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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글 삭제하고 재업합니다.)
<여섯번째 여름>
1화. 한노아편
유하민 : 17세 (댄스부 부장, 베이스)
도은호 : 17세 (일렉)
채봉구 : 18세 (댄스부 차장, 드럼)
남예준 : 19세 (방송부장, 보컬)
한노아 : 19세 (보컬)
*하민이는 빠른으로 고등학교 입학. 노아는 1년 꿇은 상황. 노아랑 예준은 소꿉친구임
예준이 - 전교회장, 노아 - 전교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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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히고 있는 건가? 아 아, 안녕하세요. mc 하민입니다."
"하민아 뭐해?"
"아 은호형. 지금 영상 찍고 있잖아요."
은호의 물음에 화난 고양이 표정을 지은 하민이는 작동 중이던 캠코더를 멈추고 은호를 흘깃 쳐다보았다. 하민이의 반응에 은호는 물음표를 지으며 교실 문을 닫고 하민이에게로 다가갔다. 텅 빈 교실에서 책상에 캠코더를 올려둔 채 하민이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열려진 창문 사이로 무더운 7월의 햇빛과 찌르르하게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넘어오고 있었다. 그 사이로 들어오는 잔잔한 한여름의 바람이 은호의 뒷머리와 하민이의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미안 미안. 그래서 뭐 하고 있었던 거야?"
"저희 곧 밴드 한지 100일 되잖아요. 그래서 기념으로 영상 찍으려구요."
캠코더의 화면을 보여주면서 하민이가 대답했다. 아무래도 최근에 뉴OO의 뮤비를 감명 깊게 본 것 같다. 드르륵. 은호는 의자를 하나 가져와 하민이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얼굴을 들이밀며 하민이가 들고 있는 캠코더를 살펴보았다.
"이건 또 어디서 난 거야?"
"부실 안에 있던 서랍 안에서 찾았어요. 혹시 몰라서 켜봤는데 작동도 되더라구요."
"형들 꺼 아니야?"
"안 그래도 물어봤는데 다 아니래요. 이전에 밴드부실 사용하던 사람이 두고 갔나 봐요. 근데 안에 영상도 없고 거의 새 거 같아요."
어? 며칠 전에 봤을 때는 서랍 안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데... 근데 봉구형은 내가 보낸 톡은 안 보면서 하민이가 연락하면 바로 본단 말야. 막상 전화하면 바로 받으면서
"헤에, 신기하네. 그래도 주인을 찾는 게 좋지 않을까?"
은호가 물었지만 새 장난감을 찾아 신난 하민이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에휴, 어쩔 수 없지. 조심히 쓰다가 주인 찾게 되면 다시 돌려주자."
"네엥"
은호의 허락 아닌 허락에 기분이 좋아진 하민이와 그 모습이 귀여운 은호가 잠시간 마주 보며 웃더니 다시 캠코더로 시선을 돌려 대화하기 시작했다. 어떤 영상을 찍을지 열심히 토론 중이던 그 때
드르륵 쾅!
야! 남예준!
화들짝 놀란 둘은 미어캣처럼 동시에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등장한 것은 밴드부의 메인보컬 중 한 명이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노아였다. 타고난 미모와 노래 실력으로 학교의 유명 인사 중 한명인 그는 현재 20살이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1년을 꿇고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다른 의미에서 유명하기도 하다. 포징이라든지, 포징이라든지, 포징이라든지...)
"노아 형?! 왜 그래요?"
"형, 깜짝 놀랐잖아요."
은호와 하민이가 차례로 대답했다. 부실까지 달려왔는지 노아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날씨가 더운 탓에 꽤 길게 자란 뒷머리를 고무줄로 묶은 채 부실 안을 열심히 흝어보았다.
"남예준 여기 없어?"
"예준이형 부실 안 왔는데요? 왜요?"
"아니, 남예준 이 자식이 내 프로틴 쉐이크에다가 제티를 넣었잖아!"
