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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교사공부방(일본 불교사 독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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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스크랩 두 남자의 여름 시코쿠 순례기#12-한국인의 흔적
박영빈 추천 0 조회 76 14.03.03 10:5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어디선가 시끄럽게 들리는 매미소리와 후끈한 기운에 눈을 뜬다. 오전 9시 40분이다.

오래간만에 침낭이 아닌 제대로 되 이불을 덮고 잤더니 세상모르고 잠들었나 보다. 어차피 오늘은 느긋하게 가기로 한 거 미적거리며 짐을 싸고 갈 준비를 한다. 마침 와계셨던 하기모리 할아버지와 센다츠씨께 인사를 드린다. 두 분의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극구 거절 하신다. 단지 이 젠콘야도를 많이 홍보해 달라고 하신다. 10시. 떠나려는 찰나 하기모리 할아버지가 부르신다.

 

“여기 즈에 하나씩 더 챙겨가야?”

“에? 이미 하나 있는데요?”

“그래도 2개 있으면 발이 덜 피곤해서 빨리 갈 수 있으니께, 그리고 즈에는 88번 절에서 봉납하면 돈드니께, 그 앞쪽 절에 슬쩍 놔두던지, 땅에 꽂아서 다른 헨로들 이정표로 혀~”

“아, 예^^ 감사합니다.”

 

즈에를 하나씩 더 잡고 출발한다.

즈에를 2개나 잡았더니 확실히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 푹 자서 피로도 풀렸겠다. 즈에도 2개 겠다. 말 그대로 날듯이 걸어간다. 파워 워킹이다.

 

걸어가는 데 옆의 배수로로 뭔가 파바박- 하고 움직인다.

깜짝 놀라서 쳐다봤더니 두더지다. 신기해서 걸으면서 계속 쳐다본다. 두더지는 순식간에 저만치 앞으로 가버린다. 책으로만 보던 동물을 실제로 보게 되는 놀라운 시코쿠....

 

헨로미치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중간 중간 있는 터널들이 꼭 동굴같이 축축하면서 시원한게 기분이 좋았다. 마침 울림도 좋겠다. 노래를 부른다.

 

"Te De~um Lau~da~~mus~ te Dominum~ conpi~~te~mur~~"

"O, quam sanc~~ta, quam~~se~~re~~na~~ Sapientiam~~"

 

불교 순례중인데 성가를 부르고 있다....

뭐 어때 좋아하는 노래가 이건데 뭐ㅋ 음악에는 국경이 읍따!! 그냥 아름다우면 그만!!

 

약 1시간정도 걸었을까. ‘미치노에키 야스’에 도착한다. 여기서 물을 보충하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내일이  칠석이라 그런지 탄자쿠를 써서 걸어놓는 대나무가 장식되어있다.

 

탄자쿠란 길쭉한 종이쪽으로 여기에 시나 소원을 써서 칠석날 대나무에 걸어두면 견우와 직녀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옛 일본의 전통관습이 있다. 마침 탄자쿠도 놓여 있길래 몇자 끄적인다.

 

“이번 여름, 남은 헨로를 무사하게 마칠 수 있기를. 나무 다이시 헨죠우 콘고우”

 

다시 걷기 시작한다. 국도를 타고 가야 하지만 국도 옆으로 인도가 하나도 없다. 결국 전차가 다니는 고가로 아래의 길을 따라 걷는다. 그늘진 게 시원하니 좋다. 길을 건너 걷던 중 ‘헨로 휴게소 500m 앞’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마침 땡볕이고 하니 쉬어가자 하고 걷는다. 500m쯤 걸었는데도 휴게소가 안보여 두리번거렸더니 길에서 살짝 떨어진 공터에 자리 잡고 있다. 지도에 보니 ‘가가미 휴게소’라고 되어있는 곳이다.

 

헨로길 중에 봤던 휴게소들 중 몇 없는 고급 휴게소인 가가미 휴게소

 

휴게소에 들어섰더니 오래돼서 때가 잔뜩 낀 아이스박스가 하나 놓여있다. 뭐 있으려니 하고 별 기대도 없이 열었더니 세상에~ 커피와 녹차캔이 들어있다!! 그것도 얼음이 동동 떠있는 얼음물 속에!! 예상외로 아직 현역인 아이스 박스였다ㅎㅎ

 

커피캔을 꺼내 마시고 주변을 둘러보니 밖에 분리수거 통이 있다. 캔을 집어넣는데 어라.... 콜라캔이 잔뜩있네... 원래는 아이스 박스에 콜라가 있었나 보다. 이런... 난 지금 탄산력이 부족하다구!!!

