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만들자] 취약계층 일자리-노인 [매일신문]
▲ 대구 달성군 현풍면 대한노인회 취업센터 현풍 노인공동 작업장에는 10여 명의 노인들이 자동차 부품제조 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나이 든 어르신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다.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직장을 가진 '축복받은 실버'들을 제외하곤 어르신들은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노인취업센터의 문을 두드린다. ▶이런 곳도 있지만…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 현풍면 대한노인회 취업센터 현풍 노인공동작업장. 50평 남짓한 내부에는 가마솥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혈기왕성한 10여 명의 노인들이 저마다 옷고름을 풀어헤친 채 자동차 부품 제조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72세다.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지. 여기서 번 돈으로 할망구한테 용돈을 주는데 어찌나 좋아하던지…." 곽정덕(78) 할아버지는 이마에 맺힌 땀을 간간이 훔치며 작업대에서 능숙하게 도색작업을 했다. 선반 위에서 절단작업을 하던 정칠순(81) 할머니는 "우리같이 나이 든 사람을 누가 써주겠어? 여기서 일도 할 수 있고 용돈도 벌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이들은 평일 2교대로 4시간씩 일하면서 한 달 평균 25만 원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얼핏 턱없이 적은 돈인 듯하지만 이곳의 노인들은 일거리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 비하면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현풍 공동작업장과 같은 곳은 극히 드물다. 제조업과 연계된 작업장으로 대구·경북에서 유일하다. 이마저도 대구·달성군취업지원센터, 달성군청 공무원들이 직접 달성군 내 공단 업체들을 설득해 어렵게 일거리를 구했다. 대구지방노동청이 이달 6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고작 60개 사업장이 고령자(55세 이상)를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채용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힌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황창성 달성군 취업지원센터장은 "노인들이 충분히 젊은이들만큼 일을 척척 해낼 수 있는데도 기업들이 불량 우려 때문에 일거리를 잘 맡기지 않는다."면서 "일거리를 맡기 위해 3개월 동안 업체들을 설득했는데도 불량, 손실 등을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곤 했다."고 했다. ▶노인 일자리 턱없이 부족 "일은 하고 싶지만 자리가 있어야지." 지난 23일 대구 달서 시니어클럽. 50평 남짓한 사무실에 6명의 노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고 전화벨이 쉴새없이 울렸다. 이석기(62·달서구 성당동) 씨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이곳에 들러 '어디 일자리 없나?'고 직원에게 물었다. "하루종일 집만 지키면 뭐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자주 들러야 일자리가 생기지."라며 "뭐든 시켜만 주면 좋겠다."고 했다. '시니어클럽'(보건복지부 지정 노인후견기관)이나 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등에서 노인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상담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본사 기획탐사팀이 대구고용안정센터에 구직등록을 한 대구의 고령자(55세 이상) 수를 조사한 결과 올 7월 말 현재 3천667명이나 됐다. 2004년 한 해 동안 2천633명, 2005년 3천803명, 지난해는 4천818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류우하 달서 시니어클럽 관장은 "지난 현수막제작 사업 공고에서 기술자에 한해 지원을 받았는데도 10명 모집에 50명 이상의 지원자들이 몰렸다."면서 "별다른 기술이 필요없는 일자리 모집에는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고 했다. 일자리라고 해봐야 공공근로사업에 참가하거나 주유소 근무, 농촌 일손돕기, 교통지도, 골목청소, 종이가방접기 등이 대부분이다. 희망자에 비해 제대로 된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병옥 대한노인회 대구시 취업센터장은 "일자리는 얼마 없는데 기다리는 대기자 수가 워낙 많다."고 했다. 2005년 대구시 고령자(55세 이상) 인구는 56만 7천여 명. 이들 중 직업을 갖고 있는 선택받은 고령자는 고작 31%(17만 6천 명)에 불과하다. 이 통계는 1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 취업자 수는 훨씬 적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취업지원3팀장 김규완 씨는 "보통 일주일에 200여 명의 고령자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기업들이 일본처럼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 노인들이 제일 원하는 직종은? 정답은 수위·경비직이다. 일이 힘들지 않고 근무시간이 일정하고 안정적인 직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취업센터에 찾아오는 남성 고령자의 80% 이상이 수위·경비직을 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공기관 경비직은 노인들 사이에서 '신이 내린 직장'으로 통한다. 임금이 일반 경비직보다 30%가량 많은데다 이미지도 괜찮기 때문이다. 일반 경비직이 80만~90만 원을 받는데 비해 공공기관 경비직은 130만 원 안팎을 받는 게 보통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올초 경비직 한 명을 뽑는데 55명이 몰려와 면접을 하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돈을 써서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지원자들이 부지기수여서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한 은행 지점장 출신인 김모(52) 씨는 얼마전 공공기관에 경비직 원서를 냈다가 고배를 마셨다. 화려한 경력이 오히려 독이 된 케이스다. 대구종합고용안정센터 한 관계자는 "은행 지점장, 대기업 간부, 교장·교감 출신이 찾아와 경비직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경비직에는 좋은 경력이 사측에서 부담을 느낄수 있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으로 수성구 등 부유촌 아파트 경비도 선호하는 직종이다. 부수입이 만만치 않고 상대적으로 주민들에게 적게 시달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주민들이 내놓은 가구, 폐지 등을 팔아 별도 수입을 챙길 수 있는게 장점이다. 