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의 노래]
눈에 덮혀도 풀들은
싹 트고
얼음에 깔려서도
벌레들은 숨 쉰다
바람에 날리면서
아이들은 쉬 놀고
진눈깨비에 눈
못떠도 새들은
저지귄다
살을엄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사랑하고
손을 잡으면 숨결은
뜨겁다
눈에 덮여도 먼동은
터오고
바람이 맵찰 수록
숨결은 더 뜨겁다
/ 신경림
* Let's have hope even when we grow old.
해가 바뀐 1월 초순
동지와 대한 사이에
있는
스물세 번째 절후
소한은 작은
추위라는 뜻이지만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 얼어
죽었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이 있듯 이때가
가장 춥다
소한을 전후해 눈도
많이 내리는데
눈을 상서로운
것으로 여긴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
동지가
지나면서부터
긴긴 겨울밤은 점차
줄어들고
태양을 보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추위는 계속
이어지지만
마음은 벌써 봄을
형하여 걷는다
= 장광규, [소한(小寒)] -
오늘은 위 두 편의 시로 아침을 열고 오후를 마감하였다.
이 달의 첫번째 토요일은 성모 신심 미사가 봉헌되는 날이다.
오전 10시 미사에 갔더니 마치 주일 교중 미사에 온 신자들 숫자만큼 대성당을 가득 메워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 평일 미사에도 많은 교형 제매들이 오시는데, 우리 본당의 커다란 변화라 할 듯, 참으로 훈훈해 보여 참 좋다.
미사 참례 후 주거래은행인 농협으로 마을버스를 타고 가 통장을 정리해 본 다음 내일 참석해야 할 결혼식에 가지고 갈 축의금을 인출하여 귀가하였다.
그리고 오늘 낮에는 지난 해 11월에 가졌어야 할 방송대 출신의 공직자 세 명이 정기적으로 만나 오찬이라도 들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그 때 어려 사정 등으로 타이밍을 놓친 이후 오늘 내가 유사 자격으로 소집한 오찬 모임이 방학동에서 있었다.
딴엔 경비를 조금 줄여 본답시며 지난 번 내 양력 생일 때 아들 등이 와서 처음 찾았던 삼결살집으로 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3인분이 아무래도 적다 싶어 1인분을 추가로 더 시켜 먹고 소주 한 병을 마셨더니 에상 금액보다 높은 73,500원이나 나와 작전(?) 싪패(?)로 돌아 갔지 싶어 마음이 좀 불편하였다.
매달 신용카드 대금 때문에 아내로부터 강력한 질타를 받아 오곤 하더 처지이기에 우정 마음이 쓰였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는 큰딸과 아들이 온다고 해서 당구 동아리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거기엔 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귀가하여 아이들이 밥을 먹는 동안 침대에 드러누워 푹 휴식을 취하고 5시경 일어났다.
케잌을 조금 먹고 6시 토요일 주일 미사에 참례하러 성당으로 향하였다.
내일 낮에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있어 아무래도 미리 주일 미사를 해 놓으면 좋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과거 삼왕래조(三王來朝)이던 명칭이 요즘에는 주님 공현 대축일로 이름이 바뀌어 큰 대축일 주일 미사가봉헌하게 된 것이다.
이 날은 사실상 우리 가족들에게도 많은 추억이 서린 축일.
할머니께서 삼왕 중 한 분으로 뽑히시어 영천성당 대강당에서 거행된 축제에서 말을 타고 입성하시던 장면을 재현하시는 등, 큰집 작은집 할 것 없이 온 식구들이 죄다 성당으로 가 즐겁게 지내던 시절이 아스라이 떠오르기 때문일 터.
추억이란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집에 와 다시 아이들이 축하할 일이 많다며 케잌을 준비해 와 축제를 한다기에 자리를 잡았더니, 나경이가 하는 말,
어머님의 병원 검진 결과도 좋으시고, 정혜 언니 박사 학위 취득을 거듭 축하하는 의미가 있는데다가, 무엇보다도 오빠(규화 예로니모)가 지금 KBS 2-TV에서 한참 인기리에 방영중인 [고려, 거란대전}에 뒤늦게 캐스팅이 되어 다음 주부터 촬영에 돌입하게 된 사실 등을 열거하며 축하하는 의마가 담겨 있다고 하여 다같이 생일 축하송의 가락에 맞추어 손벽을 치며 노래와 함께 축하식을 가진 것이다.
이 얼마나 감사할 일이런가?
그저 감개가 다 무량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이를 구남매 단톡방에 이렇게 묘사하역 오지를 햇더니 형제 자매들의 축하 멘트가 잇달아 바로 바로 답글로 감사 인사를 드렸던 것이다.
" -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의 우리집 풍경 소개 -
내일 꼭 참석해야 할 결혼식이 있어 조금 전 주님 공현 대축일 토요일 주일 미사에 참례하고 나오니 날씨도 더 추워지고 눈도 제법 내리기 시작하네요.
모두 건강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기리라도 하듯 오늘 낮에 정혜와 규화와 저 메니저와 나경이라는 아기씨가 함께 방문하여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는 우리집 분위기입니다.
어제 갈매고등학교를 명에롭게 졸업한 외손자 태인 프란치스코도 오고 있다고 하니 아연 활기를 띌 듯 하여 기분이 참 좋습니다.
기실은 저 어머니 스테파니아의 병원 검진 결과도 좋았고,
정혜의 박사 학위 취득도 다시 한 번 더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은데다,
무엇보다도 작년 다리 수술로 입원중 오디션을 봤으나 아쉽게 탈락(")했던 KBS 2-TV에서 절찬리에 방영하고 있는[고려,거란대전]에 뒤늦게 캐스팅이 되어 다음 주부터 촬영에 들어 간다는 규화 예로니모의 소식이 신년 벽두에 그 기쁨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 같아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바칩니다.
강감찬 장군으로 분하여 지난 연말에 연기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유명 배우 C 씨의 휘하 장군 중 한 명으로 분하게 되는 규화는 2월 초순 24회, 25회분에서 방영이 된다고 하니 말타기 등 쉽지 않은 연기가 안전하게 잘 이뤄져 명작품을 만들어 내기를 두 손 모아 기도를 바칩니다.
세상사 만사를 다 좋게 안배하고 계시는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며 감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천주님께 감사!
큰형님과 신부님을 위시한 구남매와 대가족 모두 기쁜 마음으로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편안한 밤 이루세요."
초저녁까지 함박눈이 내려 제법 쌓이기 까지 하다 보나 아이들 차량 지붕이며 창가에 눈이 소복히 쌓여 있어 이를 치우고 눈길에 다들 각자의 집으로 물러간 사이,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며 중동의 아부다비에 가 있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이락크간 친선 평가전이 중계방송되어 이를 시청하였는데, 전반전에 한 골 넣은 것으로 1 대 0 승리는 하였지만, 우리나라의 주전 공격수 이강인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장면은 아무래도 입맛을 씁쓸하게 만들었지 싶다.
해설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대회를 앞두고 사전 보약이라도 먹은 셈 치자고 하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무거운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지 싶다.
본 대회에 가서는 부디 그런 불상사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게 선수들이 보다 더 진중하기를 당부하고 싶은 마음, 꼭 우승하고 돌아 오라고 격려한다.
오늘은 이렇게 긴 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살게 해 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와 흠숭의 기도를 바치며 주님 공현 전 토요일을 지나 보낸다.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