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제임스디오트리뷰트공연후기
2024.5.11 로니 제임스 디오 트리뷰트 공연후기
지난 5월 11일 토요일
前 핫뮤직 기자 성시권의 초대를 받아 홍대 프리버드에서 개최했던 제3회 로니 제임스 디오 트리뷰트 콘서트에 갔다.
저녁 6시 30분에 첫 밴드 마크로스 inc가 나왔다.
보컬은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왔는데 거의 치마라 해도 좋을 정도로 통이 큰 바지를 입었고, 나머지 네 명의 멤버들은 모두 똑같은 하얀색 상의와 역시 통이 큰 검은 바지를 입고 나왔다.
멤버들의 외모를 보고 있노라니 왠지 일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시작했는데,
처음 세 곡은 자작곡을 했다.
정통 헤비메탈을 기반으로 파워메탈 그리고 약간의 일본 메탈 느낌이 가미된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 보컬의 파워풀한 창법도 좋았구 , 멤버들의 열정적인 연주도 좋았다.
세 곡이 끝나고 간단히 밴드에 대한 소개를 했고, 디오 트리뷰트 공연에 맞추어 후기 디오 곡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Killing The Dragon과 Push를 연주했다.
딱히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추모 or 헌정 멘트는 하지 않았다.
마크로스 inc가 내려가고 '정밴드' 라는 팀이 올라왔다.
탑밴드 2에 나오기도 했고 직장인 밴드의 세계에선 레전드로 통하는 팀이었다.
첫 곡으로 레인보우의 Kill The King을 했고,
곧바로 블랙 사바스의 Heaven and hell을 했다.
헤븐 앤 헬 중간에 느려지는 부분에서 잉베이 맘스틴의 I am a viking으로 넘어갔고, 이후 관객들에게 조금 더 호응해달라는 멘트를 했고, 기타리스트 한 명이 추가로 무대 위에 올라온 후 , 라우드니스의 Crazy doctor를 했다.
주혹새 운영자 하루방이랑 똑같이 생긴 베이시스트와 뒤늦게 무대에 오른 기타리스트의 열정 어린 액션이 매우 다이내믹했다.
이후, 아이언 메이든의 Trooper를 했고, 마지막 곡으로 마그마의 '해야' 를 했다.
이 밴드 역시 딱히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추모 or 헌정 멘트는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제로지가 올라왔다.
가장 연륜이 있는 팀이니까 당연히 그들이 마지막에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좀 의외였다.
암튼,
공연을 시작했다.
주로 2집 수록곡을 한 것 같은데 확실히 기억나는건 <지쳐버린 마음> 그리고 <easy come easy go> 였다.
프론트맨 김병삼의 파워풀한 샤우팅 창법은 여전했고, 아치 에너미의 아못 형제처럼 친형제인 두 기타리스트의 현란한 액션과 화려한 속주도 훌륭했으며, 미모의 여성 베이시스트, 여성 키보디스트의 비졀과 연주도 굿이었으며, 시나위 초기 드러머였다는 분의 관록 있는 드러밍도 쩔었다.
제로지의 곡들을 하다가 김병삼이 멘트를 했는데, 처음에는 제로지의 홍보(관객들에게 스맛폰을 꺼내 본인들의 유투브 채널을 구독하라고 부탁)를 하다가,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간단한 존경의 멘트를 했다.
이 공연에서 최초로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헌정의 멘트가 나온 순간이었다.
기억나는대로 적나라하게 적어보겠다.
"록계의 거성 중 한분이신 디오 형님을 추모하는 콘서트에 초대되어서 감동입니다.
정말 디오 형님은 대단한 분이셨죠.
근데요~
제가 태어나서 디오 노래는 불러본 적이 1도 없어요.
제가 그 과가 아니라서 맨날 에이씨디씨랑 신데렐라 꺼만 불러서요~
근데 오늘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아 근데요~
제가 낼모레면 환갑이라 가사를 못 외우겠드라구요.
그냥 대충 외워서 부를순 있는데 그건 형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고,
그래서 그냥 가사 좀 보고 부를께요...."
