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 상 >
징검다리 손 민 지 (구미여자고등학교 3학년 6반)
쉼 없이 걸어오던 징검다리가 끝났다 눈앞에서 물길은 다시 시작되었다 뒤돌아보면 걸음 끝마다 따라붙은 낭떠러지 기다렸다는 듯 두 팔 벌린 어둠 혹시 저 숨막히는 어둠은 따뜻할까 발 끝을 서성이던 물이 날 스쳐가 어둠 속에서 숨을 잃고 떨어진다. 젖은 어둠에 질식했던 밤들
멀찍이서 찰박대던 그림자들이 다가와 나를 깨우고 그들의 발자국을 보여준다 깊이 패인 채 빛바랜 두려움의 화석들 그들은 여전히 비틀대며 내게 손을 내민다 발목을 집어삼키던 내 두려움은 새 화석이 되고 걸음마다 물길은 시린 핏빛으로 물든다 괜찮아 괜찮아 손을 꼭 잡고 어깰 토닥이며 그림자들은 아직 끝나지 않은 징검다리를 몸소 보여준다
그림자들이 떠난 새 징검돌 위에서 발끝을 본다 피딱지엔 고운 여명이 앉았다 한참을 걷다 뒤돌아 보면 낭떠러지 끝에서 위태로이 멈춰선 네가 있겠지 그러면 나는 너에게 찰박대며 다가가 손을 꼭 잡고 괜찮아 괜찮아 징검다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함게 걷는다 여명이 발목 언저리에 찰랑일 때까지 |
< 초등부 장원 >
징검다리 오 보 경 (영양초등학교 6학년 3반)
험한 여행길 건너다 강물에 비친 내 모습
고단한 여행길에 많이 지쳤나봐
강물 위 수놓은 듯 가지런한 징검다리
한걸음 한걸음 건너다 지칠 땐 돌 위에 앉아 바람 타고 날아온 새 노랫소리도 듣고
또 한걸음 한걸음 건너다 힘들 땐 돌 위에 앉아 저 밑에 헤엄치는 물고기들 응원도 해주고
조금씩 더 건너다 밤이 되면 돌 위에 앉아 높은 하늘 위 별들에게 이야기를 걸어본다.
아직도 놓쳐진 징검다리는 너무 많은데 ….
언젠가 징검다리 저 끝엔 내가 그리던 꿈의 장면이 환하게 빛나고 있겠지
미소지은 나를 생각하며 오늘도 조심스레 다리 살짝 내딛어본다. |
< 초등부 차상 >
자전거 최 유 영 (수비초등학교 3학년 1반)
자전거와의 첫만남 두근두근 콩콩콩 가슴에서 소리가 난다
왼발 오른발 이리쿵 저리쿵 쿵소리 하나에 상처하나 쿵소리 둘에 상처 둘
가슴에서 소리 난다. 포기해! 포기해! 가슴에서 또다른 소리 들린다 할수 있어! 할수 있어!
한발 한발 쿵쿵 소리가 멀어져간다.
