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올여름 최대 휴가 피크가 보다
만나는 사람마다 전화 통화하는 사람마다
첫인사가 피서 얘기로 시작된다
어릴땐 휴가를 앞두고 꽤 많이 설레이며 준비하던 생각이난다
어딜갈까?누구랑? 어떻게 금같은 시간을 써볼까?
다녀오면 피곤이 몰려와 내 집이 최고야 이제 내집을 안 떠나리 하면서도
또 휴가철이 다가오면 계획 세우느랴 정신없다
그런데 이제 나이 드는걸까?
피서라면 꼭 어딜가야할것같던 생각이
그저 몸과 맘 편하게 쉴수있다면 피서지란 생각이다
걍 내집에 앉아 선풍기 앞에 놓고 수박 한덩어리만 있다면
그게 최상의 내게맞는 피서일것같다
어릴적 울집은 여름내내 피서꾼들의 휴가지였다
서울서 강원도 횡성이란곳으로 이사한 다음해 여름부터다
아빠의 고향이라 아빠쪽 일가들이 그 지역에 대부분 살고 있었지만
나의 외가 일가들은 모두 서울에 있었기에 휴가철이면 울집을 찾곤했다
요즘은 유원지에 폔션이며 호텔로 간다지만
나 어릴적만해도 방학과 휴가라면 우선 친척집 방문이 많았다
횡성 ....그곳은 산과강에 싸여있고 그당시엔 인구도 많치않았던 작은 면단위
집에서 조금만 나가면 넓은 해변가와 맑은 공기와 물은 서울 사람들에겐 지상 낙원같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거기에 나의 부모님은 여름엔 손님맞이하시려고 사는분들처럼 흥이 나 사셨던 생각이 난다
지금처럼 그때도 무척 더웠을 텐데 손님맞이도 퍽 어려웠을텐데 두분은 어린 우리들처럼 휴가철을 손님을 기다리고 맞이하며 그렇게 여름을 보내셨다
천막과 먹거리 웃가지 또 땔감들을 한보따리씩 마치 피난민들처럼 이고지고 강가로 한 무리의 행렬이 되어 강으로 다니던 모습도 선하다
강에 도착하면 해수욕장 백사장같은 곳에 텐트를 지고 어른들은 젤먼저 고기를 잡기위해 낚시대 손질도하고 어항을 놓고 족대를 갖고 설치고
한쪽에선 벌써 매운탕 끓힐 준비를하고
우리 아이들은 강물이 보이자마자 옷들을 벗겨 던지고 물에 퐁당
그럼 또 한쪽에선 여자 어른들은 달팽이(다슬기)잡느랴 여념이 없다
이렇게 하루 놀고 밥해먹고 집에 가고프면 가고 아니면 텐트속으로 기어들어가 잠을자고
눈 뜨,자마자 또 강물로 냅다 달리고 ....
물장구 치고 튜브타고 놀다 저쪽에서 아빠가 대어다 하는 소리에 쳐다보면 어항속이나 족대에 물고기들이 펄쩍펄쩍 우와!
어른들은 그 물고기를 금방 손질하여 초고추장에 찍어 회로 드시고 또 매운탕으로...
한쪽에선 된장국 진하게 끓이면서 달팽이 입수
그럼 바늘이나 옷핀으로 달팽이를 콕집어 속만 빼먹는다
이렇게 놀다 잠들면 한밤중에 코피 흘리던 기억도 몇번있다
그래도 다음날 또 가자하면 또 먼저 나서고 .....
몇칠몇박 한팀이 가면 곧 다른팀이 오곤했던 우리집
그 덕분에 우린 여름방학땐 아무때도 못갔던 기억이난다
그대신 겨울 방학이면 서울로가서 호의로운 대접속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고 설을 지내고 개학할 무렵이나 집에 온 기억이 난다
참 휴가다왔던 나의 어린시절 여름
아니 난 유년시절을 아빠 덕분에 일년내내 자연과함께 보내던것같다
봄에는 상쾌한 봄바람으로 가로지르며 하이킹
여름엔 산과강 계곡과의 어울림
가을엔 누런 벼사이에서의 메뚜기잡이
겨울에 아빠의 공기총 소리에 맞쳐 사냥개가 되어 참새잡이
이 체험에 간간히 끼워 들고파 오시던 주말 손님들 ....
지금도 생각나는 횡성 그 강가에 있었던 용바위
용의 발자국 형상을 닯았다하여 용바위!
그 용바위위에서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과 함께 많이도 쌓았던 추억이 너무 진하여 지금도 내가 젤 그리워하는 곳
그곳에 가면 낚시대를 휘날리며 대어다 하시던 아빠도
장작불에 옥수수와 감자 구워 뜨거울새라 호호 불며 입속에 조금씩 넣어주시던 외할머니도 계실것같다
첫댓글 내 어린시절의 여름방학의 기억은 해마다 바닷가에 놀러간 기억과 밤이면 옥상에 앉아서 식구들 앞에 한통씩 주시는 수박을 먹던 것입니다.지금 생각하면 수박 반통씩 주어도 다 못 먹을텐데 꼭 수박을 주시면 한통씩 주셨던것인지 ㅎ
수박을 냇가 졸졸 흐르는 물에 담가놓고 한창 놀다 먹엇던 맛 참 꿀맛이고 시원하였죠
아름다운 추억 입니다
때론 그때가 가슴저리게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저는 탱자나무 가시로 다슬기 속을 빼먹었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제 어릴때의 추억도 생생하게 떠올라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탱자나무가시!고걸 몰랐네요 진작 알려주시지 ㅋㅋㅋ
ㅎㅎㅎ아련한 추억에 잠시 이틀만시인도 잠겨 봅니다.
요즘은 황금같은 휴가라지만 휴가갈 형편(?)도 못되고 여차하면 집에만 있어야 하는 형편인데 마침 일이생겨 달빛이 환하게 비추는 밤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옛날 추억이 어제처럼 생각났지요.
이틀만시인의 고향은 워낙 산촌이라서 특별하게 바다나 무슨 산속계곡으로 떠난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고 오늘처럼 더운날은 밤에 횃불들고 냇가로 가서 고기를 잡거나 다슬기를 줍거나 하면서 열대야를 즐겼는데 대론 과수원 서리도 좀 하구요.이때 멀리서 들려오는 구슬픈 소쩍새울음소리에 왜 그리 가슴이 착 가라앉던지 ㅋㅋ
지금도 이상하게 소쩍새 울움소리만 들으면 기분이
마냥 다운되어요 ㅎㅎ
그리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하며 은하수를 보면서 저 별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많은 공상세계로 빠져들기도 하면서 자랐어요.
가끔씩 길~~게 불빛을 내며 유성이 떨어지는것을 보며 별똥별이 떨어졌구나 하는 이야기도 하고.
마당에 넓은 멍석을 깔아놓고 수제비로 저녁도 먹고,옥수수며 감자도 먹고 ㅋㅋ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건만 오늘 점심을 보리밥에 수제비로 했는데 왜 그리 보리밥은 입속에서만 계속 머물고 있는건지 ㅋㅋ부드러운 맛에 길들여진 삶이 추억도 퇴색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이틀만시인님!한편의 수필을 댓글로...아깝습니다 ㅎㅎ
그저 몸과 맘 편하게 쉴수있다면 피서지란 생각이다...가 정답입니다.ㅎㅎ
유산균은 잘되었나요?
앗 제가 게시글로만 쓰고 쪽지를 안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유산균 아주 잘 먹고있답니다 보답을 해야 할텐데..지금은 허접한것 뿐이라서 ..
잘되었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