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과제 올립니다~ 토요일에 뵈어요!
<말없는 소녀_클레어 키건>
1) 분량 단락장 약 A4 30페이지
1단락장: 킨셀라 아주머니네 집에 가는 길
2단락장: 킨셀라 아주머니 집 도착, 아빠는 나를 맡겨두고 떠남
3단락장: 킨셀라 아주머니와 목욕을 하고 우물에 가고 아주머니는 나같으면 자신의 아이를 다른 집에 절대 보내지 않겠다고 이야기함. 나의 매트리스를 말리고 함께 식사를 함.
4단락장: 아저씨가 나보고 달려갔다 오라고 함. 아주머니가 나의 피부관리를 해주고 귀지를 파줌.
5단락장: 집에서와 다른 일상. 흔쾌히 자선복권을 사는 킨셀라 아저씨.
6단락장: 아주머니가 시내에 가서 나의 옷을 사 줌. 사탕도 마음껏 사라고 하지만 아껴서 사고 아저씨와 아주머니 것을 사서 줌.
7단락장: 장례식장에 감. 밀드러드 아주머니 집에서 킨셀라 씨네 아들이 구덩이에 빠져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됨. 내가 알았다는 것을 아주머니도 알게 됨.
8단락장: 킨셀라 아저씨가 손을 잡아 줌. 나의 달리기 시간을 재줌.
엄마에게 주말에 데려가겠다는 편지가 옴.
9단락장: 어차피 가야 한다면 빨리 가고 싶었으나 오한이 들어 늦어짐.
10단락장: 집에 돌아옴. 킨셀라아저씨에게 달려가 품에 안김.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묘사가 구체적이고 섬세하다. 감각적인 표현들이 생생해서 장면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정말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아빠는 가장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은 하지만 정서적으로 메마른 사람 같다. 그럼에도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못 한다. 아마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랐을 것이다. ‘나’는 아빠에 대한 반감이 있어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아저씨의 사랑은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 ‘아빠는 거짓말을 자주 한다’, ‘아빠는 어디에서든 뭘 먹고 나면 오래 머물지 않는다’ 이런 표현들. “먹을 건 엄청나게 축낼 겁니다.” 자녀를 계산적으로 보는 느낌. 부양해야 하는 무거움은 이해하나 아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스스럼 없이... 루바브를 줍지 않고 결국 킨셀라 아저씨가 줍는 모습. 아이를 다른 사람 집에 맡기면서 작별인사도 안 하고 언제 데리러 오겠다는 말도 없이 가는 모습. 짐도 안 내려주고 간 것도 깨닫지 못하는 모습.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킨셀라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모욕적인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모습. 매력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이 사람과 엄마는 왜 결혼한 걸까?
나의 엄마는 ‘날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을 때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엄마’라는 표현에서 따뜻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육아와 집안일에 치여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줄 여력이 없다. 왜 그렇게 아이를 많이 낳은 걸까? 그런 상황을 만든 것에 엄마의 잘못도 있다. 아기가 또 태어났으니 그 상황은 앞으로도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 자녀들이 많고 무뚝뚝한 아빠, 정신없이 바쁜 엄마 틈에서 ‘나’는 사랑받는 존재가 아닌 그냥 있는 존재였고 나의 언니들도 마찬가지로 말이 없고 조용하다.
아주머니는 습기찬 침대 메트리스를 말려주고 옷을 사 주고 피부관리를 해 준다. 그리고 조용한 소녀 나는 말을 한다. 영화를 보면서 전혀 주인공이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이 말이 없는 게 아니라 집에서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고 말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 중에도 말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선택적 함묵증에 걸려서 말 한마디하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선생님이 내기를 건 아이도 있었고 지금 반에도 꼭 필요한 말만 짧게 하고 하루종일 입을 닫고 있는 아이가 있다. 자세한 과정은 모르지만 아이들의 입을 닫게 한 것은 상처일 것이다.