또 다시 한발 한발 쿵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쿵소리가 안나니 입에서 소리난다 하하하! 하하하! |
< 초등부 차상 >
자전거 권 다 인 (입암초등학교 2학년 1반)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 자전거 바퀴는 동글동글 하네
손잡이도 있네 달리고 달리고 빨리 달려라
브레이크를 잡으면 끼익 잘도 멈추네 아주 재미있는 자전거
빨주노초파남보 알록달록 옷을입은 자전거
따르릉 따르릉 노래 부르며 잘도 달리는 자전거
바퀴에 구멍이나서 아프면 내가 후하고 바람을 불어줄게
자전거야 자전거야 나랑 오래오래 친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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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차상 >
징검다리 이 경 채 (수비초등학교 5학년 1반)
처음에는 아이들이 몰려와 재미있게 놀아 좋지
돌을 던지며 노는 아이들 시끌벅적 즐거운 웃음소리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떠나는 아이들
‘애들아! 가지마’ 서글픈 징검다리의 울음소리
흐르는 물소리도 세찬 바람소리도 그저 슬프게만 들리네
그리고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이제 외롭지 않은 기쁜 징검다리 |
< 초등부 차상 >
자전거 김 은 기 (영양중앙초등학교 6학년 1반)
쌩생 자전거 온동네 아이들이 즐겨타는 자전거
쌩쌩 자전거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
쌩쌩 자전거 자갈위를 다닐때는 촤라라 오솔길을 다닐때는 쉬이이
쌩쌩 자전거 아기들은 세발 친구들은 두발 할아버지 할머니는 세발
쌩쌩 자전거 자전거는 나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소중한 친구
쌩생 자전거 오늘도 나는 아이들과 자전거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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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차하 >
징검다리 배 혜 진 (안동강남초등학교 5학년 1반)
넘어질까 아슬아슬 징검다리 거쎈 물살에도 용기내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엄마처럼 무서운 물살 어떨땐 토닥토닥 힘내라고 다독여주는 그런 좋은 엄마
뛰엄뛰엄 강물이 낳은 귀여운 징검다리
징검다리 위의 나뭇잎들 옹기종기 모여 오색빛깔 마음껏 뽐낸다
아기처럼 키가 작은 다리 그 다리가 우리를 받쳐준다 힘도 쎈 징검다리
땅과 땅을 이어주는 다리 그 모습이 아름답다
흐르는 물과 작은 다리 좁은 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져도 활짝 웃는다 건너기만 하면 웃게되는 해피바이러스같은 징검다리
건너다보면 언젠가는 끝에 도착한다 도착하면 얼굴은 저절로 행복
건너도 또 건너고픈 재밌고 신나는 징검다리 같이 건너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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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차하 >
징검다리 신 예 찬 (안동강남초등학교 3학년 4반)
솨솨솨 시원한 강물소리 오늘도 나는 징검다리에 앉았다
감기는 눈을 쓱쓱 비비고 머리에는 까치집 지었네
학원시간 때문에 운동 할 시간이 없는 나 주말마다 엄마랑 강변을 걷는다
한 발짝 또 한 발짝 통통 우주자전거 노래도 신나게 부른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신 엄마 이야기 보따리를 풀까? 말까?
엄마와 나 징검다리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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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차하 >
징검다리 배 수 연 (안동강남초등학교 3학년 6반)
콩콩 뛰어가다 멈칫 다시 방방 뛰어가다 멈칫 물에 빠질까 가슴이 두근두근
물이 낮은데도 괜이 가슴이 콩닥콩닥 뒷사람이 뒤따라 오자 빨리빨리 콩콩콩
산처럼 낮고 높고 낮고 높고
동그란 징검다리 네모난 징검다리 뾰족뾰족 징검다리
좁은 징검다리 건너다 물살이 세지면 휩쓸려 갈까봐 엄마손 꼬옥 잡고 깡충깡충
다시 물살이 세지면 아빠손 꼭 잡고 뛰엄뛰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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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차하 >
징검다리 유 한 정 (수비초등학교 5학년 1반)
처음에는 못 생긴돌이 사람들이 밟고 거친 물살에 부딪혀서 동그랗고 예쁜돌이 됐네
크고 작은돌들이 모여 발과 돌이 부딪히는 다리가 되고 비오는 날에는 미끄러운 징검다리 비오고 난 뒤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다리
큰 징검다리 옆 아이들이 만든 작은 징검다리
폴짝폴짝 누가 더 빨리 가나 열심히 폴짝폴짝
달과 바람뿐인 고요한 징검다리 고요한 강가의 물소리만 들려온다. |
< 초등부 가작 >
자전거 권 효 원 (영양중앙초등학교 1학년 1반)
따르릉따르릉 자전거 자전거가 풀밭을 가로지르며 갑니다 풀밭을 지나 강가를 보며 갑니다 동네 한바퀴를 돌고 집에 도착합니다. 내일아침 해가 쨍쨍 뜹니다. 내가 학교가면 자전거는 졸린 눈으로 나를 기다립니다.
