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미(유니스) 선교사 묵상 최고의 날 ~ "모세처럼 사명이 다하면 하나님이 불러주시는 자리로!" 신명기 34장
어제는 이동원 목사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아마 "추석절 휴가"라는 제목으로 시를 써서 지인들께 나눠 주신 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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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추석절 휴가 …. 목동, 이동원 글
올해는 추석에 방콕하기로 했다. 밀린 독서 좀 하고…
아내와 탄천 길 산책도 하고.. 이런 소소한 동행으로 행복해 하는 그녀..
그런 소원도 못 들어준 내가 밉다.
명색.. 은퇴해 놓고서도 은퇴의 여유를 즐기지 못하는 내가 밉다.
언제 해 뜨는 일출을 감격으로 보았는가 언제 해 지는 석양을 가슴으로 품었던가 무엇 때문에 나는 지금도 이리 바쁠까..
주여 제가 피조물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제가 곧 흙으로 돌아갈 티끌임을 아오니 숨 쉬는 지금의 순간이 은총임을 아오니 한 발자욱만 물러서서 창 밖을 보고
멍~때리는 이 순간을 감사하게 하소서
이 짧은 추석절 휴가를 선물로 받으오리니 이 짧은 휴가에 황홀한 매직을 기다리오니 당신은 여섯 날 동안 우주를 만드셨사오니 이 며칠 나의 우주를 새롭게 하옵소서 보시기에 숨쉬기에 좋은 소우주 되오리니..
주여, 죄인 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2023년 추석절 휴가를 시작하며)
이 글에 대하여 나는 댓글을 이렇게 보내 드렸다.
** 저도 언젠가는 목사님 같은 고백을 할 수 있도록 오늘도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
저는 몽골 재한인 수양회 삼일 동안 설교 하러 와 있습니다
아직은 "사역이 쉼"인지라^^
언제인가 저도 열심히 달리다 보면 목사님처럼 멋진 고백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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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명 기 34 장
7.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
Moses was a hundred and twenty years old when he died, yet his eyes were not weak nor his strength gone.
그렇게 훌륭하던 이스라엘의 리더인 모세가 죽었다. 근데 그는 아프다가 죽은 리더가 아니다. 더 뛸 수 있는 육체적인 조건을 가진 자였지만 그의 사명이 다 하자 그는 하나님 곁으로 가게 된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육체적으로 쇠하기 때문에 하나님 곁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된다.
나는 아침에 이 동원 목사님의 "추석절 휴가" 라는 시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목사님처럼 나이가 들고 난 다음 나의 지난 시절들이 "바빴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까? 나는 은퇴를 하고 난 다음에도 목사님처럼 바쁨이 자신이 미워지는 이유의 시간이 주어질까?
나는 지난 33년 "전임 사역"을 하였다. 나는 "사역"을 하면서 잘 쓰지 않고자 하는 "단어" 몇 가지가 있다.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리는 없다. 그러나 나름 "아끼는 말"들이 있다.
내 멘티들은 안다.
"바쁘다"라는 말 "힘들다"라는 말 "아프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아프다고 말 하면 내 멘티들은 자동적(?)으로 알아 채린다. "멘토님 정말 아프시구나!!"
나는 아프단 말 아낀다. 바쁘다는 말 역시 아낀다.
나는 쉬어가는 것을 모를 정도로 바쁜 적은 거의 없다.
내 스케줄이 빡빡해 보이긴 하지만 하루에 한번 가량 설교인 때가 많다. 두 세번이면 바쁘다고 말 할 수 있지만 한번은 바쁜 스케줄이 전혀 아니다.
"힘들다"는 단어 역시 아낀다. 힘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는 나 보다 힘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말하는 "힘들다"라는 표현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단어인지를 일찌감치 알아서인 것 같다.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서 이제 내년이면 30년이다.
선교사 하면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 이렇게 설교하러 나오는 때에 만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문자로 소식을 접하게 되는 많은 사람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간다. 다들 "살아간다"기보다는 "버티고 있다"는 표현이 더 근사치 표현인 것 같다.
나는 이 땅에서 오래 사는 것을 그렇게 사모(?)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사명이 마치는 날까지는 하나님이 이 땅에 나를 두시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은 하고 산다.
내가 이런 말 하면 제일 펄쩍 뛰는 사람은 우리 딸이다.
구여미 내 딸! 엄마가 천당으로 빨리 이사가는 것을 극구 반대한다.
이 땅에 그다지 오래 살고 싶어하지 않는 나에게 요즘은 "내가 오래 살아야 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가져다 준 사람들이 있다.
"담장 안 식구들"이다.
담장 안의 재소자분들 중 내 묵상을 읽는 분이 어느덧 500명 이상이 되었다. 이제는 사형수들도 내 묵상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문에 떠들썩하게 보도 되어서 수감된 어떤 분들 역시 내 묵상을 요즘 읽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담장 안 식구"들이 보내오는 손글씨 편지들이 있다.
내 마음을 가장 감사와 감동으로 불러일으키는 글귀는 매일 아침 내 묵상을 "간절히 기다린다"는 글이다.
그리고 그러한 분들의 글의 아래 부분에는 나 보고 "꼭 오래 살아 달라"는 부탁의 글이 있다.
그런 글을 대하면서 내가 "담장 안 식구들"을 위해서 오래 살아야 하겠구나! 그런 생각을 얼마 전 하게 되었다.
주님 오늘도 최고의 날입니다.
저도 모세처럼 120이 되어도 건강한 사역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나에게 "너의 사명이 다했으니 이제는 내 곁으로 오렴!" 이라고 말씀 하실 그날이 참으로 기다려집니다.
이 땅의 삶 보다는 주님 바로 옆에서 매일 주님의 얼굴을 뵈오는 하늘나라의 삶이 비교할 수 없도록 황홀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주님이 그립습니다! 외로와서 주님이 그립다고 고백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주님이 좋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매일 그립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그냥 눈물이 주르륵 주르륵 흘러내리네요 ㅠㅠ
주님도 제가 많이 그리우시죠? 제가 이 땅에 맡은 사명 다하면 우리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만나요 주님!
오늘은 몽골 재한인 수양회 폐회예배 설교하고 하산 하는 날입니다.
또 길을 헤매면서 돌아가게 된다 하더라도 그 시간에도 기도하면서 가는 시간이니까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수양회 마치기까지 부탁 받은 상담 잘 하고 목회자 세미나 잘 하고 세 번의 모든 설교 다 잘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이번에는 추석 때에 맡은 설교 사역을 잘 마쳤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 저를 보시면서 하루 종일 기쁘시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