그러면서 연주한 곡이 Rainbow in the dark
김병삼은 특유의 하이톤 금속성 목소리 샤우팅 창법으로 불렀다.
로니 제임스 디오와는 전혀 다른 음색으로....
이 곡을 끝낸 후 멘트도 옮겨본다.
"아 내가 생각해도 잘 부른것 같아.
아마 저 하늘에 있는 디오 형님이 들어도 오늘 나 잘 불렀다고 하셨을꺼야.
모르겠다.
근데 하늘에 있는지 아니면 땅밑에 있는지...
내 생각엔 아마 땅밑에 있을것 같아.
그 형님 생전에 분위기 떠올려보면...."
마지막 곡으로 제로지 1집 수록곡 <테크노피아>를 연주하고 제로지는 무대를 떠났다.
잠시 후,
이날의 마지막 밴드 <밴이지>가 무대에 올라왔다.
처음 두 곡은 자작곡을 했다.
정통 하드락풍의 음악이었는데 연주를 엄청 잘 했다.
특히 기타 끝내줬다.
누군지 봤더니만 관록 있는 모던 락 밴드 well의 기타리스트 허지호였다.
그는 프리버드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보컬의 가창력이 최고였다.
목소리가 엄청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하고 드라마틱했다.
얼굴도 잘 생겼고, 무대 매너도 아주 좋았다.
자작곡이 끝나고 보컬이 긴 멘트를 시작했다.
생각나는대로 옮겨 적어본다.
아마 정확할 것이다.
<오늘 로니 제임스 디오 형님을 추모하는 콘서트입니다.
여러분들 디오 형님 잘 모르시죠?
제가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로니 제임스 디오는 이태리 태생으로 원래는 트럼펫 주자였습니다.
엘프라는 밴드를 창궐하고 활동하면서 베이스를 치면서 보컬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 형님이 보컬리스트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한 것은 역시 리치 블랙모어가 결성한
본인의 밴드 레인보우의 싱어로 활동하면서부터입니다.
레인보우에서 초기 석 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락계에 뚜렷한 존재를 각인시킨후
헤비메탈의 전설 블랙 사바쓰로 이적하셨죠.
거기서 또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전설적인 커리어를 쌓아갔습니다.
1983년 이후에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디오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헤비메탈의 상징적인 인물로 군림했죠.
그러다가 2010년 위암으로 타계하셨습니다.
정말이지 이 형님은 수많은 록, 메탈 보컬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셨는데,
보컬이 실로 완벽합니다.
흠잡을데가 1도 없어요.
저 역시 이 형님으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았습니다.>
로니 제임스 디오 트리뷰트 공연에 부합되는 추모 & 헌정 & 존경이 가득한 멘트였다.
이 사람의 말에는 그 어떤 허세나 가식이 없었다.
진심으로 로니 제임스 디오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뚝뚝 묻어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은 디오와 블랙 사바쓰의 곡을 연주하며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헌정 공연을 시작했는데 이 시점에서 스페셜 게스트 타미 킴(김종서 밴드에서도 활동했던 전설적인 기타 마에스트로)이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Don't talk to stranger
연주도 완벽했고, 특히 타미 킴의 아우라 넘치는 기타 솔로는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보컬의 가창력이 실로 놀라웠다.
이 남자는 로니 제임스 디오의 포스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디오의 아들이라 보아도 좋을 정도로 로니 제임스 디오의 카리스마와 포스, 느낌을 아주 제대로 살려 불렀다.
이 노래 진짜 겁나 어려운데 정말 잘 불렀다.
초반부 발라드부터 시작해서 높게 외치는 부분, 헤비하게 읊조리는 부분,
진짜 잘 불렀다.
완존 짱이었다.
노래도 노래였지만 이 사람의 눈빛과 손짓 그리고 표정 하나하나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그는 진정 로니 제임스 디오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두번째 곡은 Heaven and hell
이 곡에서 그는 관객들과 ㄸㅏ라 부르기를 시전했다.