바람은 나를 스쳐가고 나는 바람을 스쳐가고 자전거는 나와 바람의 희망을 싣고 갑니다. 자전거를 타고 들판의 꽃들중에 제일 많은 민들레가 살랑살랑 반겨줍니다. 나도 민들레를 보며 손을 흔들며 반겨줍니다.
자전거와 나는 하나되어 어디든지 갈수 있어요. 자전거는 나에게 웃음을 주는 친구 꿈을 실어 나와함게 나르는 친구 행복을 나르는 친구 자전거는 나의 소중한 친구 |
< 초등부 가작 >
징검다리 정 여 민 (수비초등학교 6학년 1반)
바람이 ‘뚝뚝’ 떨어뜨리는 봄을 건넌다
바람이 내 마음 만큼 실어주고, 하늘이 내 마음 만큼 열어준다.
햇살이 ‘휘익’ 뿌려주는 봄을 건넌다
햇살은 내 마음 만큼 느끼고, 설램은 내 마음 만큼 이어준다.
꽃의 ‘소곤’ 속삭임으로 봄을 건넌다.
꽃잎이 내 마음 만큼 밝아지고, 풀잎이 내 마음 만큼 일어선다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바람과 햇살과 꽃이 봄의 징검다리로 내 마음 만큼 열어준다.
작품설명 : 누구에게나 봄은 오지만, 마음이 닫힌 사람과 열린 사람이 보이는 것이 다르고 그것이 징검다리처럼 보인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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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가작 >
징검다리 권 영 윤 (영양중앙초등학교 6학년 1반)
넓게 펼쳐진 푸른 나무 밑에는 졸졸졸 푸른 시냇물 한가운데 회색 큰 돌덩이 동동동
물에 잡아먹힐 듯한 돌덩이 어린 여자아이 엄마따라 쫄쫄쫄 어린 여자아이 돌덩이에 쭈그러 앉아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작은 얼굴 푸른 시냇물에 비추고 엄마께 조용하게 물어봅니다.
“엄마, 왜 이 물고기는 가만히 있어요? 엄마께서는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음, 잠시 여행하다가 낮잠 자고 있는 거야
성큼 성큼 짧고 얇은 다리고 폴짝 폴짝 뛰어가 엄마따라 쫄랑 쫄랑 회색빛 돌덩이를 건너
푸른 시냇물을 엄마와 건너갑니다. |
< 초등부 가작 >
자전거 강 동 헌 (영양초등학교 4학년 2반)
내 자전거는 내게 행복을 준게 내 잔거는 친구들의 고급 자전거 보다는 못하지만 친구들이랑 자전거 시합을 해서 이기면 내 내동생 같이 자전거가 장하다고 생각되네
내 자전거가 바퀴에 구멍이 뚫리면 그건 오직 나의 슬픔 자전거가 바퀴에 구멍이 뚫리면 자전거를 못타고 내가 다쳐서 아픈 느낌
내 자전거 패달 밟다 걸려 넘어지면 가끔 속상하고 나의 분노라네 자전거 나를 골탕 먹인 것 같아 분노 하는거네
코스는 나의 즐거움이네 비오고 날이 밝을 때 타면 머드 코스 더울 때 샌드코스 눈이 오면 미끌 미끌 얼음 코스다
자전거 매일 매일해서 자전거가 너무 힘들다고 푹 주저 앉았다네 그래서 나는 자전거 없이 노니 기분이 이상해서 자전거를 꼭 타야하네 |
< 초등부 가작 >
주실향기 김 수 현 (청송초등학교 4학년 2반)
주실향기 주실향기 꽃 냄새가 향기롭네
어린이들, 할머니들께서 주실향기가 좋네, 좋네.