 

(탄산력(炭酸力); 대학생들이 레포트/팀플등으로 밤을 셀 때 카페인은 많으나 따뜻해서 오히려 졸음을 유발하는 커피를 대체하여 톡 쏘면서 목과 입안을 자극하여 정신을 맑게 해주는 탄산음료들이 가지고 있다고 전해지는 힘. 탄산이 카페인을 대체하는지는 의학적으로 밝혀진바 없음 -롭상의 93년판 뇌내 사전中, 탄산항목)

 

쉬면서 바닥에 편편한 조약돌을 하나 주워 지장보살을 그려선 휴게소 한쪽에 세워둔다. 보살님... 부디 헨로들이 무사히 걷게 해주세요~

 

작은 강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니 난데없는 성당이 나타난다.

크리스트교 신자수가 국민의 1%도 안 된다는 일본의 성당이다. 성당 앞의 안내판을 보니 결혼식이나 일반 촬영을 위해 세운 가짜 성당이 아닌. 실제 사제가 상주하고 성사가 진행되는 진짜 성당이었다.

 

원래는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으나 사고로 전소하고 다시 세웠다고 한다. 한번 들어가 볼까 하고 문을 열었더니 성전이 아닌 무슨 회의실 같은 방만 보인다. 더 둘러보면 성전으로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시간도 없고, 지금 행색이 오헨로인지라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단 입구에서 궤배(한쪽 무릎을 꿇어서 예를 표하는 인사법)를 하고 성호를 긋는다.

 

“In nomine Patris et Filii et Spritus sancti. Amen.”

 

시코쿠에서 처음 본 성당. 일본에선 개신교회가 아닌 성당의 경우 실제 사제가 상주하며 성사를 거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마을길을 따라 걷는다. 중간에 앤틱이나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길을 지났는데 시간만 많고 짐만 적었다면 좀 둘러 보겠는데 그렇질 못해서 그냥 주마간산으로 지나갔다.

 

가정집들 사이로 난 길들을 따라 걷다가 55호 국도와 만난다. 아주 땡볕이다. 헥헥 거리면서 가고 있는데 A★MAX 라는 슈퍼와 마주친다. 분명 하기모리 할아버지가 싼 도시락을 파는 슈퍼라고 말씀하신게 기억나 들어가 본다. 도시락 칸으로 갔더니, 오오 치킨가쓰 도시락이 단돈 200엔!! 납경료도 안 되는 가격이다!! 점심으로 먹기로 하고 단박에 지른다.

 

또 지나가다가 나온 다이소에서 도균이의 팔토시를 사기로 한다. 소매가 긴 백의를 입고 있어도 팔이 계속 햇볕에 타서 까지는 지라 팔토시를 사려 했는데 스포츠용으로 딱 팔에 달라 붙는 팔토시가 없다. 일단은 없는 것 보단 났겠다고 생각되서 대충 하나 산다. 

 

도시락 봉투를 손에 들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땡볕이다. 게다가 국도길이라 그늘도 변변찮다. 그늘만 봤다 하면 조금씩 쉬어간다.

 

28번 다이니치지를 대략 4Km쯤 남겨두고 편의점 써클 케이에 들어간다. 목적은 별거 없다. 단지 에어컨을 쐬기 위함! 물건을 슬슬 둘러보고 있는데 1L에 105엔이라는 미친듯이 싼 가격의 음료수가 눈에 뛴다. 도균이와 상의 끝에 질러 버린다. 1L에 105엔이라니!! 이 무슨 가난한 헨로들을 위한 가격이란 말인가!!

 

다양한 맛을 제공하시는 LB社를 찬양하라~ 그분은 105엔에 1L를 제공하시느니!! 

 

음료수를 벌컥벌컥 나눠 마시곤 다시 기력을 만땅으로 채워 28번 절로 향한다. 시원한 게 속으로 들어가니 눈앞이 또렷하게 보인다. 역시 더울 땐 그저 시원한 게 최고다. 이열치열이란 말 따윈 갖다 버려!!

 

야트막한 산길을 통과하여 계단을 오르자 곧 28번 다이니치지가 나온다.

