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대축에서 서당으로
이어 서당에서 하동읍으로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날씨: 미세먼지 약간 맑고 기온이 한결 높아진 봄날
그대 발길 머문 곳에는
대축마을
아미산자락 아래 정겨운 마을은 자리하고
천연기념물인 문암송이 마을을 굽어보며
대봉감의 시배지라한다.
그래서인지 집집이 감나무밭이 많이 있었다.
감나무밭에는 파릇한 풀과 예쁜 야생화로
매화꽃향 휘날리는 마을 길 따라 문암송으로
문암으로 이름 붙여진 바위를 뚫고 살아온 모습에
생명의 위대함을
문암정 정자에서 쉼과 점심을 먹은 후
한바탕의 춤사위가 절로
섬진강 물줄기가 휘몰아친다.
형제봉(성제봉) 산줄기가 굵게 획을 그으며 내려앉은 곳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최참판댁 마을이 펼쳐지며
너뱅이들(너른 들) 풍요로운 들녘엔 초록빛 물결이 일렁인다.
미점마을 숲길 입구로
평사리 섬진강 모래밭이 은빛으로
매화 꽃물로 물든 산과 마을엔
아낙들의 손놀림도 바빠진다.
봄향 가득 담고 오른 미점마을 숲 입구에는
구재봉 활공장 가는 숲길도
솔향 가득 담아 먹점재로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아름다운 꽃동산을 이른 마을의 모습 담고 담아도 다 채울 수 없다.
먹점골에는 구재봉 활공장 방향에서 내려오는 차들이 꽤 있었다.
구재봉 활공장은
섬진강 물 따라 여수 앞바다를 품고 나비처럼 날아보는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지리산의 명소란다.
생각만 해도 날아오를 듯
분홍빛 복사꽃 빨간 동백꽃 꽃잎에 마음 주고
오늘 벅수의 방향은 검은색 따라서
섬진강, 형제봉 능선, 섬진강 건너 백운산 자락을 만나며 걸었던 길을 뒤로
신촌재로
구불구불 오르는 길 시멘트 임도지만
솔향과 편백나무 숲 향은
마음을 신선하게 다독인다.
어디선지 굴러온 듯한 다듬어진 둥근 바위도
우계저수지도 보이고 신촌마을에 펼쳐진 갓 논도
다랑논과 비슷하지만 갓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한 고개 넘고 두 고개 넘으니 또 다른 모습이다.
분지봉 가는 숲길과 화장실도 있고
신촌마을로
신촌마을회관, 신촌마을 경로당 앞에 앉아 계신 할머니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둘레길을 걷다 보니 젊은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마을의 수호신 같으신 어르신들만이 계신 듯하다.
시멘트 길이지만
산수유, 개나리, 매화꽃이 만발한 길로
발걸음은 위로를 받으며
괴목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우계저수지 숲길 따라
꽃가마 타고 시집가던 새색시
연둣빛 고운 사랑으로 피어나며
이팝나무가 보이는 서당마을로
녹색 벅수 화살표 따라 하동읍으로
수령이 꽤 돼 보이는 이팝나무 쉼터로
잠시 숨 고르기
상우마을
비닐하우스가 마을 앞 들녘을 채우고
나즈막한 산자락에는 밤나무가 많이 재배되고 있었다.
관동마을로
폭이 좁은 시멘트길 따라
마을이 이어지며
정겨운 시골집 앞마당엔
감나무와 매화나무가 있었다.
고향 집이다.
율곡마을
관동마을을 지나며
계속 마을이 이어지며
길옆 쉼터 정자에서 세 분의 할머님들을 만났다.
장을 보고 오신 듯
오래오래 고향 집을 지키시며 사시기를 바라며
둘레길을 걸으며 얻게 되는 소중한 삶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함께 할 수 있었음에도 감사함을
구재봉에서 남쪽으로 산줄기가 뻗어내리온 곳엔
밤나무가 많아 ‘율곡’이라 불린 마을이 있었다.
하동으로 향하는 곳곳마다 밤나무가 많이 있었다.
하동은 우리나라 두 번째로 밤나무 재배면적이 넓은 곳이란다.
율곡마을 정자 쉼터에서 잠시 숨 고르기
마을회관 벽면에는 지리산둘레길 서당에서 하동읍
율곡마을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 있고
고속국도와 율곡마을 들녘을 바라보며
여수 금오산 정상에 있는 통신 시설? 군부대?
바람재로
작은소류지가 있는 곳에는 ‘지리산 둘레길’ 돌아가시오
마을회관 뒤로 오른다.
하동 밤골과 적량 밤골(율곡)을 드나드는 고개로 바람이 잦은 곳이라
‘바람재’라 한다.
걷던 발걸음 지칠 무렵
고갯마루 오르는 길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반갑게 달려든다.
잠시 재롱을 보며
이제 하동이 보이겠지!
어찌 또 오르막이
분지봉 뻗어내린 봉우리인가?
점점 지쳐온다. 중앙중학교로
숲길에는 차나무가 자라고
제법 하동의 모습이 들어온다.
광양만으로 흘러가는 섬진강 물줄기와
하동 너뱅이들녘과 하동읍의 모습이다.
매화꽃향이 잠시 힘이 되어 준다.
해를 품고 남서쪽으로 걸어왔던
오른쪽 볼은 유난히 화끈거렸다.
마음도 발걸음도 눈도 울긋불긋
무엇이 날 유혹했는지…‥
지리산 둘레길
박남준 님의 시중에서
그대 몸은 어디에 두었는가?
마음은 무엇에 두었는가
지리산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
몸 안에 한 그루 푸른 나무를 숨 쉬게 하는 일이네
때로 그대 안으로 들어가며 뒤돌아 보았는가
낮은 산길과 들녘 맑은 강물 따라
사람의 마을을 걷는 길이란
그대 지금껏 살아온 발자국을
깊이 들여다 보는 일이네
숲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생명의 지리산을 만나는 길
어찌 집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겠는가
생략~~
저 산 너머 지는 해 더더욱 붉게 물들고
어찌 집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겠는가?
매화꽃 무늬가 있는 스탬프(대축에서 삼화실구간)
이팝나무 꽃무늬가 있는 스탬프(서당에서 하동읍구간)
스탬프에도 꽃이요 세상이 다 꽃이로구나!
힘들었던 그 숲길에서 위로가 되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산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님들도 나의 꽃이요!
첫댓글 가보지 않아도 산행 후기를 읽는순간
눈으로 피부로 느낌이 오는것이
함께 다녀온 기분입니다.
감사하게 잘 느끼고 갑니다.
총무님 늘 바쁘실텐데 ~
긴 글 읽어주시고 기쁨의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감사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