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여행 상품 판매 금지](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focus.kr%2Fmnt%2Fphoto%2Fweb%2F2017%2F03%2F03%2F2017030301113316760_M.jpg) |
중국 정부가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통한 한국여행 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관광객들이 보이고 있다.2017.03.03 이승배 기자 photolee@focus.kr |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구로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이은재(53)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기 불황에다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까지 겹치면서 중국인들의 매수 문의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가게 매출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이씨는 "저희 동네에서만 근래에 부동산 두 군데가 없어지고 세 군데는 주인이 바뀌었다"며 "생계를 포기할 순 없으니 일단 가게 권리금을 낮춰서라도 받고 나가 월세가 싼 곳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가산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오주용(53)씨도 "지난해 신축 빌라 전체 매수인 중 3분의 2가 중국인이었다"며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대출금리 인상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인 매수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오씨는 "사드 배치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한데, 아무래도 매수 심리 위축이 더 심화되지 않겠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1·3 대책 이후 얼어붙은 매수 심리에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현실화하면서 국내 부동산 업계가 그야말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공연하게 한국관광 금지 조치를 내린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 일대 주요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 여행 상품을 팔지 말라고 구두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에 머무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임대업마저 씨가 마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와서 화장품 가게나 여행사에서 일했던 중국인들이 최근 중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사드 보복 직전만 해도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활발했다. 7일 KB금융연구소의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은 262만㎡ 땅을 사들였다. 이는 기타국가(101만㎡), 미국(97만㎡), 일본(11만㎡)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입 증가세도 압도적이었다. 2016년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 2억3220만㎡(32조3000억원) 중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는 1690만㎡(2조5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간 외국인이 보유한 필지수는 49% 증가한 반면 중국인 보유 필지수는 486%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곧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 수요 감소'로 직결된다고 지적한다.
박합수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소비하는 걸 다시 중국에 가져가겠다는 일종의 개발 프로젝트"라며 "관광객이 감소하면 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전문위원은 "중국은 큰 틀에서 보면 사회주의 국가기 때문에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충실하게 운영되는 경제 시스템"이라며 "정부 의도에 따라서 토지 매입 투자도 일정부분 제한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