을 사다가 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구아바'라는 과일도 있습니다. 겉은 푸른 모과처럼 생기고 속은 아보카도처럼 부드럽고 씨앗은 딸기처럼 자잘해서 그냥 씹어먹으면 되는 그 과일은 먹을 수록 입안이 개운해졌습니다. 나무에서 타시가 따온 것은 덜익어서 조금 떫은 맛이 났습니다.
먼지가 많은 길을 열심히 내려오는데, 숨을 헐떡이며 올라오는 여행자들을 다시 만나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여자 포터도 있습니다. 사리를 입은 여자 포토를 처음봐서 신기합니다. 산더미 같은 짐을 스스로 지고 온 서양트레커들도 보입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스스로 짐을 지는 사람도 있고, 또 다같은 사람인데 포터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자기는 가볍게 걷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는 거부감때문에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오는 트레커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 대한 경험많은 트레커들의 생각은 단호한 것 같습니다.
포터나 가이드는 엄연한 그들의 직업이자 생계수단이므로, 오히려 그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요.
그것이 관광사업이 주 수입원인 네팔을 돕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전문적인 등반에 관한 책을 보면 세르파의 신체를 놀라워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저도 눈으로 보아서 알았지만, 그들의 신체기관은 선천적으로 산악지형에 맞는 강인한 체력을 타고 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감기나 상처에는 속수무책입니다. 오히려 상처부위를 함부로 다뤄서 쉽게 감염이 되기도 합니다.
빠상이 발을 다쳤을 때도 그랬고, 우리 스텝들은 아플 때마다 대원스님에게 와서 증상을 말하고 약을 받아갔습니다. 며칠 뒤에 경과를 물으면 월등히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해서 우리는 안심하며 생각나는 대로 이사람 저사람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곤 했습니다. 잠깐 동안이지만 아픈 누군가를 실질적으로 돌볼 수 있다는 것은 변화없는 생활에 작은 기쁨이 되었습니다.
힘들게 오르막을 지나서 붉은 빛깔의 스커트를 입은 여인이 마을의 수도에서 빨래를 하는 마을을 만났습니다. 그곳은 ‘바훈단다’라는 마을이라고요.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잠시 오렌지 한 알을 먹으려고 밖에 나와있는데 식당집 꼬맹이가 오길래 오렌지를 주냐고 했더니 얼른 와서 한조각을 가지고 갑니다. 그리고는 언니를 데려와서 언니도 주라고 합니다. 당연히 자기 말을 들어줄 줄거라 믿는 당돌한 표정이 귀여워서 오렌지를 주고 웃는데 이 꼬마는 좀 높은 곳의 의자에 앉아있는 다른 일행분께로 낑낑거리며 계단을 올라가서는 아예 그 분 옆에 놓여있던 오렌지 한 알을 냉큼 집고 돌아서더니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갑자기 다시 그분께 오렌지를 쑥 내밉니다. 알고봤더니 껍질을 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꼬맹이지만, 자기가 얼마나 귀여운지를 잘 아는 얼굴은 장난기로 가득하고, 사랑받는 것을 확신하는 얼굴은 자신감으로 빛납니다. 처음엔 언니가 더 예뻐보였는데 자꾸 볼수록 이 꼬마가 사랑스럽고 예쁩니다. '보통내기가 아니다'라고 일행분이 식당으로 들어와서 모두에게 오렌지 빼앗기고 껍질 까준 사연을 자세히 이야기 하는데 한쪽에서 꼬마를 안아주던 가족인 듯한 어른들이 우리가 꼬마이야기를 하는 줄을 알고 웃습니다.
사진을 찍자고 하니 이 꼬마가 또 언니를 데리고 왔습니다. 풍선을 받을 때도 언니를 확실히 챙깁니다. 덕분에 예쁘장한 언니는 점점 더 수줍음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다시 길을 나서자 꼬마가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자고 합니다. 트레킹 중에 악수를 먼저 청한 꼬마는 처음입니다.
