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목요반 수업일지
수업일시: 21.09.16.(목) 10:00-12:00
수업장소: 금정문화원 3층
출석회원: 김현옥, 박노욱, 배영우, 심재남, 이정자, 최묘흔, 최재구
이론수업: 수필 기초 필수이론 다시보기
읽기자료: 은색 비늘 같은 강의 기억(이상열)
작품읽기: 윤사월 그해(최재구)
작품수업: 도미꼬(배영우)
◈ 이론수업
수필 기초 필수이론 다시 보기
1. 수필을 잘 쓰려면
- 상투어 삼가, 진실하게, 기본 통념 깨기
- 단문은 필수, 주어+목적어+서술어
- 구체적인 형상화 문장
- 서두쓰기는 현재진행형으로, 단문으로 쉽고 짧게
- 서두의 금기: 장황한 배경 설명, 불평, 자기변호, 사전적 정의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
- 결미의 금기: ~하겠다. ~다짐을 한다. ~당부한다.
- 결미는 잔잔한 여운이 남는 문장으로
2. 문장 의미를 바르게 표현할 것
- 자기가 쓰고자 하는 문장의 용어 뜻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 좋은 작품은 효과적인 의미 전달을 위한 솔직성과 진실성
- 낱말과 낱말, 문장과 문장과의 연결을 분명히
- 문법 중시
- 상징과 비유, 암시와 상상적 수사 기능 적극 활용
- 쓰고 또 써다보면 나도 모르게 필력이 쌓인다.
작가의 사명감
1. 작가는 항상 오해 받을 준비 돼 있어야(정여울)
- 타인의 악의적 댓글에 무너지지 말고 더 좋은 글 쓰기 열망에 초점 두기
- 독자는 ‘자신이 읽고 싶은 정보’만 읽거나, 읽은 문장을 심각하게 오해 할 수도 있다.
- 가장 무서운 적은 슬럼프가 아니라 타인의 오해 때문에 침묵하려는 자기비하 감정이다.
- 힘들 때는 좋은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본다.
- 글을 쓴다는 것은 오해의 가능성이 가득한 침묵의 바다 위를 홀로 노 저어 간다는 것
- 기꺼이 오해받고, 언제든 비판받고, 마침내 이해받고 공감받을 준비를 하자.
2. 싸움의 기술, 은유냐 환유냐(양선규)
- 명사적 삶: 논리에 따르는 본질적인 삶
-동사적 삶: 행동주의 삶- 동사의 다양한 어미 변화처럼 개인과 집단에 바람직한 태도
- 자기 자신을 확장해 나가는 은유적 인간과 환유적 인간
- 동일성의 원리로 자기를 키워나가는 은유는 개념의 확장
: 다른 것에 의해서 어떤 것을 생각해 내고
: 그 다른 것에 대해 잘 아는 바에 의해서 새로운 어떤 것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
: 은유는 보다 가공적이고 초현실적 효과를 기호 사용자의 마음에 일으킨다.
: 은유는 비유의 여왕
: 은유는 환상을 창조하고 그 환상에 힘을 불어넣는다.
- 인접성의 원리로 자기를 키워나가는 환유는 공감 증폭
: 어떤 것에 의해서 그것에 연결된 나머지 부분을 대표 시키는 일
: 대표시킴으로써 어떤 것에 의해 감주어진 전체를 지시하는 것이 목적
: 환유는 도상이나 지표에 가까운 기호로 사용자의 마음에 현실적 효과를 일으킨다.
: 환유의 진정한 힘은 드러낸 일부가 숨긴 부분으로 사유를 확대해 나가게 하는 것
: 환유법은 대유법, 제유법을 포괄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 기호(記號)가 지시하는 사물을, 용기(容器)가 담기는 사물을 암시하는 경우이다.
전체 환유 | 거기엔 발붙일 곳이 없다. | 발- 사람 전체 |
눈 좀 붙여야겠다. | 잠을 좀 자야겠다. |
대치 환유 | 나 IBM 샀어. | IBM 회사 제품인 컴퓨터를 샀다. |
워싱턴은 러시아에 대한 재정 원조안을 환영할 것이다. | 워싱턴은 미국 정부 당국 |
관념 연상 | 간호사(백의의 천사), 삽(평민) 왕관(왕), 술 한 잔(대포 한 잔, 소주 한 잔) 독약을 마셨다.(죽음을 마셨다.) |
◈ 읽기 자료
은색 비늘 같은 강의 기억(이상열) 2021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먼 산자락을 휘감은 물안개가 서서히 옅어지며 강은 아침을 맞는다. 고기잡이 배 위에 백로 한 마리 하염없이 홀로 서 있다. 나른한 강 수면에 비친 백로의 모습이 어인일로 낯이 익다. 요즘 나는 부쩍 시간을 잊은 채 세상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잦다.
