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3년 9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5시 반
장소 : 광주 북구 유동 106-19번지 2층
참석자 : 뚜, 시루, 나무, 이원, 탐몽희, 나나
<발제문>
1. 3명의 주인공(수진, 한솔, 혁범)은 사랑이라는 감정 아래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상대를 대하고 행동합니다. 여러분이 책을 읽은 후 각 주인공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 행동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나와 가장 비슷하거나 공감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뚜 : 혁범과 한솔 모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혁범은 자기 가치관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들었고 한솔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무작정 보여주는 느낌이 들어 조금 거부감도 들었다.
나랑 가장 비슷한 인물은 수진.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점에서 공감이 많이 가고 답답했다.
나나 : 혁범이 수진한테 특별히 잘못한게 있나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수진이 헤어져 달라고 하면 헤어져 주고 바람피운 것에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한솔의 수진에 대한 사랑을 책에서는 순수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떠한 점에서 순수한 사랑인지 공감이 잘 안됐다. 따라서 한솔이 진정한 사랑인지도 잘 모르겠었다. 그리고 나랑 제일 비슷한 인물은 수진인 것 같다. 연애할때 수진처럼 원하는게 있어도 말을 잘 못하고 돌려서 말했던 경향이 있다. 결혼하고 나서도 이런 태도를 계속 가지고 있으니 시댁과의 관계에서 너무 힘들었다. 결혼 후 한달 정도 있다가는 내가 요구하는게 뭔지 내가 싫은게 뭔지 확실하게 말하게 됐다. 남편도 아 이사람은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로 받아들이며 맞춰주었다. 그래서 예전의 내 모습이 너무 수집 같아서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아 답답했다.
이원 : 혁범이 수진과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느꼈다. 마지막 장면에서 둘의 관계가 끝을 바라보기 직전, 혁범이 그릇을 떨어뜨리는 등 멘탈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이 사람도 수진이랑 비슷하게 본인이 을인 연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도 다른 분들 말씀처럼 관계에 있어 무엇이든지 솔직하게 말해야 되는 거에 공감이 많이 됐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자기 연민에 빠지기 쉬운 것 같다. 한솔에 관해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자체는 이해가 갔다. 나도 오랜만에 덕질을 하면서 너무 좋아서 큰 힘을 많이 받았다. 에너지도 많이 생기고 사는게 재밌어서 한솔처럼 좋아하는 감정 자체는 어떤 건지 느껴졌지만 표현 방법이 나랑 안 맞았던 것 같다. 가장 공감되는 인물은 역시 수진. 솔직하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 모습은 나도 비슷하게 겪어본 경험이기 때문이다.
나무 : 혁범이 수진을 대할 때 의도적이지는 않더라고 착갑게 대한다. 그래서 수진이 그로인한 복수심으로 한솔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솔같은 남자가 세상에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책에 대해 느낀점을 덧붙이자면, 인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 직접적이라 아쉬운 점이 있다. 더 간접적으로 돌려서 인물 설명을 했더라면 몰입이 더 쉬울 것 같았다.
2. 3명의 주인공 중 한솔은 가장 순수하고 투명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정말 단 한순간도 계산하지 않고 마음이 시키는대로 누군가를 좋아한 경험이 있나요?
뚜 :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덕질할 때도 바라는게 많았었다. 얘가 더 잘돼서 사람들한테 인정 받았으면 좋겠고 그걸 통해서 저한테 오는 행복도 바랬던 것 같다. 상대의 무조건적인 행복을 바라는건 부모님한테도 없었던 것 같아서 경험해본 적이 없다.
시루 : 키우는 강아지한테 해당되는 것 같다. 내가 강아지를 사랑하는 것 처럼 이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는데 못할 것 같았다. 사람한테는 뭔가 바라는게 결국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다. 강아지가 나를 외면해도 내가 너무 사랑하니까 괜찮은데, 사람한테는 그게 해당이 안 될 것 같다.
나무 : 애초에 어떤 관계가 시작될 때부터 계산을 다 끝내놓고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났을때도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외모부터 우리가 평가하게 된다. 외모든 재력이든 모든 판단이 다 끝나고 그 사람이랑 사랑을 하는 거기 때문에 계산이 전혀 없는 관계 시작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3. 수진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런던에서 혼자 여행을 즐기게 됩니다. 팔러먼트 힐에 올라가다 갑작스럽게 해가 질 때, 순간 무섭고 두려운 기분에 문득 연인인 혁범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이러한 순간에도 가장 가까운 존재인 연인에게 외로우면 외롭다, 보고싶을 때 보고싶다고 연락하는걸 두려워하고 본인의 나약한 모습에 혁범이 실망할까 걱정합니다. 이처럼, 내가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여러분들은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 친구 애인에게 감정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혼자서 감정을 극복하는 편인가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해소하는 편인지 또는 받아들이는지,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뚜 : 수진의 감정에 대해서 얘기 해보는 것도 좋지만 살면서 한번쯤 만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라 선정하게 됐다. 우선 나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나 혼자 삭히면 쌓이고 쌓여 언젠가 터질 것 같아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게 가끔을 옳다는 걸 알면서도 아직까진 실천하는게 어렵다. 내가 가진 행복감을 나누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오는 외로움이면 좀 즐기는 편인 것 같고, 정말 힘들어서 생기는 외로움이면 아직 해소하는 방법을 못 찾았다.
