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운전병
전남 순천시 연향동 / 이정관
전 97년(21세) 논산으로 입대해서 중차 운전병으로 8주간 운전교육을 받았습니다. 중차 운전병은 말 그대로 아주 큰 차(레카, 트레일러, 버스 등) 큰 차를 운전 하는 운전병입니다.
주로 산에서 생활을 하며 수도 서울 영공을 방어하고 북에서 넘어온 적기를 레이더로 잡고 포 로 비행기를 요격하는 경기도 김포에 육군 제1방공여단으로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제 업무는 레카차 운전병이며 주로 대대 본부에서 각 진지를 방문하여 진지에 있는 레이더를 수리 하는 간부님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레이더에는 발전기라는 장비가 있습니다. 레이더가 차량에 탑재되어 있으며 이동이 가능하며 비상시에는 레이더(방패)를 돌리는 역할을 하는 장비입니다. 내부 구조는 디젤 차량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큰 박스처럼 생겼습니다.
그 발전기 및 레이더가 고장이 나면 제 3군수지원 사령부에서 고치고 전문적인 수리가 필요하면 수원에 있는 민간 업체에서 수리를 합니다.
전 김포에서 진지가 있는 경기도 포천으로 간부님과 이동하여 거기에서 레이더가 탑재되어 있는 차량을 직접 몰고 천안에 있는 민간업체로 이동하라는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그날은 날씨도 좋아 고속도로를 달리기 아주 좋은 날씨였습니다.
차량 석대에 나누어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한참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앞에는 중대장 지프차, 그리고 제가 운전하는 레이더 차량 그리고 뒤에 고참이 운전하는 군용차량이 천안을 향하여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는 진지 간부님이 곽상사라는 분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분은 키가 작고 태권도를 잘하며 또한 족구를 잘 하십니다.
한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점심을 먹어서 인지 졸리기도 하고 상추를 먹어서 인지 더욱 잠이 오는 겁니다.
군용차량은 어떠한 편의 장치도 없습니다. 라디오, 에어컨 등.
또한 최고속도는 70km 까지 나갑니다.
한참 운행 중 레이더를 보지 못하게 위장막을 치고 운행 합니다.
한참 운행 도중 그 위장막이 바람에 날리는 겁니다. 그래서
나 - “곽상사님! 뒤에 있는 위장막이 바람에 날립니다!”
곽상사님은 그걸 보시고 괜찮다고 하시고는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한참 후 곽상사님은 다시 그걸 보시고 갓길에 차를 정차 하라고 하셨습니다.
전 고속도로 갓길에 차량을 세웠습니다.
앞차와 저 그리고 뒤차도 갓길에 세우고 곽상사님은 뒤로 가시더니 다시 위장막을 혼자서 치시는 겁니다. 한참 위장막을 치시더니 (전 외쪽 백미러를 보고 있었음) 조수석 문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전 앞차에 신호를 보내고 깜빡이를 키고 출발을 했습니다.
한참 주행도중 왼쪽 거울을 보니 뒤차가 경적을 울리고 상 라이트를 키는 겁니다. 전 이렇게 생각 했습니다. ‘더욱 빨리 가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다.’ 그래서 더욱 빨리 갔습니다.
한창 주행도중 옆에 조수석에 아무런 기척이 없자 옆을 보니 그 곽상사가 없는 겁니다. 그때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왜 안 탄거지? 분명 문 닫는 소리가 들려 출발 했는데?’
오른쪽 거울을 보니 갓길 한쪽으로 그 곽상사 분이 뛰어 오는 겁니다.
그래서 앞차에 신호를 보내고 다시 갓길에 정차를 했습니다.
한참 뛰어 오시더니 차 문을 열면서 하시는 말씀이 왜 나를 두고 가냐고 물었습니다.
전 탄줄 알고 출발 했으며 문소리도 들었다고 했습니다.
사건 요인은 이랬습니다.
곽상사님은 위장막을 다치고 조수석 문을 열었다가 다시 뒤차로 갔습니다.
뒤차 운전병 고참은 고속도로가 처음이라서 고속도로 요금 및 통행에 대하여 알려주려고 간 겁니다.
(군용차는 통행료 지불을 안 하며 통행카드에 부대 번호와 차량번호만 적어서 주면 통과)
곽상사님의 이야기 도중에 전 혼자 출발했으며 곽상사님은 황당했는지 더운 날 갓길을 뛰어 온 겁니다. 얼마나 뛰어왔는지 땀을 흘리는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당시에는 싫었던 군 생활이 이제 그 추억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