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민 “주가 조작 모자라 도로 조작, 김건희 특검하라”
“핵오염수가 괴담? 총리는 일본 총독이냐?”
“윤미향 영수증 난리법석 검찰, 특활비 영수증 싹 감춰”
민주노총 “핵오염수 저지 총파업은 정치 아닌 생존 파업”
일본 노총 의장 “한국 노동자와 연대해 해양 방류 저지”
8일 일본대사관 앞 정리 집회에서 47차 촛불대행진 참가 시민들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3.7.8. 사진작가 이호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 보유 토지 주변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사능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8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47차 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은 “일본의 핵 테러 앞잡이 윤석열을 탄핵하라” “검찰 특활비 은폐 수작 윤석열 일당 수사하라” “주가조작에 도로 조작까지, 김건희를 특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박진 외교부장관 면담이 진행된 광화문 외교부 청사 옆에서는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규탄하는 한일노동자대회도 열렸다.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 지역위원장은 김건희 일가의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발언했다. 최 위원장은 “양평 주민들이 15년간 염원해 온 끝에 마침내 2021년에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는데 올해 5월 8일 갑자기 강상면으로 종점이 바뀌었다”면서 “15년 동안 한 번도 다른 노선이 거론된 적이 없는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년 전 민주당 여주·양평 지역위원장과 양평군수가 노선을 옮기자고 했다는데, 그것은 가짜뉴스이자 거짓 선동”이라면서 “김선교 전 의원에 따르면, 강상면 행사 때 원희룡 장관이 전화해서 노선 옮기는 것 어떠냐고 물어 와 좋다고 했다는데, 원 장관이 발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1조 8000억 원 규모의 국책 사업이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장난이냐”면서 “원 장관이 떳떳하다면 나와 TV 토론을 통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밝히자”고 했다.
박병상 '60+(플러스) 기후행동' 공동대표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박 공동대표는 “일본에서도 괴담이라는 이야기는 안 하는데 우리나라 총리는 일본 총독이냐”면서 “오늘 나는 괴담을 유포하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준 자료만 분석한 IAEA는 시시껄렁한 용역단체에 불과하다”면서 “기준치를 180배 초과하는 우럭이 일본에서만 나왔고 한국에서는 안 나왔다고 하는데 바닷물뿐 아니라 물고기도 움직인다”면서 “(우리나라) 방어는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온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또 “7월 15일 부산에서 출발해 깃발을 들고 일본 도쿄전력까지 걸어갈 예정”이라며 “자라나는 어린이와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47차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서울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2023.7.8. 사진작가 이호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주가조작도 모자라 이제는 고속도로도 날로 먹겠다고 하다가 딱 걸리니까 백지화하겠다고 한다”면서 “백지화가 아니라 도둑놈의 오리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검찰 특활비 내역을 보면 사용 내역을 싹 감췄는데 대법원 판결 취지를 위반하고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며 “이들이 윤미향 의원에게 영수증이 없다며 난리법석을 떨고 영장을 청구해 기소까지 했던 자들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윤석열과 그 일당은 핵 폐수 방출을 옹호하고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면서 “국익보다 외세 이익이 먼저인 이런 자들이 바로 반국가세력”이라고 말했다.
가수 백자 씨는 항암 치료 도중에도 촛불행동 자원봉사자로 활약하다 지난달 별세한 조일권 씨를 위한 추모곡 ‘조일권의 노래’를 불렀다. 이어 ‘그렇게 안전하면 니들이 마셔라’ ‘일베 정권 꺼져라’라는 노래를 열창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광장 -> 종로구청 입구 사거리 -> 종로1가 -> 안국동 사거리 ->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까지 행진했다. 집회에는 연인원 5000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했다.
한편 8일 오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이 면담한 외교부 청사 인근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최 ‘한일노동자 대회’가 열렸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부 장관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핵오염수 방류 반대를 파업 의제로 삼아 노동 문제와 관계없는 정치 파업, 불법 파업을 한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우리는 정치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생존 파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타 마사코 일본 전국노동조합 총연맹 의장은 영상 발언을 통해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 어민들에게 ‘관계자들의 이해 없이는 어떤 처분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약속을 백지화하고 해양 방출을 강행하는 것은 어업 관계자뿐 아니라 노동자와 국민, 그리고 이웃 나라들에 불신과 모순을 확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염수 방출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을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에 촉구한다”면서 “한국 노동자들과 굳게 단결해 해양 방출 저지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