킨셀라 아저씨, 아주머니는 원래도 따뜻한 분이셨는데 하나뿐인 아들을 보내고 더 아이를 그리워하는 상황에서 어린 나를 맡게 되었을 때 기뻤을 것이다. 그 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한결 더 소중하게 나를 대했을 것이다. “이상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라고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킨셀라 아저씨는 아픔을 어느 정도는 극복한 듯 보이지만 “말동무가 되어주니 주님이 돌봐주시는 거예요“라는 이웃의 말에 상처 받는 아주머니는 아직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따뜻함이라고는 없는 아빠에게는 아이들이 득실거리고 이렇게 따뜻한 부모에게 있는 소중한 외동아들을 잃게 하는 삶은 참 알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위화 ‘인생’을 읽었는데 소중한 사람들을 다 잃고 혼자서 늙은 소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 노인을 보며 삶은 참 아픈 것이고 삶이라는 것은 그냥 살아내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아빠, 이웃을 보며 말을 조심해서 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에서 얼핏 보면 무뚝뚝해 보이는 아저씨는 나에게 옷을 사주고 싶어 하고 간식을 사주고 싶어하고 함께 산책을 가고 싶어 한다. 나에게 농담을 걸고 꼭 안아 준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언니들은 그동안 말랐고 더 조용해졌고 나는 더 컸고 말이 많아졌다.
나는 아이들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부모 없이 돌봐주지도 않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아이들은 언제 사고가 날지 알 수 없다. 주인공이 우물에 빠졌을 때 킨셀라 아주머니는 얼마나 놀랐을까. 내 아이도 아닌데... 감기로 끝나서 다행이지만 그 상황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남편이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부분에 대해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엄마는 맨날 책을 보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아빠는 아이들의 섬세한 요구에 반응해주고 잘 놀아줘서 아이들이 아빠를 참 좋아한다.
3) 가장 좋은 부분과 그 이유
킨셀라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집은 어떨까 궁금하다. 키 큰 여자가 나를 내려다보며 갓 짜서 아직 따뜻한 우유를 마시라고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또 가능성은 훨씬 낮지만 앞치마를 입은 여자가 프라이팬에 팬케이크 반죽을 부으며 한 장 더 먹고 싶은지 묻는 장면도 그려진다. 엄마가 가끔 기분이 좋을 때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남편도 키가 더 크지는 않을 것이다. 아저씨는 나를 트랙터에 태우고 시내로 가서 레드 레모네이드와 감자칩을 사주겠지. 아니면 나더러 헛간을 청소하고 밭에서 돌을 골라내고 돼지풀과 소루쟁이를 뽑으라고 시킬지도 모른다.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는 걸 보고 나는 50펜스 동전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니 손수건일 거다. 두 사람의 집은 낡은 농장 가옥일까 아니면 새로 지은 단층집일까, 화장실은 밖에 있을까 아니면 변기도 있고 수돗물도 나오는 실내 화장실일까 궁금하다. 나는 캄캄한 침실에서 다른 여자애들이랑 같이 누워 아침이 오면 두 번 다시 꺼내지 않을 이야기를 나누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나라도 집을 떠나 다른 집을 가서 당분간 살게 되면 이런저런 상상을 했을 것 같아 공감이 가고 어린 여자아이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 풍경으로 대체되고 통째로 생략된 것을 보면서 역시 소설이 내면심리를 가장 섬세하게 제시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모퉁이를 돌아 차마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는 곳에 도착하니 아저씨가 대문 죔쇠를 돌려 놓고 다시 잠그고 있다. 아저씨의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자기 손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내 발이 진입로 중앙에 풀이 지저분하게 자란 부분을 따라 달리며 울퉁불퉁한 자갈을 세차게 밟는다.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딱 하나밖에 없고, 내 발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간다. 아저씨는 나를 보자마자 딱 멈추더니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아저씨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그 앞에 도착하자 대문이 활짝 열리고 아저씨의 품에 부딪친다. 아저씨가 팔로 나를 안아 든다. 아저씨는 한참 동안 나를 꼭 끌어안는다. 쿵쾅거리는 내 심장이 느껴지고 숨이 헐떡거리더니 심장과 호흡이 제각각 다르게 차분해진다. 어느 순간, 시간이 한참 지난 것만 같은데, 나무 사이로 느닷없는 돌풍이 불어 우리에게 크고 뚱뚱한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눈을 감으니 아저씨가 느껴진다. 차려입은 옷을 통해 전달되는 아저씨의 열기가 느껴진다. 내가 마침내 눈을 뜨고 아저씨의 어깨 너머를 보자 아빠가 보인다. 손에 지팡이를 들고 흔들림 없이 굳세게 다가온다. 나는 손을 놓으면 물에 빠지기라도 할 것처럼 아저씨를 꼭 붙든 채 아주머니가 목구멍 속으로 흐느끼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는 소리를 듣는다. 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다. 나는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지만 그래도 억지로 뜬다. 킨셀라 아저씨의 어깨 너머 진입로를, 아저씨가 볼 수 없는 것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저씨의 품에서 내려가서 나를 자상하게 보살펴 준 아주머니에게 절대로,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더욱 심오한 무언가 때문에 나는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꼭 잡고 놓지 않는다.
