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갈매못순교성지(주임 황영준 시몬 신부, 이하 갈매못)다.
무성한 풀로 하늘을 가려 놓은 듯한 긴 초록 터널의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탁 트인 푸른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아름답게만 보이는 곳에서 1866년 병인박해 때
제5대 조선대목구장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황석두(루카), 장 주기(요셉) 다섯 성인이 순교했다.
갈매못은 바라보는 곳마다 순교자들의 피가 서려 있는 곳이다.
군문효수형을 받은 다섯 성인의 머리가 떨어진 순교 터.
성인들의 머리가 장대 하나에 함께 엉켜 사흘간 효시됐다는 곳.
성인들의 유해가 처음 묻힌 자리까지.
이곳은 다섯 성인뿐 아니라 5백여 명의 무명 순교자가 목숨으로 신앙을 증거 한 곳이기도 하다.
수많은 신앙선조들이 죽은 채로 또 산 채로 성지 앞에 광활하게 내다보이는 바다에 잠겼다.
모래사장과 바다가 모두 순교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