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월 들어 세번째 설악으로의 발걸음이다...
원정산행을 싫어했던 내가 설악의 모습에 반해 설악 공지만 있으면 다 가고 싶어 몸이 닳는다.
어느 후배가 설악을 다녀왔다면서 약간 의기양양한 모습이 기억났다. 그게 작년..
그뒤로 그곳을 계속 노리고 있었지만 번번히 무엇인가때문에 참석치 못하고, 이번에는 단단히 각오를 했다. 꼭 가보자...
근데 담비님의 초반 설명에 약간 몸이 사려진다... 12시간.. 산행을 해야 한다..
워킹을 무지막지하게 하고 다닐때였더라면 좀 길구나....했었겠지만, 이제는 그게 아니다.
고생좀 하겠구나.....하지만 설악이 부른다... 그가 내미는 손을 잡는다...
산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같이 설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지만, 절대 바위는 무서워서 안한단다.. 먹여살릴 처자식의 눈이 새까맣다나, 어쨌다나....ㅋㅋㅋㅋ
그려.....언젠가는 니가 게맛을 알 날이 올거다...하고 그냥 그렇게 설악에의 권유를 멈췄다..
이것 저것 챙기다보니 배낭 무게가 만만치 않다. 처음으로 배낭에 침낭을 넣어 짊어지고 다닌 산행이다. 처음이 그뿐이랴.... 해먹에 디롱 디롱 매달려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하기도 처음이다.
헤구......맨땅이 그래도 제일이구나..ㅋㅋ 하지만 언젠가의 비박에서 땅의 찬기가 허리를 엄습하던 소름끼치는 기억이 새로워 맨땅에 내려가기가 더 무섭다.
에라....그냥 버텨보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고 챙기는 소소한 장비들을 나는 버리지 못한다.
날씨가 차가울까봐 걱정되어 챙긴 보온병이며,라이터. 여유분의 끈.먹거리..
밖으로야 먹을거 조금만 가지고 다녀야한다고 노숙한 경험자인양 말하지만, 내심 나는 허기져서 기운이 고갈되었을때의 고통에 대비해 늘 배낭이 가득차 있다.
집까지 먹거리를 남겨와야만 마음이 놓인다...
이번에도 남아돌아온 볶음밥이며 빵 쨈, 국거리등이 " 에이 바보야~ 그러게 뭐랬냐 많이 가져가지 말랬잖어.." 하는듯 하다.
나쯤이야 보단 나라도...... 도움받기보담 도와주는 산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 가보리라던 곳....역시 장관이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그리고 양 옆....
아름다운 뼈....바위들이다...ㅎㅎㅎ
바위.....
인터내셔날소셜포지션이 구기는 장면이다..ㅎㅎ
아씨~~~~~~가 연발이다.ㅍㅎㅎㅎ
날씨가....정말.....기가 막히다.
햇빛 쨍이었으면 기갈에 힘들뻔 했는데, 매력있는 바람이 산행 내내 온 몸을 휘감는다.
보송보송한 솜다리가 바위틈에 갸웃하고,때를 지낸 병꽃의 꽃잎이 삭고 있다.
귀한 삼지구엽초가 흐드러졌다... 세 가지와 아홉 잎...
15년전 지리산행에서 보고 처음 만난다. 그때 같이 했던 산우가 생각난다.
술을 담아 6개월 후에 가져와서는 " 누님....이게 그때 그 삼지구엽초로 담근 술입니다.."
이쁜지고......ㅎㅎㅎㅎ
술한병 담을 만큼만 채취해서 오늘( 21일) 소주에 절였다...ㅎㅎ
지루한 하산길... 지난밤 이마에 별을 달고 치고 올라간 길보다 훨씬 길다...
제대로 난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때 매력을 잃기도 한다 싶은 생각이 든다.
잠을 제대로 자지못한 탓에 일행의 상당수가 지친 모습이다. 하지만 어찌하리....가야만 하는 것을....
가도 가도 수렴동 산장이 나오지 않는다.....수렴동 산장이 공연히 미워진다.
아무 생각없이 터벅거리고 걷다가 산장이 보이자 막판 힘이 생긴다...
짜증내면 뭐하나...이왕 가는거...마음을 돌리자..
속도를 낸다.. 호흡을 고른다....
앗둘 앗둘...셋둘 넷둘....
야금 야금 남은길을 먹어치운다...지루한 길을 걸으면 늘 생각나는 헨젤과 그레텔...
길위에 빵가루를 뿌려 돌아오는 길을 표시했건만 곤충이 다 가져가버리는....
묘하게 그게 자꾸 생각난다...아마도 야금 야금이라는 단어땜에 그렇지 싶다....라고 혼자 쫑알거리면서 걸으면서, 피식 거리기도 하고.....ㅎㅎㅎ
혼자서 걷는길은 이래서 좋다... 가끔 오해도 받긴 하지만....ㅎㅎㅎ
열심히 걷다가....사심이 들었다....하지만 이내 발목을 삐끗...젠장.....지난번 접지른 발목을 또 당했다.
