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탐방
겨울의 끝자락에 만난 선지식
- 청도 대감사 설우 스님
경문 / 4학년
선재동자는 남쪽으로 여행하며 53명의 선지식을 만나 법을 구한다. 학인 셋은 겨울의 한 끝자락에서, 선재동자처럼 청도군 평양리 대감사로 향했다. 황매화가 피어 우리를 맞이하였고 나즈막이 깔끔하게 단장된 도량은 설우 스님 그대로를 보는 듯했다. 스님께서는 '관심일법觀心一法이 총섭제행總攝諸行, 즉 마음을 관하는 한 법이 모든 행을 다 거두어 섭하는 것' 이니 이 자리에서 잘 들으라고 하시며 운ㅇ르 뛰우셨다.
"강원에서는 노스님으로부터 이제 막 출가한 행자까지 함께 다 어우려져 살잖아. 그것이 법이예요. 그보다 더 수승한 일승법一乘法은 없어요. 화합하는 가운데서 모두가 스승으로 보이고 공경심이 거기서 스며 나오는 거야, 부처님이 따로 가르치신 게 있을까? 없어요. 지혜종자와 함께 자성이 본래 갖춘 공덕성功德性과 어우러지면서 여무는 거야. 이 생각이랄까 알음알아, 그 식심識心이라는 게 워낙 신출귀몰한 놈이 되어가지고 도가 탁 열리고 깨처서 지혜가 확 드러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공부하면, 이놈이 고런 거를 전부 다 주워 모으는 거예요. 다생겁래多生劫來로 번뇌망상이라는 어리석은 기운이 삭 스며들면서 안개에 옷 젓는 줄 모르고 자기가 '어떤 주인공 노릇' 을 하는거지."
학인들에게 강원은 가장 수행하기 좋은 곳이라고 당부하시는 말씀에, 계속 강원생활에 의문을 품으며 3년이란 시간을 놓치고 산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러웠다. 신출귀몰한 놈에게 휘둘러 나로 차각하고, 오늘도 망령되어 살아가고 않은지 한 번 더 점검해본다, 주인공아!
"속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겠어요? 자기 자성自性을 바로 보고 알 수 있는 정견正見이 있어야 되겠제? 여러분이 선방에 가서 '요번 철에 용맹정진하면 로또처럼 탁 열릴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좌복에 앉으면 안 되는 거예요. 선요에 고봉 스님이 세상에서 익혀 왔던 모든 어리석음, 번뇌는 저 삼천리 밖에다가 버려두고 좌복 위에 앉으라고 하셨잖아. 건성하겠다, 한소식 해야겠다, 전부 다 부질없는 것이고 오히려 망상이 되는 거야."
"그런 얘기는 익히 들어 익숙하긴 한데, 구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선방에 가고 하지 않습니까?'
"나도 그랬어요. 그래도 첫째로 이걸 알아야지. '일체 주생이 중생이 아니고 본래 다 성불했더라.' '본래성불本來成佛이ㅑ. 죽순에 대나무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다 있어요. 죽순은 꽉 찼거든. 텅빈 대나무는 쉽게 말해서 진공묘유眞空妙有지. 생활 그대로가 수행이고 그대로 부처로서 사는 거야. 이런 원리를 알아야 해요. 한 번 들어서는 안 되고, 수백 번 수천 번 들어야 해."
모든 것은 본래 부처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심에, 믿음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되새긴다. 『법화경』에는 상불경경보살常不輕菩薩이 등장한다. 보살은 만나는 사람마다 예배하고 찬탄하였다. "나는 그대들을 깊이 공경하나니 모두 다 마땅히 성불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불경보살은 모든 이에게 불성佛性이 있으므로 그 누구도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두 번째, 진성眞性은 무염無染이다. 우리의 참 성품은 조금도 물들거나 업이 붙을 자리가 없다는 거예요. 이런 말도 들으면 또 안 믿어지제? 우리가 미워하고 집착하고 사랑하고 욕심내는 게 다 지금 내 현주소인데, 없다 하느냐? 연꽃은 말이지, 시궁창 같은 곳에서 뿌리를 박고 사는데 단 한 번도 오염된 물을 받아들인 적이 없어요. 고苦에 실체가 없는 줄 알면 멸滅이 되는 거야. 꿈속에서 매일 두려움과 불안으로 헤매는데 누가 툭 차서 깨어나 보니까 실체가 없잖아. 대승은 실체가 없는 본래성불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진성은 무염이지."