노아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마시려고 타 놓은 프로틴 쉐이크에 예준이 몰래 제티 가루를 섞었다는 것이다. 은호와 하민은 또 시작인가 라고 생각하며 노아에게 물었다.
"근데 예준이 형인게 확실해요? 오히려 봉구 형 아니에요? 지난번에 닭가슴살 사이에다가 치즈 넣어놨었잖아요."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남예준 가방에서 제티 있는 거 봤거든. 이 할배가 내가 어저께 사레레 좀 시켰다고 이렇게 복수를 해?"
말을 하고나서도 어이가 없는지 잠시간 궁시런 대던 노아는 예준을 잡으러 가겠다며 혹시 보게 된다면 자신에게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부실을 나갔다.
"아니 15분 뒤에 연습 시작인데 다 어디를 간.... 하민아 뭐해?"
"영상 찍고 있어요."
아니 그니까 그걸 왜 지금... 언제부터 찍고 있었던 건지 한 손에 캠코더를 쥐고는 노아가 있던 자리를 찍고 있는 하민이였다.
"왠지 재밌을 것 같아서요. 일단 찍어봤어요."
"아, 으응.."
귀여운 동생이지만 가끔 하는 행동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은호였다. 원래 고양이의 행동은 이해를 안 하는 게 맞다. 귀여우면 된 거 아니겠는가.
일단 영상은 뒤로 미뤄두고 조금 있을 연습을 위해 형들을 데려오자며 은호는 하민이를 데리고 부실 밖으로 나갔다. 우선 어디 있을지 대강 예상이 되는 봉구를 찾으러 둘은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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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텅 텅 쿵!
드르륵 반쯤 열려있던 철문을 열자 아무도 없는 빈 체육관에 누군가가 농구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오른손에 있던 농구공은 몇 번 바닥에 튕겨지더니 순식간에 골대 안으로 들어가졌다.
""봉구 형!""
"으엉?"
그를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 발이 엉켜버린 봉구는 그만 바닥과 키스...는 안 돼! 다행히 타고난 순발력으로 재빠르게 중심을 잡고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체육관 문쪽을 바라보았다. (휴우...)
"야, 깜짝 놀랐잖아!"
"좀 있으면 밴드 연습인데 여기서 뭐해요."
"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미안 미안."
봉구는 바닥에 떨어진 농구공을 들고는 체육관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밴드 연습이 있기 10분 전. 이미 꽤 자주 지각을 한 전적이 있던 그였기에 시간을 확인하고는 빠르게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진짜~ 왜 전화를 안 받아요. 그리고 하민이 연락엔 답 하면서 왜 내 톡은 안봐요?"
"시끄러 두은호."
은호의 투정에 봉구는 들고있던 농구공을 그에게 던졌다. 아 아파요! 세게 안 던졌거든? 엄살 부리지마라.
노아와 예준이 말로 투닥거린다면 봉구와 은호는 주로 몸으로 투닥거리는데 (잠깐 그런 의미 아닙니다. 방금 그 생각 집어 넣으세요) 그러면서도 꼭 항상 둘이 붙어있었다. 본인들 말로는 애증의 관계라는데 글쎄....
"봉구형, 예준이형 어디 있는지 알아요?"
투닥거리고 있는 둘을 향해 하민이 물었다.
"예준이형? 모르는데. 근데 하민이 너 지금 뭐하는거냐?"
은호에게 헤드락을 시전하던 봉구가 하민을 보더니 물었다. 사실 하민은 체육관에 들어올 때부터 다시 캠코더로 찍고 있는 상태였다.
"영상 찍고 있어요."
"그니까 갑자기 영상을 왜 찍냐고."
"재밌으니까요."
"그르냐."
은호는 봉구에게 헤드락을 걸린 상태로 이게 대체 무슨 대화인 거지 라고 생각하며 봉구의 팔에서 나왔다.
"노아형이 예준이형 잡으러 갔는데 예준이형도 지금 연락을 안 받고 있어요."