사진- 야크존(trek.pe.kr)
한참을 내리막길에서 몇몇 트레커들이 저에게 왜 내려오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어디서 오느냐고 물었습니다. 마나슬루라운딩 이라고하자, 그레이트! 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짓습니다. 포터만을 앞세우고 가이드 없이 느긋하게 그곳을 돌아보겠다는 한국인 청년도 보았는데, 그의 어깨에는 보기에도 프로페셔널한 카메라가 걸려있습니다.
뜨거운 햇빛아래서 쉬엄쉬엄 길을 좁혀서 우리는 전날보다는 조금 일찍, 평원의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마나슬루 서키트를 하는 트레커들은 그곳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수고한 사례비를 받게 되는 스텝들은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신나는 표정으로 저녁 파티를 준비합니다. 도착한 팀은 우리만이 아닙니다. 마을 아이들이 신이나서 벌판으로 모여듭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주방장 노르지가 라르키아 고개를 무사히 넘긴 기념 케이크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케이크에는 설탕으로 장식한 하얀 설원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딸기잼으로 그린 라르키아 고개가 보입니다.
촛불을 켜고 우리는 케이크를 자르고 맛을 보았는데, 옛날에 먹었던 케이크 맛입니다. 거칠고도 담백한 맛이, 노르지가 선사한 비장의 마지막 요리맛입니다.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우 맛있다고’ 손가락을 올리자 그는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수줍게 웃습니다.
항상 트레킹의 마지막에는 파티가 있다고 하는데, 마을 부녀회원들은 이웃팀으로 가고, 우리 팀에는 근처 학교의 학생들이 왔습니다. 작은 북을 두드리면서 유명한 네팔노래 렛삼삐리리를 부르면서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서 도네이션을 받습니다.
아마 그런 팀들을 꾸려서 자주 공연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네이션 받은 돈으로는 학교의 비품같은 것을 산다고 했고, 우리가 내준 돈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깍듯이 사례도 합니다. 밤이 너무 늦어서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을 해도 아이들이 오히려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특히 우리 일행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 학생대표 남학생은 대단히 서글서글하고 말도 또박또박 잘하는데 말끝마다 ‘써’라고 붙여서 어쩐지 교육을 잘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니 교사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크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에 가려면 카트만두에 가야하는데 자기집은 너무나 가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는 부모님과 동생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가 한국영화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뭐 본 영화로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합니다. 혹시 언젠가 그곳에 다시 가게 된다면 한국영화 DVD를 가져다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오게 될지 그건 모르겠다고요.
사진- 야크존(trek.pe.kr)
그는 우리가 내년에도 그곳에 다시 와서 자신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똘망똘망한 학생이 가고나서 만일 우리가 좀더 여유가 있다면 똑똑한 학생을 후원할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일이겠고, 집에 돌아가면 곧 잊게되리라는 사실도 알았지만, 한국에 있는 그 또래의 조카들 생각을 하자 마음이 안됐고, 그제서야 '조금 더 도네이션을 할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당에 모닥불은 점점 사그라듭니다. 오늘의 파티 주인공들은 그간 우리와 함께 힘든 여정을 넘어온 스텝들입니다. 춤도 추고 놀았지만, 파티는 조금 싱겁다 싶을 정도로 소박합니다. 파티를 진행한 사람은 빠상이었는데 그는 마이크를 쥐고, 끝없이 재미난 입담으로 좌중을 이끌었고, 레파토리가 다양한 노래를 지치지 않게 불렀고, 심지어 술에 취한 스텝들 사이에서 작은 분란이 일자, 격한 발차기 까지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까지 박력있고 젊은이다운 열정으로 보입니다.
그가 부모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자 저의 마음 한편이 또 짠해집니다. 그는 한 눈에 봐도 꿈이 많은 젊은이입니다. 그가 바라는 꿈이 꼭 이루어지리라 기원했습니다.
헤어지는 마당에 모두와 한사람씩 악수를 하자 고마운 기분이 흠뻑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이렇게 한가지 목표로 여행을 하게 되었을까, 새삼 감사했습니다.
trek 17 길은 삶 (자갓- 불불레-카트만두)
다음날 아침, 이슬이 묻은 풀밭에서 차를 마시고 밥을 먹었습니다.