중국 당나라 때 신찬 선사의 게송偈頌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영광독로 靈光獨露 형탈근진 逈脫根塵
신령스런 광명이 홀로 드러남에 근진根塵을 멀리 벗어났고,
체로진상 體露眞常 불구문자 不拘文字
본체가 그 진상眞常을 드러내니 문자文字에 아무 걸림이 없다.
진성무염 眞性無染 본자원성 本自圓成
참된 성품은 물들음이 없어 본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졌거니,
단리망연 但離妄緣 즉여여불 卽如如佛
다만 망령된 인연만 여의면 그것이 곧 여여如如한 부처니라.
"세 번째는 무소득無所得이에요. ㄴ박에서 들어와서 주인 노롯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반야심경에 보면 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무명無明, 노사老死, 고집멸도苦集滅道 전부 없다고 하지 있다는 소리는 한마디도 없거든, 알음알이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하나도 진성에 마지않다 이 말이예요. 밖에서 들어와서 조작 부려서 만든 건 다 금방 무너져 버리는 거야, 이 진성의 지혜는 천지 무엇이 와도 무너뜨리지 못해, 본래 내 것이기 때문에, 본래 성불, 진성, 무념無念 그런게 무소득이단 말이야."
매일 예불하며 목청 높게 독송하는 반야심경의 내용을 알므알이로라도 알고 있는지 되새겨 본다. 무無! 있다고 착각하니 괴로움이 생기고 번뇌가 생긴다.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 우리는 헛된 생각, 헛된 꿈을 꾸며 이게 진실이라 믿으며 살고 있지는 않는가?
"그리고 네 번째, 생멸심生滅心, 사람이 죽으면 어떨까? 어디로 갈까? 걱정하고 생각하지 말란 말이야! 당장 눈앞에 있는 부처님 경전 하나도 옳게 읽지도 않고 게으름 부리다가 죽어사 갈 때까지 그렇게 할 거냐 말이야. 내가 정말 열심히 정견을 가지고 잘 살면 그대로 죽음을 열어버리는, 초월하는 자리야. 이건 자꾸 해야해요."
다시 한번 더 정견, 정진을 강조하셨다. 있는 그대로 바르게 본다면, 집착 욕심 이기심 분노 어리석음 게으름 등을 버리면 바로 볼 수 있는 견해가 생기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보현행원普賢行願이예요, 네 번째까지는 문수지혜文殊智慧, 문수의 진공眞空을 말하는 거야. 그 바탕에서 보살의 행원이 열린다 이 말이야. 보살행원이 잘 열러야 그 모든 생명들을 다 복되게 하고 부처님 법대로 정법활동 포교활동을 하잖아요. 대승법의 요 다섯 가지를 자기가 확신하고 의심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 최고의 명상이야. 이게 근본이 딱 서가 있는 사람이라야 조작을 안 부리고 귀신 노릇을 안 하는 거야."
"그런데 눈이 자기 스스로를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정견을 가지게 된다면 그때 가서는 정법활동이든 다른 수행을 하든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자기 점검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선 지식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선지식을 찾아뵙고 자기 공부를 항상 점검받아야 해, 그리고 눈이 눈동자를 볼 수 없다 가는 건, 뭐 할라고 볼라 카노? 거기서 조작이 들어가는 거야. 실상은 보는 것이 아니야, 눈뜨고 귀신 보는 소리를 해야 한단 말이야.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 날 견무이 생기고, 찾아간 선지식이 어리석음을 자꾸자꾸 털어 주는 거야. 선지식이 법을 주는 게 아니에요."
나는 강원 생활이 보현행임을 알지 못했다. 예불로 항상 부처님을 예경, 공경, 찬탄하고 108배로 참회하며, 부처님 설법인 경을 보고 읽으며 생활하고 있다. 선지식을 찾아 떠난 길의 마지막에 보현보살을 만나 십대원十對願을 들은 선재동자처엄, 오늘 우리는 한 번도 그 자리를 떠난 적이 없는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만났다.
