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즐기며 사랑하는 한국인이라서
술은 단연코 소주가 으뜸이라고 생각해요 ^^
힘든 회사 업무를 마치고 삼겹살집에 앉아서 두꺼비가 그려진 파아란 병속의
투명한 액체를 소줏잔에 따라 건배하며 웃고 떠들어대던 젊은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그리워지는 날이네요.
또 눈이 펑펑 오는 어떤 겨울 밤, 목젖까지 차오르는 슬픔을 애써 삼키며
동대문 창신동 어떤 대폿집 유리창에 비추인
초라하고 자그마한 모습의 나에게 홀로 건배하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
그리고 가난했던 젊은 시절, 술 한잔에 시름을 잊고 나면
콩나물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다시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환승한 후,
겨우 대림역에 내려서 취기와 함께 터덜터덜 걸어갔었던
그 허름한 골목길에는 노란색 가로등이 탁한 빛을 흐릿하게 내뿜으면서
저를 따뜻하게 내려다 보고 있었죠.
이후 세월이 한참이나 흘러서 직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에 올라간 저는
여러가지 고급 술들을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위스키는 조니워커 블루라벨, 멕켈란, 발렌타인, 글렌피딕,
코냑은 헤네시, 레미마탱, 까뮤
중국술로는 금문고량주, 죽엽청주, 수정방, 오량액, 마오타이, 천지람, 천진고량주, 연태고량주
일본술로는 산토리 위스키, 쥰마이 사케, 긴죠, 다이긴죠 등
한국술로는 백세주, 청하, 안동소주, 이강주, 보해 복분자주, 금매실주, 백화수복, 경주법주
보드카로는 벨루가, 앱솔루트 등등 다양한 주류들을 접할 수 있었네요.
( 러시아 대리점 직원들이 보드카는 “퓨어에너지”라고, 자기들 핏속에는 보드카가 흐른다고 ㅋㅋ )
한때 막걸리 열풍이 불어 마신 막걸리로는
국민 막걸리인 장수막걸리, 누룩이 좋기로 유명한 지평막걸리
물맛이 좋은 소백산 대강막걸리와 청동동주, 쌉싸름한 월출산 막걸리,
또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던 인사동 푸른별 주막의 은자골 막걸리와
한동안 제주도에 머물 때 마신 생막걸리도 있었고
“슌다리”라는 막걸리를 가장한 발효음료도 마실 기회가 있었네요.
맥주는 필스너, 바이젠, 다크에일, 골든에일, 페일에일, 라거, IPA, 삿포로, 아사히, 기린,
기네스, 블랑, 스텔라, 타이거, 호가든, 칭다오 이창비어, 하얼빈, 듄켈, 에비수 등등…
프랑스판 막걸리인 와인은 생략할께요. 전 와인과 궁합이 안 맞아서
많이 마시면 다음날 숙취가 심했어요.
( 종류는 꽤 알지만 신의 물방울이라고 부르기에는 제게는 좀 그래요 ㅎ )
그리고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56도 독주인 이과두주
음… 이과두주는 중국집에서 빈 속에 단무지랑 먹는 거 아시죠.
식도가 타는 듯이 짜릿하고 오금과 손발이 저릿하니 떨리는 바로 그 술이죠.
가격이 너무 싸서 가짜가 없다는 그 유명한 술이죠.
기억을 더듬어 대충 읊었는데...
이 정도면 저도 “주선”은 아니지만 “주졸”의 경지는 되는 듯해요 ㅋㅋ
다음주 화요일 저녁에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마포정육 식당에서
술 한잔 같이 하기로 했네요.
그 시절 젊은 날의 유치한 추억들이 떠올라서 글을 써봅니다.
/// 장진주사 //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 위에 거적 덮여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萬人)이 울어 예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白楊) 속에 가기만 하면
누른 해 흰 달 가는 비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휘파람 불 때야 뉘우친들 어쩌리
-송강가사(松江歌辭) 성주본(星州本
70도 중국술...퇴직하는 날 친구들과 마실 생각입니다 ㅋ
요즘 세대들이 마시면 눈이 먼다는 이과두주 ㅋㅋㅋㅋㅋ
옛날 소주 댓병으로 팔때 2리터쯤 되는 듯 했었죠
첫댓글 전설의 캡틴 큐가 빠졌네요 ㅋㅋㅋ
고등학교때 학력고사 끝나고 나서
친구들과 같이 마시고 다음날 시체가 되어 온종일 누워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ㅋ 😂
고1때부터 식당에 가면 콜라.알랙산더 각 ㅣ병 시켜놓고 말아 먹었던
네모난 병 알렉산더도. 있지요
럼주향이 살짝 입혀진 캡틴큐보다는 한 수 위의 위스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
여튼 그 당시 국산양주는 소주보다 많이 비쌌죠 ^^~
같은 양의 소주보다 한 두 세배 비쌌던 걸루 기억합니다. ^^~
댓글공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중국집에서 이과두주 최고죠
약간 빈속일 때 먼저 한 잔 먹으면 진짜… ㅎㅎ
술 많이 마시면 건강에 안좋다 하지만 맛있는 술 한두 잔 먹는 게 저에겐 큰 즐거움이라 주당이셨던 저희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빈속에 이과두주 한 잔 마시고 손발이 저릿한 채로 탕수육을 기다리던 무교동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
한 잔 술에 취해서 나오면
가을 은행나무로 물든
세상이 참 아름답게 보였던
그런 시절이었네요 ^^~
댓글로 호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적당한 술은 건강에도 나쁘지 않다고 해요 ^^~
고2 수학여행때 마셨던 30도 추억의 진로소주~그립네요^ 지금 소주는 청하인지 소주인지ㅜ
그 당시 소주에 비하면...
지금은 물을 많이 탔죠 ㅎㅎ
여튼 소주는 최소 30도 이상이 되어야 소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법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
댓글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이과두주~ 향도좋고 훅올랐다 사르르 술이깨서 낮술에 좋드라구요 ^^
이과두주는 증류식 고농도 술이라 양조주인 와인에 비해 숙취가 없고
무엇보다 값이 저렴해서 좋죠.
친구들과 중국집에 가면 늘 시켰는데...
이것들이 나이 먹고 입이 고급화되어 연태고량만 시키자고 하네요 ㅋㅋ
술은 즐기시되 많이 하지는 마셔요 ^^~
헐~~~술박사분들 많네요.,
전 늦게 배운 술~ㅋㅋ
이제 쬐금 찐맛을 알고 있답니다.
연애도 슬프고 술도 짜릿해~ㅠㅠ
흠흠 제가 아는 척하는 버릇이 있어서요 ^^~
늦게 술을 배우셨다니...
술은 자주 많이 안드시면 적당하게 좋죠.
정신적으로 이완효과도 있고 또 사람들과 어울릴 때
친밀도를 높여주기도 하죠
가급적 저도수의 맥주나 와인 추천드립니다 ^^~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밤 즐거운 밤 되셔요 ^^~
@은철 이젠 술 못마시고~건강을 위해.,
커피 마시고 있답니다~아^^
@김지현 커피 좋네요 ㅎㅎ
집도 잘 꾸며놓으시고
올 봄에는 좋은 분 만나서
멋진 커피하우스에서 즐거운 시간 행복한 시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은철 10시쯤 파전, 부추전 할려고 해요^^
오징어 해동중~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