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장성세(虛張聲勢) -
비 오는 날은 바쁘게 처리해야할 일도 비를 핑계대고 잠시 멈추어 창밖을 구경하며 요즘 말로 '멍 때리기'를 하기에 좋다.
투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마치 세상의 온갖 타악기들이 소리를 내듯 하나의 음률처럼 들린다.
50년 전통의 둥근상 시골밥상 본점에서
갈치구이를 두고 잠시 옛추억을 회상해본다.
70년대 바닷가에 있던 우리마을은
인정이 넘치는 동네였다.
바다에 나가 고기라도 잡아오면
이웃과 나눠먹던게 관습처럼 이어져오고 있었다.
그래서 굳이 어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늘상 생선을 맛볼 수 있을만큼 공동체로서 제 역할들을 하며 상부상조하며 살았다.
지금은 어떤가?
윗층, 아래층 이웃은 고사하고
바로 앞집에 있는 이웃과도 남남처럼 지내는게 현실이다.
언제부터 우리에게 인정이 사라졌을까?
모든것이 '성장'만을 강조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이었으니
악다구니를 써가면서 성장을 강조했던 어쩔 수 없는 시절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기업이 끝없는 성장을 목표로 삼는 것이 기업가정신의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해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는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권장하기보다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강권했기 때문에
지금 그 후유증이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나무처럼 우후죽순 자라서 속을 채우지 못하고 크는 바람에
성장이라는 목표는 이뤘지만
대신에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인간성은 땅에 떨어지고 개인 이기주의가 우리 사회에 팽배해졌다.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급변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풍족해졌지만 그 과정에서 혈투같은 무한경쟁이라는 선물도 함께 받았기에
사람들은 더 외로워하고,
자신만이 더 가난하고, 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불만들이 인종이나 종교차별,세대간 갈등 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 성장이라는 이면에는 환경파괴가 반드시 따라온다.
산업혁명이후 불과 200년이 지난 시기에 찾아온 전염병과 환경문제는
인간의 야망과 욕망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들은 만들어지고,
팔리고,운송되고,보관되고,세탁되고,결국은 버려지는 모든 단계에서 환경에 피해를 입힌다.
유한한 지구 위에서 무한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래세대에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닐까?
태초부터 한결같은 속도로 내려와 세상을 적시며 만물을 차별없이 키워내는 빗방울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대량 생산과 소비가 이어지지 않으면 결코 유지될 수 없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가 과연 우리들 삶에 옳은 방향인가 하는 의문이다.
둥근상시골집 갈치구이 본점
(경기 안산시 상록구 도마길 100)
#둥근상시골집본점
#군포맛집
#안산맛집
#갈치구이전문
#허장성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