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_서울 이태원성당 상아탑 Pr.
하상희 제르트루다 중서울 Re. 명예기자
서울대교구 이태원성당(주임신부 황현 미카엘) 1960년 11월 노기남 주교의 집전으로 기공식을 갖고 1961년 1월 본당으로 설정되어 1961년 1월 1일 해방촌 본당으로부터 분리, 설립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 6월 25일 상아탑 Pr.이 창단되고, 이듬해인 1961년 6월 25일 승인되었다.
상아탑 Pr.은 이태원성당의 첫 쁘레시디움으로 현재 60~90대 단원 9명이 활동 중이다. 올해 초만 해도 정단원 11명이었지만, 2명의 단원이 노인대학으로 옮기면서 협조단원이 되었다. 매주 수요일 10시 미사 후 주회합을 가지며, 7월 26일 현재 3250차 주회를 마쳤다.
상아탑 Pr. 단원들은 나이가 많다고 자리에 앉아만 있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매일미사는 상아탑 Pr. 단원들의 가장 우선적인 일과이다. 미사로 시작하거나 마무리 짓는 일상은 활발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주일미사 안내 봉사는 물론 연중 실시되는 가두선교에도 앞장선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돌보면서 주보 전달, 입교 권면으로 언제나 성모님과 함께 일상을 엮어가는 성모님 군대의 뛰어난 행동단원들이다.
2018년부터 상아탑 Pr.을 이끄는 임 미카엘라 단장은 “단지 나이가 가장 어리기 때문에 맡게 된 간부직”이라는 겸손의 인사를 하면서, “앞선 세대의 단원들이 보여주시는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충실함과 활발한 활동에 대한 존경심으로 행복한 단장”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23년간 생활하다 온 임 단장은 전입 이듬해 1월부터 단장을 맡으면서, 활동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의 경험으로 처음에는 걱정스러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걱정 반 기쁨 반으로 시작한 단장으로서의 부담감은 곧 기쁨과 존경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상아탑 Pr.을 튼튼하게 현존할 수 있게 하신 봉원심 프란치스카 전 단장님의 추진력 있는 리더십과 깊은 신앙심은 언제나 임 단장의 교과서이자 거울이다.
매일 미사 참례와 기도에 힘입은 활발한 활동
코로나로 모든 것이 비대면 활동으로 전환되었을 때도 상아탑 Pr. 단원들은 대면 주회를 간절히 원했지만, 어쩔 수 없이 팬데믹 상황이 끝날 때까지 서로를 다독이며 인내했다. 그런 중에도 묵주기도와 신앙생활의 끈은 누구도 놓지 않았다.
상아탑 Pr. 단원들은 사랑으로 똘똘 뭉쳐, 단원들끼리 대화 중 티격태격하시다가도 금방 서로 안아주고 화해하며 늘 서로 다독이시는 모습으로 활동한다.
또한 팬데믹 이후에도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여전히 한 단원도 빠짐없이 매일 미사 참례와 끊이지 않는 묵주기도, 그리고 지속적인 신앙 권면과 인도하는 활동 모습을 보여준다. 임 미카엘라 단장은 젊은이들 못지않은 매주 출중한 활동 보고를 받으면서 상아탑 Pr. 단원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번은 93세의 단원께서 고관절을 다쳤는데, 사고를 당한 당사자도 열심히 지속적으로 기도했고, 나머지 단원들도 미사예물을 봉헌하면서 한마음이 되어 기도한 결과 지금은 혼자 걸어서 성당에 나올 수 있게 되었고, 운동도 하고, 새벽미사도 빠지지 않는다. 이 일을 통해 상아탑 단원들은 어려울 때 한마음으로 바치는 기도의 힘을 체험하고 감사드렸다.
교우 가정 방문과 쉬는 교우 방문도 에너지 넘치게 이루어진다. 장례식장이 없는 이태원성당은 장례미사만 이루어지는데, 상아탑 Pr.은 장례미사는 물론 순천향대학병원과 강남성모병원에서의 입관과 출관 예식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또한 재작년 레지오 마리애 설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에서 지난 30년간 근속 개근한 단원(결석 3회 이내)에게 추기경 축복장을 수여했는데, 상아탑 Pr.의 박말자 마리아 단원이 축복장을 받았다. 사고로 어쩔 수 없이 단 3개월간 결석하신 이교남 엘리사벳 단원에게는 이태원성당 은총의 모후 Cu.에서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태원성당 관할 구역에 한남뉴타운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어, 구역별로 올해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함에 따라 행동단원들의 이동이 예상된다. 상아탑 Pr. 단원들은 이 모든 일에 성모님의 도우심과 이끄심이 함께 하시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임 미카엘라 단장은 향후 4간부의 온전한 구성을 위해 젊은 단원들을 많이 보내주시기를 함께 기도한다고 말한다.
작년 5월부터 다시 주회와 대면 활동이 재개되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는 상아탑 Pr. 단원들을 보며 기자도 존경심을 느꼈다. 이태원성당 상아탑 Pr.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이해진 신앙생활을 하며 쁘레시디움과 단원 수가 줄고 있는 현재 상황을 당연한 시대적 변화로 받아들이는 안일함에 일침을 놓는 성모님 전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기자도 상아탑 Pr.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며 레지오 단원으로서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으니 기록적인 무더위에도 마음이 한층 시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