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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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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방] 스크랩 매콤하고 깊은 맛 나는 맛객표 홍어무침
솔뫼 추천 0 조회 17 07.11.05 03:0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맛깔 난 홍어무침)    ⓒ 맛객

 

혹자는 말한다. 홍어가 전라도 음식의 자존심이라고. 그 만큼 고장 사람들이 홍어에 대한 애착이 크리라 본다. 잔칫날 홍어가 빠지면 제아무리 걸게 차려 놓아도 먹 작 것 없는 잔치 소리를 들었을 정도니 홍어의 비중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한때 홍어는 뒷골목 허름한 집에서 팔리던 비주류 음식이었다. 홍어의 독특한 맛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도 있었다. 30여년 가까이 경상도 대통령이 집권 하면서 아귀찜이나 복 집은 크게 차려지고 앞 길목에 자리 잡았다.

 

반대로 홍어는 차별받는 도민들의 처지를 대변하듯 뒷골목으로 숨어들었다. 홍어 좋아하는 대통령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아직도 홍어는 전라도 사람들이나 먹는 냄새나는 음식이라는 편견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효음식의 우수성이 알려지고 미식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홍어는 전국구로 성장했으니. “귀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라고 했던 어린왕자의 말이 틀리지는 않나보다.

 

 

 (홍어회)    ⓒ 맛객

 

홍어는 소금이나 초장에 찍어먹는 회가 있고, 찜과 무침, 탕이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새콤 달콤 무쳐낸 무침을 선호하고 그 다음으로 회를 즐긴다. 보다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사람은 찜을 찾고 마지막으로 찾는 홍어요리가 거품 속에 숨겨진 진미 홍어탕이다. 그 밖에도 퓨전요리로서 홍어튀김이나 홍어전 등이 있지만 최고의 홍어 맛은 역시 홍어회다. 본 고장 사람들이 즐기는 것 역시 홍어회다.

 

 

 (흑산도 홍어에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글쓴이)    ⓒ 맛객

 

맛객도 홍어의 고장에서 자랐지만 도시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홍어 찜이나 홍어무침이란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고 먹어보지도 못했다. 20대 초반, 남가좌동 모래네시장 근처에 있는 잡지사에 근무한적 있었다.

 

그때 나이 50 넘은 영업상무가 다른 직원 몰래 나를 데려간 곳이 홍어찜 집이었다. 기억으론 허름하고 비좁은 그곳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홍어찜을 접했다. 홍어위에 콩나물이 올려지고 간장양념이 뿌려서 나왔다. 모락모락 나는 김을 맡으니 빙초산을 맡은 것처럼 코를 팍 찔렀다.

 

비록 처음 먹어본 홍어 찜이었지만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다시 그 집을 찾았지만 문을 닫았는지 끝내 못 찾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작년에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서 맛 본 홍어무침, 채소는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맛객의 머리 속에 최고의 홍어무침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이야 홍어무침이 일반화 되었지만 어릴 적엔 홍어무침 대신 간재미 무침을 즐겼다. 특히 모내기철에 많이 먹었던 걸 보면 봄부터 여름이 시작될 때까지가 맛있는 철인 것 같다.

 
데친 미나리와 오이 도라지를 넣고 새콤달콤 무쳐내면 아도독 씹히는 채소와 잘근잘근 씹히는 간재미 맛이 참 절묘했다. 편식을 하지는 않았지만 채소들 틈바구니 속에서 간재미만 골라 먹기도 했다. 어른들은 간재미 무침에 텁텁한 막걸리를 함께 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 간재미 무침만 먹는 것보다 백배쯤은 더 맛있었겠다 싶다.