"예준이형은 또 왜 잡으러 갔는데?"
가방을 매며 봉구가 물었다.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 물어보는 모습이 익숙해 보였다. 실제로 봉구도 은호나 하민을 잡으러 간 적이 많아서 그저 노아가 예준이에게 또 운동을 시켰고 그로 인해 예준이 복수를 했나보다 하고 생각하는 봉구였다.
"예준이형이 자기 프로틴 쉐이크에다가 제티 탔다고 그러던데요?"
"그 형 안 바쁘대? 전교회장에 방송부 부장이면서 한가한가 보네."
"몰라요. 그러는 봉구형이 그런 거 아니에요? 지난번에 노아형 닭가슴살에 치즈 넣었었잖아요."
"야! 그때는 따지면 하민이가 시작한거였거든! 쟤가 먼저 꼬드겨서 한 건데 막상 형들 앞에서는 자기 안했다고 그랬다고. 다시 생각해보니 화나네!"
하민 네가 설명........... 유하민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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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구가 애타게 하민을 찾고 있던 그 시각. 하민은 캠코더를 쥔 채 체육관을 나와 유유히 걷고 있었다. 그 때, 한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 진짜 아니라니까! 억울하네."
"너 가방에 제티있는 거 다 봤거든? 내가 어저께 사레레 시켜서 복수한 거 아니야?"
"아니 물론 사레레시킨 건 좀 짜증나긴 했는데.."
"맞잖아! 너는 무슨 그거 좀 시켰다고 치사하게 이러냐."
"야! 좀은 아니지! 나 그거 하고 아직까지 팔이 안 들어지거든?"
그건 네가 운동부족이라 그런거고.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역시나 노아와 예준이었다. 노아는 예준의 팔뚝을 잡으며 운동부족이라면서 이따 밴드 연습 끝나고 운동하러 가자고 또 꼬득이고 있었고, 그에 예준은 기겁을 하며 노아의 팔을 뿌리치고 있었다.
"노아형! 예준이형!"
"어, 하민이구나.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하민의 부름에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리더니 예준이 물었다. 하민은 둘을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목소리를 듣고 따라왔다며 대답했다.
"근데 하민아 그 캠코더가 아까 물어본 그거야?"
"네. 부실에서 발견했어요. 안그래도 곧 저희 밴드부한지 100일이라서 기념으로 영상 찍고 있어요."
"그거 작동은 되는 거냐?"
"네. 잘 되요. 찍고 나서 편집도 할 거에요."
오~ 한 번 열심히 해봐. 신나보이는 하민의 모습에 두 형들은 흐믓하게 웃으며 하민을 응원했다.
"그나저나 곧 연습 시간이잖아요. 이만 부실로 돌아가요."
"아니 나는 부실로 가는 중이었는데 노아가 자꾸 내가 하지도 않을 일로 뭐라 하잖아~"
"야, 하지도 않은 일은 무슨. 이만 인정하지 그래?"
"알았으니까 그만해요. 노아형도 노스라이팅 그만하구요. 일단은 부실로 돌아가요. 은호형이랑 봉구형도 가 있을 거에요."
하민은 허리에 손을 올리며 둘을 중재했다. 그제서야 둘은 투닥거리던 걸 멈추고 하민을 따라 부실로 가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노스라이팅이냐? 노스라이팅 맞거든. 하민의 등을 따라 가면서도 계속 툴툴대는 현 전교회장과 현 전교부회장이었다.
부실로 돌아오자 봉구와 은호도 와 있었다. 그 사이에 은호가 봉구에게 또 깐족댔는지 봉구가 드럼스틱을 들고 쫒아다니고 있었으나 셋은 이미 익숙한지 자연스럽게 둘을 무시하며 부실 한쪽에 가방을 두고 악보를 꺼내 자기 자리에 섰다. 그에 추격전을 벌이던 둘도 진정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찰나에 봉구가 드럼스틱으로 은호의 엉덩이를 때린 건 안 비밀이다)
"오늘 연습하는 곡이 뭐라고 했지?"
