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독서감상문 77권
1. 책명 : 작야우(昨夜雨)
2. 지은이 : 이정숙
3. 출판사 : 청어람(초판발행일 2008년 11월 10일)
4. 쪽수 : 391쪽
5. 읽는 기간 : (2022.09.15~09.17)
6. 독서 감상
제목 : 작가들은 선남선녀를 설명할 때 아름다움을 느끼는 낱말들은 다 사용하여 미화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0. 작야우(昨夜雨)를 작가는 어젯밤에 내린 비라고 설명했다. 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고려 말에 최영 장군과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를 떠올리는 것일까? 그리고 이겸의 책사 도연을 정도전으로 이휴는 이방원으로 생각한 이유가 무엇일까? 작가는 홍무국이라고 했지만 글 속에 풍기는 역사적 냄새는 고려말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을 그를 지키려는 정온은 최영 장군이 떠 오른다. 또한 한자어에서 풍기는 역사적인 향도 역시 그렇다. 본문에 가구소라는 곳이 나오는데 국어사전에 찾아보니 고려 시대에, 수도에 소재하였던 감옥이라고 쓰여있다. 지금까지 역사 소설을 많이 읽어보았으나 가구소라는 기관명은 처음으로 읽어 본 것이다. 조선시대에서는 전옥서라 했다. 물론 고려시대에도 전옥서라고 했다고 하나 우리는 보통 조선시대의 감옥을 전옥서라 지칭한다. 그런데 이 작가는 그런 감옥을 가구소라 했으니 역시 고려 물이 물씬 풍기지 않는가? 또한 이겸이 거사를 앞두고 다리를 다친 것은 이성계가 함흥에서 거사하기 위해 내려오다가 낙마해서 다리를 다쳐 어려운 고비를 넘긴 일과 비교된다. 이겸도 낙마로 인하여 다리를 다쳤기 때문이다. 또한 이겸이 구신들에 의해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은 변방의 하찮은 군벌 세력 출신이라는 거다. 이성계도 함흥 출신이 아니던가? 어찌 되었든 이 글은 픽션이지만 그런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지 않겠는가 생각해본다. 또한 이 작가는 한자어를 매우 좋아하는 것인지 역사 픽션이어서 한자를 쓰지 않으면 역사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우리말로 쓸 수 있는 낱말도 어려운 한자를 찾아서 쓴 것이다. 그리고는 우리말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 예를 들면 심옥이 어려운 낱말인 포백이나 궁온을 설란에게 물어보니 포백이란 베와 비단을 말하는 것이요, 궁온이라 함은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술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준다, 그처럼 포백과 궁온을 풀어서 쓰면 독자는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또한 향처나 경처를 쓰면서 본처나 후처로 써 놓았다. 물론 구분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향처와 경처를 구분 지었다고 이해하지만 구태여 그렇게 쓰지 않아도 독자들은 이해하지 않을까? 오히려 향처와 경처라는 낱말 때문에 더욱 헷갈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향처나 경처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럼 작가는 이 낱말을 어디에서 찾은 것일까? 또한 작가는 외적을 구적이라고 썼다. 구적을 사전에는 나라를 침략하는 외적이라 설명한다. 그럼 외적은 외국으로부터 쳐들어오는 적이라 설명한다. 구적은 처음이지만 외적은 우리 누구나 다 아는 낱말이다. 그러면 외적이라고 쓰면 훨씬 이해하기 좋을 텐데 구적이라 쓰니 사전을 찾아야 그 낱말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이제 글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보면 이휴가 설란에 대한 사랑은 집착이지 사랑이 아니다. 결국 그게 이별을 고하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 서두에 불난 집에서 독백을 하던 이휴가 제일 마지막 장면에서 또다시 나온다. 그래서 첫 장면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작가는 착실하게 미래의 장면을 설명해준다. 요즘 말로 스포일러라 했던가? 영화의 줄거리나 주요 장면 등을 미리 알려주어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것인데 작가는 그렇게 스스로 하고 있다. 본문 38쪽에 탁과 휴의 능력 차이가 결정적으로 드러난 그 전투 이후 두 사람은 조금씩 길을 달리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 바고 그것 때문에 두 사람이 돌이킬 수 없는 흔단이 생기게 된다는 걸 두 사람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 결정적인 계기를, 이상을 향한 야심 외에는 그 어디에도 시선을 두지 않던 휴의 쪽에서 제공한다는 사실도. 이렇게 독자들은 아, 두 사람이 서로 갈라지는구나.라는 생각을 왜 이렇게 미리 알려주는 것일까? 그게 작가의 문장 구성 방법인가? 이토록 전쟁에서는 많은 적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용장이지만 설란을 만난 뒤로 그는 매우 고심하고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아 설란을 역모가 성공한 뒤 그녀를 살리기 위하여 납치까지 감행한다. 하지만 이휴의 동생 이찬이 그 모든 계획을 부수어 버린다. 설란은 정탁의 단단한 각오 아래 역적들을 무찌르러 나갈 때 그녀는 살던 집을 모두 태우고 올케 도화와 심옥을 데리고 탈출한다. 하지만 이휴는 설란이가 불에 타 죽었다고 생각하고 한없이 불타는 집을 바라보며 독백을 하게 된 것이다. 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도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더구나 설란은 역모를 하기 전에는 한 나라의 공주다. 여기에서는 궁주이며 또한 다른 사람의 아내다. 왜 그런 여인을 연모하는가? 참 사건은 이상하게 흘러간다. 2권에서 작가는 그들을 만나게 하는 것인가?
※ 사전에서 찾은 낱말음 붙임으로 올려놓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