 

며칠 전 목포 남도홍어(http://www.5405.co.kr/) 에서 주문한 홍어로 같은 건물 사람들과 홍어찜을 만들어 먹었다.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서울 출신들이 모여 홍어를 즐기는 걸 보면 홍어를 논할 때 더 이상 특정지역 어쩌고 저쩌고 해서는 안 되겠구나 싶다. 양이 많아 3일 연속으로 먹었는데 처음엔 선뜻 홍어찜에 손대지 못했던 사람도 3일째 되는 날에는 누구보다 잘 먹는걸 보면 맛이란 마음에 달린 것 같기도 하다.

 

홍어는 특이한 맛만큼이나 독특하다. 예를 들어 광어회를 먹으면서 광어에 대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 하지만 홍어는 먹어본 사람이나 못 먹는 사람이나 꼭 홍어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자면 주어들은 풍월은 있어 저마다 홍어전문가이고 홍어 박사들이다. 대화의 화제를 돌리지 않으면 자리가 끝날 때까지 이어질 태세다. 그중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으니 지금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만큼 유명해진 “만만한 게 홍어X이다” 라는 말의 어원이다.


해서 홍어잡이 선원에게 물어봤다. 답은 간단하다. “누구나 먹어서.... 그것이 공것이여” 홍어에서 제일 하찮은 부위라는 뜻이다. 달라면 그저 공짜로도 던져주는 그래서 만만한 게 홍어X이지만 한때 전라도 사람들의 현실이기도 했으니 가슴 아픈 말이 아닐 수 없다.

 

맛객표 홍어찜이 대박을 터뜨리자 재미를 붙인 맛객, 또 다시 홍어를 주문했다. 이번엔 홍어무침이다. 시중의 홍어음식점에서 파는 홍어무침과는 다른 맛객표 홍어무침을 만들어 보자.

 

먼저 홍어는 등 쪽 면 껍질만 벗겨서 한 입에 먹기 좋게 잘라서 막걸리에 한 시간여 재워 놓는다. 이유는 홍어 잡냄새 제거 뿐 아니라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다. 무는 채 썰어 소금 식초 설탕에 절여놓고 미나리는 뿌리 쪽과 잎을 잘라낸 가운데 줄기만 소금뿌린 끊는 물에 살짝 데친다. 약 20여초 정도면 충분하다.

 

미나리는 살짝 데치면 쫄깃함이 더해 맛이 좋아지지만 식당에서는 생으로 넣는다. 이는 맛보다 시각적인 만족도와 품위 있게 보이면서 양도 많아 보이는 장점 때문이지만, 맛을 따진다면 데쳐서 무치는 게 낫다.

 

비법 한 가지 더 밝히자면 가급적 수분이 많이 들어간 재료는 피하는 게 좋다. 배, 오이 같은 재료다. 무침에 물이 생기면 맛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물과 상극인 홍어무침에는 수분이 안 생기게 해야 한다.

 

 

(생강 파 마늘 고추 양파 고춧가루 소금 식초 꿀 참깨가 들어간 양념에 소금에 절인 무채와 데친 미나리를 물기 꼭 짜서 넣는다)    ⓒ 맛객

 

이제 양념을 만들자. 생강 마늘 고추 파 양파를 아주 잘게 다지고 고춧가루와 꿀 소금을 넣고 반죽을 한다. 거기에 무와 미나리를 물기를 최대한 꼭 짜서 넣고 두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무치다가, 통깨와 식초를 넣고 다시 설렁설렁 무쳐서 내면 매콤새콤 홍어무침이 완성된다.

 

 

 (홍어무침에 막걸리가 잘 어울린다)    ⓒ 맛객

 

음식점의 홍어무침이 새콤 달콤 가벼운 맛이라면, 맛객표 홍어무침은 새콤하지도 달콤하지도 않다. 매콤하면서도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양념 맛에 어울린 홍어 맛이 살아나는 게 장점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 놓고 여럿이 어울려 먹는다면 더욱 더 맛있는 홍어무침, 이번에도 반응이 뜨겁다.

 

주문처 ▷남도홍어(http://www.5405.co.kr/)

관련기사: 발효가 탄생시킨 귀물,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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