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식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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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주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터득한 방법입니다.
제가 이름짓기를 '백과사전식 책읽기'라고 이름지었는데요. "백과사전식" 이라고 하면 무엇이든 왕창 읽는 모양이구나 하겠지만, 그것은 백과사전의 특성을 잘 모를 때의 이야기입니다. 백과사전이 유용하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이유는 지식의 양 때문이 아니라 학문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관련 항목, 유사 항목 '을 찾아내는 것에 있답니다.
"백과사전식 책읽기"란 바로 그러한 관련도서 유사 도서를 읽고, 지식을 통합적인 연결고리로 정리해내는 것입니다.
백과사전식 책읽기의 하나! 관련 항목 찾기.
예를 들면 백과사전에서 '전기'의 관련항목을 찾는다면 '에디슨', '발전소', '전구', '번개', '터빈' 등이 될 수 있죠.
책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집 짓는 암소 무』라는 책을 읽었다면 집과 관련하여, 도시화에 따라 작은집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책 『작은집 이야기』를 읽습니다. 또 『작은집 이야기』가 사람의 집이라면 동물들이 사는 자연의 집 『선인장 호텔』을 읽습니다. 『선인장 호텔』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는 책이라면, 순환의 철학을 다룬 『바람이 멈출 때』를 읽습니다.
이와 같이 관련되는 책 찾기는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책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인터넷 서점의 검색기능을 이용하고, 조금만 노력한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답니다. 관련항목을 찾아내서 책을 고르려면 엄마는 항상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생각하도록 해야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관심사와 읽고자 하는 스타일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역시 엄마의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백과사전식 책읽기의 둘! 유사항목 찾기.
예를 들면 '신화'에 대해서 읽었다면 그와 비슷한 분류에 해당하는 전설, 민담, 이야기, 설화 등의 분류로 책을 읽는 거지요.
철래는 요즘 신화에 푹 빠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만화영화에서 시작되었지요. 만화책 『그리스로마 신화』를 여러 번 탐독하더니 『그리스로마 신화』는 유럽 중에서도 남쪽에 해당하니까, 노르웨이 ,덴마크와 같은 북유럽의 신화를 읽겠다고 사달라고 하더군요. 북유럽신화를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보니 『신과 거인의 이야기 북유럽 신화』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초등 고학년용 책이라 철래에게 조금 어렵겠다 싶었습니다.
결국 '어려우면 안 읽겠지 뭐' 하는 맘으로 사주었지요.
예상 밖으로 철래는 3-4일 동안 탐독을 하더니 아시아의 신화를 읽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만화 성경『구약 만화성경』『신약 만화성경』은 매일매일 즐겨 보았답니다. 그리고는 『마고할미』『유니콘과 신비한 동물들』『비단길 이야기』『장난꾸러기 코피트코』『이야기이야기』 『단군신화』『밤하늘의 동물원』등 다양한 전설과 신화를 읽었지요.
책을 읽은 후 철래는 『세계지도 그림책 』을 펼쳐놓고는, 그리스지역과 북뮤럽지역을 손으로 짚어가며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등장하는 제우스와 비슷한 북유럽의 신은 오딘이라고 하면서 각 지역별로 비슷한 힘을 가진 신들을 분류하여 설명하더군요.
백과사전식 책읽기의 좋은 점 하나 ! 입체적인 시각
이러한 방법의 장점은 한가지 사물이나 사건을 다양한 관점에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점입니다. 그만큼 이해와 사고의 폭을 확장되는 것입니다.
또 이런 방식의 책읽기 방식은 '입소문이 좋은 책', '꼭 읽어야 되는 권장도서'에 대한 부담이 없답니다. 백과사전식 책읽기를 하다보면 간혹 별로다 싶은 책이나 나이에 맞지 않은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남이 지어준 밥만 먹던 사람은 정작 자신이 밥을 하려 하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잘못 고를 때도 있겠지만 엄마가 아이와 함께 커간다는 맘으로 천천히 공부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책 고르기에도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물론 부수적인 효과로 아이와 대화의 양이 늘어갔지요? 책을 고르려면 의논을 해야 하거든요.)
백과사전식 책읽기의 좋은 점 둘 ! 능동적인 독서 스타일
이 방법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바로 아이가 능동적으로 책을 선택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저 남들이 읽으니까, 재미있으니까, 이정도의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선택에 잇어 좀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고
엄마 역시 그를 인정해주다 보면 아주 물흐르듯이 능동적인 독서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부모님은 아이의 선택을 늘 존중하고,
실수로 잘못 선택하였다고 해도 위로해주는 격려자로서 자리를 잡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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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가 학교공부를 위한 또 다른 과외이어서는 안됩니다.
책읽기는 삶의 바탕이 되는 것이지 학교수업을 위한 과외수업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책읽기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단순히 그때 그때의 지식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키워주는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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