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추억은 되는 것이라서...
제가 상병말년때 전방에 들어 갔는데 늘어난 교환대 회선때문에
아그들 교환병교육시키랴.. 가설병들 선로도 파악해주랴..
바쁘게 지내다가 생긴 한가한 어느날 오후...
어느 백골오피쪽 소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야! 연대 좀 대봐..."
느닷없는 반말에 기분이 상했고 전화할때 전방은 반드시 '통신보안' 을 붙여야 하는데
감청당할까봐 얼른 "통화중"하고 끊었습니다
그렇지않아도 전방 들어가면 처음에 보안대 검열이 세진다고 알고 있었는데..
바로 잭을 빼자마자 또 걸려왔습니다
"야! 연대 대보라는데 왜 안대주는거야? $%^&아"
이러면서 욕을해요 직감에 소대장인것을 알았지만 원칙은 지켜야 하므로
"통화중"하고 끊어 버렸습니다
지금 얘기지만 처음에 전화하는 사람들은 교환병말 잘 못알아 듣습니다
교환대 이니셜이 "통신보안 진격"인데 늘어지게 되면 "통보 징~여" 이렇게 들립니다
뭐라구여? 이러면 이건 틀림없는 신병이거나 새로온 소대장입니다
그 소대장은 "통신보안 23연대" 하던가 "통신보안 106" 이랬어야 합니다
교환대에서 젤로 듣기 싫은 소리가 욕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조금만 잘못하면 대대장님한테 직방으로 야단 맞는 곳인데..민감하죠..
한성격하던 시절이므로 제가 가만 둘리가 없죠
한 20번쯤 통화중이라고 끊어 버렸을 겁니다
나중에는 "야! 이새끼야 너 기다려...."
이러더니 백골오피에서 본부까지 한30분 걸려 뛰어 온겁니다
교환대가 나즈막한 언덕에 따로 있었는데 문을 발로 차며 오더니 그대로 한방 먹이는겁니다
한대맞고 대대장님실로 전화했죠
" 대대장님, 저 이봉수인데요 여기 교환대에 어떤 소대장님이 와서
근무자를 폭행해서 교환대를 폐쇄하겠습니다" 말마치자마자 나갔죠
제가 얘기했습니다 "너 옷 벗어!" 계급장 떼고 붙자는 거였죠
순진하게 옷벗대요 중간쯤 벗는 것을 아작 냈습니다
둘이 뒹굴며 한판 하고 있는데 대대장님이 오셨습니다
순간적으로 대대군기교육 한 일주일 돌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대대장이 보니 기가막히죠...둘이 웃통 벗고 치고 박고 있으니
한넘은 육사후배인 소위이고 한넘은 1호차무전병이니.....
일단 소대장 정강이를 차며 싸움을 중지시키고 중대장실로 둘다 끌려갔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근무자가 잘못한게 없거든요
저더러 나가 있으라고 하더니 아작을 내는겁니다
그걸로 끝내고 소대장을 찦차에 태워 갔는데.....울 통신소대장이 지휘보고시간에
그 얘기를 들었어요....저한테 오더니 "왜그랬어? 나랑 친한 소대장인데....나랑 같이 왔잖아...."
그때서야 미안하기도 하고 후회스럽대요
"어떡하죠? 엄청 몸살났을텐데....."
"야 이따 나 밤12시에 순찰이니까 같이 가자 위문품이나 준비해..."
"글구 존심상하겠지만 니가 한번 져 줘라.."
라면에, 군대소시지 통조림에, 건빵에, 사제비누1장 챙겨 들고 순찰갔습니다
그소대에 들어가서 소대장앞에 제가 딱 무릎 꿇었습니다
죄송하게 됐다 근무중에 욕을 들어서 흥분했었다 보통 하극상이 아닌데 용서해달라
옆에서 통신대장이 위문품을 내려 놓으며 거들었습니다
"이병장 나이 많어... 친구들이 34기야 서로 잘지내는게 좋지 않겠냐?"
(그 소대장 육사35기 였습니다)
제친구들 족보 풀어서 겨우 화 풀어 줬습니다
뭐이래서 화들이 풀리고 같이 라면 먹고 그 다음부터는 칼처럼 잘해드렸습니다
"통보 찡~~여" ㅋㅋㅋ 징그럽습니다.....
박영창전우님, 저 확실한 영창감이죠?
첫댓글 영창 이라고요?? 박으시던지 아니면 남한산성감 입니다ㅎ~~~~~
남한산성까지 가요?....클 날뻔 했네여.....
이봉수 전우는 그때 대대장 잘 만난거라 생각하세요. 대다수 지휘관들은 이유불문하고 병하고 장교가 그정도로 싸우면 100프로 병을 영창 보내는데...ㅎㅎㅎㅎ
제가 대대장님 포상휴가와 대통령표창 받게 한 장본인이거든요....좀 자신이 있으니까 엉겼죠....그냥 들이댔겠어요?.....ㅎㅎㅎㅎㅎㅎㅎ
알게 모르게 중대하사관들과 소대장들과 많이 싸운답니다. "군대는 계급이다"와
군대는 짬밥이다"가 맞붙는거죠. 둘이 치고 받고 하는것두 목격했는데 우리같은
일반하사들은 특히 3사나 알티 소대장 올때 자주 싸우는데 이봉수전우처럼 치고
받지는 못하고 특히 병장과 장교가 싸우는것은 보기 드문일이죠. 우리같은 일반하사와
소대장 싸울때는 보통 말싸움하고 소대장이 때릴려하면 못때리게 붙잡고 돌아가고
하극상이 되니까 차마 못때리죠.그리고 장교와 병이 싸우면 지휘관들은 100프로 장교편.ㅎㅎㅎ
세월이 흐르고 보니 그때는 왜그랬는지...소대장대우 잘 해줄걸 후회도 해본답니다
하사관 제대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대대본부같은 기행부대에서는 하사관이나 병이나 같앴어요...장기는 좀 대우를 해줬고..
그때는 3사나온 소대장들은 동생 같은 느낌이 들곤했죠. 아무리 군대가 계급이라해도...ㅎㅎㅎㅎㅎ
기행부대에서 일반하사는 대우못받는거 알죠. 내동기가 그당시 역촌동 챔피온 테니스클럽 코치했는데
사단 에서 사단장님 테니스 병하다가 그런게 싫어서 소총부대지원했어요. 지금생각하면 그대로 있다가 전역하고 말지...ㅎㅎㅎㅎ
저는 그분 외에는 다들 잘해드렸고 부대내 장교, 하사관 회식때 꼭 사회도 봐주고 했습니다....그때가 재미있었는데....
저(보급병)가 상병 때 장기 하사 한분이 들어 왔는데!(그 당시 신병 받는다 표현 합니다).잘 해드리면 선임 하사(중사)되고 나서도 고맙다고 병장 제대 때 경례 붙여 줍디다 ^&^
저도 울 통신 선임하사님과 통신대장님에게는 형,동생 했습니다...그시절이 그립네요..
육사 34기 이면,,지금 소장, 중장입니다
맞아요..두넘 남았는데 소장, 준장 이예요....아직 중장은 안됐어요...이번 10월에 되겠죠...잘아시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