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669D6505211A01D14)
증권거래세 없고 운용 보수도 저렴
하반기 출시 줄 이을 듯
8월 1일 국내 처음으로 ‘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돼 첫 거래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합성 ETF 상품을 선보인 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이다. ‘KINDEX 합성-선진국 하이일드(H) ETF’와 ‘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H)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 ETF’는 영국 채권지수 제공 기관인 ‘마킷’이 산출하는 아이박스 리퀴드 하이일드 지수에 따라 움직이며 700여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해당 지수는 미국(비중 84.3%)·캐나다(2.7%)·영국(1.8%) 등 선진국 회사채로 구성돼있다. 기초 지수의 최근 3년 누적 수익률은 57.5%다. ‘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H) ETF’는 미국 다우존스 부동산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와 똑같이 움직인다. 기초 지수의 최근 3년간 누적 수익률은 33.1%다.
합성 ETF는 기존 ETF와 자산운용 방식이 다르다. 기존 ETF는 실물을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주식·채권 등으로 제한됐다. 합성 ETF는 다른 ETF나 원자재지수 등도 투자 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각국 부동산이나 원자재 등에 간접 투자하는 셈이어서 투자 대상이 넓어진다. 합성 EFT는 기초자산을 운용하는 거래 상대방과 수익률만을 스왑(교환)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미국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만드는 사례를 보자. 기존 방식으로 ETF 구성하려면 S&P 500에 편입된 종목을 시장에서 직접 매입해야 한다. 이 경우 거래비용이 늘어나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다소 떨어진다. 합성 ETF는 직접 S&P 500을 거래하는 해외 증권사(또는 자산운용사)가 지수와 연동한 어떤 수익률을 내면 국내 ETF 발행사가 그 수익률을 현금과 맞바꾼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4FE495211A0431B)
해외 펀드처럼 수익의 15.4% 세금 내야
그동안 거래비용이 부담스러워 투자하기 어려웠던 해외 부동산·채권 등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증권거래세가 없고 보수도 저렴하다.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의 합성 ETF 2종의 연 수수료는 0.3%로 일반 인덱스 펀드 수준이다. 합성 ETF 출시로 최근 증시 거래대금 급감 등으로 침체에 빠진 증권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는 다양한 합성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
‘KINDEX 합성-선진국하이일드(H) ETF’는 8월 6일 전날보다 190원(0.19%) 오른 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INDEX 합성-미국리츠부동산(H) ETF’는 340원(0.7%) 내린 4만84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합성 ETF 상품이 나오면 레버리지·인버스 ETF에만 몰린 국내 ETF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정체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리츠 지수와 바클레이스 하이일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합성 ETF를 준비 중이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9월 중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도 최근 스왑 증권사를 선정하고 합성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합성 ETF 상장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유럽·홍콩에서는 합성 ETF 거래량이 ETF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며 “우리나라도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합성 ETF도 물론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합성 ETF 발행 주체는 국내 자산운용사지만 실제 운용은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국내 운용사에는 인덱스 수익률을 제공하고 외국계 자산운용사에는 미래 수익률을 가정해 현금을 주는 스왑 계약을 한다.
때문에 해외 자산운용사 동향을 꾸준히 살펴야 한다. 최현주 한국거래소 상품기획팀장은 “거래 상대방인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부도를 내거나 파산하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운용사의 신용 등급과 위험 지표에 대한 확인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합성 ETF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ETF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 펀드처럼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부과한다. 만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1.8%의 세금을 낼 수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미국 ETF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22%)만 내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1년 기준으로 양도차익 중 250만원까지는 기본 경비도 공제해 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니라도 양도차익이 800만원 이하라면 합성 ETF보단 미국 ETF가 유리하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체 수익에 대해 연 1회 세금을 내는 미국 ETF 투자와는 달리 합성 ETF는 매매할 때마다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세금 문제와 환 위험 등을 두루 감안해 유리한 투자 수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TF(Exchange Traded Fund) :
KOSPI 200, KOSPI 500과 같은 특정 주가지수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를 말한다.
하이일드 펀드: 일반 채권보다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일부 편입한 펀드상품. 하이일드 펀드는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 기준 Baa 등급 미만, 또는 S&P 기준 BBB-등급 미만이 편입 대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BB 이하’ 등급을 받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