지난 밤 감정에 격해 발차기까지한 빠상은 여전히 ‘티레디~’하면서 마지막 날의 자기일에 차분히 복무합니다. 밍마세르파가 평소와 다름없이 스텝들을 지휘해서 텐트를 걷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그 텐트들은 다시 우리를 위해서 펼쳐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밍마 세르파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자 그가 빙그레 웃습니다.
천천히 스틱을 잡고 출발한 후 다리를 건너기 위해 줄을 섭니다. 산뜻한 얼굴의 트레커들이 웃으면서 먼저 인사를 걸어옵니다. 다리를 건너는 일에도 호들갑스럽고, 새로 만나는 모든 풍경이 경이로워보이는 얼굴입니다.
제발 많이 걷지 않기를! 이제 점점 걷기에 지친 저는 마지막 아침에도 그 생각하나 뿐입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몇 시간 걸은 후에 넓은 광장을 만났습니다. 불불레라는 그곳에서 로칼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일입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움푹 패인 버스 좌석이 대단히 불편했고,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았지만, 그정도라면 걷기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여서 꾹 참았습니다.
느릿한 속도로 한시간정도 달려서 베시사하르까지 와서 우리 일행은 타시와 함께 내렸습니다. 점심을 먹고 미니버스에 탑니다. 스텝들은 우리가 함께 탔던 로칼버스를 그대로 타고 카트만두까지 갑니다. 그곳에서 다시 인력시장에 나갈거라고 했습니다. “좀 쉬지 않고 곧바로 다시요?”라고 묻는 저의 질문이 어색하게만 들립니다. 그들에게 트레킹은 직장이고, “직장을 누가 그렇게 쉬나?”라는 대답입니다.
카트만두로 오는 도로에서 로칼버스 지붕에 매달린 우리 스텝들을 두어 번 만났습니다. 만날 때마다 우리는 서로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사실 트레킹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던 저로서는 그저 열심히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읽고 비슷하게 훈련하고 짐을 챙겨서 그곳으로 왔을 뿐입니다. 출발 전 카트만두의 타멜거리에서 마나슬루 지도를 사기는 했지만, 한 본 보고나서는 잘 이해를 못하고 그만 접어서 지퍼백에 잘 넣어두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떤 의도와 기획으로 이런 루트가 짜여졌는지, 왜 라르키아 라를 넘어야 하는지 트레킹 전체를 개괄하면서도 모든 일정을 통제할 수 있는 개념이 저에게 없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라르키아 고개를 넘는 것은 트레킹의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생각이 되었고, 라르키아 고개를 넘자 그 다음부터는 트레킹의 ‘나머지 날들’과 같이 생각이 되었습니다.
새삼 트레킹의 날들을 정리하면서 인천공항을 출발할 때 받았던 프린트들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트레킹중에는 본문만 읽었지 뒤에 붙은 지도들을 자세히 볼 줄을 몰랐습니다.
하루하루 지나온 여정을 꼼꼼히 짚어보면서, 우리가 했던 마나슬루 트레킹은 해발 8153m의 마나슬루를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자연을 감상하고, 계곡 깊은 골짜기에 숨어있는 오래된 마을을 탐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지도에는 뾰족뾰족한 세모표시의 마을들이 고불거리는 검은 실선과 점선 사이에 있었는데, 실선은 길이고 점선은 계곡입니다. 실선은 거의 타원형으로 불어진 풍선모양을 만들었고, 풍선을 묶은 끈과 같은 실선이 카투만두로 이어집니다.
풍선의 북쪽 꼭대기 안에 마나슬루가 북극성처럼 트레킹의 중심으로 떠올라 있습니다.
‘마나슬루 트레킹’이라고 했으면서 왜 마나슬루를 트레킹을 시작하고 나서 며칠이 지나서야 비로소 설산을 볼 수 있었으며, 그것도 단 며칠만을 볼 수 있는지가 이해가 갔습니다.
그것이 다람살라이건 라르키아이건, 혹은 마지막 미니버스를 탔던 베시사하르 이건 지나치는 마을과 고개들은 모두 길이었습니다. 이 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네팔과 티베트와 인도사람들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물자들을 교역하기 위해 만들 놓은 길이었으며, 시장이 형성된 곳에 마을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오래되었으며 아직도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옛날의 길들을 느끼며 걸어보고 싶어하는' 트레커들을 위해서 그들이 쉬어갈만한 곳에 신축된 롯지들이 다시 새로운 촌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고 가고 거기 또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한 마을은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이 이어진 길입니다.
