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est~
출근하는 남편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다시금 통증이 더해오는 어깨를 감싸안으며
어쩐지 헹하니 뜷려 있는듯한 가슴속을 달랠 커피....
커피메이커에 물을 부우며
커피선정에 뜸이 들여집니다.
얼마전에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새 원두커피와
오래전부터 즐기던 불루마운틴과 헤즐럿향..
당연히 새 원두커피가 풍미를 더 할 것이지만
오래되어 맛이 떨어진 옛 것을 집어 들게 됩니다.
멜랑꼬리....
어젯밤에는 성모의 밤 미사를 드리고 왔습니다.
레지오의 수산나자매가 전화를 하여 함께 갔습니다.
하얀 레이스 브라우스에 하얀공단 원피스를 받쳐 입은 그녀..화사합니다.
내심 성모의 밤에 입어야겠군..
첫 개시를 기다린 하얀 불망원피스를 집었다가
밤바람에 서늘한 듯 할까...불루의 원피스로 대체했음을
조금 후회해 봤습니다만...추위도 더위도 없이 딱 안성맞춤입니다.
성모님께 봉헌할 장미꽃을 집어들려니까
마리아가
"고운 언니는 특별히 예쁜 것을 고르세요~~~"
예쁜 말을 합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한 차림..
성모님은 화관을 쓰고 레이스달린 가운을 걸치셨고,
가브리엘 천사의 모습도 달려있습니다만...
가브리엘천사의 모습은 언뜻 천사의 모습 같지가 않아 살짝 ??하였습니다.
신부님 말씀은... 무엇인지 여러분도 몰랐죠?
신부님조차 생경하신듯 합니다만 그 정성에는 가히 칭찬을 아낄 수가 없습니다.
전례 해설자는 신부님과 싸인이 맞지 않습니다.
2년차 본당에서 이만하면 ..더구나 상가꼭대기 층의 성전에서...
아...
미사 내내 마음은 자꾸만 어디론가 달려 갑니다.
지난 해 파티마의 성모님을 모셔 놓고 봉헌한 성모의 밤 미사...
촛불을 흔들며 아베 아베 아베 마리아를 소리 높여 불렀는데...
이곳미사에서는 입장하자마자 꽃 봉헌과 촛불 봉헌을 함께 해 버려
묵주 기도 중 촛불 대신 묵주를 높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전례는
자꾸만 달려가게 만듭니다..
이사날이 겹쳐 결국 봉헌하지 못한 성모의 밤 미사가
절절하게 안타깝습니다.
성모의밤 미사를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는
달빛 밝은 길에는 등꽃이 하얗게 깔려 있고 아스라히 등꽃 향이
코끝에 와 닿았는데...
미사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두어번 주회 참석했던 pr의 안젤라가
"언니.. 전화 드리고 놀러갈게요~~
그리 빵을 잘 구우신다고 소문이 났던데요?
배우러 가야겠어요~~ "
"뭘... 그저 시판하는 가루 사다가 굽는 것인데... 전화하고 와~~"
성모의 밤 미사를 마치고 돌아 오며
무언가 놓쳐버린듯 허전한 가슴..
아무래도 두고 온 그 곳에
너무 많은 것이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아,,이제 6월이야...
6월의 장미가 만발한 6월이야....
새로운 기분으로 새 달을 맞아야지..
기분전환으로
6월의 장미에게 인사하러 나섰다가
습관적으로 해당화 핀 언덕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
유일한 즐거움..위안은..
해당화 꽃 보러 다니는 재미입니다..
6월 아침의 해당화꽃...벌들이 제법 윙윙 날아 다닙니다.
어느 꽃 속에는 서너마리의 벌이 옹기종기 들어 있습니다.
활짝 핀 꽃들이 지천인데 왜 한 곳에만 그리 모여 들었을까요?
해당화 꽃이 나풀~떨어져 내립니다..
봉오리 맺은듯 하더니 금새 화알짝 피었다가
어느새 후루루 떨어져 내린 꽃잎...
낯선 곳에서 뿌리 내리기로..
우선 요가반 등록을 하였습니다.
교회에서 열리는 문화강좌중의 하나입니다.
회원은 열 명이 채 되지 않은듯...
예전에 다니던 요가교실에 비하면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이나마 꾸준히 다니는 재미를 붙여 볼까하여....
지난 월요일에 처음 참석을 하고 어쩌다가 회비 만원을 내고
점심 회식까지 하였습니다..
