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실시 날짜가 12월 3일로 미뤄졌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2020년 상반기에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진행되며 고등학교 개학이 3차례나 미뤄진 결과 4월 6일까지 개학일이 5주 연기되었고 11월 19일에 실시되기로 했던 수능일 또한 2주 미뤄진 것입니다. 더이상 개학을 미룰 수 없었던 초, 중, 고 및 특수학교 그리고 저희가 재학중인 대학교까지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위해 '온라인 개학'을 실시했습니다. 온라인으로 개학하여 학교 수업을 진행한 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성공 여부에 따라, 즉 감염자 확산 여부에 따라 다시 오프라인 수업으로 돌아가는 정상화를 염두하기로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틀 전인 2020년 5월 3일, 회의 후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정세균 총리가 5월 5일부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위험 단계는 위기 단계로 유지하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5월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 66번 환자'의 잘못으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하고 이어서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실시하게 됩니다. 6월 8일, 정부는 서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근거로 추이를 지켜본 뒤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할 지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직 이르다' 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1학기가 끝나갈 지금 시점에서 저는 2학기 오프라인 개학 여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성공적으로 유지되던 5월까지 2학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에 더 신경써야 하더라도 다시 예전처럼 오프라인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겠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열심히 참여해온 많은 사람들과 저의 노력이 소수의 잘못으로 인해 다시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과거로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으니 다시 현재에 집중해서 더욱 더 열심히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참여해야겠죠. 앞으로 남은 2학기와 더불어 내년 혹은 내후년에도 진행될 수 있다는 온라인 원격 수업에 대해서 되돌아보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나 알아보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영상 강의의 한계점
안그래도 따분한 강의(...트루)를 영상으로 바꿔 전송하면 더(더더더ㄷ....) 따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면서 원격수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교실 내 상호작용과는 비교될 수 없습니다. 평면화면에 자잘자잘하게 뜨는 대다수의 학생들을 표정만으로 개인의 '현상황'을 살피기는 어렵습니다. 원격으로 지식을 평가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교재, 필기 내용, 인터넷 검색 등을 동원해 답하는 방식으로 전체적 지식을 느슨하게 측정하는 것은 가능할 지 모르나, 엄밀한 시험으로 세부 지식을 평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원격강의에서 교육자가 가장 무기력해지는 순간은 학생이 접속하지 않고 '잠수'를 타는 경우라고 하는데 이것이 단순히 인터넷 연결 문제인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기술적 문제인지, 학생이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인지,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교육자 측에서는 즉각적으로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일례로 한 학생이 집에 머물면서도 수업에 나타나지 않으며 계속 결석을 했는데 교수 측에서 답장 없는 이메일을 수없이 보낸 뒤 학기 말에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해당 학생은 코로나 사태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다시 한 집에 모였는데, 좁은 공간과 가족들 사이의 갈등 탓에 수업에 임할 환경적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면 강의의 강의실 수업이 단지 모아서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 외의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아도 좋은 환경으로 초대하는 효과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진행된 원격 영상 강의 후 평가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많이 제기되었습니다. 대면 강의 시절과 같은 상대평가를 적용하기에는 앞서 언급한 강의 운영 방식때문에 무리라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많았습니다. 때문에 절대평가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상대 평가 점수를 반영하여 지급해온 성적 장학금은 어떤 기준으로 지급할 것인가?", "개인의 노력으로 형평성을 무너뜨리지 않고 성실히 수강해온 학생들보다 개인의 사유를 제시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배려해주면 악용하여 일부러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런 학생들이 이익을 받는 것이 아닌가?" 등등의 불만이 제시되었습니다.
원격 화상수업의 위험도, 프로그램 결함과 개인정보 해킹
코로나 사태로 원격수업과 화상회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뜻하지 않게 '대박'을 터뜨린 회사가 있습니다. 2011년 설립한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 Video Communications)'입니다. 전세계가 폐쇄, 격리, 자택대기의 늪에 빠지면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이 회사에 사용자와 투자자가 몰려들었고 주가와 매출도 덩달아 뛰어올랐습니다. 줌의 하루 최대 접속자수가 작년 12월까지 고작 1천만 명이었지만 불과 몇 달 뒤 3월에 2억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얼마 전, 줌 서비스의 보안에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었고 화상통화 내용을 암호화해 전송한다고 사용자를 거짓으로 안심시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화상회의에 불쑥 등장해 난동을 피우는 '줌바밍(Zoombombing)'도 불편 사항으로 존재했습니다. 줌 서비스 뿐만 아니라 구글 클래스룸, 네이버 밴드, 행하웃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 많은 원격 화상 회의 프로그램들이 애용되고 같은 문제점들을 공유했습니다.
그래도 사용될, 그리고 사용되어야하는 온라인 원격 강의 시스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격 온라인 수업은 계속 진행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마음 속으로 2학기 원격 강의 도입 소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 확진자가 또 증가해버릴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무작정 대면강의를 진행할 수는 없으니까요. 우리 모두 하루라도 더 빨리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예전과 가까운 일상 생활을 원하니까요. 때문에 앞서 언급된 문제점들이 모두 보완, 해결되어야겠습니다. 학생들의 원격 영상 강의 수강에서 적절한 수준의 형평성을 갖춰야합니다. 원격 강의 프로그램은 보안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 악용 가능성을 방지해야합니다. 대학 측에서 자체적인 원격 영상 강의 플랫폼을 구축, 마련하는 노력을 보인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평가 방식에서도 무조건 절대평가를 도입할 게 아니라 부가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모두가 만족할 상대 평가 혹은 절대 평가 방식을 마련해야합니다.
오랜 기간 운영되어온 대면 강의 시스템에서도 많은 결함과 불편이 있었지만 그간 쌓여온 데이터로 문제점들을 극복하고 보완했습니다.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라는 큰 위기를 맞이한 만큼 준비도 없이 급하게 원격 강의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우려가 있었고 우려는 예상과 다르지 않게 문제점으로 발생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 많은 매체와 전문가들이 최소 2021년 상반기는 되어야 잠재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고 서툰 만큼 앞으로 더 운영될 원격 영상 강의 시스템은 지금까지 제기되어 온 문제점들이 보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