산문 바로 앞에 '스즈도우'라는 가게가 있었는데 도균이가 쉬는 참에 구경을 하기로 한다. 지금껏 봐왔던 헨로 용품 가게들 중에선 제일 크고, 또 헨로용품 뿐만 아니라 여러 불교용품도 팔고 있었다. 내친김에 와게사를 하나 사기로 하고 하나를 골라서 계산을 한다. 아주 쾌활하신(너무 쾌활하신 ^^;;) 주인 아주머니가 계산을 해주신다.

 

28번 다이니치지 산문

 

이곳 다이니치지는 쇼무천황의 칙원으로 쿄키보살이 대일여래를 본존으로 조각하여 모시어 시작되었다고 한다. 후에 코우닌 6년(815) 황폐해져있던 이 절을 코보우대사가 다시 중흥시켰고 전국시대에는 쵸소카베(고치현을 제외한 수많은 찰소를 불태운 ^^;;)가문과 번주들의 기원소로 지정되어 칠당가람이 늘어선 장관을 연출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칠당가람의 모습으론 보이지 않는다.

 

또 이곳의 오쿠노인에는 코보우 대사가 손톱으로 그렸다는 ‘츠메보리 야쿠시’ 라는 약사여래가 모셔져있는데 대일여래라는 부처가 워낙 서민과는 동떨어진 부처님이라 서민들이 친숙하게 절에 참배할 수 있도록 조성해서 모셨다고 한다. 이 츠메보리 야쿠시는 눈, 귀, 입등 목 위로의 병에 영험이 있다고 한다.

다이니치지 본당.

 

다이니치지 대사당

 

어차피 오늘은 나름 느긋하게 걷기로 했겠다. 도균이가 종루앞 벤치에서 쉬는 동안 정~~말 오래간만에, 아니, 일본와서 처음으로 예불을 제대로 드리기로 한다. 본당의 마루위에서 한국어로 칠정례를 올린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아.... 그동안 안했더니 순서가 약간 헷갈린다.... 뭐 어때 정성이 중요하지 정성....

 

예불을 마치고 다시 종각앞 벤치로 돌아와 도시락을 까먹는다. 맛이 끝내준다. 도시락을  다 먹곤 납경을 받으러 간다. 납경소가 있는 건물은 지은지 얼마 안?는지 깔끔하게 되어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아주머니가 일필지휘로 묵서를 써주신다.

 

납경을 받고 오쿠노인을 가본다. 원래 오쿠노인이란게 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많고(심지어는 십 몇 키로나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산꼭대기라서 가볼 엄두를 내질 못하는데 이곳은 바로 절 옆에 있어 가보기로 한다.

 

다이니치니 오쿠노인 '츠메보리 야쿠시'

 

오쿠노인에는 대사님이 손톱으로 그렸다는 약사여래가 모셔져있다. 혹시 모습을 볼 있을까 해서 잠긴 문 안으로 들여다보지만 비단 장막으로 가려서 보이질 않는다.

 

이곳의 부처님은 목 위로의 병에 영험이 있다고 한다. 당의 마루 밑으론 사람들이 이름을 써서 봉헌한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이곳에 돌을 봉헌할 땐 돌에 구멍을 뚫어서 올려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걸 준비해왔을리 만무하고... 주변에서 돌 하날 주워서 어머니 이름을 쓴다. 근래 몸 오른쪽이 전체적으로 아프다고 하셨으니... 도균이도 돌을 주워서 어머니 이름을 쓰려다가..... 한문으로 어머니 이름을 못 쓰겠다 길래 대신 써준다.

 

한가득 쌓여있는 기원석들.

 

오쿠노인 옆으론 약수가 흐르고 있었다. 약사여래 부처님의 가피가 녹아든 가지수(加持水)란다. 거기에 토사 명수 40선에 들어있는 맛있는 물이라고 한다. 어이쿠 몸에 좋다는 가피가 있다는데 일단 마시고 봐야지. 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한 통 가득 물을 담는다.

 

길을 내려와 다시 논길 사이로 난 헨로미치를 걸어간다. 날벌레들이 득시글하다. 한참을 걸어 걸어 거의 다 왔으려니 하고 길을 물어보는데 다들 니시오카 젠콘야도가 어딘질 모른다고 한다. 어라? 혹시나 싶어 니시오카 젠콘야도 근처의 마츠오 다이시도를 물어본다. 역시 모른다고 한다. 알고 보니 아직 행정구역이 카미시다. 젠콘야도와 다이시도는 카미시와 난코쿠시의 경계쯤에 있다.

 

다시 부지런히 걷다가 일단 리스트를 보고 니시오카씨에게 전화를 걸어 젠콘야도를 쓰겠다는 말을 한다. 한참을 걷다가보니 번듯한 대사당이 하나 나온다.