아직 등록도 않았는데 회비부터 먼저 내네.. 웃었습니다만..
목요일..두번째...몸이 찌부둥하니 요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지만
한 번 참석하고 슬몃 그만 두는 것은 나의 모토에는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가중에...
지각은 예사로...
핸드폰이 땡땡 울리고..큰소리로 통화까지..
도무지 요가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거기다..
더 늦게 온 젊은 여자..
이건 원...
늦은 시간에 들어왔으면 가장자리로 해서 남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살며시 자리에 앉아도 이미 집중은 깨어지고 어수선해지는데
제 딴에는 빨리 들어가 앉아야지 하는 마음인지..
중앙자리로 가로 질러 다다다다 100m 달리기라도 하는양 쿵쿵
소리내며 달려 갑니다..에효..
에고...등록을 해야하나 ..갈등이 생깁니다..
요가수업 후,
급기야 한 마디 했습니다..
솔직히 이런 부위기에서 요가 수업 받기는 망설여진다..
등록을 할까말까..까지 생각이 된다..
핸드폰 꺼 놓는 것은 기본이 아닌가....
그제서야 다른 이가 한 마디 보탭니다..
핸트폰은 수업 전에 끄도록 해요...
처음에 자신보다 더 어린 줄 알았다고..
알고보니 5세정도 손위시네요..라던 강사는
이런 말을 해주는 분이 있어서 고맙다고...
그리고 아까 달리기를 한 회원은 처음 온 회원인데 솔직히 자신도 황당했다고,,
이제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사무실에 가서 등록을 했습니다.
3개월 6만원..일 주일에 두번 .한 시간씩입니다.
4개월에 2만 8천원..일주일에 두번, 두 시간씩..하던..
그럼에도 알차게 진행되던.
요가 수업마저 두고 온 그 곳이 사무치게 그리워지지만..
수요일, 레지오주회를 마치고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우리집에 들이닥치겠다고 합니다.
그날따라 설거지도..샤워를 한 욕실 정리도..
티브이를 보며 으슬으슬한듯하여 덮었던 얇은 이불까지 쇼파에 널브러져 있는데..
컨디션이 시원찮아 주회에 결석을 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던 차인데..
성령비둘기 나눔하고 싶어 전 날 밤 만들며 오려진 종이 부스러기..
곁들여 가져 간 머핀..반죽한 그릇도 설거지 통에 ....
아..오늘은 좀...다음에...정식으로 초대할테니..는 도무지 먹혀 들지 않습니다.
먼저 가서 대충 치우라는 소리까지 하며 들이닥칠 기세..
여기서 더 거절을 하면 오히려 까다로운, 이상한 사람 취급이 될 듯 합니다.
부랴부랴 달려 가며..
상가에서 수박을 주문하고.
화장실에 들어 갈 새도 없이 욕실 점검하고 설거지...
이것저것 플러스 되어
더욱 더 쓸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해마다 유월이 되면...
이렇게 초대장을 보냈는데.....
유월,
유월, 가만히 소리내어 유월, 불러 보면 왠지 정다운 울림이 있는 유월, 유월입니다.
창문을 열고 싱그러운 바람을 한껏 들이켜 보는 유월의 아침입니다.
아들방 뒷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잔디밭에 ,
얼마전까지 붉고 노란꽃들을 달고 있던 나무들이
지나가는 바람과 대화하듯 무성하게 푸르른 잎을 산들산들 흔들고 있습니다.
나무 아래 벤치에는 나들이 차림새의 할머니 한 분과 할아버지 두 분이 앉아 계시는
유월의 아침입니다.
화창한 유월, 살랑 불어오는 초여름 바람에 머리카락 살짝 날리는 날,
풀먹여 빳빳 정갈한 하얀 식탁에
정겨운 님들을 초대해서 정답게 정답게 담소하고 싶은 마음...
풀 빠닥 먹인 모시커텐 다림질 곱게 하여 걸고,
하얀 린넨 냅킨도 꺼내 놓고,
보랏빛, 분홍빛 리시안서스꽃 화병이 화사하게 올려진 희디 흰 보가 깔린 식탁.
그리운 얼굴의 님들이 식탁에 앉으면
먼저,
크리스탈잔에 맑고 차가운 생수를 한 잔 드리지요.
다음,
에피타이저는
빛깔 고운 노란 호박죽, 찹쌀 옹심이 두 어개, 잣 서넛 올린 호박죽.
