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이내 용이 기어가는 모양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구절양장의 고갯길, 구룡령에 오른다.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역시 비가 오기 시작한다. 겨우내 폭설 때문에 미루고 미루어 왔던 오대산 구간인데 대간 마지막 산행일에도 이곳은 비가 온다.
그동안 대간을 하며 힘들었던 기억들을 씻어주는 비인가? 아니면 백두대간이 우리를 또다시 부르고자 아쉬움을 남긴다는 뜻일까?
구룡령에 비가 온다.
5년전 가을쯤인가?. 대간을 중단하고 지인들끼리 수도권 55산 종주도 하고, 이곳 저곳 산행을 다닐 때같다.
배따라기님이 “거인산악회가 백두대간을 새로 시작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제안을 한다.
다들 “몇번씩 했는데. . .” 하면서도 “그래도 산행은 백두대간이 제일 편하지.”
그렇게 시작된 거인산악회와의 인연. 그리고 다시 밟은 대간 길.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이렇게 우리의 소중한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서로 서먹함이 없어지기도 전에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어 위기(?)가 온 백두대간 종주 계획이 집행부의 노력으로 수도권55산 종주와 근교 산행을 진행하면서 흩어짐 없이 한 구간 한 구간 대간 산행을 이어 왔다. 이렇듯 우여곡절 끝에 2024년 2월 오대산을 남기고 졸업식을 진행했고, 장장 56개월(2019년 11월 4일 ~2024년 6월 1일)에 걸쳐 드디어 오늘 20기 백두대간 팀이 종주를 완성하는 날이 되었다.
그때 성삼재에서 모두들 호기롭게 “진부령까지!”를 외치며 출발 했는데 쉽지않은 여정이었지만 모두들 이겨내고 오늘에 와 있다.
졸업식때보다 더 묘한 느낌이 든다.
구룡령(1013m)
마치 용이 구불구불 긴 몸통을 휘저으며 고개를 넘어가는 듯한 모양이라고 해서 구룡령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름에 관한 다른 전설로는 ‘아홉 마리 용이 고개를 넘어가다 지쳐 갈천리 마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넘어갔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용에 관한 전설과 고개 이름 때문에 이 지방 사람들은 구룡령을 넘으면 등용문을 통과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던 양양, 고성 지방의 선비들이 과거의 합격을 기원하며 즐겨 넘었다고 한다.
시작부터 약수산 오르는급경사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오늘은 원래 조망이 별로 없는 구간이기도하고 비도오고해서 숲길에 나무보고, 꽃보고, 나물 보고, 우리 산우님들 보면서 다녔다.
나무고 꽃이고 나물이고, 이름은 다 모르지만 보는 즐거움이 있다.
약수산
높이는 1,306m이다. 산이름은 남쪽 골짜기에 있는 명개약수에서 생겨났다고 전해지며, 명개약수 외에도 이 산에서 발원하는 미천골계곡에 불바라기약수(미천약수)가 있고, 갈전곡봉(葛田谷峰:1,204m)과의 사이에 있는 구룡령계곡에 갈천약수가 있다.
↑아마 오늘 유일한 조망 사진인것 같다. 우리가 올라온 구룡령 고갯길
이정목 앞으로 나무가 쓰러져 있어 들추고 다시 한번 확인 한다.
마늘봉(1126.8m)
백두대간중 이 구간이 산림이 가장 우거진 곳이란다.
가도가도 숲길에, 나무는 또 지 맘대로 자라고 있고. . . .. 저런 놈들 때문에 머리 몇방 박았다. 우 이 씨~~~
응복산(鷹伏山)
매가 업드린 형상이라 응복산이라 했나보다. 그래서 다른이름으로 매복산이라고도 한다.
삼각점( 측량 기준점.)
삼각점 대리석 기둥 상단부의 '+' 는 방위를 나타냄.
측량의 규모에 따라 1등-4등 삼각점으로 나누어지는데 숫자(11, 26, 319, 425 등)는 삼각점의 등급을 표시하고 있다.
11부터 19까지는 1등 삼각점으로 대삼각일등본점 우리나라(남한)에 189개. 삼각점간의 평균변길이는 약 30km이고, 내각은 60°에 가깝게 설치된 삼각점.
21부터 29까지 2등 삼각점으로 대삼각일등보점 " 1,102개. 삼각점간의 평균변길이가 약10km이고, 내각이 30°~60° 정도 되도록 설치된 삼각점.
301부터 399까지 3등 삼각점으로 소삼각 1등점 " 3,045개. 평균변장이 약 5km.
401부터 499까지는 4등 삼각점으로 소삼각 2등점 " 11,753개. 평균변장이 약 2.5km.
이러한 숫자의 기준은 1:50,000지형도의 1도엽 단위임.
주목이 보이기 시작함.
만월봉
약 200년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침으로 만월(滿月)이 가득하다하여 만월봉이라 한다.
신배령.
봄되면 야생화가 많은 곳인데 풀만 무성하다.
여기서부터 두로봉까지 힘들고 힘든 급경사와 정비되지 않은 등로의 숲과 넝쿨을 헤치고, 쓰러진 나무들을 넘고, 돌고, 밑으로 기어서 통과를 했다.
국립공원 실시간 cctv 영상 열어서 우리들(현상총무님, 푸릉님, 은동춘님)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ㅎㅎㅎ
저 길 끝에 백두대간 종주의 완성이 기다리고 있다.
또 한 번의 대간 산행이 끝났다.
그러나, 나는 대간을 잘 모른다. 세 번을 밟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다.
길만 걸었다. 겨우 가야 할 앞산만을 보았고, 드문드문 여기를 지나면 무엇이 있는지 정도만 안다. 갈 길이 바빠 산에 안겨보지도 못했고 산을 안아본 적도 없다.
나는 대간을 잘 모른다. 산경표가 어떻고 산맥은 무엇이고 하는 형태만 보았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모른다.
다시 대간길에 오른다면 그땐 산에 기대어 이웃 산과 얘기도 하고, 그곳에 귀를 대고 산과 강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 보아야 겠다.
또 할 수 있겠지?
그땐 또 왜? 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까?
어려운 여정이었다.
그러나 함께 할 수 있어서 끝마칠 수 있었다.
함께해준 우리 20기 회원님들과 우정출연(?) 해 주신 많은 산우님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쉽지않은 일인데 끝까지 챙기느라 고생하신 김병완 팀장님, 김희권 총무님, 오재훈 대장님, 홍정수 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지원해준 거인 산악회에도 감사 드린다.
여러분~~~
같이 한번 또 걸어 볼래요?
첫댓글 심곡님께서 궁금해하시면
왠지 꼭 알려드려야할것 같네요.
이거뭡니까 하셨던 노란 몽실몽실 예쁜 꽃덩이는 '매자나무'라고 합니다~
이제야
꽃과 친구되고 싶고,
산그리메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오랫동안
산을 오르내릴 것 같습니당~
드디어 밀린 숙제를 하시고 대간길을 완성하셨습니다
20기 여러분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