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은 의문문으로 했지만, 저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한없이 주시는 사랑은 분명 자식을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게 하겠지만 도가 지나치면 자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없고 나눌 수 없는 대인관계에 소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만들거라고 확실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구요.
아직 확실히 `대인공포증이다`라는 진단을 받은건 아니지만, 저에게 나타나는 대인관계에서 오는 어려움, 대인관계에서 생겨나는 신체적 증상들, 여러 불안 증세들을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대인공포증에 관한 글들과 비교하면 거의 흡사하더군요. 그리고 왜 그럴까라고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왜 사람을 피하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분명 피해를 받게 될것이라는 피해의식에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전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본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혼자 방에서 책을 읽고 오락을 하고, 사색에 잠기는 것을 즐겼었습니다. 생일같은 기념일이 오면 친구를 초대하는 일은 거의 없고, 가족들과 단촐하게 지내는 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제가 자신들의 품에서 아기이기를 바랬었습니다. 어디를 가던, 누구를 만나던 심한 간섭은 없었지만 많은 제약을 걸었죠, 그리고 저 또한 그런 부모님의 교육에 동화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있는 것을 즐기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대학을 본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 또래에 아이들은 자취를 하게 되면 독립적인 생활을 만끽할 것이라는 즐거움과 실제로 그걸 누리지만, 저는 언제나 외로움에 사묻혀 있습니다. 여자도 친구도 아닌 오로지 가족과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정말 못났고 바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스런 울타리 안에서만 살다가 갑자기 성인이 되자 그 울타리에서 쫓겨난 아기처럼 우왕좌왕하고 외롭고 두려운 것입니다. 벗어나더라도 어느 정도 적응훈련이라는 것을 했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글을 쓰다보니 질문글이 아닌 푸념글이 되었네요. 사실 제가 질문하고 싶었던 것은 질문의 제목과는 다릅니다. 부모님의 과잉보호가 대인공포증을 만든다면, 그 치료 방법은 무엇일까요? 부모님에게서 무작정 도망쳐 나오는 것? 그리고 만약 대인공포증이 아닌 다른 인격적인 문제라면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