김주성 (주)신천 용역도급업체 이사는 "공기관, 학교, 아파트 경비직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라면서 "괜찮은 보수와 안정성의 장점 때문에 항상 지원자가 넘쳐난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top> 2007 인천 노인 일자리 박람회 개최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7 인천 노인 일자리 박람회'가 오는 9월 5일 인천중소기업제품종합전시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는 인천관내 만 60세 이상 구직자의 취업을 돕기 위해 인천시와 경인지방노동청, 인크루트(www.incruit.com) 등이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200여개의 기업과 5천여명의 구직자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박람회는 어르신들이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간편 이력서'를 도입해, 안내에 따라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몇 번만 누르기만 하면 간편하게 이력서를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현장은 크게 전문채용관, 취업정보관, 테마관, 체험관, 이벤트관 등으로 꾸며지는데, 우선 '전문채용관'에서는 기업과 구직자간의 일대일 현장면접이 이뤄진다. 총 203개 기업(현장참가 63개사, 게시판 참가 140개사)이 참가해 고령 인재를 뽑으며, 모집분야는 제조, 택배·운송, 운전, 환경·미화, 간병 등이다. 다음으로 '취업정보관'에서는 간병인·베이비시터·주택관리사처럼 고령층 구직자가 일정기간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면 쉽게 취업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혼자서 이력서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구직자들을 위해 '이력서 대필' 서비스도 마련했다. 참여대상이 고령층임을 감안해 마련한 '체험관'과 '테마관'에서는 안마기·체지방분석기·당뇨측정기와 같은 건강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다. 또한 건강나이측정과 안과질환검진이 무료로 제공되며, 노인복지시설과 법률에 대한 상담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과거시험 형식으로 퀴즈를 풀어보는 '과거시험이벤트', 취업성공을 기원하는 '취업희망나무'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마련돼 있다. 이번 '2007 인천 노인 일자리 박람회'는 오프라인행사와 함께 온라인 박람회(silver.incruit.com)도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박람회 사무국 02-2186-9029 <top> [한국일보]
나이가 많거나 병이 있어도 전화 한 통으로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실버보험. 그동안 보험 가입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을 위한 상품이라는 점에서, 부모님을 위한 효도선물로 애용 되는 등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불만과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보험상품도 이들 실버보험이다. 리스크가 큰 노인층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약점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실버보험 대부분이 홈쇼핑이나 광고를 앞세워, 전화로 통신 판매를 하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덜컥 가입했다가는 오히려 노인들의 짐이 될 수 있다. 일단 자세히 들여다보면 납부해야 할 보험료가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 매달 1만~2만원 내면 된다고 앞세우는 상품들도 해마다 보험료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버보험 상품 대부분이 1년마다 갱신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보험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사례에는 매년 갱신 된다는 것을 모르고 가입했다가 나중에야“보험료 올려야 하니 싫으면 해지하든지 하시라”는 보험사의 통보를 받은 황당했다는 신고도 있었다. 일반 정기보험보다 3배 가량 비싼 경우도 있다. A사의 무심사 보험(보험가입금액 1,000만원, 10년만기 10년납)의 경우 남자 50세 월보험료는 2만9,200원이지만, 동일한 조건의 일반정기보험은 8,500원에 불과하다. 여자인 경우에도 1만2,500원으로 일반 정기보험 4,200원에 비해 훨씬 비싸다. 때문에 건강한 노인이라면 건강검진을 받고 일반 정기보험에 가입하는 게 훨씬 이득이 된다. 납부금보다 보험금이 더 적은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사례 중 오모(65)씨가 그런 경우다. 오씨는 홈쇼핑 광고를 보고 인터넷으로 A사의 무심사 실버보험을 20년만기 보험가입금액 1,000만원으로 가입 설계해 봤다. 그랬더니 20년간 총1,660만원을 내는데 순수 보장형으로 보험기간 안에 사망하지 않으면 납입한 보험료만 없어지고, 사망시에는 단돈 1,000만원만 받는 상품이었던 것. 더구나 가입 후 2년 이내는 재해로 사망했을 경우에만 보장이 되는 상품이었다. 건강검진 없이 가입하는 만큼, 보장이 되는 노인성 질환도 기대보다 넓지 않다. 골절, 치매 등이 당연히 보장될 것이라고 여겼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B사 실버보험에 가입한 손모(67)씨는 작업도중 추락해 척추골절 진단을 받았지만, 보험사에서 고작 180만원을 받았다. 골절사고 시 최고 1,500만원이 나온다고 돼 있었지만 사고가 난 뒤 약관을 자세히 보니 골절부위와 횟수에 따라 지급할 보험금이 낱낱이 적혀 있었고 이에 따라 보험금이 대폭 삭감된 것. 4~5군데 이상이 한꺼번에 부러져야 1,500만원이 지급되는 시스템이었다. 권모(65)씨는 치매 간병비까지 보장된다는 D사 실버보험에 가입했지만, 치매진단을 받고도 보험금을 받지 못한 경우다. 사고로 장애 2급 진단을 받았고 외상성 치매가 생겼다. 하지만 보험사는 간병비 지급을 거부했다. 보험 약관에 ‘기질성 치매’만 보장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가입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가입했던 것이다. ‘무심사, 무진단 실버보험’을 앞세우고 있어도 사망이 아닌 질병에 대해 보장을 받으려면 건강검진이 필요한 특약을 들어야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실버보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약관과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통신판매가 대부분이다 보니 이처럼 잘 못 알고 가입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통신판매로 가입이 확정되면, 우편으로 기본정보를 보내주는데 잘못 가입했다고 싶을 때는 15일 안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보험소비자연맹 박은주 실장은 “15일 안에는 아무런 사유 없이 청약철회를 할 수 있으며 3개월 이전에는 자필 서명을 안했다던가 약관설명이 부족했다던가 하는 이유로 ‘품질보증제도’를 이용한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특히 청약철회를 할 때는 보험사 콜센터에서 상품을 팔았던 보험설계사 등을 연결해주겠다고 하면 거부하고 콜센터에서 직접 처리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설계사들은 청약철회시 실적이 안좋아지기 때문에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희기자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