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나치 전당대회가 이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우리 대열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국민들이 우리의 전당대회를 정치 권력을 자랑하려는 쇼라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이 대회에 참석한 수십만 명의 투사들에게는 한없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이 위대한 인간적·정치적·정신적 모임에 참석한 옛 투사들과 전쟁 동지들에게 더없이 그렇습니다. 우리 당 투사들이 모여 이렇게 당당한 회의를 힘차고 웅장하게 치르고 있는 속에서도 아마 많은 분이 지난날 민족사회당원(국가사회당원: National Socialists)이 되기 어려웠던 시절을 아련히 회상하고 있을 것입니다.(중략)
한 민족 안에는 언제나 활동적 투사 집단이 있으며 이들에게는 수백만 명의 다른 국민보다 더 많은 기대와 요구가 따르게 됩니다. 이런 전사들은 단순히 ‘나를 믿는다’는 정도의 말로는 충분치 못하며 ‘나는 싸우겠다’라는 맹세를 해야 합니다. 당은 언제나 우리 민족의 지도력의 산실 역할을 하며 변함없는 교육, 강철 같은 조직, 유연하고 신축적인 전술, 그리고 외부로는 민족정기를 과시하는 그러한 조직이 될 것입니다.(중략)
우리의 소원과 목표는 우리 공화국을 영원히 보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즐겁게 살아갑시다. 구세대 사람들이 아직도 주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들은 우리 당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맹세하고 있습니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우리 당이 민족사회주의 이념과 궁극적인 이상을 실현하면 독일 전체 국민은 그 이념을 영원히 보전하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탁월한 연설 능력 바탕 위에 고도의 선전·선동술로 독일 국민의 감정을 사로잡은 인물로 그의 연설은 격정적이며 힘 있는 반복으로 청중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연설 내용은 인종 우월주의와 국수적 민족주의로 가득해 윤리적 문제는 아주 크다.
히틀러의 연설을 명연설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는 웅변으로 정치적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그의 웅변을 바탕으로 한 선전·선동술이 세계의 역사를 바꿔 놓은 것은 분명하다.
1934년 9월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된 제6차 나치 전당대회에서 한 이 연설은 나치 일당 독재의 서막을 올리는 중요한 연설이다. 히틀러는 여기에서 공격적 행위에 대한 선동과 희생양을 제물로 삼으며 청중들의 감정을 유발하는 특이한 기법을 사용한다.
히틀러는 “나치 전당대회가 이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우리 대열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국민들이 우리의 전당대회를 정치 권력을 자랑하려는 쇼라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이 대회에 참석한 수십만 명의 투사들에게는 한없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라고 부정적 기법을 활용하며 연설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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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이어 유대인들이나 정치적 반대파들에 대한 부정적 부분을 부각하며 이에 대한 공격적 행위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의 투사들에게는 단순히 ‘나를 믿는다’는 정도의 말로 충분하지 않으며 ‘나는 싸우겠다’라는 맹세를 해야 합니다”라며 공격적 행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가 젊은 시절 옥중에서 쓴 ‘나의 투쟁’(Mein Kampf)에 ‘힘은 방어로부터가 아니라 공격으로부터 나온다’(strength lies not in defense but in attack)라는 문구에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희생양을 통한 제물 기법을 이용해 독일 민족은 선택된 민족이며 나치당원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엘리트라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 나치 운동에 가담했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은 주기적으로 숙청됐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 선민이 되도록 노력합시다”라며 선민사상과 엘리트 사상을 고취한다.
히틀러는 마지막으로 “다 같이 힘을 모아 우리 당이 민족사회주의 이념과 궁극적인 이상을 실현하면 독일 전체 국민은 그 이념을 영원히 보전하고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 찬란하고 영광스러웠던 우리의 군대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당의 지도력과 합심해 두 기둥을 이뤄 독일 국가와 공화국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나갈 것입니다. 민족사회주의 만세!”라는 말로 연설을 맺는다.
이때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루돌프 헤스(Rudolf Hess)가 일어나 “우리 당은 히틀러, 히틀러는 독일, 독일은 히틀러”라며 청중을 선동, 연설의 효과를 배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