 

마츠오 다이시도.

 

이 곳이 바로 마츠오 다이시도다. 휴게소와 대사당을 겸해 놓아 잠시 쉬고 가기 좋게 해 놓았다. 척 보기에 노숙하기도 좋아 보인다. 대사당 안쪽으론 화려하게 채색된 코보우 대사상이 모셔져 있었다. 그런데... 여기 모기가 너무 많다. 잠깐 앉아있으려니 떼거지로 달려든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모기를 쫓는다.

 

그때 왠 차가 한 대 와선

 

“오헨로상들! 혹시 젠콘야도가는 한국 헨로들인가?”

“예, 그런데요?”

“다행이네, 길 헤매는 것 같아서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에? 니시오카씨세요?”

“그려야, 내가 니시오카구만, 자 언능 타시게 젠콘야도가는 동안엔 시원하게 가자구”

 

아까 전화를 할 때 길을 해매는 상태에서 전화를 했더니 계속 길을 해매는 줄 아시곤 데리러 오신 것이란다.

 

“이 대사당은 어뗘?”

“예? 새로 지은 데다, 휴게소도 겸하고 있어서 좋은데요?”

“그랴? 이 대사당이 이래 뵈도 역사가 300년이 넘었단 말이지”

“에? 300년이요?”

“저기 대사당 앞에 무덤이 보이지? 내 안사람 선조 되는 분의 묘인데 그분이 300년전 쯤에 오헨로들을 위해서 이 대사당을 세우셨지. 근데 이래저래 문제가 생겨서 불에 타버리고 5년전에 재건한 거여, 안에 달려있는 조각있지? 그건 300년전 것 그대로 다시 올렸지”

 

300백년전 문을 장식했던 조각을 그대로 다시 올렸다. 

 

대사당을 세운 분의 묘소

 

한 5분정도 달리자 젠콘야도가 나왔다.

역시 그 유명한 무덤을 옆에 낀 젠콘야도. 문 밖으로 묘비들이 즐비하다.

 

“여기 한국인이 왔다 간적 있나요?”

“글씨.. 몇 명 왔다가긴 했는데, 난 잘 모르것구먼”

 

방명록을 뒤져보니 희야씨와 일란스님의 방명록이 나온다. 한국어로 쓰여있으니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니시오카씨께 즉석에서 번역해서 읽어드리니 매우 기뻐하셨다.

 

희야씨의 방명록 

 

일란스님의 방명록.

주소에 쓰여진 '고심정사'라는 절은 중앙동 40계단 근처에 있는 절이다.

예전에 가본적 있어서 시코쿠에 다녀와서 일란스님을 찾아 뵐겸 몇번이고 찾아가보려 했는데 결국 못가봤다.

 

화장실, 세면대, 자전거, 식당, 얼음(?!)등의 안내를 받고 짐을 풀었다. 숙박료인 300엔은 불단에 놓인 상자에 넣어두면 된다고 하신다.

 

먼저 길 건너 식당을 가본다. 아쉽게도 정기휴일이라 문을 닫았다. 이 집 맛있다고 그러던데.... 도균이가 자전거를 타고 한번 둘러보고 오겠단다.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의 설움 그동안 나는 불단을 치우기로 한다. 화병의 물도 갈고, 먼지 낀 대사상도 닦고...

 

잠시 뒤 도균이나 난데없이 칼피스를 한 캔 사왔다. 작은 캔을 둘이서 나눠 마신다.

밤이 돼서 다시 한 번 니시오카씨가 오셔서 다른 헨로상이 왔는지 물어 보시곤 다시 가신다.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서 대야에 넣고 얼음물로 족욕을 한다. 으어~~ 좋아죽네~~

 

젠콘야도가 논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나방이나 파리가 너무 많다. 계속 약을 쳐서 쫓아 내다가 그만 약의 오남용 거미에게 약을 직빵으로 놔서 거미를 죽여 버렸다. 헉!! 내가 불살생계를 지키려고 몇 년을 조심했는데....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오늘 이동한 거리> 

하기모리 젠콘야도 ~(4.2Km)~ 미치노에키 야스 ~(10.1Km)~ 다이니치지 ~(4.6Km)~ 니시오카 젠콘야도

= 18.9Km

 

<오늘의 지출>

도시락 -200Y

팔토시 -105Y

애플티 -105Y

와게사 -2500Y

납경료 -300Y

칼피스 -100Y

숙박미  -300Y

=3610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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