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공공부분 노동자들의 파업과 텃밭 (2019.7.9)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9C0495D23DB1B2C)
지난 주(7월 3일~ 5일) 동안 공공부분 파업이 있었습니다. 특히 학교 급식노동자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바로 많은 시민들과 초중, 고, 학생들이 파업을 지지하고 불편해도 괜찮다며 파업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훨씬 컸습니다. 한 초등학교(인천 동구 서흥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학교 통신 글은 파업 전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파업의 정당성에 대해, 왜 우리가 파업으로 불편해질 수 있는 상황을 당연하게 여겨야하는지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글이었습니다. 그 글은 학교에서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배포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글에 동조하고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 선생님들이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피케팅 시위를 벌였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A92D495D23DB1B2C)
그 덕분인지 보수 언론들이 응당 하리라 예상되었던 “학생들의 밥그릇을 담보로 자기 밥그릇을 챙긴다.”는 목소리는 별로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노동자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는 이기주의자라는 낙인으로부터 자유롭게 자기 주장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당연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참 다행스럽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번 파업은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바뀌게 되었을까요.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생각이 확 바뀌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 사회 곳곳에서 외롭지만 꿋꿋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었던 사람들의 노력들이 이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서흥초등학교 교장선생님도 그 글을 학교 통신문에 올릴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릅니다. 옳은 일이지만 옳은 일로 여겨지지 않고 왜곡되고 색깔 공세를 벌이는 언론과 일부의 목소리를 고민하셨을 수도 있고, 학부모나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예상되는 어려움과 우려들을 접고 용기있게 글을 내신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이런 목소리들이 호숫가에 던져진 돌맹이처럼 파장을 일으켜 호수 저편 끝까지 전달되고,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는 매개가 아니었을까요.
용기내어 자기 목소리를 내어준분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동참하여 함께 소리를 보태어 준 분들의 힘으로 이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이 아닐까요.
그 뜨겁고 감동스러운 3일 동안 부끄럽게도 ‘희망공간’은 그 파업에 아무런 보탬도 하지 못했습니다. 희망공간 근처에 현수막을 걸거나 피케팅이라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갑자기 ‘희망텃밭’의 전기공사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뜨거운 뙤약 볕에서 우물 관정에 전기 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해야했습니다. 텃밭주변의 다른 농부 아저씨들과 공동으로 하는 일이라 마음대로 일정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 6일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1C04A5D23DB552B)
7일 워크샵도 마음을 부산하게 하였습니다. 결국 3일이 아쉽게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각자 자기 공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때l 약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법입니다. 그런데 이 번에 ‘희망공간’은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모두가 그렇게 자기 일로 다른
이웃들의 목소리에 함게 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겠지요.. 아마 우리 희망공간의 회원 중에도 희망공간이 무언가 하지 않은 것에 아쉬워 하실 분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꺼이 함께 실천할 마음을 먹고 계신 분들이 계실 테지요. 좀 더 계획적으로 시간
을 활용하고, 회원들의 실천을 모아서 다음에는 우리 목소리를 잘 내어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아무쪼록 아직 끝나지 않은
학교비정규직 선생님들과 공공부분 노동자들의 싸움이 승리하기를 응원해봅니다.
끝으로 인천 동구 서원초등학교의 학교 통신문 일부를 다시 읽어 봅니다.
“6.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노동조합은 약자를 위한 조직입니다. 여러분도 대학을 졸업하면 대다수가 노동자로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노동조건, 임금의 격차가 크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역시 비정규직으로 취직할 수 있고 이때 같은 일을 하는데도 적은 임금, 차별적 처우를 받는다
는 것을 알게 되면 화가 나고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질 수도 있겠죠. 이때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의 공통된 요구를 모아 개선해 달라고 주장하는 조직이 바로 노동조합입니다. 여러분이 어른이 되어 부당한 노동조건을 고치려고 파업 등 단결된 노력을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기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손가락질 한다면 서운하겠죠. 불편을 참으면서 노동조합의 활동을 격려한다면 힘이 날 겁니다.
철도가 파업을 하면 여행을 하기 힘들고 지하철이 파업을 하면 출근길이 힘들어 집니다. 하지만 그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가진 힘이라고는 단결된 집단 행동이외에 없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노동하는 힘밖에 없는 약자이기 때문에 헌법에서까지 언급을 하며 파업권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 지하철 청소원 노조가 파업했을 때의 일화가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가 더러워졌을 때 한국사람이 자원봉사로 쓰레기를 치우자 프랑스 사람들이 말리더랍니다. “여기가 더러워져야 파업하는 사람들이 이기지 않겠소?” 프랑스 사람들은 힘 없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빵을 이틀 먹게 되었어요. 조금 불편하지만 더 불편한 마음으로 파업에 참여한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늘 감사하다고 말하며 밥을 먹었지만 오늘만큼은 더 큰 소리로 매일 밥을 지어주셔서 고맙습니다.원하시는 바를 꼭 이루세요.라고 인사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