"그래 알았으면 됐다. 이제 고마하자" 라며 자리를 마무리해 주신 스님의 목소리엔 경학과 실참을 두루 겸비한 깊음과 편안함, 부드러움이 있었다. 아직은 풋내기인 학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여러번 들어도 부족할 스님의 설법은 조금은 짧은 듯 아쉬웠다. 우리는 오래 묵혀 부드러워진 귀한 차, 노마나를 대접받았다. 귀한 차만큼 귀한 선지식을 만나 우리도 선재동자처럼 부처님의 뒤를 잇는 훌륭한 보배가 되기를 바란다.
신심信心으로써 욕락欲樂을 버리고 일찍 발심發心 한 젊은 출가자들은 영원한 것과 영원하지 않은 것을 똑똑히 분간하면서 걸어가야 할 길만을 고고孤高하게 걸어서 가라.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지계 제일로 알려진 우바리존자의 게송이다. 선재동자의 구도의 길에 서서 이것이 우리가 진정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글은 불기2567년 雲門지 봄호에 있는 글을 퍼왔습니다.
그리고 운문사 홈폐이지 계관운문에서 더 자세히 볼수 있습니다.
마침 흥미로운 사리암 절차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코로나 완제해제후 제가 사리암 절차를 이용하기 힘든점은 오늘처럼 일요일 사리암올때
33인이 왔어나 토요일 오전절차, 토요일 저녁절차를 이용하신분이 내려가지 않고 일요일
절차를 이용하면 자리가 없습니다. 거의 만석으로 내려가니 제가 타고갈 자리가 없어 청도를
거쳐 열차를 이용하여 내려오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마침 미리 내려가는 보살님께 차량 자리를
부탁하였습니다. 앞좌석은 다차고 45인용 차량 맨뒷자석 5개중 중앙에 않아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중앙 오른쪽 두분보살님은 거제도에서 오셨다고 하시고 왼쪽은 사리암 절차을 운영하는 보문여행사
보문심보살님과 지인 두분이였습니다. 보문심보살님의 잠시나마 살아온 내용, 가피등을 들었네요
사업실패후 힘든 여행사직원으로 12년 지내시고 어렿게 보문여행사를 창업하고, 세분 따님을 시집보낸 이야기등을
잠시 들었네요. 사리암에서 100일기도 올리고 간절하게 나반존자님께 기도를 해서 모든것이 성취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운문사 계간잡지 雲門지에도 글을 올린적이 있다고 합니다. 글 내용은 꿈에 나투신 나반존자님 입니다.
저도 이글을 올린적이 있네요. 제글 불기2566년 8월 20,21일 편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다시 한번 보셔도 되시고
운문사 홈폐이지 계관운문에서도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크진 않지만 작가료도 받았다고 하십니다.
사리암에 오랜 신자로 남이 보길 그렇게 오래 사리암에 다녔는데 가피, 성취등도 없어 보이는걸을 너무 너무 조심
한다고고 합니다. 사리암에 누가 되지 않게 항상 행동거지와 품위등을 조심한다고도 합니다.
제가 사리암 절차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시점에 어찌 사리암 절차를 이용하고 보살님과 같은 좌석에 가게 된것도
다 이유가 있는듯 합니다. 더 많은 내용을 개인적으로 제가 알고 있지만 굳이 알려 복잡한 내용들을 알아 좋을것이
없어 그만하는 것이 좋은듯 합니다.
저는 전후사정을 조금 알기에 보살님의 사리암 절차인수는 나반존자님의 가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속 사리암을 위해 포교해주시고 하시는 일 모두 모두 성취하시기를... 보문심 보살님 항상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운문사 사리암 도반 법우 여러분 나반존자님의 가호 가피 많이 많이 받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첫댓글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삶이 곧 가피임을 알게 됩니다.
사회복지에 대해 공부하면서 현재의 사회가 가는 길을 이해하게 됩니다.
나반존자 나반존자 나반존자님, ()()()
언제나 보살님의 사진실을 둘러보기만 해 늘 죄송했어요
즐감하고 감사합니다~
나반존자 나반존자 나반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