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4일...
지금으로부터 4년전 홍대의 소풍이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다.
포스터를 보면 알겠지만 독 타이어드와 플라이 데이즈(독 타이어드의 드러머 김진리가 하는 모던 락 밴드)의 이름이 보인다.
그리고, siegfried 라는 밴드도 보이는데,
저 팀은 강마스님과 내가 하던 머틀리 크루 카피 그룹이였다.
이 시기에 코로나가 막 창궐하여 공연 문화가 주르르 폭망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밴드들이 역병으로 인해 캔슬했다.
지그프리드 같은 경우도 동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근데,
나는 공연을 했다.
저 포스터에 있는 concord universe라는 팀의 기타리스트가 내 친구였는데, 그가
소풍(구 라이브하우스) 사장님과 함께 하던 프로젝트 팀이 있었다.
그 팀이 Before the dawn이랑 Always somewhere를 하는데 공연 이틀전에 나한테 연락해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했지~
바로 그 날,
개피곤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그땐 5인조였고,
트윈 기타였다.
다른 한 명의 기타는 잘 모르겠구,
문한규는 확실히 기억이 난다.
거구에 금발의 기타리스트...
그리고,
약간 드럼을 향해 45도로 기운 자세로 기타를 치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무지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기타 연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리프는 엄청 헤비했고,
솔로는 겁나 섬세했다.
보컬이 서양인이었는데 한국말 멘트를 엄청 잘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크라이나 사람이라고 하던데,
암튼 키도 컸고,
등치도 컸고,
얼굴도 겁나 잘 생겼다.
노래도 겁나 파워풀했다.
메탈리카 메들리를 했는데,
주로 ...And justice for all 수록곡들을 연주했다.
보컬도 훌륭했고 ,
연주도 아주 멋졌다.
특히 기타랑 드럼 겁나 쩔었다.
자작곡들도 여러개 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부두걸 * 딥 그레이 싸이 * 미러 오브 다크니스 등을 한 것 같다.
그땐 잘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리프가 아주 멋졌고,
기타랑 베이스, 드럼 연주 또한 무척이나 훌륭했다.
보컬도 멋있었다.
그 우크라이나 남자는 나와는 완존 다른 방식으로 개피곤의 곡들을 불렀다.
그는 시종일관 거칠고 야만적인 목소리로,
그로울링 수시로 해대면서 불러댔다.
멜로디 라인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을 정도로....
그냥 데쓰 메탈이었다.
그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건 메탈리카랑 판테라가 적당히 섞인 스레쉬 하드코어 밴드?
거기다 보컬은 데쓰!!
곡이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리프는 꽤 맘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인투 유를 했는데,
그거 하나는 확실히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노래를 할때는 보컬이 그로울링을 절제하고 약간 멜로딕하게 불렀다.
물론 나처럼 완존 멜로딕하진 않지만 그래도 노래를 했다.
아,,,,
그냥 그로울링을 좀 덜했다는 표현이 알맞을라나?
암튼,
마지막 곡은 괜찮았다.
이곡은 약간 얼터너티브하네 그런지하네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먼 훗날 내가 이 밴드에서 노래를 하게 되리라는 생각은 1도 못했다.
머랄까?
나랑은 너무 다른 세상의 밴드라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그 우크라이나인처럼 나는 파워풀하게 그로울링을 할 자신이 없었고,
이 밴드의 음악 자체가 내가 가지고 있는 성정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몇개월후,
전술했던 기타 치던 친구랑 홍대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가 문득 내게 그런 말을 했다.
<너 저번에 같이 공연했던 독 타이어드란 밴드 기억나냐?
나 지금 거기서 기타 치고 있어.
걔네들 곡이 너무 좋더라구.
특히 기타 리프!!
여타 메탈 밴드처럼 리듬이 뻔하지 않구 좋더라구.>
계속해서 그가 말했다.
<아!! 생각해보니~ 독타이어드 보컬로 너를 추대할껄 그랬나 보다>
그게 뭔소리냐 물어보니까 그가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때 공연때 프론트맨이었던 우크라이나 친구가 얼마 전에 나갔고,
한동안 보컬이 공석이었다고,
최근에 새로운 싱어를 구하긴 했는데,
그 사이에 연주 파트들만 합주를 꽤 오래 했다고,
아 그때 왜 내 머리 속에 니가 생각이 안 났는지 모르겠네 ㅋㅋㅋ
뭐 이렇게 말하드라구.
ㅋ
그때 내가 아마 이렇게 씨부렸을꺼야 ㅋㅋㅋ
"아~~~ 그래?
ㅋㅋㅋ
야~~~ 그 밴드 엄청 잘 하드라!!
근데 그 팀이랑 나는 좀 안 맞는거 같던데....
그 팀은 필립 안젤모처럼 터프한 보컬이 어울릴것 같은데 ㅋㅋㅋ"
그러자 친구가 반론을 펼쳤다.
"아냐!!
꼭 그렇지 않아.
독 타이어드는 하드락 밴드야.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먼 스레쉬나 데쓰, 하드코어 같은 밴드가 아니라구.
내가 생각해 봤는데, 너 정도면 독 타이어드 보컬로 할 만해.
아!!
물론 엘에이 메탈처럼 부르면 안되겠지.
근데 뭐 꼭 그로울링이 필수적인 그런 음악은 절대 아니야...."
그때 내 머리에 스치는 생각은...
"아 그래?"
그때 아주 잠깐이지만,
상상을 했다.
내가 독 타이어드의 보컬이 되어 공연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그 상상은 1년후 현실로 이루어졌다.
ㅋ
https://youtu.be/VauXbTaNric
Deep grey sighProvided to YouTube by FLUXUSDeep grey sigh · Dog TiredRaw Sound℗ Dog Tired, under license to 3PMReleased on: 2023-10-17Composer: Moon HangyuLyricist: Choi S...www.youtube.com
첫댓글 흥미로운 밴드사를 보게됐네요. 지금의 개피곤 음악 너무 좋습니다. 친구의 권유 잘 받아들이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개피곤 파이팅~~~*^^
추앙합니다 개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