나무 : 나도 아무리 좋아하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나의 힘든 점에 대해 얘기하는게 어렵다. 내가 너무 나약하다고 생각해서 강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얘기하는게 어렵다. 그 외로움 게이지가 엄청 차올랐을 때 한번 얘기를 하는데 띄엄띄엄 하는 편이다. 자주 얘기하면 내가 징징거린다고 상대가 느낄 것 같고 내가 말해도 어차피 이 상황을 모르니 깊은 공감은 해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얘기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나나 : 나도 나의 상황이 좀 해소되고 해결된 후 주변에 얘기하는 편이다. 작년쯤에 힘든일이 있을때 일이 다 해결된 후 친구들에게 말하니 친구들이 왜 당시에 말하지 않았냐고 서운해 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앞뒤 상황을 다 얘기해야하니 그것도 괴로워서 말을 못 꺼낸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좀 상황이 해결되고 내 마음이 정리됐을 때 주변에 알리는 편이다.
시루 : 친동생이 있는데 동생이랑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많이 쌓이고 답답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때 동생들하고 얘기를 한다. 친구한테 말하기엔 너무 말할 것도 많고 상대가 전후 사정을 모르니 말하기가 꺼려지는 편인데 동생은 그간의 사정을 다 알고 있으니 한풀이 하듯 동생한테 얘기를 다 한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그런 생각이 있다. 결국엔 고민도 내가 해결해야 될 몫이라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도 대답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무 : 가끔 고민이나 외로움을 생판 모르는 남한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얘기하다보면 이 사람이 얘기한 거를 내 삶에도 적용해볼까 싶어진다. 그래서 독서모임이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하는 자리라 힘이 많이 된다.
이원 : 힘들어서 꾹꾹 참다가 갑자기 터져 주변에 짜증을 부리게 되면 그걸 풀기 위해서 내 이야기를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러면 보통 상대가 내 상황을 듣고 이해를 하게 되고, 그동안 서로 힘들었던 일들을 털어놓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좀 편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해결책을 위해 고민을 털어놓는 편은 아닌 거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하기 전에 표를 그려 정리하는 편이다. 이 얘기를 함으로서 좋은 점, 나쁜 점 등을 표로 정리하면 결론이 확실하게 나오는 것 같다.
탐몽희 : 나도 가족이랑 애인한테는 그때그때 털어놓는 편인데 친구들한테는 일이 해결된 후 에피소드처럼 말하는 편이다. 외로움 같은 경우에는 혼자 책 읽거나 글 쓰는 방법으로 해소하는 것 같다. 책 읽고 독후감을 쓰면 나랑 비슷한 상황인 주인공들이 보인다. 주인공들을 타자화 하면서 조금 해소가 되는 편. 이 외로움을 친구들이랑 보내면서 해소를 할지, 혼자 할지를 판단한 후 상황에 따라 해결한다.
4. 누군가와 관계가 시작되면, 더 좋아하는 사람이 정해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와의 관계이든 연인과의 관계이든 문득 상대가 나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보다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크구나를 알게될 때, 서운함을 느끼는 편인가요? 좋아하는 마음에서 차이를 느꼈지만 관계를 오래 지속한 경험이 있나요?
뚜 : 친구 관계에서도 연인 관계에서도 그런 서운함을 느낀 적이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되는데 이걸 유연하게 대처하는 역량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마음의 차이를 크게 느낀 관계는 항상 파국으로 결말이 내려진 편이다. 그때그때 서운한게 있으면 바로 말할려고 노력하는 연습이 아직 필요한 것 같다.
시루 : 친구 관계에서 이런 경험은 서운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부분에서 좀 의연해지는 편인 것 같다. 예전에는 질투심이 되게 컸는데 이제는 그냥 어쩔 수 없는거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냥 우리가 같이 보내는 시간에 즐겁개 지내면 되는 거지라고 결론을 내렸다. 어떤 관계든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안 남는다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대단해 보였다. 마음을 온전히 줘버리고 그 격차를 인정하는게 대단한 것 같다.
탐몽희 : 친구관계는 독점적 관계는 아니니까 서운함을 느껴도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고 애인 관계라면,, 항상 내가 더 많이 좋아하면 오래 지속되는 관계는 아니었던 것 같다.
