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 국립공원 주왕산 탐방
2023년 11월 2일(목요일) 맑음
조남혁 박경원 이해욱 박공우 박순옥 고부순 고만재 외 125명 참가
언젠가는 만날 운명의 연인 같은 산!
큰 바위 얼굴인 기암(旗巖)이 뫼 산(山)자 형상으로 수호신처럼 솟아 있는 산! 산 여기저기 마치 비석처럼 뿌리내린 바위들이 수려함을 뽐내는 산! 물과 바위가 어울려 빚어낼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이 농축된 계곡을 품고 있는 산! 10대 어린 시절 늘 길에서 지나치던 사모하는 사람을 한 번쯤 불러 세워놓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듯이 언젠가는 만날 운명의 연인 같은 산이 주왕산이다.
주왕산의 상징 기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주왕산은 화산이 만들고 시간이 조각하여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한다. 기암 괴봉과 깎아지른 석벽이 병풍처럼 둘러쳐 웅장하고 다부진 산세를 보여 석병산이라고 불리었고 우리나라의 전통지리서인 산경표에는 주방산으로 되어있다. 1976년 3월 30일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설악산, 북한산, 월출산 등과 함께 바위로 이루어진 한국 자연미의 전형을 나타내는 양산(남성산)이다.
주왕산의 볼거리는 무궁무진하지만, 특히 대전사 뒤의 기암은 참으로 신비스럽다. 설악산이 울산바위를, 북한산이 인수봉을 자랑한다면, 주왕산은 기암이 주왕산을 한층 빛내주고 있다. 비록 크기는 울산바위나 인수봉에 비해 작지만, 짜임새로만 본다면 주왕산의 기암이 으뜸인 것 같다. 대전사 마당에서 바라보면 기암은 영락없는 뫼 산(山)자라 보고있어도 보고 싶다.
기암하면 기이한 바위란 뜻의 기암(奇巖)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깃발 바위란 뜻의 기암(旗巖)이다. 신라 헌덕왕 때 주왕으로 스스로 칭하며 난을 일으킨 김헌창이 이 산으로 피신해 이 바위에 볏짚을 씌워 노적가리처럼 위장했으나 화살이 튕겨 나오는 것을 보고, 거짓임을 안 정벌군이 결국 주왕을 제압하고 이 바위에 대장 깃발을 꽂았다고 하여 기암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용추협곡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 선생은 주왕산을 일러 ‘모두 돌로써 골짜기 동네를 이루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하는 산’이라 평했다. 기암에서 눈이 놀랐다면 마음이 놀란 곳은 그 위 1Km 지점부터 시작되는 용추 협곡의 장관일 것이다. 좁게는 단 몇십m 간격을 두고 높이가 100m가 넘는 수직 대암벽이 이마를 맞대듯 나란히 서 있어 한 폭 산수화 같은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다.
주왕산은 주 능선인 주봉과 가메봉, 왕거암 능선을 경계로 북쪽을 외주왕, 남쪽을 내주왕이라 부른다. 내주왕은 인공저수지인 주산지가 유명하지만, 주왕산 경관의 대부분은 대전사가 자리한 외주왕 이다. 외주왕은 급수대, 학소대, 귀면암 등 천태만상의 바위들로 대장관을 이룬다. 특히 용추폭포(1 폭포), 용연폭포(3 폭포), 절구폭포(2 폭포)는 아름다운 계곡미를 뽐내며 산객의 마음을 완전히 휘어잡는다.
주왕산은 낙동강 동쪽의 산줄기인 낙동정맥(강원 태백시 피재부터 부산 다대포 몰운대까지 도상거리 약 370Km의 산줄기)의 산이다. 백두대간 큰 산줄기가 강원도 태백 매봉산을 솟구치기 직전인 피재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뻗은 낙동정맥 큰 산줄기가 주왕산의 산줄기인 먹구등(846m), 명동재, 왕거암(910m)을 지나가고 있다.
대전서부새마을금고 산악회(회장 박기석 새마을금고 이사장) 주왕산 탐방
MG대전서부새마을금고는 자산 1조 원이 넘는 지역을 대표하는 든든한 서민금융기관이다. 새마을금고 기본이념인 공동체, 상생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 주민 복리 증진과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나눔과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21년 지역 금융 활성화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선 정부포상 단체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박기석 이사장은 바르고 정직한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금고발전을 이루어 지역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활기차게 만들고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박기석 회장을 대신하여 금고 실무책임자인 조남혁 전무가 참석했다. 휴게소서 잠시 1호 차에 들려 덕담을 할 때 금고에 관한 좋은 정보를 들을 수가 있었다. 아주 언변이 좋고 진솔한 분이란 느낌을 받는다.