삶이 곧 길이 되는 마을에서, 자연은 위대한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변화합니다.
변화하는 자연이, 어떤 한 지점도 영원일 수 없다는 것, 시간과 시간 공간과 공간은 모두 소중한 우리의 여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이미 과학에서 밝혀놓은 것처럼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이라는데, 옛날 사람의 방식과 비슷하게, 제게는 아주 아득한 과거와도 같은 그 공간을 오래도록 걸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그곳이 지금 누군가에게는 현재로서 생생하게 존재하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비록 돈을 지불했다고 해도, 그런 경험은 자신들의 온 힘과 역사로 그곳을 지키고 살아온 현지인들과 아낌없이 우리를 지원해준 스텝들의 덕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당연히 마음으로 감사했습니다.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길은 여전히 매연과 정체로 길고 지루했습니다. 도시처녀들의 아름다운 옷이 그 매연에 어떻게 견디는가 궁금했습니다. 카트만두의 호텔에 돌아와 두 밤을 잔 일도 너무나 길게 느껴집니다.
카트만두로 돌아온 이후에는 가이드 타시가 모두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던 사실이 인상에 남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우리 일행이 학생들처럼 이리저리 함께 오가며 선물을 샀던 기억도 즐겁습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미국에 있는 할아버지댁으로 유학을 간다는 네팔소녀들을 만나서 보지못했던 또하나의 네팔을 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영어는 유창했고, 차림새는 풍요로웠으며 행동은 예의바르고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소녀들의 부모는 한국의 어디에서나 만나는 중산층과 똑같았습니다. 오히려 신분으로 치자면 중산층이 아닌 소위 소수 특권층과도 같은 느낌으로, 인도여행에서 가끔 만났던, 카스트 높고 부자였던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그런 시선을 가졌습니다.
문득 또 그 공항에서 웃고 있는 수많은 인종의 사람들을 보며, 우리는 모두 같은 시간,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늘 품어지는 질문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소녀들은 한국을 거쳐서 미국으로 가는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오랜 시간 함께 비행을 했습니다. 꼬마답게 제 앞을 지나칠 때마다 몇 번이고 다시 손을 흔들어 아는 체를 해준 귀여운 소녀는 ‘그렇지만 우리는 친구예요, 악수를 나눴으니까요’하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저는 깊은 침묵, 깊은 움직임의 설산을 보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모두에게 공평하고 모두에게 무사하고 무심했습니다.
대자연이라는 것은 그런 곳에 잘 어울리는 말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자연의 풍광과 그 속에서 오밀조밀 나약하게 살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을 다시 회상하며 만나보았습니다.
다시 회상하는 그 길도 순탄치는 않아서 오랫동안 끊어졌다가 너무 늦게 이어졌습니다.
마음으로 설산을 품고 대범하게 세상을 관조하며 자유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가당찮은 바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이미 이루어진 바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설산에 다녀왔다는 것과 그렇지 않다는 것과 상관없이.
선물이고 싶었던 저의 사진위에다가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움도 이렇게 진지하게 보고 느끼고 싶습니다.'라고만 써도 좋았을 것을 설익은 감상이 길었습니다.
모든 인연에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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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과 사진이 매우 훌륭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혜명화님을 존경합니다.
섬세하고 고운 성품의 글들이 천의무봉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혜명화님, 늘 아름다운 삶 엮어나가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였습니다. 덩![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아 아름다운 여행길이었습니다![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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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소중한 경험과 귀한 사진들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한마디로 부럽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공양 대단히 고맙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경험과 풍광과 섬세한 글 공양을 기다리겠습니다.
가슴 가득한 감동으로 함께 한 시간 고맙습니다![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물들다 님 ^^(이렇게 부르고 싶어서 ) 처음도 좋았고 중간도 좋았고 끝도 좋았던 기억 오래 간직할 것입니다. 행복하세요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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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래요, 처음에 꽃물들다라는 이름에 감명받았던 기억이 오래 오래 남거든요.