나무 : 시루님이랑 비슷하게 친구 사이에서는 많이 퍼주는 편인 것 같다. 내가 아끼는 마음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 현타가 많이 와서 아직 힘들지만 그래도 친구 관계는 좀 무뎌진 것 같다. 내가 10을 해줬는데 그 친구는 그만큼 안해준다면 내가 해주는 마음도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연인 사이에서는 무조건 상대가 나를 좋아하게 어떻게든 만든다.
나나 : 주변에서 친구들이 너랑 제일 친한 친구인줄 알았는데 안 그런것 같아서 서운하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만약 어떤 친구랑 관계가 시작되기 전에 친해지고 싶으면 어차피 곧 친해질거 아니까 처음부터 먼저 서운함을 느끼는 편은 아니다. 곧 친해지겠지, 나를 좋아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노력하는 것 같다. 몇 번 같이 밥먹고 선물도 해주고 하면 곧 친해질거란 생각이 들어서 기다린다. 연인 관계에서는 남편이랑 결혼하고 나서 서운한게 많이 생겼어서 1년간 힘들었다. 내가 이 사람한테 1순위인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느껴지니 서운함이 너무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 서운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남편한테 사실대로 말하면서 감정을 해소할려고 노력했다.
이원 : 무언가를 막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한번 좋아하게 되면 그 감정 자체가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그 좋아하는 감정에 집중을 할려고 노력한다. 내가 누군가를 더 좋아하면 내가 더 행복한거니까 더 이득이다~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받는 것 보다 줄 때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 내가 더 좋아할 수 있는건 그 사람 덕분에 내가 좋은 기회를 얻은 거라 생각해 그 감정을 소중히 할려고 한다.
5. 내가 수진이라면,, 한솔과 혁범 중 누구를 선택했을까요? 또는 본인이라면 선택했을 그 외의 선택지가 있나요?
뚜, 시루, 나무, 나나, 이원, 탐몽희 : 모두 다 굳이 선택하자면 “혁범” 선택..!! 하지만 굳이...
혁범은 자기 세계 자기 가치관을 수진에게 강요하는 소위말하는 가스라이팅이 심한 것 같다. . 하지만 혁범과 한솔 중 굳이 골라야된다면 혁범.
6. 임경선 작가는 "어른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말 참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어른의 사랑은 무엇인가요?
나무 : 진짜 어른의 사랑은 계산하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한솔이 이것저것 계산을 안했기 때문에 수진이 혁범을 만난 거라 생각한다. 어른들이 재고 따지는게 많으니 어른들이 계산적인 사랑을 하는 것 같다.
뚜 : 뭘 믿고 이 사람이랑 관계를 시작할 수 없으니까 계산적인게 맞는 것 같다. 다만 그 순간순간 내 감정에 대해 사실대로 표현하는게 어른의 사랑이 아닐까 싶다.
시루 : 임경선 작가가 생각하는 어른의 사랑은 한솔같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그사람 자체를 온전히 사랑하는 걸 말하는 것 같긴 하다.
이원 : 4번 발제문에 대해 말한 내용이 진짜 어른의 사랑인 것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자체에 집중하는 게 어른 아닐까 싶다.
탐몽희 :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는거,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다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게 어른의 사랑 같다. 무조건 희생하는 것 보다는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한다.
+ 번외로,, ))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화 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는데요, 수진 혁범 한솔 가상캐스팅을 혼자 해보며 책을 읽어 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세 명의 캐릭터를 현실화한다면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요?
뚜 : 한솔은 박보검, 수진은 정유미, 혁범은 잘 모르겠다
나무 : 한솔은 키크고 까무잡잡하고 순한 느낌을 생각해서 김영광, 혁범은 인텔리한 느낌이 많이 나야된다고 생각해서 최다니엘 아니면 파친코에 이삭역으로 나온 배우 노상현
이원 : 피지컬이 좋은 배우가 한솔을 해야된다고 생각해서 김우빈이나 김영광
탐몽희 : 수진은 단발 이미지가 잘어울린다고 해서 설인아
나무 : 드라마화 한다면 배경이 옛날인 근현대 시기를 배경으로 하면 더 어울릴 것같다.
나나 : 미니시리즈 같은 드라마보단 1시간 짜리 특별 드라마로 짧고 잔잔한 분위기로 연출하면 좋을 것 같다.
책 자체에 대해 얘기해보는 점도 좋았지만 여러분들의 가치관이나 생각 등에 대해서도 나눌 수 있어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3시간 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도 모른채로 얘기했던 것 같네요. 너무 유익하고 재밌었어요..!! 9월도 다들 고생하셨고 10월도 화이팅입니다🤍
첫댓글 다시 보니까 재밌네요🤭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9월 달장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