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에너미내한공연후기
일 끝나구 무신사 개러지에 가보니 줄이 길게 이어져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완존 썰렁할줄 알았는데~
아직 메탈이 궤멸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딱 보니 남녀노소 비율이 골고루 포진되었다.
젊은 사람, 늙은 사람, 남성, 여성
거의 비슷했다.
한 오분 정도 기다리다보니 입장할수 있었다.
공연장에 들어가자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도켄의 Breaking the chains,
블랙 사바쓰의 Paranoid 같은 명곡들이 주르르 흘러나오다가 서서히 불이 꺼지고 어두워지면서....
Ace of Spades
(Motörhead song)
모터헤드의 Ace of spades가 울려퍼졌는데~
전술했던 곡들과는 달리 볼륨이 엄청 커졌다.
그와 더불어 커져가는 성난 군중들의 고함 소리...
Deceiver, Deceiver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오프너는 2022년작 Deceivers 수록곡 Deceiver, Deceiver
2021년 당시 아치 에너미 신곡으로 유투브에 가장 먼저 출시했던 바로 그 노래다.
질풍노도처럼 펼쳐지는 멜데쓰의 환영 속에서 푸른 에이리언 옷을 입은 알리사가 등장했다.
와 진짜 아름답고 강렬했다.
맨날 유투브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직접 보니 성으니 망극하옵니다.
아시아 투어 첫 날이라 그른가?
알리사의 컨디션은 무지 좋아보였다.
6년전 내한땐 빵꾸난 파이프처럼 키 플렛 되고 호흡 딸리고 살짝 허접했는데,
어제 공연땐 그런거 1도 없고 노래 겁나 잘 불렀다.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깝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앞 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내가 있는 쪽은 팀의 리더 마이클 애못이 있는 왼쪽이었다.
마이클 쉥커의 열렬한 추종자인 그는 역시나 플라잉 브이로 연주하고 있었고,
연주하는 모습에서 고뇌하는 쉥커의 영혼을 살포시 노출하고 있었다.
크레이지 코리어 관객들의 호응은 역시나 끝내주었다.
노래 따라 부르는건 기본이고 기타 멜로디 간주 때도 고래고래 따라불러 공연장의 온도를 가열차게 상승시켰다.
알리사와 애못은 미친 한국 관객들의 광기에 아주 흡족한듯 시종일관 악마의 미소를 허공에 흩날렸다.
The World Is Yours
계속해서 밀어 부치는 2017년작 Will to Power 수록곡.
멜데쓰라기보단 멜스메에 가까운 밝고 발랄한 분위기가 쩜메 아햏햏한 곡이다.
근데, 라이브에서 들으니 존나 헤비하네.
이거 분명히 6년전 공연때도 봤는데 그때보다 어제가 좀 더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하고 드라마틱했다.
알리사의 보컬은 확실히 원숙해졌고 퍼포먼스 또한 조금 더 여유있고 능숙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에못의 기타는 역시나 끝내주었다.
조이 컨셉션 또한 훌륭했수나 역시나 아치 에너미 사운드의 핵은 에못이지.
특유의 정적인 모드에서 아름답고 애절한 연주를 펼칠때 에못의 얼굴에서는 고뇌하는 청춘 마이클 쉥커의 형상이 애잔하게 일렁거렸다.
Ravenous
원투 펀치 후 이어지는 악마발!!
모든 걸 알면서도 도무지 꼼짝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치명곡인 곡이 등장했다.
2001년작 Wages of Sin에 수록된 불멸의 명곡 Ravenous가 강림했다.
메탈만세!!!
여자도 데쓰 메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던 아주 충격적인 앨범이었지.
요 앨범!!
안젤라 고소우의 등장을 알렸던 개충격의 명반이며,
알리사 화이트 글루즈 또한 가장 처음 사랑에 빠졌던 메탈 음반이었다.
다소 멜스메 헬로윈이나 스트라토바리우스같은 느낌의 전곡과는 달리 완존히 공연장 전체를 통째로 구워 삶아 죽여버리는 기분이었다.
아직 메탈 코어, 데쓰 코어 같은 잡채들이 등장하기 전 곡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순수하고 정갈한 멜로딕 데쓰 메탈의 오의가 느껴졌다.
보컬이 고소우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알리사의 음성을 통해서도 충분히 강렬한 거시긔를 받을 수 있었다.
중반부 축축 늘어지는 부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에못의 연주는 내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상하게 처음에는 알리사를 향해 집중 했는데 자꾸 공연을 보다보니 에못의 기타 연주에 점점 더 빠져 들었다.
