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마테호른, 곡성 설산-괘일산(12.25)

[카라]

우리나라엔 산지가 70% 가까이 된다

그래봤자 남한엔 2,000m 짜리는 하나도 없다

높은산 많은 외국에서 보면 모두 언덕배기 수준이다

그런대도 우리는 어엿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이 200m 이상만 해도 4,440 개나 된다는 산림청 발표 이고 보면 어쩜 우리가 산을 아끼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나라 지형상 동쪽은 산이고 서쪽은 벌판이라 하지만

이곳 호남에도 산이 참으로 많다

산에서 조망하면 사방 천지가 산이다

특히 들판에서 오뚝하니 솟아있는 500m 급이면 훌륭한 산이다

산 많은 강원도에서 보면 대관령 보다 낮은데....

 <진짜 마테호른>

 <고속도로에서 슬쩍 보는 괘일산 가짜 마테호른 ^^>

오늘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근교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이름하여 호남의 마테호른 곡성의 설산(523)과 괘일산(455),

뭔 마테호른 이냐구요?

아시다 시피 마테호른은 알프스 산맥에 있는 송곳니 같은 산이다

높이 4,478m 로 관광객이 하도 많으니 기차나 케이블카로 3,820m 이상을 올려다 준다는 산인데

사계절 눈을 이고 있어 유명하다

그런데 곡성군 옥과면의 이 산들도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정상부위의 바위가 눈이 온 것 처럼 희고 특히 그옆의 괘일산은 뾰족하기가 마테호른을 닮아서 그렇게 부르고 싶다

물론 내가 처음으로 부른다 ㅋㅋ

스위스 마테호른하고 비교 할수는 없지만....

곡성팔경에 동악조일(動樂朝日)이요 , 설산낙조(雪山落照)라는 말이 있다.

동악산의 일출과 설산의 낙조를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승으로 꼽은 것이다.

설산은 전남과 전북의 경계이자 곡성이 담양과 경계를 이루는 군(郡) 북서단에 솟은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세가 범상치 않아 예전부터 명산의  열에 끼었다.

이 산은 멀리서 보면 눈이 쌓인 것처럼 정상부 바위벼랑이 하얗게 빛나 설산이라고 부르며  

규사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그렇게 빛난다고 한다.

이 설산에 진입하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호남고속도로 옥과 IC에서 나와 옥과면으로 들어가서

옥과면의 면사무소가 있는 옥과리의 옥과중학교 왼편 길로 들어서면 외길로 설산과 괘일산 아래의 설옥리에 이르게 된다.

산행은 설옥리 들머리 외딴 가겟집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편으로 들어서면 설옥1구 미을을 지나 수도암을 거쳐 설산에 오르게 되고

왼편 길은 설옥2구(덕곡)에 들어가는 길로 설산과 괘일산 사이의 골짜기와 괘일산 아래의 관광농원에 이르는 길이다 .

즉 설산은 오른편이며 괘일산은 왼편으로 가는 것이다.   

앞에 보이는 산이 바로 설산이니 지도를 보거나 손바닥에 침뱉고 때려볼 필요도 없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수도암-설산-괘일산을 돌아 내려오면 딱 좋은 거리 이긴 하지만 포장길을 걸을 일이 벅차 우측 수도암까지 차로 올라갔다

수도암 아래 주차장에서 수도암을 거쳐 설산으로 오른다

수도암은 신라 원효대사와 같은 시기의 설두화상이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수도암이 있었으나

당시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1928년 임공덕 보살이 창건한 암자가 현재 그 터에 들어서 있다.

암자앞에 있는 수령 200년이 넘는 매화나무와 잣나무 고목은 문화재자료 제14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고 하여 자세하게 보려고 암자로 들어서는데

송아지 만한 시커먼 개가 "컹" 하면서 달려 나와 "시껍"을 하고 도로 나왔다

설마 절에서 키우는 개가 사람을 물지야 않겠지만

그 기세가 워낙 드센지라 접근을 포기했다

암자에서 바로 산으로 오르는 샛길이 가파르게 있다

낙옆이 쌓여 좀 미끄럽기는 하지만 힘을 적당히 들일 수 있어 좋다

바로 암벽이 나오고 그 아래 굴에는 성금샘이라는 샘이 하는데 물은 고여 있지만 가물어서 식수로는 적당치 않을것 같다

암자 바로 뒤에 보이는 암반으로 오르는길은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독립된 바위라서 도로 내려 와야 한다

설산은 독립된 바위가 많아 바위마다 오르내리는 오밀 조밀한 맛도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 조망이 좋다

뒷측은 절벽이라 철망이 쳐 있다

수도암에서 1.2km

이바위 저바위 오르내리다 보니 50분 만에 올랐다

앞에 보이는 괘일산의 위용이 꽤나 근사해 보인다

말굽형 능선을 타고 괘일산을 오르는 길은 소나무 숲길이라 쾌적하기 이를데 없다

괘일산을 향하여 내려오는 길에 바위동굴에 샘이 있는데 금샘이라 한다

금이 나왔는지 어쩐지 모르지만

지금은 말라 있었다

괘일산도 가까이 다가서면

팔영산의 한 봉우리처럼 바위들을 밧줄을 타고 각자 올라야 한다

한쪽은 완전히 절벽이라 오금이 저린다

안전 팬스가 있으면 좋으련만 내 생각이 틀린지 모르겠다

아내는 무섭다고 아래에서 조망만 하다 돌아가기로 한다

괘일산에서 바로 성림수련원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차가 있는 수도암으로 돌아와야 했다

사실 산행이 부족하여 임도를 좀 더 걷는것도 괜찮다

대략 6.km 정도를 돌아오니 2시간 50분 소요되었다

도시락 없이 돌 수 있는 한 나절 코스로 딱 맞다

산에 가자 하면 질색을 하는 제수씨나, 막내매제가 오기 딱이겠다

물론 성륜사측에서 종주하는 5시간 코스도 있다

설산 동쪽 기슭의 옥과리에 있는 성륜사는 근래 크게 잘 지은 절이 있다.

성륜사 옆에 위치한 옥과미술관에는 남화의 대가 아산 조방원이 전라남도에 기증한 작품들과 전라도 출신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새로 개통한 고창 고속도로를 타 보고 싶으므로 점심을 선운사 가서 하기로 나섰다

선운산 IC에서 서순천 까지는 115km 로 한 시간 거리 였음

선운사에서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괘일산의 뾰족한 모습이 정말 마테호른 같았다

[옥향]

저리 고우신 사모님과 늘 동행하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행복게 보이십니다. 시댁 근처인데 한번 다녀와야겠네요. 사진 잘보고 이야기 잘 듣고 갑니다.

[하늘 바라기]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산이 있는줄 몰랏어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진짜 설명이 자세하고 좋아서 글을 읽고 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과 꼭 내가 갔다온것같은 착각까지 들게 하는 군요.

[우포의 물새]

호남고속도를 오가다 저 마테호른을 본 듯 합니다,오늘 황사 바람 날리는 날씨에 편안하게 설산,괘일산행을 즐겼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