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건 사물이건 항상 똑같이 공유할 수 있는 통일된 느낌보다 선입견이나 편견의 견해차이에
의해서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것들이 참많다. 음식중에 대표적인게 개고기나 곱창일 것이다.
하지만 곱창에대한 안좋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에 있는
장원곱창에 가보라고 권하고싶다.
영업시간은 오후 12시부터 오후 10시 까지로 국한하고 공휴일은 무조건 휴무일이다.
퇴근시간이 피크를 이루는 오후6시부터는 운이 좋아야 2~30분을 기다려 자리배정을 받을
수 있다. 왜 그토록 사람들이 양,곱창을 먹으려고 줄을 서는지는 꼭 그맛을 봐야만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할 수 있는 음식이다.
기실 나 역시 순대의 징그러운 겉모양 때문에 한참이나 순대를 입에 넣지못하는 비위가 약한
대표적인 왕재수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요즘은 물불안가리고 잘먹는 잡식성으로 변해
양,곱창은 거의 매니아 수준으로 변해있다.입맛이 변하는데 일조한 요인중 하나가 바로
장원곱창의 맛이다. 자고로 음식은 원재료가 좋아야 하는데 장원곱창은 그날 그날 재료를
공수해온다 그래서 영업시간 오픈을 점심때가 되어서야 할 수 있다.
오후 7시에 장원곱창에서 곱창을 주문한다면 십중팔구 NO라는 대답을 듣기쉽상이다.
재료를 미리 많이 선점해서 냉장고에 보관하여 몇일간 팔 수도 있겠지만 이곳 장원곱창은
나름대로 원칙에 입각한 영업을 하고 있다.그래서 나같은 사람도 십수년동안 단골집으로
찾고 있는 비결일게다.
장원곱창은 여느집과 달리 주변반찬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하지만 장원곱창을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양념에 버무린 부추다. 곱창이나 양에 싸서 그냥 먹어도 좋지만 곱창을 굽는 불판에
올려 같이 익혀먹는맛이 일품이다.
예전에 없던 갈비살이 메뉴에 들어있어 주문해서 먹어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맛에 얼마나 허겁지겁
먹었는지 모른다. 육질이 부드러우면서 혀에 감기는 맛이 생고기의 장점을 그대로 녹여 놓았다.
몇년전 집사람이 양먹으러 가자는 소리에 나는 양이 양고기를 뜻하는줄 알았다
또한 곱창은 무조건 돼지의 부속인줄알고 꺼림칙하게 생각하였다.
곱창하면 돼지라든가 소라는 개체를 명시하지 않기에 그런 혼동을 겪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장원곱창에서 파는 양이나 곱창은 소의 4개의 위중 첫번째 위를 양이라 하고 두번째 위를
천엽(고기에 돌기가 붙어 있는...) 새번째 위를 절창, 내번째위를 막창이라 부른다.
일반적인 포장마차에서 파는 곱창야채볶음에 들어가는 막창은 말그대로 돼지의 마지막 창자
즉 항문에 이르는 직장을 말한다.
양은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뽀독뽀독하게 씹히는 맛이 있어야 제 맛이 난다.
그러한 육감을 제대로 즐기면서 먹으려면 너무 구워서는 안 된다.불판에 올려놓고
적당히 겉이 익혀지고 속이 약간 부드럽게 구워내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곱창은 양보다는 더 구워서 먹어야 한다. 막창의 도시 대구 같은 데서는 특유의 냄새를 살려서
먹기도 하지만 장원곱창은 냄새를 제거하여 내놓는다.
잘 구워서 고소하게 먹는 맛, 씹는 맛과 부드러운 풍미가 잘 어우러진다.
곱창을 구우면 내장 안에 든 내용물 곱이 빠져 나온다 떼굴떼굴 굴려가면서 잘 구어야
안에든 곱을 버리지 않고 곱창의 고소함과 쫄깃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장원곱창의 외부는 현대식이지만 내부는 6,70년대 느낌의 둥근 드럼통테이블을 놓았다.
잘익은 양을 기름장에 찍어 입안에 오물거리는 맛이란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쫄깃쫄깃 하면서 쬰득한 맛과 고소함이 베어있는...
장원곱창집의 별미는 누가뭐래도 볶음밥이다.고기를 다먹고 난 후 불판에 부추김치와 파, 김치 참지름을 넣고 쓱쓱비녀 볶아먹는 밥. 양이 많으므로 세명이 간다면 2공기만 주문할것.
밥을 먹고난 후 시원한 콩나물국으로 입가심을 해주는 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