여름이면 나와 아버지는 서로를 찾으면서 눈을 맞추기 바빴다. 집 근처의 금강으로 투망 메고 고기 잡으러 가고 싶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그물을 감아 잡고 물가로 나올 때믄 어떤 놈들이 걸려있을까 항상 궁금했다. 파닥거리는 물고기, 가슴은 들리고 콧구멍은 벙싯거리면서 입으로는 콧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우린 환상의 콤비였다. 그물을 들어 올리면 주렁주렁 물고기들이 매달려 나왔다. 피라미, 가라지, 마지, 동사리, 치러, 모래무지, 꺽지, 빠가사리, 메기, 돌고기 등 종류도 다양했다. 물에 휘휘 헹궈 양념고추장에 푹 찍어서 입안으로 날름 넣으면 촉감과 미각과 청각이 다 동원되어 황홀하였다.
친구 같던 아버지가 내 곁을 떠난 것은 내가 입대해서 근무 중이던 한 겨울의 일이었다. 경찰서 의경 숙소에 찾아가 히터를 모든 내무반에 설치해 주시며, 이렇게 하면 내 아들도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지 않겠냐고 좋아하셨다고 한다. 사무치게 그리운 아버지를 다시 뵐 수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지난 기억들이 아련해졌다. 아버지의 부재는 내게 깊은 상실감을 안겨주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가슴한 구석이 서늘해지도록 마음의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 서툰 솜씨로 강가에 가서 여러 번 그물을 던져봤지만, 빈 어망과 빈 가슴만 쓸어 담고 집으로 터덜거리며 돌아오기를 얼마나 많이 했던가.
지금은 큰딸이 어항기술자로 성장하여 나보다 물고기를 더 잘 잡는다. 어느새 백로는 어부로부터 서너 차례 더 물고기를 얻어먹는다. 나도 백로처럼 길어진 목을 주억거린다. 잘박잘박 소리 내며 강의 기억을 길어 올리는 그물코마다 은색 비늘 같은 싱싱한 시간들이 매달린다.
물안개가 말끔하게 걷히고 아침 해가 비친다. 구부정한 등으로 눈부신 해를 안고 그물을 던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부챗살처럼 강물에 퍼져나가고 있다. 아버지가 손짓을 한다. 내내 물음표로 서있던 백로는 기다란 목을 끄덕인다. 배가 강을 헤치고 나아간다. 고깃배 난간에 앉은 백로의 눈에 설핏 강물이 흐른다.
◈ 작품수업
도미꼬(배영우)
◈ 작품읽기
윤사월 그해(최재구)
◈ 수업후기
오늘은 다시 초심을 다잡는 <수필 기초 필수이론> 수업내용에 질문과 열띤 토론이 길었습니다.
입에 맴돌기만 하고 금방 예문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은유와 환유를 되짚어 익히며 글쓰기 열망을 재촉해 주셨습니다.
‘바담’에서 코다리찜과 생탁을 기울이며 중국의 고산준봉으로 시작하여 울진 동굴에 이르기까지, 명리사주와 작명, 우리 이름에 의미를 찾으면서 시간 시위를 당겼습니다. 옆테이블 박희선 선생님과 오늘 점심 펼쳐주신 김현옥 선생님의 담소에 이정자선생님과 심재남선생님의 겹쳐진 웃음으로 마음 온도 높이며 명절 후의 수업을 기약했습니다.
양명숙선생님! 다음 주에는 꼭 얼굴 뵐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명절연휴, 가족 친지와 돈독한 시간 보내셔요.
함께여서 더 행복한 목요수업!
배영우 선생님의 ‘도미꼬’에 이어 최재구선생님의 새로운 글로 시작합니다.
첫댓글 글만 읽어도 공부가 쑥쑥 됩니다. 감사합니다
논문수준 수업일지, 감사히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