내가 아저씨에게 달려가 안기는 부분을 섬세하게 ‘보여주기’로 표현한 것을 보며 중요한 장면을 작가들은 자세하게, 천천히 보여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설을 쓰면서 고쳐쓰기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집을 생각해서 이 부분의 맥락이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집에서 대문까지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서 보면서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반려빚_김지연>
1) 분량 단락장 약 A4 10페이지
1단락장: 매순간 돈에 대해 생각하는 정현. 서일과의 동거 끝에 빚이 남음.
2단락장: 꿈에 반려빚이 나타남. 선주가 정현이 서일 대신 빚을 지게 된 것을 알게 된 계기
3단락장: 정현이 서일에게 돈을 빌려 준 과정.
4단락장: 서일이 어느날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빚을 갚을테니 기다리라고 함.
5단락장: 어느 달 13만원이 부족해 당근거래로 20만원을 받음.<과거회상>
6단락장: 정현은 서일을 못 믿는다고 하고 서일은 정현을 믿는다고 함.
7단락장: 빚을 갚고 돈을 버는 족족 써버림. 요행을 바라지 않았지만 로또를 삼.
8단락장: 꿈에서 반려빚이 헤어지자고 이야기함.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반려빚이라는 제목도 재밌고 돈이 부족하고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을 비참하지만은 않게, 코믹하고 재미있게 잘 표현했다. 꿈에서 반려빚이 카페를 못 가게 목줄을 쥐고 있다는 부분도 재밌고 카드값 13만원이 부족해 당근거래를 하는 부분, 꿈에 반려빚이 나타나 헤어지자고 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첫부분에 애완견 이야기하면서 ‘아프기로도 하면 돈도 엄청 든다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사과가 먹고 싶어서 한참 고민했지만 결국 사지 않고 진라면과 계란 한 판, 양파 한 망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생각했다.’ 등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나도 돈에 관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현은 거의 매순간 돈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가정을 이끌어가면서 거의 모든 것이 돈과 연결되므로 전보다 돈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는데 맞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서일과 정현이 동성연애를 하는 것 같은데... 동성애를 아무렇지도 않게 편하게 이야기한 소설은 처음이라 처음에 의아했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거나 옹호하는 식으로 소설이 전개되었지 동성간의 연애를 부각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한 소설은 처음이라서 낯설었다. 내가 이런 소설을 마음 정리를 못 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고 아직까지는 학생들에게 읽히거나 추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일과 정현이 이름도 중성적이고 이성간의 연애인지 동성간의 연애인지 파악하는데 한참이 걸렸는데 작가의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독자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다.
서일도 안타깝게도 전세사기 피해자이지만 그건 서일의 문제였는데 정현이 짊어졌다. 그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한 순간이었지만 빚을 갚는 것은 이 소설에서 재미있게 표현해서 그렇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친한 사이일수록 돈 거래를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정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다 주고 싶어서 로또도 사고 큰돈을 빌려주는데 과연 진정한 사랑일까 생각해 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주고 싶다니... 정현은 다소 감성적으로 보인다.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그리고 번호 하나만 골랐는데 왜 반이나 줘요?" 초등학생 아이가 오히려 야무지다. 정현이 서일에게 돈을 돌려받는 것이 소설스러운 것 같다. 돈을 못 돌려받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사랑 이야기와 돈 이야기가 어우러져 뭔가 초점은 불분명해 보이고 헷갈리긴 하지만 부동산문제나 가난에 관한 소설은 많이 읽었는데 돈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소설은 처음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3) 가장 좋은 부분과 그 이유
그날 밤 꿈에 정현은 반려빚과 함께 산책을 나깄다. 목줄을 쥔 쪽이 반려빚이었던 것이 좀 다르긴 했지만 개와 산책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정현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목이 말라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어져 반려빚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카페에 잠깐 들를까? 반려빚은 정현이 꽤 가엽다는 듯이, 그러나 목줄을 쥔 자로서 단호해야만 한다는 듯이 줄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집에 커피믹스 있잖아. 정현은 카페 쪽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고 꽤 오래 낑낑거렸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돈이 부족하면 비싼 카페를 끊고 저렴한 카페를 이용하고 더 부족하면 마트에서 파는 1+1 커피를 마시거나 참았다가 집에서 타 먹게 되는데 그런 상황을 정말 재미있게 표현했다.
