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40도 찍었다, 내일은 더 뜨겁다
김은경 기자
전국에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인근에 설치된 온도계가 섭씨 30도를 나타내고 있다. 절기상 일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이날 동두천시 상패동에 있는 기상청 자동 기상관측 시스템(AWS)에는 40.2도가 기록됐다./뉴시스
절기상 일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22일, 서울의 공식 낮 최고기온이 35.9도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상청 자동 기상관측 시스템(AWS)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40도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이날 오후 2시 58분 동두천시 상패동에 위치한 AWS에 40.2도가 기록됐다. 우리나라에서 40도 넘는 기온이 관측된 것은 2019년 8월 5일 경기 안성(40.2도)에서 측정된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 강북구(38.8도) 등 서울과 경기 내륙 일부에서도 38도 안팎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AWS는 무인 장비에 의한 수치로 정부 공식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최근 무더위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은 가운데, 고온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강화되고 있다. 6호 태풍 ‘인파’의 열기와 따뜻한 동풍이 불어오는 서쪽 지방이 한층 무더운 날씨를 보인다.
기상청은 앞서 22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을 28~36도로 예보했다. 40도의 극한 폭염이 올 가능성에 대해선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탄탄하게 중첩되기보다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민간 기상 전문 업체 케이웨더는 이보다 높은 37~38도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며 “특히 강원 영서와 경기 동부 등 동풍의 영향을 받는 곳은 40도에 육박할 수 있다”고 예보했었다. 결과적으로 민간 업체 예보가 더 근접했는데, 기상청은 “(40도를 넘은) 동두천 상패동과 강북구의 경우 관측소 주변 에어컨 실외기 등의 영향으로 기온이 더 높게 측정됐을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3일에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이 낮 최고기온 35도 안팎으로 올라 덥고, 서쪽 내륙 일부 지역은 38도가 넘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으니 수분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 활동이나 외출은 자제하기 바란다”고 했다.
무더위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감싸고 있는 두 고기압의 영향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풍이 불어넣는 뜨거운 수증기의 영향으로 체감 기온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도심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도 계속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지난 21일 밤 서울(26.6도), 인천(27.2도), 청주(25.6도), 제주(26.4도) 등 15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작년보다 23일 이르게 첫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은 올 들어 벌써 7일 열대야를 겪어 이미 평년(12.5일)의 절반을 넘어섰다. 기상청은 “최근 대도시와 해안 지역에서 열대야가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태풍의 이동 경로에 따라 따뜻한 수증기의 유입이 많아지면 내륙 지역에서도 열대야가 폭넓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