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창업 ‘위로와 추억을 팔아라’
새해가 시작되면서 각종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타 산업의 전망처럼 창업 트렌드 역시 경기침체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시대의 소비코드를 제대로 읽어내면 성공의 길은 보인다
2009년에는 2008년에 이어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질 것이다. 하지만 불경기라고 무조건 매출이 줄어들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떠오르고 소비자들의 소비가치와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9년 소비트랜드는 ‘불황형 실존주의’라 할수있다.
“사화적 불안과 경기침체로 자기 외에는 믿을 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자아’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게 ‘불황형 실존주의’ 소비 트렌드의 핵심이다.
해가 갈수록 이 같은 경향은 강화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자구책으로 어린이부터 대기업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기계발에 더욱 열중하면서 각종 스터디 서비스산업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 멋을 추구하는 소비자들 덕분에 이미지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안전감의 저하로 주로 집에 머물며 재미와 위안을 찾는 ‘신(新)코쿤족’이 늘면서 인터넷 콘텐츠와 IT(정보기술) 기기,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또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으로 정서적·심리적 불안이 심화돼 치유(healing)와 관련한 문화상품과 상담서비스가 각광받고,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욕구가 더욱 강해지면서 생활스포츠 등 개인취미와 관련한 산업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이상헌 소장은 2009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양극화(分), 전통(久), 필수(必), 조합(合)’으로 전망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양극화(分)’는 불황기일수록 상류층은 더욱 고가품을 소비하고, 서민층은 조금 더 값싼 제품을 찾는 것을 말한다.
내년에는 초고가 명품이 강세를 보이고 대중명품(Masstige), (대중제품(Mass Product)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어)은 퇴보할 것으로 보았다. 이미 미국에서는 7만 원대 생수와 8만 원대 화장지가 선을 보인 바 있다. 서민층에서는 선택적으로 고가품을 소비하는 1인 양극화 현상이 줄어들고 값싼 소형·개인상품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통(久)’은 불황일수록 서민들은 매장을 찾지 않거나, 어쩔 수 없는 경우 브랜드가 확실한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뜻한다. 이로써 전통 명품이 강세를 보이고 맞춤형·스킨십 서비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장년층의 경우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향수할 수 있는 과거회귀형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필수(必)’는 생필품을 제외한 문화·의류·가전제품의 지출을 줄이고, 철저한 정보탐색 후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트렌드다.
판매후기를 반드시 읽고 제품을 선택하는 ‘트윈슈머(Twinsumer)’가 늘고 꼼꼼하게 탐색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도 늘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合)’은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서민층의 노력으로 나타날 현상을 의미하는데 공동구매 등을 통한 소비자들의 이합집산이 늘고 다양한 기능이 첨부된 퓨전형 제품 역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소규모 점포, 게임·DVD등 대여업체 뜬다.
내년 유통업에는 쇼핑센터와 소규모 점포 등이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08년 12월 15일 내놓은 ‘2009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 “2009년은 국내 유통업 흐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중대 전환점”이라면서 “쇼핑센터(Shopping Center), 소규모 점포(Small Format), 알뜰소비(Save Household), 홈메이드 서포트 상품(Supporting Home-made) 같은 이른바 ‘4S’를 내년의 화두로 꼽았다.
연구소는 내년에 쇼핑센터 시대가 본격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별개 상권으로 구성됐던 단독상권 시대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큰 두 축으로 쇼핑몰과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복합된 광역형 쇼핑센터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인 몰링(Malling) 소비패턴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내년에는 또 소비자들의 근거리소비 성향과 소량구매 패턴이 심화되면서 200~500㎡ 규모의 편의점과 신선식품 슈퍼가 결합된 형태의 소형 포맷 업태 출점도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가계소비 위축으로 유통업체의 초저가 마케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이소, 700마켓 등과 같은 초저가 업태도 늘어나고, 외환위기 시절의 ‘눈물의 고별전’같은 초저가 마케팅이 필수 손님 모으기 마케팅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외식을 줄이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가열, 조리만 하면 되는 ‘가정식 대체 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소품 가구, 가정 생활용품, 의류 등을 직접 제작하는 데 필요한 DIY 관련 상품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점쳐졌다.
내년은 경기침체라는 큰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변화와 혁신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4S 트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업태와 상품군이 국내시장에 본격 소개될 전망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 탓에 ‘집에서 먹고 집에서 노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최근엔 ‘셀프족’이나 ‘신코쿤족’들도 시장의 타깃이 되고 있다.