이게 마지막 댓글이라니 섭섭^^ 그동안 좋은글 읽게해줘 감사하다는 말 가득담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혜명화님.
간접경험도 경험일까요...^^ 직접 체험한 바에 어떻게 비할 수 없겠지만, 여러모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세상을 관조하며 자유롭게 나아가는,이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그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물님이시라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
이제야 알았네요~꽃물들다님이 혜명화님 이셨군요~^^* 부럽네요~잔잔한 글들이 읽는 사람의 마음까지 편안하게하고 님의 아름다운 마음씨까지 전해져오네요~^^* 사진을 따라 글을 읽으니 저도 긴 여행을한 기분이여요~^^ 감사합니다,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어쩌면 마음이 청정한 사람에게만 허락된것 같은 마나슬루트레킹![~](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혜명화님과 함께한 여행![^-^](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마음속 깊은곳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
여행으로 얻은 체험들은 이렇게 섬세하게 전해주시니 고맙습니다. 구아바 과일 맛 볼수 있으서면...... _()()()_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_()_
정말 대단한 분투 라고 해여하나요.부러움과 존경 그 이상입니다.아름다운 맘도 함께한 아주 뜻깊은 모든이의 선물 이었습니다 _()()()_
慧明華 보살님! 정말 대단해요,,,글재주가 너무나 아깝군요,,,좋은 글 잘 읽었어요,,,!
慧明華, 꽃물들다, 섬세하고 고운 심성이 아니면 느끼지도 보지도 못할 아름다운 마나슬루트레킹 도중의 광경들! 덕분에 저도 마음이 한결 순수해졌었어요. 고맙습니다. _()()()_
무어라 말을 해야 하나요 감동 그자체 입니다. 기나긴 여정 설산의 신비 그속에 드리워진 우리 인간의 삶 연속선상의 진솔한 자신의 회고....험난한 마나슬루트레킹 설산 속에서도 혜명화님은 영롱한 진주 같다는 것을요.고생 많으셨구 정말 대단 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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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저는 햇빛 가득한 마당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혼자라서 풀이 죽었는데, 마당에![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씨도 날아오고 노란 ![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 보랏빛 ![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도 피어있고, 새도 날아와 집을 짓고, 개미들도 바쁘게 오가고, 또...멀리서 뻐꾹이 소리도 들리고...저는 점점 기운이 나서 새가 나뭇가지를 옮기는 횟수도 세보고, ![꽃](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7.gif)
도 사진찍어 보고, 개미가 오가는 길도 헤아리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황금만화가 가득한 염화실 뜨락에서 어설피 제가 들고선 ![선물](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deco.hanmail.net/contents/emoticon/things_29.gif)
을 반가이 받으시고 풀러보시고 기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드리지 않아도 제 마음이 어떠한지 잘 아시리라 믿지만...마지막으로 한 번 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2.gif)
..." 함께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2.gif)
함께 걷는 내내 무척 행복했습니다...![므흣](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8.gif)
![샤방](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gif)
읽는 내내 慧明華 님의 자리에 제가 있었습니다. 허락도 없이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너무 위대해 보입니다. 대자유인 되소서... ![쵝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5.gif)
![만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4.gif)
때로는 고통이 때로는 환희로움이...함께하는 내내 한마음으로 행복했습니다. 혜명화님의 맑고 고운 심성을 가슴속 깊이 간직하면서 언제나 향기로운 일상 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_()()()_
말로서도 또 글로서는 다 표현 못할 이 아름다움.... 혜명화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 고맙습니다._()()()_
내친김에 끝까지 저도 따라와 읽었습니다. 깊은 침묵 깊은 움직임이라는 설산에 대한 형용...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정말 멋진 여행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혜명화님 덕분에 저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덧글이 좀 뒤늦은 감이 있지만 ㅎㅎ 고맙습니다. 아! 그리고 혜명화님이 글을 잘 쓰신다는 어느 보살님의 말씀이 정말 맞았습니다.... ^^ _()()()_
긴 트레킹 수고 많으셨습니다. 님의 글이 가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과 앞으로 가야할 또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