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직장 동료인 권경배 님과 김갑중 고향 선배님도 카카오스토리에서 <좋아요>를 눌렀다. 대전수필문학회 단체 대화방에서 김태열 수필가님은 “도솔산 안개 서린 풍경을 잘 보았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어서 가기천 수필가님도 따뜻한 정을 담은 문학적 소감을 댓글로 올려주셨다. “겨울비 잠시 멎고 옅은 안개가 숲 속을 채운 시간의 도솔산 정경을 글과 사진으로 전해주셨습니다. 인적 드문 날 찾은 윤 선생님께 도솔산이 덜 외로웠을까요? 더 반가웠을까요?”
숫자로 보면 그다지 많지 않은 독자 반응이다. 하지만 내가 올린 사진과 글에 <좋아요>라는 따뜻한 마음을 표시해 주신 분들의 순수한 인정을 나는 소중하게 읽는다.
모두가 대전에 사시는 분들이다. 대전 도솔산에 대한 정겨운 관심 표명이기도 하다. 대전 도솔산은 <월평공원>의 또 다른 이름이다. 대전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올라 봤거나 이름이라도 자주 들어 친근한 산이다.
▲ 도솔산 월평공원 정상
나의 책장에서 색 바랜 <대전을 주제로 한 문집>(1996년 6월 30일 발행)을 찾았다. <’ 96 문학의 해 기념 애향 문집>인 《대전의 시 · 수필 選》이다.
이 책에 나의 졸고 수필 <월평동산에 올라>가 실렸다. 대전 애향문집 간행 추진 기획 책임자(대전문협 회장)로부터 청탁을 받아 쓴 글로 기억한다.
▲ 화제의 책 - "순수 애향을 주제로 한 작품만 선별 수록"
(대전일보 1996년 7월 24일 / 변상섭 기자)
나는 거의 매일 도솔산 <월평공원>을 산책하면서 <도솔산의 사계> 감상문과 사진을 블로그와 카페에 올리고 있다.
▲ 도솔산의 봄 - 내원사에서 도솔산 오르는 산벚꽃길 (4월 24일)
▲ 도솔산의 봄 - 산수유꽃(3월 15일)
▲ 도솔산의 봄 - 도솔산 입구 정자(5월 5일)
▲ 도솔산의 여름 - 도솔산 내원사 오르는 길 찔레꽃 (6월 2일)
▲ 도솔산의 가을 - 도솔산 숲길에서(9월 20일)
▲ 도솔산의 가을 - 도솔산 숲길(9월 20일)
▲ 도솔산에서 본 하늘(9월 20일)
▲ 도솔산의 겨울 - 도솔산 안갯길(1월 13일)
도솔산 월평공원은 누구나 건강 관리를 위해 오르는 산이지만 또 다른 많은 것을 얻고 누리는 산이기도 하다.
산행에서 만나는 정겹고 낯익은 얼굴들, 반겨주는 산새들의 노랫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수확은 산행을 통해 얻어지는 글감이다.
나는 지방 일간지 사설과 칼럼을 쓰던 시절에는 도솔산에 오르면서 한 편의 사설과 칼럼을 머릿속 원고지에 메모했고, 어느 날엔 문예지 수필 청탁원고를 머릿속 원고지에 써가지고 내려왔다.
요즘은 가족 채팅방에 계절에 따라 변하는 <도솔산 특이 풍경>을 올린다. 팔순을 바라보는 누님께도 동시에 보낸다. 그러면 누님은 “동생이 보내주는 도솔산 풍경을 보면 기분 전환도 되고 활력이 생긴다”라고 답장을 보내주신다.
건강이 좋지 않아 거동 불편한 옛 직장 동료에게도 도솔산 풍경을 카톡으로 보내드린다. 그러면 그분은 “고맙다”는 답과 함께 “나도 도솔산 오르고 싶어~”라고 응석(?) 섞인 답을 덧붙인다.
그러면 꼭 위로 문자를 보낸다. “건강 회복하시면 저와 도란도란 얘기 나누면서 함께 걸어요. 그날이 빨리 오기를 저도 간절히 기도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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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수필문학회 단체카톡방에서
▲ 가기천 수필가(전 서산시 부시장)님 댓글 - (대전수필문학회 단체카톡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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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기천 선생님께 드리는 답장(『창작수필』 퀴즈)
♧ 도솔산 정자에서 만난 <어떤 노인 이야기>
어제 ‘안개 낀 도솔정’에서 어느 칠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노인을 만났어요. 그분은 제게 먼저 인사했습니다. 저도 반갑게 인사하면서 <안개>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그분 역시 이렇게 <겨울 안개>가 심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줄곳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집중해서 보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어폰도 끼지 않았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시사 유튜브>를 보는 걸까? 아니면 <자연 다큐>를 보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남이 볼 수 없게 자꾸 가리고 은밀하게 집중하는 걸 보면 혹시 <회춘 명화>(일명 야동)라도 보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저의 궁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안개>를 주제로 딱 한 마디 대화 나누고 그분과의 소통은 끊겼습니다.
노인이 땀흘린 머릿속이 가려운지 모자를 벗었습니다. 백발이었습니다. 백발노인은 잠시 쉬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어느 사랑방처럼 익숙한 폼으로 정자 기둥에 기대고 앉아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열심히 보았습니다.
저는 궁금증을 더는 참지 못하고 살짝 엿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습니다. 몸을 웅크려 가리고 열심히 들여다보는 <노인 손바닥의 스마트폰 화면>.
날씨도 음산한데 언제까지 저런 자세로 이곳에서 스마트폰만 열심히 들여다볼 것인지, 집중력이 대단한 노인.
제가 벌떡 일어나 여쭤 보았습니다. “뭘 그리도 집중해서 보시는지요?”
하지만 물음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재차 묻지 않고 저는 정자에서 그만 내려가려고 하니까 노인이 힐끔 쳐다봤습니다.
순간, 노인 손바닥의 스마트폰 화면이 저의 시야에 잡혔습니다. 어떤 장면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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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제가《수필예술 카페》에서 재미 삼아 <치매 예방 퀴즈>를 냈는데, 가기천 선생님과 강승택 선생님 두 분께서 가장 먼저 맞히신 걸 기억합니다. <명석한 두뇌 활동>에 찬사의 댓글을 올려드린 적이 있습니다.(2019.7.2. 《수필예술》 자유게시판 참조)
첫댓글 좋은 ㄱㄹ 감사합니다. 도솔산의 4계절 구경 잘 했습니다. 마지막 퀴즈에는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 흰트를 주셨지만,
감사합니다.
요 며칠 동안 비도 자주 오고, 더구나 안개 낀 산에 오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퀴즈는 알고 보면 좀 싱거운 문젭니다. 정답을 덧붙입니다.
@윤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