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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의 별미 중에서도 첫손가락은 성구미의 간재미회다. 간재미는 가자미의 사투리다. 가자미를 뼈째 썰어 풋고추 양파 등 양념과 배 따위를 넣고 초고추장에 새콤달콤하게 무친 것이 가자미회이다. 그런데 이런 회를 새꼬시라고 부르니 슬프다. 새꼬시(원래 ‘세고시’)는 ‘내장을 버리고 뼈째 썰어 놓은 생선’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겨울날의 성구미 포구는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정겹고 훈훈하고 때로는 질펀하다. 길에 좌판이 늘어서 있고 새우 조개, 꽃게, 돌게, 꼴뚜기, 준치, 광어, 우럭, 가자미 등이 파닥이는 곳이다. 새우젓과 젓갈이 많아 김장철에는 북적인다. 그물 속에 든 게들이 꿈틀거리고 아줌마가 하얀 새끼 꼴뚜기를 초고추장에 찍어 주며 맛보라고 건네주며 노점상의 찌개 그릇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숭어회와 새조개 데침(샤브샤브), 굴구이는 이 즈음에 싸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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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미에는 전통 수차를 이용해 소금을 만드는 곳도 있다. 여름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소금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지난 50년대에 문을 연 염전으로 충청권에서 보기 드문 천일염전이다.
가자미는 장고항에서도 먹을 수 있다. 어느 여름날, 그곳 회가 하도 맛있어 다음 날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또 먹은 적이 있다. 깨꽃이 핀 어촌마을에서 갯벌을 바라보며 들깨잎에 싸 먹던 그 맛의 여운은 내내 입안에서 맴돈다. 가자미 회는 사철 먹을 수 있으며 한 접시에 2만원 정도로 싼 편이다. 실치는 3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만 회로 먹을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5월 중순부터는 실치가 뻣뻣해져 건조된 뱅어포의 원료로 쓰인다.
성구미는 옛 지명이며, 지금은 당진구 송산면 가곡리이다. 서해대교 건너 송악IC에서 5km거리에 한진포구가 있고 4차선으로 뚫린 38번 국도를 따라 약 12km 더 가면 한보철강이 나오고 그 오른쪽 멀리에 성구미 포구가 보인다.
성구미 포구를 나와 가슴을 활짝 열고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 석문방조제(10.6km), 장고항, 왜목마을, 당진화력발전소, 대호방조제를 차례로 지나 대호암반해수탕이 있는 대호농어복지센터(흔히 ‘도비도 휴양단지’라고도 함)까지 포구와 제방이 이어져 있다. 송악IC에서 도비도까지 약 40km이다. 도비도는 섬이 육지가 된 곳이며,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리이다.
잠깐, 석문방조제를 지날 때는 풀밭을 유심히 관찰하자. 일년 내내 풀밭에서 사는 양들이 있다. 곧은 벌판과 갈대밭을 배경으로 양이 무리 지어 풀을 뜯는 광경은 매우 이채롭다. 도비도에도 넓은 갯벌 체험장과 숙박시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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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자가용 - 서해안고속도로 송악IC로 빠진다. 대중교통 - 서울 남부시외터미널~당진 버스 하루 20여 차례. 당진~도비도 버스 하루 10여 차례. 당진버스터미널 (041)355-3434
■ 음식&숙박: 음식 - 성구미포구, 장고항에 횟집 즐비. 도비도에 횟집 다수. ‘해변회센터(041-353-3832)’의 박속밀국낙지탕은 담백한 별미. ‘대호회관(041-353-4311)’의 굴밥과 조개밥. 장고항리 ‘등대횟집(041-353-0261)’의 간재미회 등. 숙박 - 도비도의 대규모 숙박동 (041)351-9200: 7~8편(2인 기준) 주말 4만5000원. 주중 3만5000원. 왜목마을에도 여관이 다수 있다.
■ 여행정보: 주변명소-필경사: 성구미포구 인근의 부곡리에 있다. 소설가 심훈이 집필실로 쓰기 위해 지은 집. ‘상록수’ 등을 쓴 곳, 난지도 해수욕장: 도비도에서 가는 여객선 있음.
당진구청 (041)350-3224, www.dangjin.go.kr가곡리 어촌계 (041)353-6104, 대호암반해수탕 (041)351-9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