기분이 좋아서 덩덩쿵딱쿵 장구를 치네 개갱 개갱 꽹과리도 치네
어느 더운날. 고추밭에 아지랑이 이글이글 지글지글
옆을 보면 산이 많아서…… 더워도 시원한 향기가 나는 것 같네
나무가 살랑, 살랑 봄바람인 것 같네 바람향기가 꽃 향기
하늘에는 제비가 날고 땅은 개미가 지나가네 향기는… 제비가 만드나봐
천년… 만년… 계속계속 오랫동안 주실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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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가작 >
징검다리 박 성 빈 (구미도봉초등학교 6학년 5반)
꿀 찾아 날아다니던 나비 한 마리가
진달래 꿀 맛보고 “아이 달콤해.”
아카시아 꿀 먹어보고 “아이 향긋해.”
꽃으로 이어진 봄의 징검다리
깡충깡충 나풀나풀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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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부 가작 >
주실의 향기 홍 지 연 (영양중앙초등학교 3학년 1반)
산과 나무가 많은 이곳에 아카시아향이 솔솔- 솔솔
사람들은 이마다 저마다 그림, 시를 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낸다.
나무들은 흔들리고 바람의 향기는 좋다.
길거리에는 한옥들이 하나, 둘 구경도 하고 놀기도 하고
사람들은 상 받고 싶어서 서로서로 누가 더 잘하나 한다.
내 주변에는 그림그리는 사람들이 많다.
벌써 다 그린사람, 다 쓴 사람들도 보인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시끌벅적 축제를 저마다 즐긴다.
점점 바람도 불고 날도 어두워 진다, 주위의 사람들은 한명, 두명씩 간다.
그늘도 점점 사라진다. 나무도 흔들- 흔들
바람도 살랑살랑 분다. |
< 중등부 장원 >
자전거 박 성 은 (구미선주중학교 2학년 3반)
토요일마다 할아버지댁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기와지붕 그 옆에 나보다 어린 새 집 옥상 위에 할아버지께서 선물해주신 자전거 한 대
넘어지고 다치고 무릎이 깨지는 동안
자전거는 낡았고 나는 자랐고 할아버지는 늙어갔다.
넘어지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자전거를 혼자서 탈 수 있을 때
할아버지는 꽃상여를 타고 먼 길 떠나셨다.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오래된 의자 옆에는 낡은 자전거만 쓸쓸히 서 있다. |
< 중등부 차상 >
자전거 김 원 경 (영양여자중학교 3학년 2반)
앞바퀴 혼자 구른다고 나아 갈 수 없듯이 혼자해서 되는 일은 없다.
두 바퀴가 함께 구른다면 천천히 또 조금씩 나아 갈 수 있다.
나의 삶도 나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이름의 자전거를 타고 저 빛을 향해 나아간다.
만약, 알 수 없는 길 위에 높여있다고 하여도 슬프지 않다. 내 곁에 네가 있다면 끝이 보이지 않아 지치고 힘들어도
함께 계속 굴러가면 분명 우리를 반겨주는 그런 환한 빛이 우리 앞에 펼쳐질테니 |
< 중등부 차상 >
징검다리 황 도 경 (안동 경안여자중학교 1학년 2반)
아무도 몰라주던 무관심 속에서
꿈을 향한 시냇물 징검다리에
발 내딛어본다.
한발짝 한발짝
힘준 발을 내딛을 때마다
조금씩, 천천히 가까워지면
길고 긴 징검다리 끝
별처럼 빛나던 한 줄기 희망 |
< 중등부 차하 >
자전거 마 재 형 (안동 길주중학교 2학년 2반)
우리집 현관문을 열면 자전거 두 대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다.
먼지 쌓인 자전거를 보면 문득 어린시절이 떠오른다.
아빠가 사오신 세발자전거를 처음 타던 날 나와 누나의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고 두볼은 빨갛게 물들었다.
