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부새마을금고산악회 오서산(791m)탐방 2023년 10월 5일(목) 맑음
박기석 박경원 임재호 홍석규 박순옥 고만재 김지희 외 90명 참가
은빛 억새 물결 넘실대는 금북정맥의 맹주!
우리나라 산줄기인 13 정맥의 하나인 금북정맥(금강 북쪽의 산줄기)의 맹주 오서산은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에 걸쳐 광활하게 펼쳐있다. 오서산은 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서해를 수호하는 등대이다. 경기도 안성의 칠현산부터 태안 안흥진까지 산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중부권의 가장 큰 산줄기인 금북정맥(도상거리: 272Km, 필자가 1998년 실지로 답사한 거리 372Km) 능선이 약 163Km(도상거리)를 달려 나와 불끈 솟구친 산이 오서산이다. 산의 이름은 까마귀 오(烏)자에 보금자리 서(棲)자를 써 이름 그대로 까마귀의 보금자리 산이란 뜻이 있다.
오서산은 하늘과 땅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신령한 태양 새인 삼족오가 깃든 영산이다. 옛 문헌에도 오서산은 신령스러운 기운을 지닌 호서지방 최고의 명산으로 수륙의 기운이 크게 맞닿아 중천에 우뚝 여유 있게 솟아있다고 쓰여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서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특히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 풍광은 으뜸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약 2Km의 주 능선은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뤄 빼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은빛 억새 물결이 넘실거린다. 고스락(정상)서 바라본 788봉우리
평지 돌출형의 오서산은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산에서의 전망이 매우 빼어나다. 가야산, 덕숭산, 칠갑산, 성주산, 만수산, 아미산, 옥마산, 팔봉산 등 충남지방의 명산들을 훤히 조망할 수 있고 맑은 날에는 계룡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둘째 정암사, 내원사 등 고찰들이 자리하고 있고 국립 오서산 자연휴양림까지 조성돼 사계절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서산을 오르는 길이 여러 군데 있다. 홍성 방면에서는 상담주차장과 중담과 광성주차장에서 산을 오르고 보령 방면은 성연 주차장을 기점으로 산을 오른다. 성연주차장에서는 오서산을 오르는 코스가 세 곳이나 있다.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회장 박기석 이사장) 오서산 탐방
대전서부새마을금고는 본·지점 8곳과 6만 5000명의 회원으로 2022년 7월에 이미 자산 1조 원을 달성한 건실하고 신용 높은 금융기관이다. 매년 지역사회 환원 사업의 목적으로 관내 학생 장학금 지급 및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사업, 소외계층을 위한 성금 기탁, 어르신 초청 식사 행사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명대계곡 초입의 대형안내판
박기석 회장은 활달한 성격과 열정이 넘치는 금융전문가다. 평생 금융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며 큰 성과를 올렸다. 그의 능력으로 보아서 앞으로 대전서부새마을금고는 지속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힘들고 거친 사회에서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이 가정의 행복과 나라의 번영에 이어지는 길이라며 임직원 조부모의 애경사까지 챙기며 화합을 강조하는 솔선수범의 지도자다.
산악회 실무 책임을 맡은 박경원 부회장(대전서부새마을금고 상무)은 꼼꼼한 업무처리에다 회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리적인 리더이고 임재호 도안지점장은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아 회원의 신망이 높다. 오늘 처음 산행에 참여한 1호 차의 홍석규 부장(본점 여신팀장)은 언변이 좋고 첫인상이 참 좋아 호감을 느끼게 한다. 세 사람 모두 잘생긴 분이라 영화배우를 무색게 한다. 오늘 잠시 3호 차서 함께 했던 고만재 산악부대장은 우울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꾸는 마술사 역할을 한다.
보령의 국립 오서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서 산행이 시작된다(9:45). 심산유곡인 명대 계곡과 벗 삼아 차도를 따라 진행한다. 명대 계곡은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골짜기다.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 있어 보기 좋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발걸음을 옮겨 자연휴양림 매표소에 이른다(9:55).
직진해서 임도를 따라 산에 올라갈 수도 있지만,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월정사를 향해 나아간다. 이곳부터 고스락(정상)까지는 1.8Km쯤 돼 오서산 고스락(정상)을 오를 수 있는 최단 코스인 셈이다. 곧이어 본격적인 산길이 나타나 명대 계곡으로 흘러가는, 지계곡을 왼쪽에 끼고 거친 돌계단 길로 산에 올라간다.
금방 좁은 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멋진 폭포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바로 등산로와 산책로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타나 등산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 월정사에 이른다. 예쁜 꽃으로 장식된 월정사는 아담한 사찰이지만 부처님의 너그러움이 느껴져 마음이 편히 가라앉는다.
아름다운 꽃이 환희심을 갖게 한다.