War Eternal
원투 펀치 후 악마발에 이어 드디어 알리사가 활짝 웃으며 멘트를 했다.
"안녕하세요~ 알리사에요~~~^^;;
6년만에 온 것 같아요.
모두들 잘 지내셨죠?
와우!!
디씨버 앨범 첫 아시아 투어로 한국을 정했는데 잘 한 것 같아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모두 매진되었네요!!
사랑해요. 서울~~~^^;;
ㅋㅋㅋ
다음 곡은 10년전 제가 아치 에너미 가입하고 맨 처음 내놓았던 풀 렝쓰 앨범
워 이터널 타이틀 곡이에요!!!"
아~~~!!!
워 이터널 ㅋㅋㅋ
개감동의 애드레날린이 폭발하는 개절정의 순간이었다.
이곡은 그야말로 처음 만나는 자유, 처음 만나는 그녀, 알리사와의 운명적인 조우
그 자체 아닌가?
십여년전 페니스북과 벌바북의 창궐로 인해 궤멸 당했던 주혹새 카페를 홀로 지키던 나에게 살며시 다가온 워 이터널의 충격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그 뮤비 속의 아름답고 사악하고 청순한 여자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결코 포기하지 말아요!!
페니스북이니 벌바북이니 이런 것들 다 조또 아니라구요.
주혹새는 영원해요.
당신이 누구인지 기억해보시라구요~~~^^;;"
와와 씨발 그래 맞아.
이 노래가 없었다면,
이 노래를 불렀던 알리사가 없었다면,
그리고,
중반부에 발동하는 닉 코들의 그 믿을수 없을 정도로 유려한 기타 솔로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십 년전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살아있는 메탈의 불꽃을 발견
하고 다시 지피기 시작했지.
아 진짜 그때 아치 에너미랑 알리사 없었으면 난 아마 메탈 안 들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 노래는 나를 어둠의 수렁 속에서 건져올린 곡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 충격적인 기타 솔로....
사실 나는 제프 루미스가 연주했던 솔로를 좋아했다.
6년전 바로 눈 앞에서 제프가 연주했던 그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솔로는 참으로
아름답고 애절했다.
사실 이 솔로 부분은 멜로디 자체가 워낙 아름다워 누가 연주해도 죽여줬다.
어제 연주를 했던 조이 컨셉션 역시 멋지게 연주했다.
House of Mirrors
처음 만나는 자유이자 내 인생이 끝나는 날이었던 <영원한 전쟁>을 마친 후,
알리사가 환히 웃으면서 다시 멘트를 쉐렸다.
"고마워요~ 진짜 모두들~
2년전 낸 신보 디씨버 모두 사셨나요?
이번에는 그 앨범 수록곡 보내드릴께요.
개인적으로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House of Mirrors~~~^^;;"
전술했던 Deceiver, Deceiver에 이어 2번째로 유투브에 출시했던 뮤비였다.
그때가 어언 3년전.
디씨버 디씨버에서는 살짝 늙어보였던 알리사가 여전히 아름답고 청초하다는걸
느낄수 있었던 뮤비였지 ㅋㅋㅋ
이곡을 부를때 알리사는 진정 행복해보였고 자유로워 보였다.
미친듯이 그로울링 하고, 스크리밍 하고,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대고, 아주 가끔씩 관객들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실로 아름다웠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렇고 그런 팝 가수들의 가벼운 미모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옥에서 날아온 슬픈 운명의 날개를 지닌 천사처럼 짙은 어둠이 영글어진 치명적인 아름다움이었다.
My Apocalypse
계속해서 2005년작 Doomsday Machine 수록곡이 나왔다.
다소 발랄하고 붕 뜬 듯한 에너미 전반의 사운드에 강력한 일갈을 하는듯한,
겁나 중후하고 근엄한 곡이지.
속도 보다는 무게에 집중한 곡으로 포스가 절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리프가 겁나 멋지다.
베이시스트 샬리 디 안젤로의 거대한 풍체 만큼이나 진중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중반부에 펼쳐지는 에못의 서정적이면서도 진보적인 기타 연주는 역시나 감탄이 터져나왔다.
이건 정말 고뇌하는 남자 쉥커의 애수가 절로 느껴지지 아니한가...
곡 후반부에 이르러 알리사는 대형 깃발을 들고 막 휘저어대고,
공연장 분위기는 더 이상 폭발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마구 끓어오르고 있었다.