두발자전거의 보조바퀴를 처음 떼어내던 날 하늘도 바람도 햇볕에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시험이 뭐라고 자전거를 닦을 시간도 누나와 신나게 탈시간도 없기 기계처럼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는 나
언제쯤 다시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안고 바람을 가르며 달려 볼 수 있을까? |
< 중등부 차하 >
징검다리 마 은서 (안동 길주중학교 2학년 4반)
바람이 참 좋은 날이면 창가에 기대앉아 추억을 되짚곤 해
징검다리를 지나 강 저편에서 잡힐 듯 말 듯 어렴풋이 보이는 어린시절 즐거운 추억들
시간이 흐를수록 맑고 깊은 빛을 자랑하던 옥색 강은 제빛을 잃고 징거다리를 하나 둘 삼켜
발밑에 난 초록 잔디는 가시로 변해 나를 뒷걸음치게 만들어
돌아가고 싶어 강 건너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맨발로 잔디는 거닐던 순수했던 그 시절로
바람이 참 좋은 날이면 나는 또 창가에 기대앉아
혼자서 돌아가지 못하는 추억을 되짚는다.
|
< 중등부 가작 >
자전거 김 진 주 (포항여자중학교 2학년 3반)
할아버지네 뒷마당 한켠에 세워진 녹슨 고물 자전거
예전엔 삐까번쩍 잘나가는 때가 있었을텐데 지금은 힘없이 그렇게 서 있다.
그 자전거가 꼭 할아버지 모습처럼 여겨져 괜히 가슴이 아리다
예전에 둥근 바퀴가 쉼없이 돌고 돈것처럼
다시 한번 힘차게 폐달을 밟아 바람을 가르며
멋지게 달리는 자전거 탄 할아버지 모습을 보고싶다 |
< 중등부 가작 >
주실의 향기 오 소 연 (영양여자중학교 1학년 1반)
아름다운 주실마을 산들산들 솔바람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 푸른 주실의 파릇한 자연향기.
옛향기 벤 주실마을 고풍스런 나무의 자태 정교한 기와의 고풍 살아숨쉬는 주실의 한옥향기
인간적인 주실마을 하하호호 소풍은 가족 첨벙청범 물장난하는 아이의 웃음 사람냄새 넘치는 주실
아름다운 풍경에 웃음넘치는 사람소리 고풍스런 기와 그야말로 시의 삼박자
거대한 나무그늘 넘치는 따스한 햇살 파릇파릇 열심히 자라는 새싹냄새 내 몸에 느껴지는 자연의 소리 시 쓰기 딱 좋은 주실의 향기 |
< 중등부 가작 >
징검다리 최 현 수 (영양여자중학교 3학년 1반)
강에 다 다랐다. 이 강을 건너려면 징검다리를 건너야한다.
한걸음 내딛었다. 강을 건너야한다는 두려움과 내 발에 느껴지는 시원함 그리고 나도 모르게 흥분과 긴장을 느끼고 있다.
두 걸음 내딛었다. 점차 강의 시원함과 이 상황에 적응되어간다.
세 걸음 내딛었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징검다리를 보고 되돌아갈까 하는 마음이 든다.
네 걸음 내딛었다. 점점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나간다.…
아홉 걸음 내딛었다. 거의 다 왔다는 마음에 날뛰다가 헛발질하여 강에 빠질 뻔 한다.
열걸음 내딛었다. 혼자 고단했던 열 걸음을 다 지나서 가슴이 벅차고 다시 한번 처음 느꼈던 강의 시원함을 느낀다.
강 건너편 새로운 곳에 다 다랐다. |
< 고등부 장원 >
주실의 향 박 은 옥 (영양여자고등학교 3학년 3반)
청명한 하늘 하늘 높이 솟은 기왓장 위를 넘어
산그늘 아래 시 짓는 사람의 골방 창살 사이를 건너
부엌방에 자박자박 끓는 된장찌개 두부 위를 가로질러 한 돌, 두 돌
흔들리며 피는 흰 꽃잎 한 발짝 배춧잎 사이로 나는 흰 나비 날개 위로 두 발짝
노을 고즈넉히 지면 마을 위로 뭉게뭉게 피는 연기를 밟고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갓난애의 배냇저고리 속에서 쉬다가
한저녁 지나 어두워지면 그제서야 늦게 다니지 말란 제 어미말씀 깨닫고
돌아가자, 아가야
껑충껑충 성큼성큼
그렇게 돌아가자 아름드리 숲 사이로 주실마을로. |
< 고등부 차상 >
징검다리 송 세 비 (영양여자고등학교 1학년 1반)
아이야, 우리의 마음은 돌로 수 놓인 다리로 연결되어 있단다. 우리의 실체는 비록 그 등을 마주하고 있어도 우리의 마음은 돌로 수 놓인 다리로 연결되어 있단다.
