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운행용 봉고차를 타든지 아니면 걷든지 둘 중 하나를 해야 되는데~
그러나 차는 이미 끊겼다. 이런.. 차 시간~ 그걸 몰랐네.
결국 옆지기와 합의하여 다음에 차 시간 맞추어 다시 찾기로 하고 포기.
그러고 일주일이 지났다.
가족이 모두 휴일 스케줄이 있다니 혼자서 삼막사에 다시 갈 생각을 하다.
그곳이라면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것이니 몸의 피곤도 덜할 것이다.
또한 혼자서 가면 내 맘대로 돌아다녀도 되니 편한 점도 있을 것...
경인교대 안양캠퍼스 방향으로 접어드니 도로변이 주차장이다.
아뿔싸! 이게 뭐람~~~
지난 가을, 청계사에서 차를 돌리던 기억이 나면서 머리가 뱅그르르 돈다.
등산객이 그렇게 많이 찾는 곳이라는 걸 그제서야 깨닫고 ㅜ.ㅜ
어.쨌.든... 가는 데까진 올라가 보리라...
주차권을 받고 무턱대고 끝까지 갔다.
슬금슬금 주위를 살피니 일찌감치 다녀가는 등산객들도 있는 모양이다.
운좋게 맨 위 주차장에 한 자리 차지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25324A4FBFB86034)
맨 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 안에서 경인교대쪽을 바라보며...
이제 삼막사 차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렸다!
혼자 타박타박 걸어서 차 통제하는 곳으로 가서 차 시간을 물으니
'범계역에서 대부분 타고 와요. 그러니 여기선 자리 차지하기 어려워요.' 한다.
이건 또 웬 날벼락이란 말인지...
그래도 오늘은 어쩔 수가 없이 가야만 한다.
2.8km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옆지기는 분명히 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
시간 여유가 많은 날이니 여유 부리며 천천히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오르막이라 발걸음이 느릿느릿~ 주위를 돌아보며 느긋하게.. 모든 것이 여유롭다.
뭐 그리 긴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닐 즈음, 차가 올라오는 소리에 무심결에 손을 들었다.
사찰 차려니 생각하고.. 물론 신도들이 탄 차도 있겠지만...
차는 그냥 통과한다. 하긴 그 오르막에서 어찌 설 수 있을 것인가!
또 포기를 하고 여유만만하게 산을 오른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아카시아 향내가 참으로 상큼하다.
아카시아 향기를 특히 좋아해서 오래 전에는 아카시아 샴푸를 쓴 적도 있었는데,
언제 사라졌는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2230B464FBFBDC90B)
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주로 여럿이 떼지어...
혼자가 좋을 때도 있지만 좀 머쓱할 때도 있다.
간간이 쉬는 사람들을 지나치기도 하고 오월의 신록을 느끼기도 하면서 산을 오른다.
뭐 그리 많이 오른 것 같지는 않다.
그 때쯤 자동차 소리가 다시 귀에 들어오고, 나도 모르게 다시 손을 들었다.
'아~ 자비로운 부처님!'
기도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나를 위해 차가 서 주었다.
차를 타고도 한참을 올라가더라니...
다른 사례는 할 게 없어서 인사만 열심히 하고 사찰쪽을 보니 웬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삼막사의 국수 공양줄이다. 족히 수백m는 돼 보였는데, 등산객들이 대부분인 듯...
어쨌거나 삼막사에 오기도 힘들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 더 기운이 빠지는 느낌...
복잡한 곳은 사색의 여유가 적어져서 그리 반가운 편이 아닌 셈.
점심 무렵이었지만 줄을 보니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더라는...
![](https://t1.daumcdn.net/cfile/blog/20474A4A4FBFB69A0F)
국수 공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
삼막사라는 절이름 유래는 통일신라 문무왕 17년(677) 원효·의상·윤필 3대사로부터 나온 모양.
세 고승이 이곳에 들어와 장막을 치고 수도하다가
그 뒤 그곳에 절을 지어 이름을 삼막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단다.
삼막사가 자리잡은 산이 삼성산인데, 삼성은 세 고승을 지칭한다는...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 범종루와 망해루쪽으로 향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27CC414FBFBBB026)
오르는 길 왼쪽으로 범종루가 보인다.
범종루에는 사물(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걸려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68CA3D4FBFBB4F1B)
망해루
![](https://t1.daumcdn.net/cfile/blog/167159474FBFC9FA10)
망해루로 올라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