초록색 드문 드문 완두콩 밥..
지난 봄 직접 캐어 냉동실에 갈무리 해 둔 쑥이랑 쇠고기랑 두부랑 알콩달콩
갖은 양념에 조물락 조물락, 밀가루 굴려 계란물에 적신 쑥애탕국,
메인 요리는
닭다리봉을 넓적하게 펴서 조근조근 두드려 소금 후추 살짝 뿌린 후
다진 마늘 듬뿍 바르고 밀가루 툭툭 묻혀 털고
넉넉하게 두른 올리브오일에 바삭바삭 지진다음
다시마물에 간장과 맛술과 물엿, 후추 약간 섞인 소스에 살짝 지진
닭다리 데리야끼.
곁들이는 샐러드는 뭘로 할까....
돌미나리, 돌나물,영양부추 등에
멸치젓 건더기 잘게 다진 것에
파, 마늘 고춧가루 깨소금 설탕, 참기름 등을 넣은 멸치젓 양념으로 무쳐 볼까요.
우려 마신 찻잎 곁들인 녹차구절판을 올릴까요.
녹차가루로 반죽한 녹차밀쌈말이를 할까요.
아...
와인도 한 잔 하실래요?
와인은 원하시는대로~~~~
30년산 스카치 위스키에 18년짜리 산토리, 17년산 죠니 워커.
마주앙 미사주도 있답니다.
아...직접 담근 수제포도주^
달달하니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갑니다^^
후식으로는 딸기조림 듬뿍 올린 크레이프.
맛있게 드셨나요?
적당히 부른 배가 기분을 좋게 업그레이드 시켜 주겠지요.
이제 자리를 바꿔서
거실 바닥에 앉아 볼까요.
이제 차를 마실 시간입니다.
그저께 인사동의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 구입한 지리산의 햇우전차
그윽하게 우려 내고
오디열매 박은 양갱이 다식으로 화려한 찻상.
알콩달콩 담소하다보면
초여름밤 그윽히 깊어 가고
어디에선가 두견이 우는 소리도 들려 오지 않을까요.
이제 6월이 왔는데
초대장....뉘에게 보낼까......
뭐..남편의 손님..등등...
오실 분들이야 언제 불러주려나....
은근슬쩍 ..남편은 한 번씩 내색을 합니다만
오케이~~
날 잡아 볼까? 를 할 만큼 마음이 동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던 두견이 소리도 없을 터..
무기력...
6월의 장미
이해인' 6월의 장미'
아침나절엔 흐린듯 하더니 햇살이 밝은 낮이 되었습니다.
오후엔 비소식이 있다지요.....
6월입니다.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누리달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내 행복하십시오..
장미 한 송이와 더불어
안부 인사...받아 보고 싶은 마음이 유난히 사무치는
6월의 첫 날입니다..
첫댓글 존경스럽습니다.... 요리하면 누가 따라 올려나~~~~ 오드리님!!!!! 맛보고 싶네요.... 울성당도 어제 성모의 밤을 성전안에서 했어요.... 야외 만큼~` 영 아니었지만 전에 보훈병원성당에서 성모의 밤은 야외 성모상 앞에서 했지요....
감동입니다...님의 모습에서 느낀그대로..완벽한 열정이 가득한 지혜로움에![박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3.gif)
를 보냅니다 ^^해당화언덕이 환상이네요..전화할께요^^늘 행복하세요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6.gif)
저도 첨으로 성모의밤에 함께했는데요.야외 성모상앞에서..... 성모님께 드리는 어느 자매님의 시낭송, 어린이들의 합창, 다섯분의 나이 지긋이 드신 자매님들의 고전무용, 어느 꼬마신사의 플룻 연주, 성당 마당돌며 묵주기도,5월의 마지막밤을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집이 가까우면 저도 오드리님의 초대를 받고 싶은 마음 간절하오이다.
이런저런 행사도 없이 그저 주일만 지키는 제가 무지 싫어집니다. 오드리님의 성령의 비둘기도 받고 싶고 초대장 또한 받고 싶네요..꽃도 이쁜 곳에서 사시는 오드리님..새로운 곳에서 더 이쁘게 사시기를....
글만 봐도 아름다운 집안분위기가 읽어집니다^^.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살고 계신듯한 느낌.ㅎ 때론 흐트러진 조금은 편안한 모습 보이시는것두 괜찮을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