대전사 앞 단풍 풍광
주왕산이 있는 청송을 향해 3대의 차는 달린다. 안개가 벗어지며 차창으로 정다운 가을의 풍경이 보인다. 단풍철이라 차량정체가 일어나 상의 주차장 직전에서 하차하고 1Km 거리인 대전사를 향해 나아간다(11:10). 잰걸음으로 10분쯤 진행해 대전사에 이르러 회원들을 기다리며 힘차게 솟구쳐 있는 기암을 감상한다. 숱하게 보았지만 아주 신비스러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정표 푯말
대전사 입구 계단에서 간단히 산 코스를 안내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다. 대전사를 뒤로하고(11:32) 평지 길로 3분쯤 진행해 삼거리에 이르니(11:35) 용추폭포 1.9Km, 주봉 2Km라고 쓰인 푯말이 반긴다. 3호 차에 승차한 필자의 친구 이현호 회원과 함께 주봉을 향해 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경사 급한 계단 길로 산에 올라간다. 8분쯤 올라가니 주봉 1.5Km란 푯말이 서 있다. 곧이어 데크 계단길이 나타난다(11:46). 완경사와 급경사가 조화를 이루는 산길로 제1 전망대 데크에 올라서니 먼저 출발한 1호 차의 여성회원과 2호 차의 남성 회원이 기암을 바라보며 다리쉼을 하고 있다.
3명의 회원과 함께 급경사 길로 주 능선에 올라선다(12:03). 곧이어 잠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가 주왕산 전망이 시원한 제2 전망대 데크에 올라선다(12:06). 이곳은 주왕산 전망 명소다. 아름다운 외주왕 골짜기를 내려다보고 장군봉에서 먹구등으로 뻗은 산줄기와 북쪽의 태행산(933m)과 대둔산(905m)을 살펴본다.
주봉 표지석
이어 주봉을 향해 발걸음을 서두른다. 능선 길은 가파른 된비알 길이 계속된다. 나무가 박힌 길에다 잰걸음으로 진행하니 호흡이 거칠어져 호흡 조절하며 산에 올라가 주봉에 올라선다(12:24). 대전사부터 주봉까지 중급자의 산객이 1시간 20분쯤 소요되는 데 52분 걸려 도착했으니 빨리 올라온 셈이다.
곳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주봉엔 인증샷을 하려는 산객이 줄을 서 있어 표지석만 찍은 다음 주봉을 뒤로하고 산행을 이어간다. 능선 길로 약간 내려서다가 나지막한 봉우리를 왼쪽 사면 길로 넘은 다음 칼등고개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주 능선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산에서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사창골 계곡인 후리메기 삼거리에 닿는다(13:12). 사창골 단풍 풍광은 일품이다. 화려한 단풍이 산골짜기를 장식하고 있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이곳에선 주 능선에 우뚝 솟은 가메봉(883m)을 오를 수 있다.
늦은 점심을 먹은 다음(13:32) 사창골 계곡과 벗 삼아 완경사 길로 산에서 내려가 용추폭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이어 제3폭포를 향해 오른쪽 오르막길로 나아간다. 용연폭포로 불리는 제3폭포는 2단으로 되어있고 1, 2단 사이에 담이 있고 양쪽 바위벽에 굴이 3곳이나 패여 있다. 용연폭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고 주왕산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폭포이다.
제3폭포를 뒤로하고 올라왔던 길로 돌아와 조금 진행하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평지 길로 3분쯤 진행해 절구폭포(제2폭포)에 이른다. 절구폭포도 2단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1단 폭포 아래에는 선녀탕이라 불리는 돌개구멍이 있다. 절구폭포는 물줄기가 가는 것이 흠이지만 협곡 안에 있고 자연의 오묘함을 뽐내는 아름다운 폭포이다.
절구폭포를 뒤로하고 되돌아와 주방 계곡의 아름다운 경관에 취하면서 천하절경이라는 용추폭포(제1폭포)를 향해 나아간다. 용추 협곡에 자리 잡은 용추폭포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뤄 신선 세계에 발을 디딘 것 같았다. 한마디로 말해 신이 만든 예술품이고 산객에게만 허락된 자연의 큰 선물이다. 둥글고 크나큰 바위 독 속과 같은 별천지 같은 딴 세상을 만들어 신비스럽게만 느껴진다. 용추폭포는 3단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과 2단 폭포 아래 돌개구멍은 선녀탕, 구룡소로 불린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용추폭포는 첩첩산중의 보물이었다. 높은 바위벽과 개울이 꾸며 놓은 용추폭포의 절경을 감상하고 나아가니 협곡처럼 펼쳐져 있는 기암절벽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학소대가 나타난다. 학소대는 청학과 백학 1쌍이 절벽 위에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한다. 사람 얼굴의 형상을 한 귀면암도 독특하여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름다운 경관에 흠뻑 빠지고 난 후 왼쪽의 좁은 오르막길로 주왕굴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금 지나서 바위 병풍을 이룬 급수대 하단부를 통과한다. 급수대는 주왕산 주상절리를 잘 보여주는 곳이다. 주상절리는 주로 빠르게 식는 화산 암석이 기둥 모양의 틈이 생기며 형성된 것을 말한다. 용추폭포 가는 큰길에서 웅장하게 조망돼 탐방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어 산비탈을 비스듬히 올라가 주왕암에 이른다. 관음봉, 촛대봉, 향로봉의 기암절벽에 둘러싸인 곳에 자리 잡은 주왕암은 통일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곧이어 철 계단을 올라가 주왕굴에 닿는다. 전설이 얽힌 굴이지만 볼품은 없고 실낱같은 물줄기만 떨어지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와 다리 밑 주방 계곡에서 세수하고 발을 씻으며 바위벼랑의 절경을 바라보니 세상을 내가 독차지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 세상 누구도 부러울 게 없는 행복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힘들고 거친 세월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게 사람들을 꼭 붙들어 주는 것은 오직 산뿐! 국립공원 주왕산은 오늘도 멀리 경상북도 청송에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