아이야, 우리의 다리는 참된 것만으로 수 높여 있단다.
틈새 사이로 흐르는 거센 물살에도 흔들리지 않는단다.
아이야, 혹시 우리의 다리가 흔들리더라고 두려워하지 말거라. 우리의 다리가 흔들리더라도 우리는 결코 쓰러지지 않을거란다.
아이야, 우리의 마음은 돌로 수 놓인 다리로 연결되어 있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거라. |
< 고등부 차상 >
징검다리 최 아 영 (영양여자고등학교 1학년 3반)
하나 둘 셋 또다시, 하나 둘 셋
아무리 흔들려도 쉽게 끊어지지 않는 징검다리
하나 둘 셋 또다시 하나 둘 셋
아무리 짓밟히고 흔들려도 너를 받쳐주는 징검다리
하나 둘 셋 또 다시 하나 둘 셋
아가야, 징검다리처럼 많은이들을 품는 사람이 꼭 되어주렴. |
< 고등부 차하 >
자전거 이 대 원 (영양고등학교 2학년 1반)
오랜만에 고향집 내려와 어릴 적처럼 창고 들어가니 반가운 자전거
쌓인 먼지 한번 스윽 훑으니 드러나는 녹슨 몸체에 삐걱거리는 바퀴
순수했던 예전의 나와 함께 손때 묻은 자전거 대신에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나와 녹슬어버린 자전거만 덩그러니
예전처럼 걱정 없이 달려보려 창고에서 자전거를 꺼내 고향길에서 힘차게 발을 굴려보지만 잘 나아가지 못하는 아련한 자전거
|
< 고등부 차하 >
자전거 페달 최 지 원 (영양여자고등학교 2학년 2반)
자전거에서 넘어져 울고있는 아이하나 툭툭털고 일어나 다시 페달을 돌린다.
사회라는 자전거에서 넘어져 울고있는 어른하나 난 못해 난 안돼 페달은 돌지 않는다.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그때그시절로 다시 페달을 돌리던 그때그시절로 |
< 고등부 가작 >
징검다리 정 원 준 (영양고등학교 1학년 1반)
시냇물 졸졸졸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가보니 징검다리 하나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한발한발 껑충껑충 바위하나하나 건널때면 내마음도 한발한발 물위를 날고 있다.
그렇게 징검다리 건너고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오지아니한 듯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
< 고등부 가작 >
징검다리 조 민 기 (영양고등학교 1학년 3반)
누군가 놓아둔 돌 징검다리 모두가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초라하고 쓸모없는 돌멩이였지만 사람의 발을 지키고 몇백번을 밟히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입으로 말고 정말 행동으로 실천하고 아무보담 기다리지 않는 징검다리같은 사람이 되리라 묵묵히 지금까지 내 뒤에서 징검다리가 되어준 부모님 내 옆에서 힘들 때 지칠 때 힘이 되어준 친구들 내 곁에 징검다리들에게 이젠 내가 징검다리가 되어 주리라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는 푸른 빛 미소 짓는 징검다리 되리라.
