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자
김영주
의사한테 야단맞고 억울해서 울었다
"말 안 듣는 환자군요, 붕대를 풀다니요."
무어라 할 말을 찾다 꾹 삼키고 앉았다
찜쪄먹는 삼복에 깁스도 깁스지만
늙은 개 병든 사람 도리 없이 내 몫인데
부목을 댔다 풀었다 한심해도 답 없는데
시 한 줄 끼적이다 주방으로 베란다로
궁둥이 차분하게 붙일 새 없이 사는
구차한 내 넋두리는 어디에 하소할까
"죄송해요" 하고 나니 왜 내가 죄송한지
병원 문을 나서면서 설움이 북받친다
답답한 마스크 속에선
눈물 콧물 땀이 범벅
(문학저널, 202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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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여자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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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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