나는 이 날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로니 제임스 디오 팬은 커녕 헤비메탈 팬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니 제임스 디오를 사랑하는 그 멋진 남자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이 사람들을 모두 일순간 디오의 충신으로 만들어버렸다.
관객들은 밴이지의 멋진 연주와 보컬리스트의 열정적인 퍼포먼스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에 취해 일순간 헤븐 앤 헬을 따라부르며 로니 제임스 디오에게 참된 봉헌을 하는 신도가 되어 있었다.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넣은 그 남자는 계속해서 헤븐 앤 헬을 멋지게 불렀고, 곧이어 쌍팔 메탈의 트루 레전드 송 We rock을 멋지게 불렀다.
위락은 80년대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가장 멋진 곡 중 하나이다.
곡 제목이 후렴구(사비)로 직결하는 쌍팔 메탈의 포스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곡이 바로 이곡이다.
위락에서 락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개나 소나 다 좋아하는 그런 락이 아니다.
헤비메탈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시절에는 헤비메탈이나 락이나 큰 차이가 없었기에 그렇게 제목과 가사를 붙혔을 뿐이다.
로니 제임스 디오는 결코 이래도 좋구 저래도 좋구 응응 에블바리 원썸 이런 쌈마이 락커가 아니었다.
그는 헤비메탈 그 자체였고, 디오라는 이름은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생명석이었다.
디오는 글램 메탈 하는 놈들 때문에 헤비메탈이 망했다고 대놓구 말씀하셨던 분이고, 초창기 기타리스트 비비언 캠블이 데프 레파드 들어가서 피를 한 사발 토하셨다고 말씀하셨던 분이다.
그냥 헤비메탈 그 자체이다.
위락은 바로 그러한 디오의 곤조와 가오, 간지를 총체적으로 집약한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명곡이다.
바로 그런 위락을 지금 이 남자가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의 보컬은 실로 훌륭했고 그의 눈빛은 정말 뜨거웠고 그의 심장은 진심으로 디오를 그리워하고 메탈을 향하고 있었다.
다른 음악에 전혀 물들지 않고, 오히려 특유의 아우라로 다른 음악을 전염시키는
굿바이 미스터 블랙!!
헤비메탈의 영원한 송가 We rock를 이 남자가 불러주어서 무척이나 감격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심장이 두준두준하다못해 벌렁벌렁거리다 터져버릴 지경이었다.
이 남자가 이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에 헤비메탈을 선택하고, 디오를 존경하고,
위락을 불러주어서 너무나도 고마웠다.
위락으로 일단 공연이 끝났다.
이후,
전에 무대에 섰던 밴드의 보컬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히어 앤 에이드의 Stars를 불렀다.
밴이지의 보컬 연제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분은 모두 가사를 보고 불럿다.
뭔 교회 성가대가 찬송가 부르는 거 보는 것 같았다.
이 분들 뭐 노래는 다 잘 부르시지만,
디오에 대한 존경심은 거의 찾아볼수 없는듯,
stars 가사 나도 해봐서 아는데,
그거 외울 것도 없거든.
가사 완존 쉽고 금새 외울수 있는 건데,
좀 아쉬웠다.
이왕 하는거 좀만 더 신경 썼다면 더 좋았으련만....
암튼,
그래도 뭐 멋있었다.
헤비메탈이란 음악이 박제화 되고 로니 제임스 디오라는 사람 역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버린, 이 차가운 회색빛 도시 속에서 디오에 대한 헌정 공연이 펼쳐졌다는 것 하나만으로 난 이 공연을 기획한 분들과 공연에 참가한 연주인들,
공연장에 왕림한 관객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끝으로,
로니 제임스 디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진심 있게 보여준 밴이지의 보컬리스트
연제준님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첫댓글 먼가 좀 씁쓸하면서도 멋있기도 하고 그렇네요~!!
Born to lose, lived to win~!!
https://youtu.be/U6ULthwVu_E
화랑님이 극찬하신 밴이지~!!
PLAY
훌륭합니다
영원히 추앙합니다
밴이치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