사심...그 역시 내 생각인걸...내 탓이다...벌 받은겨.... 우짤꺼냐...당해야지..
삐그닥 삐그닥...걷는다. 잘 딛으면 괜찮은데 못딛으면 아퍼...(당연하지. ^^ )
내일은 노가다 쉬어야겠군,.,. 중얼중얼..
대포항....
무제한 오징어 제공에 솔깃해 허름한 횟집에 자리를 했다.
으아....... 누울데가 없다. 운전을 하고 가려면 미리 쉬어둬야 할텐데...
다행히 아름다운일행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잠을 쫓는다..
쉬고 일어나 배낭 무게를 달아보니 물포함 15 키로 남짓... 미쳤군....ㅋㅋㅋㅋㅋ
허리까지 아프다...
한의원.. 침 맞고, 물리치료하고...
또 설악이 부른다.........부르면 가야지....ㅎㅎㅎ
테마 드림.
첫댓글 수고 마뉘 하셨습니다......^^*
즐거운 산행 하셨군요. 잘 보고갑,니다...
수고했습니다~치료 잘 하시고 건강관리 잘 하세요.......그래야 오래오래 볼수있죠?^^*.
몸아프신것은 순간이지만 설악의 비경과 극기의 행진은 오래도록 맘에 간직될겁니다..모두들 대단해 보입니다..빠른 쾌차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뵈어요...^^*
또 뵈어요... 설악에서....
그런데... 그거 진짜.. 삼지구옆초 맞남유...사진 찍어서 올려줘봐유....공짜로 감정해 드릴께..
ㅋㅋㅋㅋ ^^
나중에 산에서 술 맛 볼 수 있겠네요.. ^^ 뭐 저야 마시지 못하지만.. 빨리 치료해서 또 가요~~
함께한 설악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네요.도움받기 보단 도움주는 산꾼이 되고싶다는 말씀에 따스함이 느껴져 정겹게 읽었습니다. 치료 잘 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뵈어요~~
테마님 그거 삼지 구엽초가 아니고 노루삼 입니다. 삼지 구엽초는 잎이 완전히 틀립니다. 내가방에 있는것으로 확인했어요
그렇네요...
하나의 미숙아는 용아라는 그리움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도 도전에 잇어 어려움을 반으로 줄이며 친구와 동지로 자리 맺음을 테마로 인해 끝을 냅니다 다리치료 잘해야 다시 뭉치죠
아픈 만큼 성숙한 미완성 꿈에 꿈리던 설악의 용아장성에 오르니 천하를 얻은것 같다 겸허한 마음으로 남은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노라 빠른 쾌유를 빕니다^*^
정말.. 아주 멋진 명산의 그 아름다운 기억들을...스스로의 살신성인 정신으로 그 무거운 짐을 챙겨 가셨군요.. 그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친다리 또 다치고.. 꼭 내이야기 듣은거 같아요.. 다친다리 또 다치니 더 오래가는거 같아요.. 잘 치료하고 휴식을 취해서... 하루빨리 낳아지기를 빌께요.. 멋진 후기.. 대리만족하며 즐감해 봅니다..
테마님 배낭, 정말 대단했죠. 저런 배낭을 메고 여자분이 어찌 이리 험한 길을 오를까 하는 생각에 짱돌이는 힘든 내색도 못합니다.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 테마님께 배워야 될 것 같네요..
난 테마님 배낭만 봐두 질려요 그 큰배낭에 가득히 빽빽해서 자크가 닫히지두않을 정도인데 그것을 메고 다니시는것 보니 체력두 좋지만 오랜산행의 구력인가요 ~ 정말루 산객이라는 말이 잘어울리는 분이십니다 다리 접찔린거 치료 잘하세요 당분간은 발목 아끼셔야 하겠습니다 ~ 기억에 남는 산행 같이해서 정말루 좋았습니다 ~~
테마님! 정말 고생하셨네요~~~피곤한데도 우릴 서울까지 날라다 주셔서 감사하고요~~ㅎㅎㅎ
많이 다친건 아닌데, 조심하느라 그렇습니다...ㅠ.ㅠ
운전 ,후기 ,,, 고맙습니다.... 맑은 미소와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
설악이 볼러도 가지못하는 맘 맘이 이납니다 부럽고요 즐거운 산행 대리 만족합니다
테마님은 영원한 테마야...
피곤한 몸으로 운전해주셔서 고맙고요 다리 얼렁치료 잘 하셔서 간현에서 만납시다 후기 즐감했어요
그림같은 후기 즐감하고 갑니다....다친 발목 관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