<딱좋은날>
1) 분량 단락장
1단락장: 엄마가 일기를 쓰라고 함.
2단락장: 엄마가 느낀점도 쓰고 성심껏 일기를 쓰라고 함.
3단락장: 아무일도 안 일어나게 해서 일기를 안 쓰려고 시도함.
4단락장: 아줌마가 사탕을 주고 엄마가 물에 빠짐
5단락장: 엄마가 물에서 나오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기엔 하루가 너무 길다는 것을 깨달음.
2) 읽은 느낌과 그 이유
문장이 간결하고 담백한 느낌이다. 일기 쓰기 싫어하는 담이와 곰이가 귀엽고 일기를 쓰라고 하는 엄마의 마음도 잘 알겠다. 일기뿐만 아니라 공부하기 싫어 머리 쓰는 아이와 공부를 시키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 대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가 시키면 하기 싫고 안 시키면 안 하게 되는 게 일기를 비롯한 공부가 아닌가 생각한다. 담이가 곰이의 사탕을 자기가 먹고 싶어서 머리 쓰는 것도 귀엽게 잘 표현했다.
3) 가장 좋은 부분과 그 이유
담이는 엄마가 가슴이 벅찬 나머지 일기 검사 따위는 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이제 사탕 먹어도 되지? 사탕보다 훨씬 기억에 남는 일이 생겼으니까."
곰이는 남은 사탕을 입에 몽땅 털어 넣고 와자작 깨물어 먹었습니다.
"이 욕심쟁이!!"
담이가 울상을 지으며 곰이 입을 쥐어뜯었습니다.
"왜! 내 사탕인데!!"
곰이가 담이 뺨을 꼬집었습니다. 둘은 한데 뒤엉켜 싸웠습니다. 엄마가 둘을 겨우 말렸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큰일을 당했는데 싸울 생각이나 하다니, 기가 막히는구나. 일기장 펴! 오늘 어떤 짓을 했는지 반성해보렴. 제대로 안 쓰면 알아서 해! 어떤 벌칙이 알맞을지 밤새 생각할 테니."
엄마가 돌아간 뒤에도 둘은 한참을 투덕투덕 싸우다 지쳐 벌러덩 드러누웠습니다.
엄마가 큰일날 뻔 했는데 엄마가 일기 검사를 안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눈앞의 사탕이 더 중요한 아이들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엄마가 쉬지 않고 일하고 있어도 사고를 치고 다투고 엄마가 힘든 줄도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배려만 하는 아이들보다 자기표현을 하는 게 아이들답고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합평 감상>
I’ll be seeing you
1) 느낀 점
8주가 넘게 커피를 끊은 임산부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둘째 때부터는 입덧이고 뭐고 애 본다고 정신이 없는데 첫째 임신이라 음악도 듣고 산책도 하고 힘들어도 우아한 느낌입니다.
”아기와 나라는 한 부 덩이의 인격이 생기고 이전 나는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다.“라고 표현하셨는데 저를 비롯해서 제 주변에서는 아기가 나오기 전까지 실감이 안 난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불면증, 무서운 꿈 이런 것의 계기가 궁금하네요. 아무 이유 없이 잠들기 힘든 건 아닐 것 같고... 이십 년을 그렇게 시달렸다면 짧은 시간이 아닌데...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2) 좋았던 부분과 이유
전체적으로 문장이 구체적이고 섬세하네요. 저는 분량 제한이 없었어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길게 문장을 쓰는 게 어려웠을 것 같아요. 상황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묘사력이 뛰어나시고 상황 전개가 천천히 되는데 그런 부분을 저도 다음에 글 쓸 때는 도전해 보고 싶어요.
3) 아쉬운 부분과 이유
작달, 녹영 등의 단어를 비롯해서 외래어들도 많이 사용되어서 조금 어렵게 느껴집니다.