|
< 대학·일반부 장원 >
지조 이 미 애 (안동시)
하늘을 걸어간다. 또박또박 구두 소리는 쌀밥 한그릇 퍼담은 아낙의 마음이 담겨져 찰지다
푸름을 등에 메고 굽이굽이 넘어가는 나그네 보따리 속 주먹밥이 일그러진다
고향 부모 손끝이 하얀 쌀밥으로 태어나 둥글게 단단하게 고단한 당신을 어루만진다
밥심으로 살라고 한숨 돌리는 여유는
고향에서 자란 쌀이라는 엄격한 자부심과 내 어미의 지조이다. |
< 대학·일반부 차상 >
야망 엄 정 옥(문경시)
목련이 일찌감치 좌판을 벌였다. 작년 봄 옷감 장사로 재미를 보더니 올해는 바람 끝에 손이 아린데도 벌서 판을 펼쳤다 아직 판 벌이기는 이르다고 진달래, 개나리, 벚나무는 머뭇거리는데 혼자서 삐죽삐죽 고집피우며 꼭대기에 서너 폭 옆가지에 서너 폭 중앙에 서너 폭 뽀얀 옥양목을 내다걸었다 입바른 해살이 슬쩍 만져보고 가고 찬 옷 입은 바람이 뒤적이다간다 저무는 바람 끝에 구름 행상이 수상쩍게 몰려오더니 때늦은 눈송이를 대책 없이 흩뿌린다. 드넓은 공중에서 지상으로 무한세일 되는 순백의 옷감들 상도를 어기다 장사밑천 다 떨어져 버린 목련은 개점폐업이다 |
< 대학·일반부 차하 >
지조 김 동 희(문경시)
칠보산에 가면 가파른 바위위에 서 있는 미라를 만난다 오랜 풍장으로 닳고 닳아 허옇게 벗겨진 마른 비늘 한 겹으로 세상을 버티고 서 있는 미라
바위틈으로 동아줄 같은 뿌리를 들이밀어도 가는 젖줄기 조차 빨아 올릴 수 없는 쇠잔한 몸 살아 오히려 애달픈 생을 벗어버리고 선채로 풍장으로 내다 놓아 스스로 미라가 되어 선 저 소나무
아직 만나지 못한 기다림이라도 있는 것인지 천년을 두고도 잊지 못할 그리움이라도 있는 것인지 오가는 바람 한 자락 무심히 떠가는 구름 한 조각을 벗 삼아 매 발톱보다 억센 마른뿌리로 바위를 움켜쥐고 죽어 더 단단해진 몸뚱이로 버티고 서 있다
한 오백년은 끄떡없다는 듯이 |
< 대학·일반부 가작 >
야망 권 경 미(안동시)
작은 웅덩이 하나 하늘을 담았다
지난 밤 폭풍우 휘몰아쳐 나무가 깎이고 새들이 집을 떠난 지금 깜깜하던 하늘이 파랗게 걸어 나왔다
산다는 건 때로는 비바람과 맞서는 것 언젠가 누군가의 가슴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불꽃 하나 가지는 것
폭풍우 지난 다음 알았다
웅덩이에 내려앉은 하늘이 오늘은 야망을 가졌다. |
< 대학·일반부 가작 >
지조 정 선 남(영주시)
버스가 달리자 창문은 스치는 것들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딴청을 하거나 잠든 순간에도 빠짐없이 묵묵히 읽는다 눈을 부릅뜨고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큰 산도 넓은 들도 약속된 만큼 허락된 만큼의 모습만 가슴에 담을 수 있다 순식간에 다가와 빠르게 지나는 것들이 마음을 흔들어와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
덜컹거리거나 터널을 지날 때 불안정한 호흡을 느끼지만 늘 같은 높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좁혀오는 풍경은 늘 새롭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소나기를 퍼붓기라도 하면 마주보며 젖은 가슴 끌어 안으며 같은 듯 다른 마음들이 들고 날 때도 창문의 초점은 늘 변함이 없다 |
첫댓글 오타났네요....
시제가 좋아서인지
작년보다 접근성이 가까워선지
읽는 맛이 쫀득쫀득하다
가마솥에서 끓여내는 누룽지 같기도 하고
어릴적 시골집의 굴뚝에서 나는 연기의 맛이기도 하다
사람이라는 명제는 같으나
제각각의 모습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다르 듯
같은 시제 아래 꾸며놓은 풍광의 맛이 주실의 향기 그대로인 것 같다
어린 초등생에서부터 일반부까지...
짧은 시간 안에 지어올린 수랏상에 갈채를 표한다
사사로운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제9회 지훈예술제,
새삼 가시방석에 앉고 보니
와상환자의 욕창처럼
가슴 속 유문부에 뿔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