The Watcher
다시 Deceivers 앨범 수록곡이 나왔다.
이미 뮤비로 만들어져 유투브에서 많이 송출했던 인기곡이지.
이 뮤비에서 알리사 정말 ㅇㅖ뻤는데, 직접 본 알리사는 그 이상이었다.
와 진짜 헤비메탈 하는 여자가 어떻게 저리 예쁠수 있냐?
아 정말 저렇게 생긴 여자들만 헤비메탈을 할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다 헤비메탈을 사랑하지 않을라나?
암튼,
존나 예뻤다.
그로울링을 해도 예쁘고, 샤우팅을 해도 예쁘고, 헤드뱅을 해도 예쁘고,
그냥 무대 밑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눈 한번 찡긋 할때도 예쁘고,
뭔 짓을 해도 다 예뻤다.
그건 그녀의 탁월한 우성 인자 플러스 그녀가 헤비메탈을 하는 여자이기 때문이겠지.
여성들이 왠만해선 가까이 하기 꺼려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럽고 재미 없고 따분한 음악인 헤비메탈을 하는 여자이기에
그녀의 외모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겠지.
그녀가 만약 그냥 그렇고 그런 팝 스타 처럼 어린 척~ 이쁜 척~ 귀여운 척~ 하는
그랜드캐년이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수 있었을까?
암튼,
나를 비롯한 이 세상에 살아남은 극소수의 메탈 빠돌이들은 그녀가 이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에 헤비메탈을 선택한 것에 대해 감사드려야만 한다.
The Eagle Flies Alone
다시 알리사가 멘트를 쉐렸다.
"아 씨발 존나 분위기 죽인다.(실제로 알리사는 FUCKING AMAZING이라 했다)
이 분위기 살려서 계속 가보자구요~~~^^;;"
Will to Power 앨범 수록곡으로 멋진 뮤비가 인상적인 곡이었지.
전술했던 The World Is Yours와 더불어 왠지 밝고 발랄하고 청순어린 걸그룹 같은
느낌이 절로 드는 가벼운 곡이다.
사운드는 존나 헤비한데 왠지 어딘가 모르게 어둡다는 느낌은 별루 없다.
공연장에서 들으면 좀 헤비할줄 알았는데~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알리사의 선동 아래 관객들과 함께 이루어내는 합창 떼창 개씹창의 묘미는 죽여줬다.
순간 2평 남짓 고시원 방 만했던 무신사 개러지 홀이 바켄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 만큼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시끄럽고 열정적인 조선인들과 어우러진 아치 에너미의 격정적인 연주, 그리고 그 둘을 묶어두고 있는 죽음의 천사 알리사의 싱그러운 미소는 휴거시 인간들을 구원하는 하느님의 희고 고운 손길 만큼이나 치명적인 마력을 뿜뿜거렸다.
오 씨발 진짜 랩쳐가 따로 없었다.
휴거가 뭐 별거냐?
지금 이 순간 알리사와 함께 하는 바로 이 순간이 휴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더냐?
Handshake With Hell
와!!
계속해서 일진광풍이 휘몰아쳤다.
Deceivers 앨범의 오프너 Handshake With Hell이 온천지에 울리고 모든 사악한
자들을 섬멸하기 이르렀다.
알리사는 이곡에서 그로울링, 스크리밍 그리고 클린 요로코롬 삼색의 보컬을 보여주며 3차원의 의식 상승을 경험케 해주었다.
난 이 곡 처음 들었을때 그녀의 깨끗한 원래 목소리가 참 예쁘다고 느꼈는데, 동시에 라이브를 할땐 이 부분에서 엄청 목소리가 갈라지고 깽판을 치지 않을라나 살짝 걱정을 했다.
근데,
막상 어제 라이브를 들어보니 알리사의 보컬은 무척이나 훌륭했다.
디스토션이 1도 걸리지 않은 평상적인 청순한 클린 보컬에서도 음정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으며, 일체의 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이햐 진짜 굉장했다.
이건 마치 팬트 하우스에서 김소연이 립싱크할때 유진이 백스테이지에서 노래 부르는것 처럼 누가 대신 불러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 불렀다.
결코 6년전처럼 기대 이하의 허접스런 보컬이 아니었다.
존나 짱이었다.
Sunset Over the Empire
어제 공연의 압권에 해당하는 곡이었다.
곡 중간에 알리사가 멤버들에게 STOP을 외치며 관객들에게 고함 요청을 했다.
