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글과 미니핀을 맡았는데 설사를 고치니 기침을 하고 콧물이 났다. 밥도 안먹고 피부병도 있고.....
시간이 날때마다 엑스레이 찍고 네블라이저 하고 약욕하고 ....
그애들이 2주째 죽지않고 버티고 있으며 지금은 변도 좋고 활동성도 좋다. 3일전에 접종도 마쳤다.
아직도 집에 갈때마다 불안하다. 출근했을때 그애들이 죽어있을까봐......하지만 살렸다는 생각이 들면 난 너무 기쁘다.
진료에도 자신이 붙었다. 내 말투에 다른 선생님이 자신있어 보인다고 해주셨다.
일단 내환자가 먼저지만 입원견들도 살리고 싶다.
초코 보호자가 전화해서 나의 출근 여부를 묻고 병원에 온것도 기뻤다. 작은 일이지만....
그리고 그 보호자가 내가 스케일링을 추천하자 비싼 가격에도 선뜻
응해준것도 나에 대해 신뢰하고,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믿어 주어서 기뻤다.
오늘 온 보호자는 길거리에서 블랙 슈나우저를 샀는데 변이 매우 안좋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던 귀한 원충들이 득실득실했다. 월요일까지 설사가 잡히지 않으면 전염병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잘생긴 남자보호자였는데....표정이 너무 어둡고 우울해보였다.
처음에는 나의 진료가 마음에 안들었나? 걱정이 됬는데 생각해 보니 눈에 밟혀서 산 강아지가 전염병에 걸렸을 수도 있다니....
어쨌든 나는 1시에 퇴근을 했고 3시까지 시컷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고 다시 책을 펴들었다.
보호자 앞에서 당당히 말히기 위해서는 내가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고 보호자를 안심시킬 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하루종일 나에게는 단 한건의 전화도 오지 않으며 온다해도 부재중 전화로 넘어가곤한다.
하루중 수의사가 아닌 나는 단 한순간도 없다. 영화를 보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을때를 빼고는....
가끔 생각한다. 내가 이길이 아닌 다른길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태어나서 똥과 이렇게 친해보기는 처음이다.
간호사들이 개가 똥을 쌀때마다 코앞에 똥을 들이민다.
말을 하지 못하는 개들의 장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싫어도 냄새를 맡아봐야 하고 변검사를 해야 한다.
하루종일 수십번 그일을 한다.
일주일에 단하루 쉬는 날은 세미나를 듣거나 발표 준비를 해야한다. ....그일은 개기고 있지만....
어쨌거나...수의사가 아닌 그 무언가를 하고 있더라도 지금 나이의 나는 일에 열중하고있을 것이다.
어쨌거나....나는 수의사다.
첫댓글 헐..전문용어가 많네.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구나. 가까이 있어도 얼굴 함 못 보고..ㅎㅎ 언니 건강도 챙겨가면서 해~
다큐매냐님 안녕~ 음 먼가 분주한테 뿌듯한 기운이 느껴지네요~^^ 건 그렇고 짬날때 벼룩시장 벙개 2탄 어때요?..ㅋ
으흠~잘 지내고 있는거 같은데요 ㅎㅎ. 우리 요다도 언니가 진료해줘야죠! 그건그렇고 팔거 집에 정리해놨는데 벼룩시장은 언제가나~~ㅋ
저도 좀 치료해주세요. ㅎ
나 무슨 전염병처럼 직장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에 이글 다시 읽어보면서 마음 다잡고 있는데 댓글도 있었네.....언니들~~~나 술 끊었으니까 우리 차한잔 합시다......~!!! 건대, 홍대, 대학로 다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