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와 우산을 놓고 어느 것을 가져 갈까 잠시 갈등 후 결국 두 개를 다 베낭에 넣고 썬글라스까지 챙긴다.영남지방만 비가 온다 했지만 언제나 예외라는 것이 있으니 준비를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달에 빠졌더니 차는 바뀌었지만 일찍 나오신 선배님들은 더 반갑에 맞이 해 주신다.
언제나와 같이 회장님의 인사에 이어 오늘의 일정에 대해 전기사님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지지만 우리들은 대충 듣고 웃고 떠들기 바쁘다.
내리는 듯 마는 듯 뿌리던 비가 그치면서 구름이 마치 선녀의 치맛자락처럼 산허리를 감아 돌며 하늘하늘 올라 간다.
가까운 거리인 안동은 숨 한번 크게 쉬니 도착했다고나 할까?
약 2Km 의 안동 호반 나들이길은 이름 그대로 호반을 끼고 산길로 이어져 있다.
흐린 날씨와 산그늘 탓에 모자 없이도 가을 산들바람과 함께 시원한 산책이 된다.
흙길이 아닌 아쉬움보다는 안전하게 깔아 놓은 편편한 테크길이 선배님들에게는 무리가 가지 않아 좋다.
이야기에 빠져 천천히 걸어도 나들이길은 금방 끝이 나고 월영교와 멋진 정자가 신기루처럼 나타난다.
안동 시승격 50주년으로 만들어 졌다는 그곳.
달이 떠야 운치가 있다 하지만 우리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은 건 재빨리 포기한다.
자그마하게 만들어진 연못을 배경으로 산길따라 "구름에" 한옥 리조트가 언젠가 기회되면 하룻밤 묵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두고 젊은 나이에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마음을 담아 함께 묻었던 어느 여인의 상사 편지가 우리들의 마음을 저리게 한다.
그 옆에 연인들의 애틋한 사연을 담은 상사병에 자물쇠를 채워 영원하기를 바라며 주렁주렁 달려 있다.
따뜻한 배추국과 갖가지 반찬들로 점심을 먹으며 해바라기씨를 팔러 온 아저씨에게 한끼 식사를 나눠주는 후한 인심도 잊지 않는다.
고소하게 볶은 해바라기씨를 한봉지씩 사들고 영주 무섬 전통마을로 향한다.
가사님의 배려인지 실수인지 차는 산길을 달린다.
가을의 따가운 햇살이 더 품어야 될 밤송이들은 갓난 아기 주먹만하게 푸르게 달려 있고 대추도 붉은 빛으로 가을을 맞이 한다.
시골길의 운치를 즐기며 한참 달리던 차 앞에 대형차 금지라는 팻말이 나타나고 좁은 길을 후진해도 우리는 불안해 하지 않고 즐겁기만 하다.
가볍게 돌아 드라이브를 하고 나니 드디어 무섬 마을 도착이다.
어린 시절 우리들의 화단에 피어 있던 추억의 꽃들로 마당이 가득한 초가집들의 마을이지만
요즘은 모든게 상업화되어 이곳도 민박시설로 꽉 차 있다.
지난주에 자매들과 들렀다 외나무다리에서 얕은 물에 빠진 사람을 봤던지라 겁많은 나는 살짝 발만 올려 놓았다 내려 오고 친구들은 두 팔을 벌리고 중심을 잡아가며 모두들 다리를 건너 본다.
마치 코스모스를 처음 보는 소녀들처럼 탄성을 지르고 소녀의 마음이 되어 포즈를 취한다.
철지난 풍기 인조에 들러 누가 사나 했지만 내 손에는 또 한여름 블라우스가 들려 있다. 값이 싸니까...
한창 수삼 수확철인데 그냥 지날 수는 없지.
미리 정보를 들은 나는 두둑한 지갑을 열어 일년치 홍삼용 수삼을 구입했다.
차에서 내릴 것 같지도 않던 선배님들도 모두들 봉지 하나씩을 들고 계신다.
여행은 보는 재미, 먹는 재미, 웃는 재미, 그리고 사는 재미가 아닐까?
구운 달걀을 나눠 주신 6회 선배님들, 달콤 쫀득한 떡을 해 오신 7회 박용자 선배님 감사해요.
어제의 즐거운 피로감이 아직 남아 있는데 오늘은 수삼 열채를 다듬고, 씻고, 썰고, 햇볕에 나란히 늘어 놓았다.
가을 햇살에 뽀얀 색으로 우리집 창가에 가득한 수삼들은 그윽한 향기를 온 집안에 내뿜고 있다.
나는 오늘 수삼 향기에 취해 행복한 여인이 되어 있다.
여행하기 좋은 시월에는 일박이일로 강원도 일대를 돌아 보기로 예정되어 있다.
한 차 가득 회원들이 함께 즐기면 좋으련만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선배님들과 개인적인 일로 불참 통보한 회원들이 더 많이 동참했으면 바람이다.
첫댓글 언제나 처럼 좋은글을 올려줘서 오늘도 월영교를 지나고 무섬다리를 건너고 코스모스를 안고 동심에 젖어있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눈에보는듯 생각나게 하네요. 항상좋은글 정말 멋져요!!!
어느듯 찍사가 되어 열심히 찍고 올려주는 칠연친구 감사해요.
시골 담벼락따라 피어있는 꽃분홍색 과꽃인가? 단국화인가? 그꽃만 보면 어릴적 철없던 시골초등학교시절이 그립다. 고향떠난지 어언 육십여년~~~산행을 할때마다 옛초등학교화단에 피어있던 꽃들을 보면 반갑고 그냥. 상념에 잠기게된다 정이듬뿍들어버린 선배님들. 재치있고 그냥보기만해도 좋은 아우들. 산행의 즐거움과 감사함이 그냥 그냥 한아름이다. 늘 좋은글 올려주는 향아우님 고맙고. 특히 11기. 아우님들은. 우리들의 보배이다. 감사 감사. 건강이 허락할때까지. 봉사해야겠다
우리는 언니 수고 덕분에 넘 잘 놀고 있어서 늘 감사하답니다. 마지막이 제일 맘에 드네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해야겠다." 언니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우리 후배들과 재밌게 놀아요.
기다려지는 세째 목요일 젊은 후배들과 함께여서 더 즐거운 여행 게다가 항상 기행문 까지 생생히 , 정말 고마워요. 이런 후배들이 있어 더 가고 싶은 모임 인가봐요
우리들은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 해서 더욱 좋답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김향선배님 항상 산악회원님들의 즐거운 모습을 잘 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저절로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잘 쓰지도 못하는데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고맙죠
향이 글을읽으면 우리의즐거운 하루가 생생하게 기억난단다 시간이 있을때면 지나간 글도읽게되고 또 생각을 떠올여보기도한단다 사랑하는 후배향이고마워 항상건강하기를............
언제나 이쁘고 멋진 용자언니. 감사해요. 늘 맛있는 과자도 주시고...
아뿔사! 어쩌다가 보니 이렇게 늦어졌네요. 11기의 보배에서 대구여고의 보배가 된 친구야! 항상 좋은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니 글 솜씨 뛰어난 친구가 부럽네요. 잘 읽었고 한번 더 다녀왔다오.
이렇게 읽어 주는 분들이 있으니 또 쓰게 되는가 봐. 매번 열심히 읽어주고 꼬리 달아주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