메탈리카 내한공연시 마스터 오브 푸핏 첫번째 기타 솔로에서 행했던 조선인들의 엄청난 기타 솔로 따라부르기 신공을 요청한 것이다.
알리사의 명을 받들어 공연장에 모인 수천만명(실제론 수백명이었수나 이상하게 수천만명으로 보였다)의 헤드뱅어들은 이곡의 기타 멜로디 부분을 모두 따라불렀다.
이 순간 알리사는 흡사 그 옛날 홍해를 갈랐던 모세 만큼이나 거룩하고 성스럽고 위대해보였다.
As the Pages Burn
계속해서 무아지경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을 정도로 빠르고 치명적인 다니엘의 드럼을 필두로 존나 빠른 연주는 실로 굉장했다.
내가 보는 나비가 나인지 나비가 보는 내가 나인지 햇갈릴 정도로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술 1도 안 먹었지만 소주 한 열댓병 마신듯한 카타르시스가 온몸을 어둡게 휘몰아쳤다.
어느 순간 알리사가 나를 내려다보며 빙긋이 웃고 있었고, 어느새 나는 알리사의
눈 속에서 내 인생의 또 하나의 페이지가 찬연히 불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We Will Rise
2003년 7월...
내가 주혹새바 막 창궐하던 시점에 출시했던 Anthems of Rebellion...
이 음반에 담겨 있던 We Will Rise는 나에게 무척이나 강렬한 각인을 남긴 곡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선택한 직업인 헤비메탈바 사장...
과연 잘 해낼수 있을까?
온갖 근심과 고뇌에 사로잡혀있던 나에게 아치 에너미는 그렇게 살며시 다가왔다.
내가 주혹새를 창궐했을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요 앨범에 수록된
We Will Rise는 입구만 있고 출구는 없던 암울한 메탈 헤드에게 한 가닥 빛을 주었고, 더 나아가 한줌의 소금과 생명마저 주기 이르렀다.
We Will Rise는 당시 주혹새바 최고의 리퀘스트를 자랑했던 인기곡이었고, 메탈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주었던 , 메탈러의 신념이 담긴 곡이었다.
물론,
이 노래에는 다분히 정치성이 포함되어 있수나,
내 귀에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청년에게 내일을 기억하라는 긍정의 메세지만이 가득했다.
그런 운명적인 곡을 연주하고있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기분이 참으로 고즈넉해졌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주혹새바는 폐업하고,
그때의 젊은 최사장은 늙은 틀딱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때 최사장의 마음 안에 있는 에너지가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나는 여전히 살아있고,
메탈을 사랑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 늙은거지,
내가 늙은게 아니잖아?
이곡을 끝으로 멤버들이 악기를 내려놓고 백 스테이지로 사라졌다.
Encore:
Enemy Within
앵콜 첫곡!!!
Wages of Sin의 원투 펀치를 시전했다.
순간 알리사의 형상에 고소우의 환상이 겹쳐지며 2000년대 초반의 폭발적인 씬이 태어났다.
아직 인간이 기계(스맛폰 & 유투브)의 노예가 되기 이전,
순수했던 시절의 낭만과 우수 그리고 애매한 비애가 절로 느껴졌다.
Burning Angel
앵콜 두번째곡!!!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다.
메탈을 진실로 사랑하는 주혹새 남자들이라면 모두 그러하겠지만, 난 이 곡 중반부 기타 솔로 들어가기 전에 안젤라 고소우가 아가리를 쫘악 벌리며 고개를 뒤로
크게 제끼는 그 모습이 정말 좋았다.
그건 정말 쉽게 잊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 장면은 헤비메탈 역사상 가장 매혹적인 순간이라 할 정도로 강렬하고 또 강렬했다.
그 씬에서 안젤라 고소우는 흡사 지옥에서 불타는 천사와 비견할 정도로 찐~~~~
악마스러웠고 동시에 그랜드캐년 같기두 하고, 동네 아낙네들에게 몰매 맞는 불륜녀 같기도 하고, 암튼 엄청 찡~~~~~ 한 거시긔를 함의하고 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잘못한거 1도 없는데, 단지 어리고 이쁘다는 이유 만으로 동네 아줌마들한테 몰매 맞고 벌거벗겨져 동네에서 비참하게 쫓겨나는 말레나를 보는듯 하다고나 할까?
암튼,
그 장면 보면서 엄청 감동 먹었는데,
어제 알리사가 바로 고소우의 그 장면을 재연했다.