이어 월정사 왼쪽의 널찍한 길로 산에 올라간다. 조금 가파른 길로 6분쯤 올라서니 임도가 나온다(10:23). 정상 1Km, 매표소 0.8Km, 휴양림 주차장 2Km란 푯말이 반긴다. 등산이 힘든 산객은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진행해 휴양림으로 내려가면 된다.
산길은 더욱 급해져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노폐물을 배출하는 건강한 땀을 흘리며 12분쯤 올라가 벤치가 있는 쉼터에 닿는다(10:35). 정상 0.7Km란 푯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급경사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동행한 3호 차의 30년 등산경력을 갖은 이현호 회원과 동네 뒷산을 늘 오른다는 40대의 김미애 회원과 산에 관한 대화를 나누며 어렵지 않게 산에 올라간다.
조금 후 등산로에 쇠말뚝이 박힌 험한 길이 나타난다(10:47). 거침없이 올라가자 산길은 48데크 계단으로 이어진다. 다시 가파른 좁은 산길로 조금 더 오르자 시야가 트이며 남쪽으로 성주산, 만수산, 아미산, 옥마산, 양각산 등 호서지방의 산들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시원하게 조망된다.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매혹적인 산줄기가 펼쳐져 김미애 회원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곧이어 성연주차장서 올라오는 3.7Km의 길과 합류하는 중계탑 봉우리에 올라선 다음(10:53) 완만한 능선 좌우로 억새가 반기는 기분 좋은 길로 2분을 더 진행해 고스락에 닿는다(10:55). 널찍한 데크 전망대가 시설돼 있고 까만 표지석이 장군의 기상으로 서해를 지키고 있다.
오늘은 청명한 가을날이라 멀리 있는 산까지 훤히 보이는 환상의 조망이 터져 일망무제의 감동이 밀려온다.
두 회원에게 조망되는 산들의 이름을 알려준다. 먼저 동쪽으로 100대 명산 칠갑산 너머 웅장한 계룡산이 뚜렷하게 다가온다. 서쪽은 천수만 뒤로 안면도와 서해바다가 광활하게 펼쳐진다.
북쪽은 100대 명산 덕숭산, 가야산 등 금북정맥 산줄기가 서산 팔봉산까지 길게 뻗어 나간다. 사방팔방 막힘없이 터져 나간 시야를 따라 굽이치는 능선의 물결이 한정 없이 퍼져나가는 아름다운 산세를 보며 세속의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고스락을 뒤로하고(11:05) 북쪽으로 나 있는 완만한 주 능선 길로 나아간다. 은빛 물결 억새가 유혹하는 명품 산길로 200m쯤 진행해 산줄기가 갈리는 788봉에 닿는다(11:07). 788봉은 오서산의 중심봉우리이다. 오서산 산세를 즐길 수 있고 병풍바위를 배경으로 세워진 작은 포토존 무대서 바라본 은빛 물결 억새 풍광이 으뜸이라 등산객들이 바다 쪽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788봉을 뒤로하고 금북정맥 방향(동쪽)인 금자봉으로 나 있는 병풍 능선을 타고 산에서 내려간다. 가파른 길로 내려서자 완만한 숲길로 이어져 휴양림서 이 코스로 고스락을 오르면 거리는 길지만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김미애 회원이 등산길은 어려웠지만, 하산길이 참 좋다고 기분 좋게 말한다.
조금 후 안부네거리에 이른다(11:24). 휴양림 2Km, 정상 0.9Km란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본격적으로 산에서 내려간다. 처음에는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려가더니 완만한 산길로 계곡과 임도가 나오는 곳으로 내려선다(11:35).
편안한 임도
임도를 따라 편안한 임도 길로 산에서 내려간다. 임도 옆으로는 숲이 울창하고 길은 완만해 아주 걷기 좋은 길이다. 그때 고만재 산악부대장의 전화가 와 월정사로 올라오라고 해 발걸음은 빨라진다. 임도 위로 오서산 정상부 일대가 얼굴을 내밀며 아른거리기도 한다.
이현호 회원과 휴양림 매표소 직전에서 데크 계단으로 올라가 산책로를 거쳐 월정사에 올라선다(11:47).
박경원 부회장과 홍석규 부장이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다. 월정사 공양주가 직접 만들었다는 묵은 최상의 맛이고 전에다 정갈하고 깔끔한 반찬이 입맛을 돋게 한다. 즐거운 산행에 최고의 음식을 먹으니 금상첨화였다.
월정사를 뒤로하고(12:05) 휴양림 매표소로 돌아온 다음 진행한 길을 역으로 오늘 산행을 돌아보며 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여 행복한 산행을 마친다(12:25).
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고진감래(苦盡甘來)를 깨닫는 등산길은 인생의 역정과도 비슷하다. 우리는 산에 기대어 살아왔고 살아가지만 산에게 돌려주는 사랑은 너무 작은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전국의 아름다운 청산을 아끼고 보존하여 후손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