셀프족은 말 그대로 밖에서 돈을 내고 받았던 서비스나 소비를 집 안으로 끌어들여 스스로 해결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 현대홈쇼핑이 조사한 히트상품에 드라이 크리닝 세제가 7위에 올랐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에서 발표한 ‘2008 히트상품’ 1위는 재봉틀, 신발 밑창 관리 제품 등 ‘리폼 관련 제품’이 차지했다.
신코쿤족은 집 안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들을 뜻한다. 원래 코쿤족은 누에고치(코쿤)안에 들어앉은 것처럼 사회와 단절하고 혼자만의 세게에 몰입하는 이들을 가리켰다.
신코쿤족은 이보다 적극적으로 재택 활동을 즐기며 재충전하는 유형이다.
지마켓은 400여종의 잡지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간 평균 3,500건 가량 거래될 정도로 이용객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런 트렌드는 이웃 일본에서도 확연하다.
올 연말 일본 시장에서 새로 선보여 인기를 끈 완구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진짜 18가지 파스타를 만들 수 있는 ‘파스타파스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손바닥 크기의 초소형 가라오케 ‘하이카라’등이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게임업체나 DVD대여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이크로 소프트와 닌텐도, 소니 같은 비디오 게임 3인방의 게임기 매출이 11월에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외식시장은 복고와 안전 먹을거리 주목
2009년 외식업 트렌드는 환원(민속, 복고의 의미, Ethnic), 일탈(탈출의 의미, Escape), 보호(친환경과 절제의 의미, Ecology) ‘3E’로 정리된다.
불안한 현실은 암울한 상황으로부터 ‘일탈’로, 기존 가치에 반하는 옛것으로의 ‘환원’으로 그리고 자산과 사회의 성찰을 통한 ‘절제와 보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내년의 경기 전망은 올해보다 더욱 암울하다.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으로 국내 경기는 시계 제로 상태.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암울한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데, 이를 겨냥한 외식업체의 독특한 창업아이템, 이색 메뉴, 세련된 인테리어, 고객감동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스러운 느낌을 살려 핑크톤 꽃무늬로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거나 메뉴와 인테리어에도 여성 취향을 반영한 맥주전문점, 합리적 가격의 두마리를 먹을 수 있는 치킨전문점,전통적 조리기법과 식자재를 활용한 전통퓨전음식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옥션이 네티즌을 대상으로 ‘올해의 히트상품 키워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불황’과 ‘복고’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살기가 어려워질수록 옛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회귀와 관심이 높아진다는 얘기로, 최근 옛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맛집에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옛 향수가 떠오르는 ‘복고’ 바람의 일환으로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던 국수, 쓰린 속을 달래주는 콩나물국밥, 해장국 등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조류독감, 소고기 파동뿐만 아니라 이물질과 멜라민 파동 등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의 안전 먹을거리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안전 먹을거리와 관련된 시장은 내년에도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헬시푸드(Healthy Food)’ 트렌드에 소비자들도 동참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상헌 소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겠지만 창업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띨 것이다. 하지만 사회 트렌드와 소비자의 변화된 심리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섣불리 창업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백전백패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쇼핑 비용 줄이는 인터넷 쇼핑몰 고속성장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경기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쇼핑몰은 경제난을 틈타 고속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유통업계 최고경영자·학계·연구소 등 전문가 150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9년 소매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은 3.0%로 2007년 5.6%에 비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터넷쇼핑몰과 편의점은 불황 속에서도 강세를 띨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전망한 업태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인터넷쇼핑몰(5.6%)과 편의점(4.5%)의 고속성장을 예상했다. 다음으로 슈퍼마켓(3.5%), 대형 마트(3.4%), 홈쇼핑(3.3%), 백화점(2.3%), 재래시장(-0.1%) 순으로 집계됬다.
경기침체에 따른 합리적 소비 추세의 증가, 쇼핑 편의성 추구, 교통비 등 쇼핑 부가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경향이 늘어나 인터넷쇼핑몰은 불황 속에서도 선전할 것”으로 풀이했다.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생필품위주의 편의점과 근거리 소량 구매에 적합한 식품 위주의 슈퍼마켓은 일정 수준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다.
특히 편의점은 사업 경험이 없는 중년 실업자들에게 큰 위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인식되어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매 전문가들은 2009년 소비 트렌드 10대 키워드로 불황, 실속형 소비, 세일, 젤제, 식품안전, 웰빙, 소량구매, 친환경, 트레이딩&다운(중간대 가격의 상품보다는 성향구매 또는 하향구매하는 경향), 브랜드 등을 선정했다.
“그 어느때보다도 신중한 결정과 판단이 필요한 경기상황이다 ,전 업종에 걸쳐 업종전환과 리모델링창업 그리고 합리적 가격의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집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더욱 세심한 타당성 분석을 통한 창업이 필요하다” 고 이상헌 소장은 조언한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 이상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