애못이 기타 솔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 알리사는 허리를 화악 뒤로 제끼면서 아가리를 쫘악 벌렸는데 고소우의 그 모습이 생각나 눈물이 왈칵 쏟아질뻔했다.
오오 씨바 메탈 네버 다이 메탈 이스 뽀레버 메탈 딕테이터 메탈 만세
Snow Bound
애못의 처절한 기타 솔로가 펼쳐졌다.
조이의 처연한 아르페지오 위에서 애못이 내 가슴에 대못을 박아넣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애처롭고 처연한 표정을 머금고 한 소절 한 소절에 감정을 담아
피크를 꽉꽉 눌러 음을 자아냈다.
고뇌하고 또 고뇌하는 남자, 늘 항상 조용하게 울부짖는 남자,
플라잉 브이 마이클 쉥커의 억눌린 터짐이 떠올라 기분이 퍽이나 아련해졌다.
중간에 애못은 오른손으로 기타를 주먹으로 내려치며 관객들의 고함을 자아내며, 주거니 받거니 고함을 교환하는 미친 짓을 하기두 하고,
암튼 굉장했다.
어느새 나의 머리 속에선 알리사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맘에 대못이 박혔는데 어찌 애못을 잊을수 있겠는가....
Nemesis
그리고 시작되는 대단원의 절정!!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무적의 그녀 네메시스!!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그 누구보다 총명하고 그 누구보다 사악했던 그녀,
네메시스를 애통하게 부르는 알리사의 처절한 통곡은 실로 처절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곡 전반을 휘어잡는 애못의 애절하면서도 강렬한 기타 연주...
청순한 천사의 외모를 가진 사악한 악마의 서슬퍼런 칼이 배때지에 꽂혀 부돌부돌 떨리면 이런 기분일라나'~
와 진짜 죽여줬다.
뱅 유어 헤드!!! 라고 연신 외치는 알리사!!
거기에 부응한 수천만 조선인 헤드뱅어들의 대구리 뽀사진 열렬한 호응!!
Fields of Desolation
짜장면 시킬때 단무지 많이 갖다달라는 것과 대동소이한 아치 에너미의 공연 휘날레 트릴로지(스노우 바운드로 시작하여 네메시스를 거쳐 필드 오브 디졸레이션으로 마무리되는)도 거의 끝나간다.
마이클 에못은 마지막까지 감동의 연주를 멈추지 않는다.
그의 고뇌하는 모습, 열정적인 기타 연주, 애간장을 태우는 벤딩 그리고 비브라토..
곡이 끝나갈 무렵 등장한 알리사의 감동적인 멘트...
<사랑해요 나의 친구들!!
서울!!
잊지 못할 꺼에요.
You will know my name~~~^^;;>
이곡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애못은 자신의 애마인 플라잉 브이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마구 흔들어댔는데, 그 모습은 흡사 자신의 영웅인 마이클 쉥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처럼 느껴져 무지 찡했다.
"이거 보라구!!
쉥커 형!!
나 이렇게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멋진 공연을 또 했다구!!
날 이렇게 만들어준 쉥커~ 당신에게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어!!"
뭐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왠지 그 순간
나에겐 그렇게만 느껴졌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환희의 순간도 어느덧 처연히 막을 내렸다.
다시 불이 켜지고 ,
에코우가 멀어져가면서,
그 처열하고 지독했던 환상의 순간도 서서히 바래어져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내게 머물렀던 그 순간이 영원하기에...
첫댓글 아치 에너미 공연, 후기만 봐도 정말 멋있었겠단걸 느낍니다. 너무나 생생하고 감동이 물밀듯 밀려오게 만드는 멋진 후기 감사히 읽었습니다.
We Will Rise 부분이 특히 감명 깊네요~ 감동적인 후기 잘 읽었어요~~;;
간만에 보는 감동적인 후기였습니다.
추앙합니다.
멋진 공연이 화랑님의 후기로 리와인드 되네여~!! -_^
The Gods Made Heavy Metal~~~*^^
한편의 멋진 영화 같은 극적인 후기 잘 읽었어요~~~*^^
FUCKING AMAZING...♥
화랑님 특유의 사람 빨아들이는 마력적인 공연후기 역시 일품입니다.. 씨이익
멋지세요!!!
개감동의 후기 조온나 뿅가지 말입니다
Show must go on
그야말로 혼을 갈아 짠듯한 혼신의 후기군요^^
역시 선배~ 실제 공연을 능가하는 어메이징한 후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