"데이식스의 예뻤어요! 어제 단톡에 말했잖아요 노아형."
"아~ 맞다 맞다. 사실 알고있었어. 너네 혹시 까먹었을까봐 물어본거야."
거짓발언~ 노아의 말에 하민이 신난 고냥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거든 ㅎㅎ
자 자! 이제 연습 시작하자! 예준이 박수를 치며 멤버들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그러자 장난치던 것도 잠시, 다섯 명은 빠르게 연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말이
우리가 다시
시작하자는 건 아냐
그저 너의
남아있던 기억들이
떠올랐을 뿐이야
(중략)
예뻤어
날 바라봐 주던 그 눈빛
날 불러주던 그 목소리
다 다
그 모든 게 내겐
예뻤어
더 바랄게 없는듯한 느낌
오직 너만이 주던 순간들
다 다
지났지만
넌 너무 예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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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오늘 연습 도레미쳤는데요?"
"아~ 진짜 남예준이 프로틴 쉐이크에다 제티 안 탔으면 더 잘 부를 수 있었는데~"
"와~ 진짜 억울해 죽겠네. 나 아니라니까? 그러는 봉구 아니야?"
"저 아니에요. 전 노아형 프로틴 쉐이크 보지도 못했다구요."
연습이 끝나자마자 제티 논란이 다시 시작되었다. 예준의 지목에 봉구는 억울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부인했다. 하지만 이미 닭가슴살 사건의 전적이 있는 그로서는 크게 신빙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로서 억울한 사람이 한 명에서 둘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 봉구의 옆에서 은호는 '형은 우유에 제티 타지 마요. 키 커야 하니까'를 시전하다가 자신이 드럼 신세가 되고 말았다.
지이잉-
그리고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하민이 캠코더로 찍고 있었다. 영상을 찍고 있는 그의 양쪽 입가가 살짝이 올라가 있었다. 하민의 시선은 캠코더의 화면이 아닌 멤버들을 향해 있었는데 그들을 보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착-
"형들, 저 잠깐 매점 좀 갔다올게요~"
"할배는 그게 문제야. 지난번에 공연곡 스포한 것도 가만히 있었으면 아무도 몰랐을 텐데 방송에서 그래가지고~"
"또 또 노스라이팅 하네?!"
"근데 그때는 노아형 말에 인정하긴 해요. 예준이형 너무 티 났었어요."
"와~ 봉구야 너까지 그러는 거야? 진짜 나쁘다."
"예준형 괜찮아요~ 그때 꽤 웃겼어요~"
"아니 웃긴 게 문제가 아니잖아 은호야..."
드르륵 탁. 자신의 말을 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형들의 말을 뒤로하고 하민은 부실을 나왔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복도를 지나 매점에 도착한 그는 냉장고에서 흰 우유를 꺼내 계산을 하고 매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매점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우유를 옆에 두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아 깜박하고 안 버렸네."
하민이의 손에 있는 건
빈 제티 껍데기였다.
.
.
.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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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티 사건의 범인은 하민이었답니다~ 두둥 탁! 분명 처음에 시작할 때는 단편설로 쓸 생각이었는데 또 다시 스불재가....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각 잡고 시리즈물로 쓰려 합니다. 5편정도 예상되네요. 안그래도 글 쓰는 와중에 가정통신문 사진이 올라와서 개인적으로 소름이었달까... 원래는 밴드부 설정만 있었는데 공식 사진 보고 급하게 방송부랑 댄스부 설정도 추가했습니다. 또 플리들이 컨셉 추리하는 거 보고 쓰고 싶은 내용들도 생겨서 느리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그럼 이만!
+ 하민이가 댄스부 부장인 이유는 원래 봉구가 부장이었는데 하민이가 동아리 들어오고 귀찮다고 떠넘겨서 라는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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